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대법원 1992. 7. 24. 선고 92다749 판결〔이사회결의무효확인〕
대법원은 두 차례의 이사회결의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따라서 사건 전체가 상고기각으로 확정된 사례로 표시해서는 안 된다.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1991. 11. 22. 선고 91나26609 판결
원심은 1988. 6. 27.자 결의에 대해서는 부존재 또는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반면 1989. 3. 25.자 결의에 대해서는 상근이사였던 사람이 상근 업무만 그만두었을 뿐 이사 지위는 유지하였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적법한 이사 3명 중 2명이 찬성하였으므로 결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앞의 판단은 유지하였으나, 뒤의 판단은 사임의 효력과 범위를 잘못 판단한 것으로 보아 파기하였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68. 12. 9. 자 68마1083 결정
적법한 소집절차를 거치지 않은 비영리법인의 이사회결의는, 통지를 받지 못한 이사가 출석하여 반대하더라도 결과가 같았을 것이라는 이유로 유효해지지 않는다는 선행 사례이다.
다만 이 사건 판결의 이유에는 ‘68마1283’으로, 참조판례 목록에는 ‘68마1083’으로 서로 다르게 기재되어 있다. 관련 결정의 사건번호는 공개된 판례 목록에 따라 위와 같이 표시하였다.
나. 대법원 1987. 3. 24. 선고 85누973 판결
정당한 소집권자에 의하지 않고 적법한 소집절차도 거치지 않은 비영리법인의 이사회결의는 당연무효라고 판단하였다. 통지를 받지 못한 이사의 반대표가 결의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도 결론을 바꾸지 못한다고 보았다.
다. 대법원 1988. 3. 22. 선고 85누884 판결
비영리법인 이사회의 소집권한과 소집절차를 위반한 결의의 효력을 부정한 사례로, 이 사건 판결의 참조판례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
관련법령
가. 민법 제57조 — 이사
법인의 기관인 이사에 관한 기본 규정이다.
나. 민법 제58조 — 이사의 사무집행
이사의 법인 사무집행과 복수 이사의 의사결정에 관한 규정이다.
다. 민법 제111조 제1항 — 의사표시의 효력 발생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는 상대방에게 도달한 때 효력이 발생한다는 규정이다. 이사의 사임 의사표시가 수령권한 있는 기관에 도달하면 효력이 발생한다는 판단과 관련된다.
위 조문들은 판례에 별도의 구법 표시 없이 인용되어 있으므로 구법 표시를 추가하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와 관계인의 지위
피고는 비영리 재단법인 대양이고, 원고는 피고 법인의 이사였다. 원고는 피고 법인의 두 차례 이사회결의에 관하여 효력을 다투었다.
관계인을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나. 1988년 결의 — 회의 없이 의사록을 작성하고 등기까지 마친 경위
- 종전 이사장이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자, A의 지시에 따라 B가 이사회 의사록을 작성하였다.
그러나 정관상 소집통지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실제 이사회도 개최하지 않았다.
의사록에는 1988. 6. 27. 이사회를 개최하여 다음 내용을 결의한 것처럼 기재하였다.
- C와 D를 이사로 선임한다.
- A를 이사장으로 선임한다.
- 종전 이사장의 이사직을 면한다.
B는 보관 중이던 원고의 인장을 의사록에 날인하였고, 이에 따른 등기절차까지 마쳤다.
원심과 대법원은 이러한 의사록에 기재된 결의를 부존재하거나 당연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C와 D는 적법한 이사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였다.
다. B의 사임서 제출과 법인의 수리 거부
B는 상근이사로 재직하다가 1989년 2월 말경 사임서를 제출하였다.
- 이사회에서도 사임 의사를 표시하였으나, A가 이를 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의에 참석하여 표결에 관여하였다.
원심은 B가 상근이사직만 사임하였고, 이사직 사임은 다른 이사들의 만류로 번의하였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임서의 내용을 상근이사직에만 한정할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데도 원심이 상근이사직과 이사직을 구분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라. 1989년 결의 — 겉으로는 4명 찬성이지만 유효한 찬성은 1명
- E와 F를 이사로 선임하는 결의에서 A·B·C·D가 찬성하고 원고가 반대하였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에 따라 자격을 검토하면 다음과 같다.
결국 적법한 이사인 원고와 A가 모두 참석한 가운데 찬성 1명, 반대 1명이 된 것이다.
피고 정관은 재직구성원의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자의 과반수 찬성으로 결의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적법한 출석 이사 2명 중 1명의 찬성은 절반에 불과하므로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였다.
A의 경우 1988년 이사장 선임결의의 효력과 별개로, 대법원은 기존의 적법한 이사 지위를 인정하여 계산하였다.
법리
가. 이사의 사임은 법인의 수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일방적 의사표시이다
재단법인의 이사는 법인에 대한 일방적인 사임 의사표시로 법률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다.
