칼럼

총회 결의 없는 주택조합의 상가 분양은 무효이고, 표현대리로도 유효하게 할 수 없다

핵심 결론 비법인사단인 주택조합의 총유재산을 필요한 총회 결의 없이 처분하면 무효이고,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도 준용되지 않는다. 조합원 개인의 채무부담도 부정하였다. 다만 원고만 항소한 절차적 사정으로 기존 승소 범위의 지급명령은 유지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1다73626, 2000다18271, 2000다10246, 2000다96, 2001다57679

해당판결

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1다73626 판결〔매매계약금등〕
주택조합의 적법한 총회 결의 없이 체결한 상가 분양계약은 무효이고,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 규정을 준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분양대금을 공사비에 사용하고 조합원들이 이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묵시적 추인이나 신의칙 위반이 인정되지 않으며, 조합원 개인이 조합의 계약상 채무를 부담하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다.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가. 제1심

대전지방법원 1998. 6. 18. 선고 97가합8445 판결
원고의 조합에 대한 청구 중 계약금과 중도금 합계 4억 원의 반환을 인정하였다. 이후 원고만 항소하였다.

나. 원심

대전고등법원 2001. 10. 11. 선고 98나5034 판결
분양계약이 총회 결의 없이 체결되어 무효이므로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고만 항소한 사건에서 원고에게 불리하게 제1심판결을 변경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존 인용 범위를 유지하였다. 항소심 중 이루어진 채권양도와 승계참가를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지급을 명하였다.
지급 상대방조합에 대한 지급명령
원고1억 5,000만 원
원고승계참가인2억 2,000만 원
합계3억 7,000만 원
원고들과 승계참가인의 조합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원고의 개별 조합원들에 대한 청구는 기각하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0. 7. 7. 선고 2000다18271 판결: 주택조합의 비법인사단성 및 단체의 채무와 구성원 개인의 책임 구별에 관한 참조판례.
  • 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다10246 판결, 대법원 2002. 9. 10. 선고 2000다96 판결: 총유물의 관리·처분에 필요한 절차와 이를 거치지 않은 행위의 효력에 관한 참조판례.
  • 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다57679 판결: 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총유물 처분에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 규정을 준용할 수 없다는 법리에 관한 참조판례.
  • 대법원 1996. 8. 20. 선고 96다18656 판결: 원심이 총회 결의 없는 총유재산 처분의 무효와 관련하여 참조한 판례.

관련법령

가. 총유재산의 관리·처분

나. 표현대리 및 조합원 책임 관련

다. 주택조합의 법적 근거

주택건설촉진법 제3조는 대법원 판결의 참조조문이며, 주택건설촉진법 제44조는 원심이 주택조합 연합회의 조직 경위를 설명하면서 제시한 당시 조문이다.
판결문은 ‘주택건설촉진법’으로 표시하고 특정 개정 전 법률이라는 괄호를 두지 않았다. 따라서 판결에 없는 개정일·법률번호를 임의로 추가하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피고는 비법인사단인 직장주택조합이고, 나머지 피고들은 그 조합원들이다

피고 서대전우체국 직장주택조합은 일정한 조건을 갖춘 우체국 소속 무주택 세대주 공무원들에게 공동주택을 공급하기 위하여 결성되었다.
규약에 따라 대표자와 기관을 두고, 조합원의 가입·탈퇴에도 단체 자체가 존속하며, 대표방법·총회 운영·재산관리 등이 정해져 있었다. 법원은 이를 민법상 조합이 아닌 비법인사단으로 판단하였다.
원고는 상가를 분양받은 사람이고, 나머지 피고 30명은 조합장을 포함한 피고 조합의 조합원들이었다.

나. 30개 직장주택조합의 상가 명의가 피고 조합 앞으로 모아졌다

피고 조합을 포함한 30개 직장주택조합은 연합회를 조직하여 아파트와 상가를 건설하였다.
각 조합은 상가건물에 관하여 1/30씩의 공유지분으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상가 분양대금을 시공사인 영진건설산업 주식회사에 지급할 아파트 공사비로 충당하기로 하고, 업무 편의를 위하여 다른 29개 조합의 지분도 피고 조합 앞으로 이전등기하였다.
따라서 여러 단위조합 사이의 당초 공유관계와 비법인사단인 피고 조합과 그 구성원 사이의 총유관계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처분행위에 총유물 처분 법리를 적용하였다.

