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2다23832 판결 [외국판결의승인및집행판결]
- 원고들: 미국 캘리포니아주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들
- 피고들: 링백톤 관련 특허권을 보유한 국내 회사와 그 대표이사
- 대상판결: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 서부지원의 특정이행 및 변호사보수·비용 지급판결
- 대법원 결과: 변호사보수 및 비용 부분 파기·환송, 나머지 상고 기각
- 파기환송심 결과: 변호사보수 및 비용 부분도 원고들의 당사자능력 흠결을 이유로 소 각하
하급심 및 파기환송심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2. 11. 선고 2010가합31926 판결
- 환송 전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2. 1. 27. 선고 2011나27280 판결
- 환송판결: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2다23832 판결
- 파기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18. 11. 6. 선고 2017나18608 판결
제1심
제1심은 미국 법원이 2009년 1월 15일 선고한 다음 판결 전부에 대하여 국내 강제집행을 허가하였다.
- 합의각서와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에 따른 특정이행
- 피고들이 연대하여 미화 940,378.32달러의 변호사보수 및 비용을 지급할 의무
환송 전 원심
환송 전 원심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소를 모두 각하하였다.
원심은 미국판결 중 특정이행 부분은 금전판결이 아니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통일외국금전판결승인법 적용 대상이 아니고, 대한민국과 캘리포니아주 사이에 비금전판결에 관한 상호보증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미국판결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특허권과 특허출원을 어떤 방식으로 이전해야 하는지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 강제집행에 적합한 집행권원이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변호사보수 및 비용 부분도 특정이행 명령에 종속된 부수적 재판이라고 보아, 특정이행을 집행할 수 없다면 변호사보수 부분만 독립하여 집행할 수도 없다고 보았다.
대법원
대법원은 특정이행 부분과 변호사보수 부분을 구분하여 판단하였다.
특정이행 부분에 관해서는 환송 전 원심이 상호보증을 부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비금전판결도 보통법상 예양의 원칙에 따라 승인·집행할 수 있으므로, 대한민국의 외국판결 승인요건과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판결의 특정이행 명령은 “합의각서와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의 특정이행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만 기재하였을 뿐, 이전할 특허권 등의 종류와 범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결은 판결국인 미국에서도 곧바로 강제집행하기 어려우므로 국내에서도 집행을 허가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특정이행 부분에 대한 원고들의 상고는 기각되었다.
반면 미화 940,378.32달러의 변호사보수 및 비용 지급명령은 특정이행 명령에 단순히 종속된 것이 아니라 독립된 금전지급명령이었다.
따라서 특정이행 부분의 집행 가능성과 별도로 민사집행법 제27조 제2항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심리해야 한다. 대법원은 이 부분을 심리하지 않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
파기환송심의 심판 대상은 변호사보수 및 비용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되었다. 특정이행 부분은 대법원이 원고들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더 이상 심리 대상이 되지 않았다.
파기환송심에서는 변호사보수 및 비용 지급명령의 승인요건을 판단하기에 앞서, 원고 법인들이 대한민국 법원에서 소송당사자가 될 수 있는지, 즉 당사자능력이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파기환송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 법인의 당사자능력은 소송요건이므로 원칙적으로 법정지법인 대한민국 민사소송법에 따라 판단한다.
- 민사소송법 제51조는 당사자능력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법과 그 밖의 법률에 따르도록 규정한다.
- 여기서 ‘그 밖의 법률’에는 국제사법이 포함된다.
- 구 국제사법 제16조에 따라 외국법인의 능력에 관한 문제는 원칙적으로 그 법인의 설립 준거법에 따라야 한다.
- 원고들은 캘리포니아주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므로 당사자능력의 실질적 존부도 캘리포니아주법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 회사법과 세법에 따르면 법인이 법인정보 제출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법인세 등을 체납하면 법인의 능력·권리·특권이 정지될 수 있다. 능력이 정지된 법인은 정지기간 동안 소송행위에 참여할 수 없다.
캘리포니아주 법인세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원고들의 법인 능력·권리·특권을 정지하였다.
- 원고 B회사: 2009년 9월 1일부터 정지
- 원고 A회사: 2010년 1월 4일부터 정지
이러한 정지 상태는 파기환송심 변론종결 당시까지도 계속되고 있었다.
원고들이 대한민국 법원에 집행판결청구소송을 제기한 때는 2010년 3월 1일이었다. 당시 두 원고 모두 캘리포니아주법상 법인의 능력·권리·특권이 정지된 상태였다.
따라서 파기환송심은 원고들이 소 제기 당시 당사자능력이 없었으므로, 변호사보수 및 비용 부분에 관한 집행판결청구도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파기환송심은 제1심판결 중 변호사보수 및 비용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이 부분 소를 모두 각하하였다. 소송 총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74213 판결 외국판결 승인요건이 양국 사이에서 현저히 균형을 상실하지 않고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다면 상호보증을 인정할 수 있다.
