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대법원 1997. 9. 26. 선고 95다6205 판결〔토지소유권이전등기〕
대법원이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피고들에게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명한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다.
이전등기를 명한 대상은 이 사건 임야 전체가 아니라 피고들 관련 지분 합계 2분의 1이다.
이 판결은 부동산실명법 시행 후에도 일반적인 명의신탁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사례가 아니다. 법 시행 전인 1993년에 소송이 제기되었다는 점을 함께 보아야 한다.
하급심
가. 제1심
춘천지방법원 속초지원 1994. 7. 6. 선고 93가단3372 판결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1심의 구체적인 판단 이유는 첨부된 항소심판결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나. 항소심
춘천지방법원 1994. 12. 16. 선고 94나2866 판결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다.
임야에 관한 권리의 귀속 주체는 마을 주민 전체의 단체가 아니라, 임야를 양여받은 공현진리 주민 47명의 공동체를 승계한 원고 송계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원고가 개인 명의의 보존등기를 명의신탁등기로 사후적·묵시적으로 추인하였고, 소장 부본 송달로 명의신탁을 해지하였으므로 피고들이 각 지분을 원고에게 이전등기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26850 판결〔회원확인〕
민법 제56조는 강행규정이 아니므로, 정관에서 허용하면 사단법인의 사원 지위도 양도·상속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은 그 법리를 바탕으로 비법인사단에서도 규약이나 관행에 따른 회원자격 승계를 인정하였다.
나. 대법원 1989. 4. 11. 선고 88다카4390 판결〔소유권이전등기말소〕
구 삼림령에 따라 조림사업 성공자에게 국유 산림을 양여하는 행위는 공권력에 의한 행정처분이 아니라 사법상 법률행위라고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 1987. 7. 7. 선고 86다카2218 판결〔토지소유권이전등기말소〕
구민법 시행 당시 취득한 부동산에 관하여 민법 시행 후 정해진 기간 내에 등기를 하지 않아 소유권 취득의 효력을 잃더라도, 원인인 법률행위에 기초한 이전등기청구권까지 당연히 소멸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라. 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다1027 판결〔토지소유권이전등기〕 — 부동산실명법 적용을 위한 보충 판례
기존 명의신탁자가 법정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 등을 하지 않아 명의신탁약정이 무효가 되면, 더 이상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이 사건이 인용한 선행 판례가 아니라, 현재의 분쟁에 이 사건 법리를 적용할 때 함께 검토해야 하는 후속 판례이다.
관련법령
가. 민법 제56조 — 사원권의 양도·상속금지
사단법인의 사원 지위는 양도·상속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다만 판례는 이를 강행규정으로 보지 않으므로, 정관이나 규약·관행에 따라 달리 정할 수 있다.
나. 구 삼림령(1911. 6. 20. 제령 제10호, 폐지) 제7조
조림을 위하여 국유 산림을 대부받은 자가 사업에 성공한 경우 그 산림을 양여받는 근거 규정이다. 구법 표시는 대법원 판례의 참조조문 표기에 따랐다.
다. 민법 부칙 제10조 — 시행 전 물권변동에 관한 경과규정
민법 시행 전 법률행위로 인한 부동산 물권변동에 관하여, 민법 시행일부터 6년 내에 등기하지 않으면 그 효력을 잃도록 한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 종전 소유권 취득의 효력과 이전등기청구권을 구별하는 법리와 관련된다.
라. 부동산실명법 — 현재의 적용 한계를 설명하기 위한 보충 법령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은 1995. 3. 30. 법률 제4944호로 제정되어 1995. 7. 1. 시행되었다.
현재의 법률명은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며, 관련 조문은 다음과 같다.
이 조문들은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이 직접 인용한 참조조문이 아니라, 판결의 적용 범위를 설명하기 위하여 추가한 법령이다.
사실관계
가. 원고 송계와 마을 주민 전체의 송계는 서로 다른 단체였다
원고인 공현진리 오음산탑동 송계는 일제강점기에 임야를 양여받은 주민 47명의 공동체를 그 후손 등을 중심으로 재건한 비법인사단이다.
피고들은 이 사건 임야의 등기명의인 일부의 상속인들이다.
피고 측 보조참가인인 공현진리 송계는 마을 주민들을 기반으로 종래 산림계를 승계한다고 주장한 별도의 단체였다.
원고는 이 사건 임야가 원고 측 공동체의 재산으로서 개인 명의로 신탁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반면 피고들과 보조참가인은 마을 주민 전체의 공동재산이므로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다투었다.
