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임기만료된 이사장의 현임 이사 해임 권한과 정관상 해임 요구 절차의 독립성

핵심 결론 임기만료된 이사장이 후임자 선임 전까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더라도, 급박한 사정 없는 현임 이사 해임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정관상 필요한 평의원의 해임 요구가 없었다면, 참석자 전원이 찬성한 해임결의도 무효이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해당판결

대법원 1982. 3. 9. 선고 81다614 판결〔이사회결의무효확인〕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였다. 파기환송 후의 재판 결과와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1981. 1. 23. 선고 79나3066 판결
원심은 임기만료된 이사장이 후임자 선임 전까지 직무를 수행할 권한이 있다고 보아, 그가 소집·제안한 현임 이사 해임결의를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정관상 평의원의 해임결의 요구가 없었더라도 연석회의에서 참석자 전원이 찬성하여 결의한 이상 유효하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이 두 가지 판단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련판례

가. 이 판결이 인용한 선행 판례

임기가 만료된 이사도 법인의 정상적인 활동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후임자 선임 전까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인용되었다.

나. 업무수행권의 성격을 명확히 한 후속 판례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다37206 판결〔이사회결의무효〕
이 사건 판결을 인용하면서, 임기만료된 이사의 업무수행권은 개별적·구체적인 필요에 따라 인정되는 것이며, 퇴임이사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포괄적으로 부여되는 지위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업무수행권이 인정된다는 것과 임기 중의 이사 지위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 법리를 변경한 판결이 아니라 그 의미와 한계를 구체화한 판결이다.

관련법령

가. 민법 제57조 — 이사

법인은 이사를 두어야 한다는 규정으로, 법인의 기관 구성에 관한 기본 조문이다.

나. 민법 제58조 — 이사의 사무집행

이사의 법인 사무집행에 관한 규정이다.

다. 민법 제691조 — 위임종료 시의 긴급처리

위임이 종료된 경우에도 급박한 사정이 있으면 필요한 범위에서 사무처리를 계속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이 판결은 법인의 활동 중단을 막기 위한 임기만료 이사의 업무수행권을 설명하면서 이 규정을 근거로 삼았다.

라. 민법 제72조 — 총회의 결의사항

판례의 참조조문에 포함되어 있다. 다만 이 사건에서 문제 된 평의원 해임 요구 절차와 정족수는 피고 재단법인의 정관 제13조가 정한 내용이다. 민법 제72조 자체가 재단법인의 평의원 해임 요구 절차를 규정한 것은 아니다.
위 조문들은 판례에 별도의 구법 표시 없이 인용되어 있으므로, 여기에서도 구법 표시를 추가하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와 관계인의 지위

피고는 재단법인 지덕사이고, 원고는 피고 법인의 이사로서 해임 당시 아직 임기가 만료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분쟁에 관여한 사람들의 지위는 다음과 같다.
구분지위와 행위
원고임기 중인 이사로서 해임결의의 효력을 다툰 사람
종전 이사장자신의 이사 임기가 만료된 후 원고 해임을 위한 회의를 소집하고 해임을 제안한 사람
법원이 선임한 직무대행자소송대리인을 선임하여 종전의 무권대리 소송행위를 추인하게 한 사람
별도로 취임등기를 한 사람정관상 필요한 취임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피고의 항소를 취하한 사람
임기가 끝난 사람은 회의를 소집한 종전 이사장이고, 해임 대상인 원고는 임기가 남아 있던 이사라는 점이 중요하다.

나. 종전 이사장의 임기만료와 해임회의 소집

종전 이사장은 다른 이사 3명과 함께 1978. 3. 25. 이사 임기가 만료되었다. 그러나 후임자가 선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이사장의 직무를 수행하였다.
종전 이사장은 1978. 4. 8. 임원 해임과 선임을 위한 이사 및 평의원 연석회의를 소집하였고, 1978. 4. 14. 제101차 연석회의를 개최하였다.
회의에는 다음 인원이 참석하였다.
  • 이사: 재적 9명 중 7명
  • 평의원: 재적 7명 중 5명
종전 이사장은 회의에서 구두로 원고의 해임과 후임 이사 선임을 제안하였고, 참석자 전원이 찬성하여 결의하였다.

다. 정관이 정한 해임 절차의 누락

피고 정관 제13조는 임원 해임에 관하여 다음 절차를 정하고 있었다.
단계정관상 요건
해임결의 요구평의원 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 의한 요구
해임결의이사 및 평의원 연석회의에서 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
해임 집행위 요건이 충족되면 이사장이 해당 임원을 해임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평의원 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 의한 해임결의 요구가 없었다. 종전 이사장이 연석회의에서 직접 해임을 제안하였을 뿐이다.

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대표권 문제

종전 이사장은 자신의 직무집행을 정지하는 가처분이 내려진 뒤 피고 명의로 항소하였다. 이후 법원이 선임한 이사장 직무대행자가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였고, 그 소송대리인이 종전의 무권대리 소송행위를 추인하였다.
한편 다른 사람이 이사장 취임등기를 마친 후 항소를 취하하였다. 그러나 피고 정관상 이사장은 문화공보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해야 했는데, 그 사람은 승인을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항소 제기의 하자가 추인으로 보완되었는지, 취임승인을 받지 않은 사람의 항소취하가 유효한지도 함께 문제 되었다.