사임의 효력은 수령권한 있는 기관에 의사표시가 도달한 때 발생한다. 법인의 승낙이나 이사장의 수리는 효력 발생 요건이 아니다.
따라서 사임서를 접수한 법인이 이를 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사 지위가 계속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에서도 B의 사임서를 수리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사임의 효력에 영향을 주지 못하였다.
나. 상근이사의 사임 범위는 의사표시의 내용에 따라 판단한다
상근이사가 사임서를 제출한 경우, 상근 업무만 그만두는 것인지 이사 지위까지 종료하려는 것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대법원은 상근이사직만 사임한다고 기재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직을 모두 사임하는 취지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상근이사라는 이유만으로 사임의 범위를 상근 업무에 한정하여 해석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제한적 해석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었다.
다. 의결정족수는 적법한 이사 자격을 가진 사람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회의에 실제 참석하였거나 의사록에 이사로 기재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유효한 표결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두 부류를 제외해야 했다.
- 무효인 선임결의에 기초하여 이사로 취급된 C와 D
- 이미 사임의 효력이 발생한 B
그 결과 원심이 계산한 적법한 이사 3명 중 2명 찬성은 적법한 이사 2명 중 1명 찬성으로 달라졌다.
이 사건의 결론을 바꾼 핵심은 단순한 표 계산이 아니라, 표결 당시 누가 적법한 이사였는지에 대한 판단이다.
라. 실제 회의 없이 작성한 의사록과 등기는 결의의 존재를 대신하지 못한다
이사회 의사록은 회의와 결의의 내용을 기록하는 문서이다. 실제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의가 있었던 것처럼 의사록을 작성하였다고 하여 결의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원고의 인장이 의사록에 날인되었고 등기까지 마쳤더라도, 실제 회의와 적법한 결의가 없었다는 하자는 없어지지 않는다.
대법원은 이 사건 1988년 결의를 존재하지 않거나 당연무효인 결의로 판단하였다.
마. 소집통지를 받지 못한 이사의 표가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아도 결의는 무효이다
정관상 필요한 소집통지절차를 거치지 않아 이사가 참석하지 못한 경우, 그 이사가 출석하여 반대하더라도 나머지 찬성만으로 가결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은 결의를 유효하게 만들지 못한다.
이는 이사회 절차를 단순한 찬반 표수의 합산으로 볼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사는 회의에 참여하여 안건을 검토하고 다른 이사들과 토의할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
따라서 “그 사람이 반대해도 결과는 같았다”는 사정과 “그 사람에게 적법한 참여 기회를 주었는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 사건에서는 결의 내용이 불참 이사의 실제 의사에 부합한다는 사정도 결의를 적법하게 만들 수 없다고 보았다.
바. 선행 선임결의의 무효는 후속 결의의 정족수 판단에도 영향을 준다
1988년 결의가 무효이므로 C와 D는 이사 자격이 없었다. 따라서 두 사람이 참여한 1989년 결의에서는 그들의 표를 제외하고 정족수를 다시 계산해야 했다.
다만 무자격자가 참석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후속 결의가 자동으로 무효가 된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에서는 무자격자의 표를 제외한 뒤에도 B의 사임 여부를 추가로 판단하여, 최종적으로 적법한 찬성이 과반수에 미달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실무적 유의점
가. 사임서의 문구와 도달 시점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사임서가 제출되었다면 수리 여부보다 먼저 사임 대상 직위와 수령권한 있는 기관에 도달한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
상근 업무만 중단하고 이사 지위는 유지하려는 경우에는 그 취지가 문서에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나. 정족수 검토에 앞서 이사 자격의 변동을 정리해야 한다
이사회 개최일을 기준으로 각 이사의 선임결의, 취임 요건, 임기, 사임 의사표시 및 도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등기부나 참석자 명단만으로 정족수를 계산하면 이미 사임한 사람이나 무효인 결의로 선임된 사람의 표가 잘못 포함될 수 있다.
다. 의사록·인장·등기와 실제 회의 개최 여부를 구별해야 한다
의사록에 인장이 찍혀 있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이사가 회의에 참석하거나 결의에 동의하였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소집통지 자료, 회의 진행 자료, 참석 경위와 의사록 작성 경위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보관 중인 인장의 날인과 등기까지 있었지만 결의의 효력이 부정되었다.
라. 퇴임 후 업무수행권 문제와 사임의 효력은 구분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대법원 1982. 3. 9. 선고 81다614 판결은 임기만료 후 법인의 활동 중단을 막기 위한 업무수행권과 그 한계를 판단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사임 의사표시의 효력과 그에 따른 표결권 배제가 문제 된 사건으로, 대법원은 B를 적법한 이사에서 제외하였다. 따라서 단순히 후임자가 없거나 사임 후 회의에 참석하였다는 이유만으로 B의 표결을 유효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