나. 두 마을 주민들이 구역을 나누어 조림한 후 임야를 양여받았다
- 오봉리 주민 측과 공현진리 주민 47명 측은 오음산 일원을 공동으로 대부받되, 하천을 경계로 구역을 나누어 조림·수확하고 대부료도 면적에 따라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
- 실제 대부허가를 받은 명의자는 오봉리 주민 63명과 공현진리 주민 47명, 합계 110명이었다.
이들은 대부료를 납부하고 조림사업을 실시한 후 사업 성공을 인정받아 1934. 5. 14. 임야를 양여받았다.
항소심판결의 ‘1924. 5. 14.’는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오기라고 지적하였다.
다. 지적공부 복구 과정에서 개인 4명 명의로 보존등기가 이루어졌다
한국전쟁으로 지적공부가 멸실된 후 임야등록과 측량을 거쳐 토지관계가 복구되었다.
이 사건 임야 390,149㎡에 관해서는 1971. 12. 18. 개인 4명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졌다.
그중 일부 등기명의인이 사망함에 따라 피고들이 그 지분을 상속하거나 협의분할에 따른 이전등기를 마쳤다.
라. 후손들은 양여자료를 확인하고 종전 공동체를 재건하였다
공현진리 주민 47명의 후손들은 선조들이 임야를 양여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1976년경 재건준비위원회를 조직한 후, 1977. 1. 11. 창립총회를 개최하여 회원자격을 심사하고 계칙과 조직체계를 정비하였다.
종전 공동체에는 회원이 사망하면 후손 중 1명이 회원자격을 승계하는 관행이 있었다. 원고는 이러한 승계자와 자격을 양수한 사람 등을 계원으로 인정하여 활동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1977년에 전혀 새로운 단체를 만든 것으로 보지 않고, 종전 공동체의 조직을 복구한 것으로 보았다.
마. 명의신탁의 묵시적 추인과 1993년 소 제기
원고 송계는 양여자료를 확인한 후 인접 마을 송계와 종전 약정에 따른 임야의 분할 소유관계를 확인하고, 다른 미등기 임야의 권리 회복을 추진하였다.
이미 개인 명의로 등기된 이 사건 임야는 그대로 두었으며, 등기권리증은 원고 송계의 계장이 보관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일련의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가 개인 명의의 보존등기를 명의신탁등기로 사후적·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1993년 명의신탁해지 의사가 담긴 소장 부본을 피고들에게 송달하였고, 피고들 관련 지분 합계 2분의 1에 관한 이전등기를 청구하였다.
법리
가. 비법인사단의 회원자격은 규약이나 관행에 따라 승계될 수 있다
민법 제56조는 강행규정이 아니므로, 비법인사단에서도 규약이나 관행에 따라 회원자격의 양도·상속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기존 회원이 사망하면 후손 중 1명이 회원자격을 승계하는 관행이 인정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그러한 관행에 따라 회원을 구성하였다는 이유로 종전 공동체와의 동일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는 구체적인 승계 관행이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후손이라는 사정만으로 모든 사람이 당연히 회원이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 회원자격 승계와 단체 재산의 개인적 상속은 구별된다
후손들이 승계한 것은 공동체의 회원자격이다. 각 후손이 선조 몫의 임야 지분을 개인적으로 상속하였다는 의미가 아니다.
법원은 원고 송계가 종전 공동체와 동일한 단체임을 인정하였고, 이전등기도 후손 개인이 아니라 원고 송계 앞으로 하도록 명하였다.
다. 뒤늦은 규약 작성이나 조직 정비만으로 단체의 동일성이 단절되지는 않는다
원고가 1977년에 창립총회를 열고 성문화된 계칙을 마련하였더라도, 종전 공동체가 이미 재산을 보유하고 사회적 활동을 해 왔다면 그때 비로소 단체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회원자격 승계인이 반드시 마을에 거주해야 한다거나, 한 사람이 기존 회원 2명의 자격을 승계할 수 없다는 규약·관행도 인정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일부 비거주자나 복수 자격 승계자가 포함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와 종전 공동체의 동일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라. 특정 주민 공동체의 재산과 마을 주민 전체의 재산은 구별해야 한다
임야를 양여받은 공현진리 주민 47명이 마을 주민 전부였다거나 마을 전체를 대표하였다는 증거는 없었다.
따라서 그 공동체가 취득한 재산을 마을 주민 전체의 재산으로 볼 수는 없다. 단체 명칭이나 구성원의 중복보다 재산 취득 당시의 주체와 그 조직의 승계 관계가 중요하다.
마. 양여로 인한 소유권 취득의 효력과 이전등기청구권은 별개이다
구 삼림령에 따른 국유 산림의 양여는 사법상 법률행위이다.