법리

가. 임기만료 후의 업무수행권은 법인의 활동 중단을 막기 위한 예외적 권한이다

법인과 이사의 관계는 위임자와 수임자의 관계와 같으므로,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 위임관계도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후임자가 선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인이 필요한 사무를 전혀 처리할 수 없게 되면 정상적인 활동이 중단될 수 있다. 대법원은 이를 민법 제691조가 정한 급박한 사정에 준하여 보았다.
따라서 임기만료된 이사에게 업무를 맡기는 것이 부적당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후임자 선임 전까지 필요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권한은 법인의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하여 인정되는 것이므로, 그 취지에 비추어 개별 행위가 허용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나. 임기 중인 다른 이사를 해임하는 행위까지 당연히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종전 이사장은 단순히 자신의 후임자를 선임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임기가 남아 있는 원고를 해임하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을 선임하려고 하였다.
대법원은 별다른 급박한 사정 없이 이러한 인사 변경을 위한 회의를 스스로 소집하고 해임을 제안하는 것은 임기만료된 이사장에게 맡기기 부적당한 업무라고 보았다.
원심은 원고를 급히 해임해야 할 사정이 있었는지 전혀 심리하지 않은 채, 후임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종전 이사장의 조치를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심리미진과 업무수행권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로 판단하였다.
다만 이 부분은 임기만료된 이사장의 해임 관여가 모든 경우에 절대적으로 금지된다는 취지는 아니다. 구체적인 급박한 사정을 심리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 평의원의 해임 요구와 연석회의의 해임결의는 독립된 절차이다

정관은 해임결의를 하기 전에 평의원 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에 의한 요구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단순한 형식이나 참고 절차로 보지 않았다. 해임 요구권을 평의원에게 유보하고, 임원의 신분 박탈을 신중하게 처리하도록 한 필수 절차로 해석하였다.
따라서 이사장이 연석회의에서 구두로 해임을 제안한 것은 평의원의 적법한 해임 요구를 대신할 수 없다.
이 절차가 빠진 이상 해임결의는 무효이다.

라. 참석자 전원의 찬성도 사전 해임 요구의 흠결을 치유하지 못한다

이 사건에서는 평의원 7명 중 5명이 회의에 참석하여 모두 해임에 찬성하였다. 수적으로는 평의원 재적 3분의 2 이상이 해임에 찬성한 셈이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다음 두 의사표시를 구별하였다.
구분의미
평의원의 해임결의 요구평의원에게 유보된 권한에 따라 해임 절차를 개시하도록 요구하는 의사
연석회의에서의 해임 찬성이사와 평의원이 함께 토의한 결과 최종 해임안에 찬성하는 의사
연석회의에서 표시한 찬성은 다른 구성원인 이사까지 참여한 토의 결과이다. 이를 근거로 평의원들이 사전에 별도의 해임 요구권을 행사했다고 간주할 수는 없다.
따라서 최종 결의에 필요한 찬성표가 충분하다는 사정만으로, 정관이 별도로 요구하는 절차까지 충족되었다고 볼 수 없다.

마. 무권대리 소송행위는 적법한 대표권에 기초한 추인으로 보완될 수 있다

종전 이사장이 직무집행정지가처분 후 제기한 항소에는 대표권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후 법원이 선임한 직무대행자가 소송대리인을 선임하였고, 그 소송대리인이 종전의 무권대리 소송행위를 추인하였다. 대법원은 이 때문에 피고의 항소를 적법하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하였다.
이는 앞서 본 해임 절차의 하자와 구별된다. 무권대리 소송행위에 대한 적법한 추인은 인정되었지만, 해임결의에 대한 찬성만으로 정관상 선행 절차의 하자가 치유되지는 않았다.

바. 취임등기만으로 정관상 취임승인의 흠결을 보완할 수 없다

피고 정관은 이사장이 문화공보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대법원은 승인을 받지 않은 사람은 이사장 취임등기를 마쳤더라도 적법한 대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그 사람이 한 항소취하도 무효라고 보았다.
이 판단은 피고 정관이 취임승인을 요구한다는 구체적 사정을 전제로 한다. 모든 재단법인의 이사장 취임에 일률적으로 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가. 임기만료자의 업무수행권은 행위별로 검토해야 한다

후임자가 없다는 사실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해당 업무를 임기만료자가 처리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 법인의 정상적인 활동 유지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임기가 남은 다른 이사를 해임하는 경우에는 통상적인 업무 처리와 구별하여 급박한 사정과 권한 범위를 검토해야 한다.

나. 해임 요구와 해임결의의 증거를 각각 확보해야 한다

정관이 별도의 해임 요구 절차를 두고 있다면, 요구권자·요구정족수·요구 내용과 그 이후의 결의 절차를 구분하여 기록해야 한다.
최종 회의록에 참석자 전원의 찬성이 기재되어 있어도 사전 요구 절차까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판결이 해임 요구에 반드시 특정한 서면 형식을 요구한 것은 아니므로, 형식은 정관의 구체적인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

다. 대표자의 등기와 실제 대표권을 구별해야 한다

법인 명의로 항소하거나 항소를 취하할 때에는 등기뿐 아니라 취임승인 요건,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직무대행자 선임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라. 외부 거래의 대표권 제한 문제와 구별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다24564 판결은 정관상 대표권 제한을 등기하지 않은 법인이 그 제한을 외부 거래 상대방에게 주장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법인 내부의 임원 해임결의가 적법한 권한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는지가 중심 쟁점이다. 따라서 외부 거래에서 제3자를 보호하는 법리를 근거로 내부 해임 절차의 위반까지 유효하다고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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