-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07747 판결 상호보증을 인정하기 위해 반드시 조약이나 실제 승인사례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외국의 법령·판례·관행상 우리나라 판결이 승인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 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68910 판결 집행판결의 대상이 되는 외국재판은 대립당사자의 상호 심문이 보장된 절차에서 이루어진 종국적 재판으로서 강제적 실현에 적합한 내용을 가져야 한다.
- 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다246739 판결 법인의 준거법은 원칙적으로 설립 준거법이며, 그 적용범위에는 법인의 설립·소멸·조직·내부관계·기관과 구성원의 권리·의무 및 행위능력 등 법인에 관한 문제 전반이 포함된다.
관련 법령
- 민사소송법 제51조 당사자능력, 소송능력, 법정대리 및 소송행위에 필요한 권한의 수여는 민사소송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법과 그 밖의 법률에 따른다.
-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4호 외국법원의 확정재판을 승인하려면 상호보증이 있거나 대한민국과 해당 외국 사이의 승인요건이 현저히 균형을 상실하지 않고 중요한 점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없어야 한다.
- 민사집행법 제26조 제1항 외국법원의 확정판결 또는 이와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재판에 기초한 국내 강제집행은 대한민국 법원의 집행판결로 허가되어야 한다.
- 민사집행법 제27조 제2항 집행판결에서는 외국재판의 실체적 옳고 그름을 다시 심사하지 않고, 외국재판의 확정과 민사소송법 제217조의 승인요건을 심사한다.
- 구 국제사법(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 “법인 또는 단체는 그 설립의 준거법에 의한다. 다만, 외국에서 설립된 법인 또는 단체가 대한민국에 주된 사무소가 있거나 대한민국에서 주된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 법에 의한다.”
- 국제사법 제30조 현행법에서 법인 또는 단체의 준거법을 규정한다.
- 구 국제사법(2022. 1. 4. 법률 제18670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계약은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에 따른다고 규정하였다. 대법원 판결의 참조조문에는 이를 “국제사법 제25조 제1항”으로 표시하고 있다.
- 국제사법 제45조 제1항 현행법에서 계약 당사자의 준거법 선택을 규정한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회사법 제1502조 및 제2205조 법인정보 제출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해당 법인의 능력·권리·특권이 정지될 수 있도록 규정한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법 제23301조 법인세·벌금·이자 등을 납부하지 않은 법인의 능력·권리·특권을 정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민법 제3390조 제5호 계약상 의무가 합리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경우 특정이행을 강제할 수 없도록 규정한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민법 제1717조 (a)항 계약에서 승소 당사자에게 변호사보수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승소 당사자의 합리적인 변호사보수 청구권을 인정한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민사소송법 제1021조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경우 변호사보수의 보상방법과 기준은 당사자의 합의에 따르도록 규정한다.
사실관계
피고 회사는 전화 또는 휴대전화의 통신대기시간 중 음성·문자·이미지 호출음을 생성하는 기술과 관련된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피고 회사는 2002년 12월 7일 원고 A회사와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여 미국과 캐나다에서 관련 특허권을 사용·임대·전대할 수 있는 배타적이고 이전 가능한 권리를 부여하였다.
피고 회사와 대표이사, 원고 A회사와 그 대표이사는 2002년 12월 9일 합의각서를 작성하였다. 그 내용은 합작투자회사인 원고 B회사를 설립하고, 피고 회사가 자신이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링백톤 관련 국내외 특허출원과 특허권 등을 원고 B회사에 이전한다는 것이었다.
이전 대상으로 정한 권리는 다음과 같이 광범위하였다.
- 링백톤 관련 국내외 특허권과 특허출원
- 관련 분할출원과 계속출원
- 특허출원에 따라 등록되는 특허권
- 특허권의 연장·재발급·재심사
- 한국·미국·캐나다의 관련 특허권 및 특허출원
당사자들은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소송에서 승소한 당사자가 변호사보수와 비용을 포함한 합리적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약정하였다.
피고 회사가 약정한 특허권 등을 이전하지 않고 합의각서와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이 무효라고 통지하자, 원고들은 피고들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 서부지원에 소를 제기하였다.
미국 법원은 배심재판을 거쳐 2009년 1월 15일 다음과 같이 판결하였다.
- 원고들은 피고들을 상대로 합의각서와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에 따른 특정이행을 받을 권리가 있다.
-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변호사보수 및 비용 미화 940,378.32달러를 지급한다.
미국판결이 확정되자 원고들은 2010년 3월 1일 대한민국 법원에 그 판결에 따른 강제집행을 허가해 달라는 집행판결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소 제기 당시 원고 B회사는 2009년 9월 1일부터, 원고 A회사는 2010년 1월 4일부터 캘리포니아주 세법에 따라 법인의 능력·권리·특권이 정지된 상태였다.
법리
비금전판결에도 상호보증이 인정될 수 있음
외국판결의 상호보증은 외국과 대한민국 사이에 조약이 체결되어 있거나 실제 승인사례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의 법령·판례·관행을 검토했을 때 그 국가가 대한민국의 같은 종류 판결을 승인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고, 양국의 승인요건이 중요한 부분에서 실질적으로 유사하면 상호보증이 인정된다.