구민법 시행 당시 양여로 취득한 소유권은 민법 시행 후 6년 내에 등기하지 않으면 그 취득의 효력을 잃지만, 양여라는 법률행위에 기초한 이전등기청구권까지 그 이유만으로 소멸하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이 점과 당시 적용되는 명의신탁 법리를 바탕으로, 원고 측 명의의 등기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개인 명의 등기에 관한 명의신탁 주장을 배척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바. 명의신탁 반환 판단에는 법 시행 전 제소라는 사정을 함께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소송은 1993년에 제기되었고, 부동산실명법은 1995. 7. 1. 시행되었다.
부동산실명법 제11조 제4항은 시행 전 또는 유예기간 중 부동산물권에 관한 쟁송이 제기된 경우, 그 쟁송의 확정판결 등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에 실명등기 등을 하도록 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은 법 시행 전에 제기된 본안소송이 계속 중이었던 사안으로서, 실명전환 유예기간 연장 규정과 함께 이해해야 한다.
다만 대법원은 이 사건 판결에서 부동산실명법 제11조 제4항을 직접 설명하지 않았다. 위 내용은 판결의 소송 경과와 법률을 결합한 보충 해설이다.
사. 현재 처음 제소한다면 명의신탁해지 청구를 그대로 인정할 수는 없다
기존 명의신탁을 유지하면서 특례나 유예기간 연장 사유 없이 실명전환 기간을 넘겼다면 명의신탁약정은 원칙적으로 무효가 된다.
그 경우에는 무효인 약정을 유효하게 해지한다는 구성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처럼 명의신탁해지 자체를 원인으로 이전등기를 청구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토지 회수 가능성까지 모두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명의신탁 유형과 소유권 귀속에 따라 등기말소, 소유권에 기초한 청구 또는 다른 반환청구를 검토해야 한다.
특히 이 사건은 원고 측이 양여에 기초한 등기를 하지 않았고 민법 부칙상 소유권 취득 효력의 상실 문제가 있었으므로, 원고가 현재도 소유자라고 전제하여 곧바로 등기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아. 비법인사단인 송계라는 이유만으로 종중 특례가 적용되지는 않는다
부동산실명법 제8조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종중 등에 특례를 인정하지만, 모든 비법인사단을 적용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
이 사건 원고는 공동으로 조림하고 임야를 양여받은 주민들의 공동체를 승계한 송계이다. 후손들이 회원자격을 승계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종중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며, 판결에서 확인되는 사실만으로는 종중 특례를 적용할 근거가 없다.
자. 소멸시효 항변은 주장 시기와 원용 자격 모두에서 배척되었다
피고들은 양여에 기초한 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에서 주장하지 않다가 상고심에서 처음 제기한 새로운 사실 주장이라는 점과, 피고들이 양여에 따른 이전등기의무자가 아니어서 그 시효 이익을 직접 받는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배척하였다.
이는 양여에 기초한 이전등기청구권의 시효에 관한 판단이다. 명의신탁해지에 따른 반환청구권이나 다른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일괄적으로 부정한 것은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가. 이 판결의 두 법리를 분리하여 활용해야 한다
회원자격 승계와 단체 동일성에 관한 법리는 명의신탁 무효 여부와 구별된다. 부동산실명법 때문에 이 판결 전체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나. 현재의 반환청구에서는 청구원인을 새로 검토해야 한다
원고가 실권리자라는 주장과 명의신탁약정의 유효성은 별개이다. 법 시행 및 유예기간 경과로 약정이 무효라면, 실제 소유권 귀속과 등기 경위에 맞추어 청구원인을 구성해야 한다.
‘명의신탁 사실이 인정되면 해지하여 돌려받을 수 있다’는 설명은 현재의 일반적인 부동산 분쟁에 그대로 사용할 수 없다.
다. 단체의 동일성과 재산 취득 주체는 객관적 자료로 입증해야 한다
양여자료, 대부료 부담 내역, 조림 및 관리 기록, 회원명부, 자격승계서, 규약과 회의록 등을 통해 종전 공동체와 현재 단체의 연속성을 밝혀야 한다.
마을 이름이 같거나 구성원이 겹친다는 사정만으로 재산 귀속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라. 판결의 확정 범위와 후속 등기 여부를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확정된 것은 피고들 관련 지분 합계 2분의 1에 대한 이전등기의무이다.
첨부 판결만으로는 확정 후 실제 이전등기가 언제 마쳐졌는지까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임야 전체의 등기 회복이 완료되었다고 표시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