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사건명은 계약금이다. 대법원은 임대인인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으며, 상고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였다.
하급심
서울민사지방법원 1978. 12. 21. 선고 78나475 판결
원심은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삼는 약정이 없으므로 이를 당연히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임대인의 승낙을 받은 개조공사에는 건물 훼손에 관한 지연손해금 약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관련판례
매수인이 위약하면 계약금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고, 매도인이 위약하면 그 배액을 상환하기로 약정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금은 손해배상 예정액과 해약금의 성질을 함께 가진다고 보았다. 계약금에 위약금의 성질이 인정되는지는 당사자의 약정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서 관련된다.
손해배상 예정액의 청구와 실제 손해배상청구는 청구원인이 다른 별개의 청구라고 판단하였다. 위약금 약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실제 손해를 배상받으려면 그 손해의 내용과 금액을 별도로 주장·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련 내용은 ChatByun의 「위약금 청구와 실제 손해배상청구의 구별 — 파기환송 후 화해로 종결된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관련법령
- 민법 제565조: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계약금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한다.
- 민법 제567조: 매매에 관한 규정을 계약의 성질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다른 유상계약에 준용한다.
- 민법 제398조: 손해배상액의 예정, 부당히 과다한 예정액의 감액 및 위약금 약정의 손해배상액 예정 추정을 정한다.
-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근거를 정한다.
- 민법 제393조: 통상손해와 특별손해의 배상 범위를 정한다.
사실관계
가. 임대차계약과 계약금 지급
임차인인 원고들은 임대인인 피고와 건물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이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삼기로 하는 약정은 없었다.
계약금을 둘러싼 분쟁에서 임대인은 별도의 위약금 특약이 없어도 계약금이 당연히 손해배상 예정액의 성질을 갖는다고 주장하였다.
나. 임대인의 승낙을 받은 건물 개조
임차인들은 건물을 요식업에 적합하게 구조변경하기 위하여 임대인의 승낙을 받고 건물 일부를 뜯었다.
당사자들은 임대차계약 당시 실화 등 임차인의 부주의로 건물에 피해가 발생하면, 원상복구할 때까지 임차인이 하루 10,000원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이 약정이 임대인의 승낙을 받아 진행한 개조공사에도 적용되는지가 함께 문제 되었다.
다. 원심의 판단과 상고기각
원심은 계약금에 관한 위약금 약정이 없다는 이유로 계약금을 당연히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하루 10,000원의 지연손해금 약정은 임차인의 고의·과실로 발생한 사고로 건물이 훼손되고 그 수선을 게을리한 경우에 관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임대인이 승낙한 개조공사는 그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받아들여 임대인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법리
가. 해약금과 위약금은 구별된다
해약금은 일정한 요건 아래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하여 계약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위약금은 계약 위반이 발생한 경우의 금전 부담을 약정한 것이다.
계약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두 기능이 모두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처럼 위약금으로 삼는 특약이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금을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볼 수 없다.
나. 계약 위반만으로 계약금이 자동으로 귀속되지는 않는다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 이는 위약금 약정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규정이다.
따라서 계약금을 지급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위약금 약정까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임차인이 계약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임대인이 계약금을 손해배상금으로 당연히 보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계약금 포기에 의한 해약금 해제가 적법하게 이루어진 경우의 효과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다. 실제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는 가능하다
위약금 특약이 없다는 것이 손해배상책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임차인의 위약으로 임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임대인이 그 손해를 주장·입증하여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계약금과 같은 금액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구체적인 손해와 그 금액을 뒷받침해야 한다.
라. 지연손해금 약정은 정해진 발생 요건에 따라 적용된다
이 사건의 지연손해금 약정은 임차인의 고의·과실로 인한 사고로 건물이 훼손되고 수선이 지연된 경우를 대상으로 하였다.
임대인이 승낙한 개조공사를 위해 건물 일부를 뜯은 것은 이러한 사고로 인한 훼손과 달랐다. 건물 일부가 철거되었다는 외형만으로 하루 10,000원의 지연손해금 약정을 적용할 수는 없었다.
이 판단은 해당 약정의 적용 범위에 관한 것이다. 임대인의 공사 승낙이 있으면 임차인의 모든 원상회복의무나 손해배상책임이 면제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 계약금의 처리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계약금의 액수만 기재하는 것과 채무불이행 시 이를 위약금으로 귀속시키기로 약정하는 것은 다르다. 적용 사유와 부담 주체를 명확히 정할 필요가 있다.
- 해약금 해제와 채무불이행에 따른 책임을 구분해야 한다.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단계인지, 상대방의 계약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상황인지에 따라 요건과 효과가 달라진다.
- 위약금 약정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실제 손해를 구체화해야 한다. 손해 항목, 발생 경위, 계약 위반과의 인과관계 및 금액을 정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 개조공사에 대한 승낙 범위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공사 범위, 철거 부분, 복구 시기와 비용 부담을 계약서나 별도 합의서에 명시하면 사고로 인한 훼손과 승인된 공사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일정액을 매일 지급하는 약정도 적용 요건부터 확인해야 한다. 금액과 기간을 계산하기 전에 어떤 사유가 발생해야 지급의무가 생기는지, 실제 발생한 사정이 그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