다. 원고는 볼링장을 운영하기 위하여 상가를 분양받았다

원고는 1995. 4. 24. 조합장과 상가 501호 약 1,391㎡를 11억 5,000만 원에 분양받기로 하였다.
대금 지급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구분금액지급 방법
계약금1억 원계약 당일 조합장에게 지급
중도금3억 원원고가 냉·난방시설을 직접 설치하면 중도금으로 처리
잔금7억 5,000만 원시공사의 충청은행 채무 중 해당 금액을 원고가 인수
잔금에 해당하는 채무인수는 원고·시공사·조합의 협의를 거쳐 진행하고, 조합은 원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기로 하였다.
원고는 상가를 인도받아 냉·난방시설을 설치하고 볼링장 내부공사 등을 진행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볼링장 내부공사비 및 시설비 지출액은 1,083,860,000원이었다.

라. 소유권을 이전받지 못한 상태에서 상가가 경매되었다

약정한 채무인수와 소유권이전 절차는 이행되지 않았다. 이후 근저당권자인 충청은행의 신청으로 상가에 대한 임의경매가 진행되었다.
제3자가 상가를 낙찰받아 1996. 10. 2. 매각대금을 납부하자, 원고는 조합에 분양계약 해제 통지를 보냈다.
원고는 이후 낙찰자로부터 건물명도소송을 당하여 패소하였고, 더 이상 볼링장 영업을 하지 못하였다.

마. 조합장의 처분권한을 뒷받침한다는 결의서는 적법하게 작성되지 않았다

조합장에게 상가의 소유권이전과 저당권 설정 권한을 부여한다는 결의서가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총회 소집통지도 없었고 총회가 개최되지도 않았다. 조합장은 일부 조합원의 날인을 받았지만, 다른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도장을 임의로 새기거나 보관 중인 도장을 임의로 사용하였다.
규약상 서면결의가 허용되어 있었지만, 법원은 이 결의서가 적법한 총회 결의나 서면결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바. 항소심 중 반환채권 일부가 양도되었다

원고는 제1심에서 인정된 4억 원의 반환채권 중 2억 5,000만 원을 승계참가인에게 양도하였다.
승계참가인은 그중 2억 2,000만 원을 청구하였고, 원고에게 남은 채권은 1억 5,000만 원이었다.
이에 따라 원심 주문에는 합계 3억 7,000만 원의 지급명령이 남게 되었다.

법리

가. 비법인사단의 일반분양용 건물은 총유재산으로서 처분 절차를 따라야 한다

대법원은 비법인사단인 주택조합이 주체가 되어 신축·완공한 건물 중 일반에게 분양하는 부분은 조합원 전원의 총유에 속한다고 보았다.
총유물의 관리·처분은 다음 순서로 판단한다.
  • 정관이나 규약에 처분방법이 정해져 있으면 그에 따른다.
  • 그러한 정함이 없으면 조합원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
  •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처분행위는 무효이다.
이 사건에는 총유재산 처분방법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었으므로 적법한 총회 결의가 필요하였다.

나. 조합장의 일반적인 대표권만으로 총유재산의 처분을 결정할 수는 없다

조합장이 대표자라는 사실과 조합 소유 부동산의 처분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대법원은 총회 결의가 필요한 총유재산의 처분에 관하여, 조합장이 총회 결의 없이 이를 대리하여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조합장에게 일반적인 계약 체결권한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상가 분양계약이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 총회 결의의 흠결은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로 보완할 수 없다

원고는 결의서가 적법하게 작성된 것으로 믿었고, 그 작성상의 하자는 조합 내부의 문제이므로 표현대리가 성립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 총유물 처분에는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 규정을 준용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그 이유를 대리권의 외관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처분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데 필요한 단체 자체의 의사결정이 결여된 문제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핵심은 원고가 얼마나 주의 깊게 확인하였는지에 앞서, 표현대리로 보완할 수 있는 유형의 하자인지에 있다.
다만 이를 비법인사단 대표자의 모든 거래에서 표현대리가 배제된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이 판결은 필요한 총회 결의가 없는 총유물 처분행위를 대상으로 한다.