캘리포니아주의 통일외국금전판결승인법은 금전판결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지만, 비금전판결을 보통법상 예양의 원칙에 따라 승인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판결이 특정이행을 명하는 비금전판결이라는 이유만으로 상호보증을 부정할 수 없다.
외국 특정이행판결은 집행 가능한 정도로 구체적이어야 함
외국판결의 형식과 주문 기재 방식이 대한민국 판결과 다르더라도 그것만으로 집행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
다만 강제집행을 허용하려면 판결의 내용만으로 채무자가 이행해야 할 급부의 종류·내용·범위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집행기관이 별도로 계약의 의미를 해석하거나 실체적 권리관계를 판단하여 이행대상을 확정해야 한다면 집행권원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이 사건 미국판결은 원고들이 합의각서와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의 특정이행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만 선언하였다. 구체적인 특허번호, 출원번호, 국가별 권리 및 이전방법은 판결 주문에 특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특정이행 부분은 미국에서도 곧바로 강제적으로 실현하기 어렵고, 대한민국에서도 집행을 허가할 수 없다.
변호사보수 지급명령은 특정이행과 독립하여 심사해야 함
미국판결의 변호사보수 및 비용 부분은 지급금액이 미화 940,378.32달러로 확정된 금전지급명령이다.
특정이행 부분을 집행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금전지급명령까지 당연히 집행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다. 양자는 소송물과 집행방법이 서로 다르므로 각각 민사집행법 제27조 제2항의 요건을 심사해야 한다.
대법원이 이 부분을 파기·환송한 이유는 변호사보수 지급명령의 집행을 곧바로 허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특정이행 부분과 분리하여 승인·집행요건을 다시 심리하라는 것이었다.
당사자능력은 대한민국 소송법과 법인의 설립 준거법을 단계적으로 적용함
파기환송심에서 새롭게 문제 된 핵심 쟁점은 원고 외국법인들의 당사자능력이었다.
당사자능력은 소송법상 능력이므로 절차는 법정지법에 따른다는 원칙에 따라 대한민국 민사소송법이 적용된다.
그러나 민사소송법 제51조는 당사자능력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법과 그 밖의 법률에 따르도록 규정한다. 이때 ‘그 밖의 법률’에는 국제사법이 포함된다.
따라서 외국법인의 당사자능력은 다음 순서로 판단한다.
- 소송절차의 기본 준거법: 법정지법인 대한민국 민사소송법
- 법인이 실체적으로 권리·능력을 보유하는지에 관한 준거법: 구 국제사법 제16조에 따른 설립 준거법
- 이 사건 원고들의 설립 준거법: 미국 캘리포니아주법
즉, 외국법인이 대한민국 법원에서 소송하는 경우라고 하여 대한민국 회사법만으로 그 법인의 존속과 능력을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설립지법상 능력이 정지된 법인은 국내에서도 당사자능력이 부정될 수 있음
구 국제사법 제16조의 법인 준거법은 법인의 설립과 소멸뿐 아니라 조직, 내부관계, 기관의 권한, 행위능력 등 법인에 관한 문제 전반에 적용된다.
캘리포니아주법에 따르면 법인세 등을 체납하여 능력·권리·특권이 정지된 법인은 정지기간 동안 소송행위에 참여할 수 없다.
원고들은 대한민국에서 소를 제기하기 전부터 능력·권리·특권이 정지되어 있었고, 파기환송심 당시까지 그 상태가 해소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들은 소 제기 당시 대한민국 법원에서 원고가 될 당사자능력이 없었다. 이는 본안청구의 타당성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소송요건의 흠결에 해당하므로 법원은 청구를 기각하는 것이 아니라 소를 각하해야 한다.
결론
제1심은 미국판결의 특정이행 부분과 미화 940,378.32달러의 변호사보수 및 비용 부분 모두에 대하여 국내 강제집행을 허가하였다.
환송 전 원심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소를 모두 각하하였다.
대법원은 캘리포니아주와 대한민국 사이의 상호보증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미국판결의 특정이행 부분은 이전 대상 특허권 등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 국내에서 집행할 수 없다는 결론을 유지하였다.
변호사보수 및 비용 부분은 특정이행과 독립하여 집행요건을 심사해야 한다는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은 변호사보수 지급명령의 실체적 집행요건에 들어가기 전에 원고들의 당사자능력을 심사하였다. 그 결과 원고들이 소 제기 전에 캘리포니아주법에 따라 법인의 능력·권리·특권이 정지되어 있었으므로 대한민국 법원에서도 당사자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변호사보수 및 비용 부분도 소가 각하되었다. 결과적으로 원고들은 미국판결 중 다음 어느 부분도 대한민국에서 집행하지 못하였다.
- 특정이행 부분: 이행 대상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아 집행 불허
- 변호사보수 및 비용 부분: 원고 법인들의 당사자능력 흠결로 소 각하
이 사건은 외국판결의 국내 집행 여부를 판단할 때 상호보증, 집행내용의 특정성, 외국법인의 당사자능력이라는 서로 다른 요건을 단계적으로 심사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