라. 결의서가 존재한다는 것과 적법한 결의가 있었다는 것은 다르다

서면결의를 허용하는 규약이 있더라도, 구성원들의 의사에 기초하지 않은 날인으로 결의서를 만들었다면 유효한 서면결의가 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는 총회가 없었을 뿐 아니라, 일부 조합원 명의의 도장이 임의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결의서의 외형만으로 처분권한을 인정할 수 없었다.
이는 모든 서면결의가 무효라는 취지가 아니라, 실제 구성원의 의사에 기초하여 규약상 요건을 충족하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마. 대금을 공사비로 사용하고 조합원들이 침묵했다는 사정만으로 추인이 되지는 않는다

원고는 분양대금이 아파트 공사비로 사용되었고 조합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묵시적 추인이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조합이 계약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는 주장도 하였다.
대법원은 이 주장들이 상고심에서 처음 제기되어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원고가 든 사정만으로는 묵시적 추인이나 신의칙 위반을 인정할 수도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단체가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거나 구성원들이 곧바로 항의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총회 결의의 흠결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바. 계약이 유효하다고 가정해도 조합원 개인이 조합의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원고는 조합의 채무를 조합원 수로 나누어 각 조합원에게 청구하였다. 조합원들이 상가 분양대금으로 공사비 부담을 덜었으므로 개인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은 계약이 적법하게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은 비법인사단인 조합에 귀속되고, 구성원 개인에게 귀속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도 조합이 영리적인 행위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구성원에게 단체 채무에 대한 무한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는 앞서 검토한 대법원 1992. 7. 10. 선고 92다2431 판결과 마찬가지로, 단체의 채무와 구성원 개인의 채무를 구별한 판단이다.

사. 조합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조합장에 대한 사용자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원고는 조합원들이 조합이나 조합장의 사용자이므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도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이 역시 상고심에서 새로 제기된 주장이라고 보았고, 조합원들을 조합이나 조합장의 사용자 지위에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 판단은 조합원이라는 지위를 근거로 한 사용자책임에 관한 것이다. 조합장 개인의 별도 불법행위책임이나 특정 조합원의 개별적인 가담 책임까지 모두 판단한 것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아. 계약이 무효인데도 지급명령이 남은 것은 불이익변경금지 때문이다

이 사건을 정리할 때 가장 주의할 부분이다.
원심은 법리상 분양계약이 무효이므로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제1심은 이미 4억 원의 반환을 인정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만 항소하였다.
따라서 원심은 원고에게 유리한 제1심의 인용 부분을 원고에게 불리하게 취소할 수 없었다. 그 범위 안에서 채권양도와 승계참가인의 청구액을 반영하여 지급명령을 정리한 것이다.
판단 대상결론
분양계약의 효력총회 결의가 없어 무효
민법 제126조 표현대리준용 부정
묵시적 추인·신의칙 주장배척
개별 조합원에 대한 청구기각
조합에 대한 일부 지급명령불이익변경금지 및 승계참가를 반영하여 유지
대법원 결과상고기각으로 원심 확정
따라서 이 사건을 ‘분양계약의 유효성이 인정되어 3억 7,000만 원의 반환을 명한 사례’로 설명하면 부정확하다.
또한 원심은 이 지급명령을 무효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법리로 새로 인정한 것이 아니다. 무효인 계약에 따른 별도의 반환청구 가능성과 이 사건 주문이 유지된 이유를 구별해야 한다.

실무적 유의점

가. 단체의 법적 성격과 재산의 귀속부터 확인해야 한다

‘주택조합’이라는 명칭만으로 민법상 조합이나 법인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비법인사단에 해당하는지, 거래 목적물이 총유재산인지, 정관이나 규약에서 처분 절차를 어떻게 정하였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나. 대표자 확인과 총회 결의 확인은 별개의 절차이다

조합장이 적법한 대표자라는 사실만으로 총유재산 처분에 필요한 요건이 충족되지는 않는다.
총회 소집·의결 절차, 서면결의 허용 여부, 실제 동의와 날인 경위, 결의 내용이 해당 거래를 포함하는지까지 검토해야 한다.

다. 계약 무효 주장에 대비하여 청구원인을 구분해야 한다

계약상 이행·해제·손해배상청구와 무효에 따른 반환청구, 별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는 성립 근거가 다르다.
이 사건의 일부 지급명령이 유지되었다는 결과만으로, 총회 결의 없는 계약에서도 계약상 반환·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라. 판결의 이유와 주문, 불복 범위를 함께 읽어야 한다

이 사건은 계약 무효라는 실체법 판단과 일부 지급명령이 유지된 절차법적 결과가 함께 존재한다.
판례를 인용할 때에는 총유물 처분에 관한 법리와 원고만 항소하여 기존 승소 부분이 유지된 사정을 함께 표시해야 판결의 의미가 정확히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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