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26. 9. 3. 선고 2026두30813 판결〔법인세원천징수처분취소청구의소〕
대법원은 국내 판매회사가 이탈리아 관계회사에 지급한 금액을 국내원천 사용료소득으로 보아 법인세 원천징수처분을 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고의 상고가 기각되어 과세처분을 유지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및 사건 경과
관련 판례
- 대법원 2000. 1. 21. 선고 97누11065 판결 노하우 사용료는 발명·기술·제조방법·경영방법 등에 관한 비공개 기술정보를 사용하는 대가를 의미한다. 이 사건 대법원이 직접 인용한 판례이다.
-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5두52098 판결 지급금이 상표사용료에 해당하는지는 명목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상표권 등 권리를 사용하는 대가인지에 따라 판단한다. 이 사건 제1심이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두11948 판결 실질과세의 원칙은 이를 배제하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조세조약의 해석과 적용에도 적용된다. 이 사건 제1심이 인용하였다.
관련 법령
- 대한민국 정부와 이태리공화국 정부 간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이중과세회피와 탈세방지를 위한 협약 제3조 제2항 협약에서 정의하지 않은 용어는 문맥상 다른 해석이 요구되지 않는 한 협약을 적용하는 체약국의 관련 세법상 의미에 따라 해석하도록 정한다.
- 같은 협약 제12조 제1항·제2항·제3항 상표 등의 사용 또는 사용권, 산업적·상업적 경험에 관한 정보 등의 대가를 사용료로 규정하고, 사용료가 발생하는 국가의 과세권을 인정한다.
- 구 법인세법(2018. 12. 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3조 제8호 가목·나목 상표권이나 산업상·상업상·과학상의 지식·경험에 관한 정보 또는 노하우를 국내에서 사용하거나 그 대가를 국내에서 지급하는 경우의 국내원천소득 해당 여부를 정한다.
- 구 법인세법(2018. 12. 24. 법률 제160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8조 제1항 외국법인에 국내원천소득을 지급하는 자의 법인세 원천징수의무를 정한다.
- 구 상표법(2022. 2. 3. 법률 제1881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제1호·제11호 상표 및 상표 사용의 의미를 정한다. 구법 표기는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인용에 따른 것이다.
- 국세기본법 제14조 제2항 거래의 명칭이나 형식이 아니라 실질내용에 따라 세법을 적용하도록 정한다.
사실관계
상품을 공급한 회사와 상표 사용권을 부여한 회사가 달랐다
원고는 이탈리아 법인 B가 지분 100%를 보유한 국내 판매회사로, 해외 브랜드의 의류·가방 등을 국내에서 판매하였다.
B는 상품 제조자이자 해당 상표의 전 세계 독점사용권자였다. 원고는 2014년 2월 1일부터 2016년 1월 31일까지 B가 생산한 상품을 홍콩 법인 D로부터 매입하여 면세점 사업자와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였다.
이 기간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따라서 문제 된 지급금은 홍콩 법인에 지급한 상품 매입대금과 별도로, 이탈리아 법인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지급한 금액이었다.
상표 사용권과 품질기준을 결합한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6년 6월 13일 B와 ‘Sublicense Agreement’를 체결하면서 효력발생일을 2014년 2월 1일로 정하였다.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원고는 해당 상표를 고급 전문매장의 간판과 상호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비독점적 권리를 부여받는다.
- 매장의 위치·인테리어·가구·직원 운영 등에 관한 B의 품질기준과 지침을 준수한다.
- 상표가 표시된 쇼핑백·포장지 등을 사용하고, 광고·프로모션 등에 관하여 B의 승인을 받는다.
- 제공받은 업무정보를 비밀로 유지하고 제3자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 계약이 종료되면 상표 사용을 즉시 중단한다.
영업이익률에 따라 양방향으로 정산하도록 하였다
원고가 높은 수준의 품질기준을 준수하려면 상당한 운영비용이 발생하였다. 계약은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원고의 소매 부문 영업이익률을 비교 가능한 제3자 소매유통업자의 정상가격 범위와 비교하도록 하였다.
대법원이 정리한 조정방식은 다음과 같다.
즉, 원고가 항상 일정한 사용료를 지급하는 구조는 아니었다. 원고의 실적에 따라 B가 원고에게 금액을 지급할 수도 있는 구조였다.
정산금을 지급한 뒤 원천징수처분을 받았다
원고는 계약에 따라 B에 2017년 6월 22일 17,915,601,569원, 같은 해 9월 26일 15,114,872,454원, 합계 33,030,474,023원을 지급하였다.
강남세무서장은 이를 B의 국내원천 사용료소득으로 보아 2019년 12월 13일 원고에게 2017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 원천징수처분을 하였다. 처분금액은 가산세를 포함하여 3,303,047,390원이었다.
이는 국내 판매회사 자신의 영업이익에 대한 일반적인 법인세 부과가 아니라, 외국법인 B가 받은 사용료소득에 관하여 국내 지급자인 원고의 원천징수의무가 문제 된 사건이다.
주요 법리와 판단
조세협약에 정의가 없는 ‘상표의 사용’은 원칙적으로 국내법에 따라 해석한다
한·이태리 조세협약은 사용료의 범위에 상표 사용대가를 포함하지만, ‘상표’와 ‘상표의 사용’을 별도로 정의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협약의 문맥에서 다른 해석이 도출되지 않는 한 국내법에 따라 그 의미를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구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에는 상품에 상표를 부착하는 행위뿐 아니라 광고·거래서류 등에서 상표를 표시하여 널리 알리는 행위도 포함된다. 원고가 사용권을 부여받아 국내 전문매장의 간판 등에 상표를 표시한 것은 상품의 식별·출처표시·품질보증 기능을 수행하는 상표 사용에 해당하였다.
원고는 단순한 표시를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여야 조세협약상 상표 사용이 된다고 주장하였으나, 항소심은 그러한 추가 요건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보았고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하였다.
양방향 이익조정이라는 계산방식만으로 사용료 성격이 달라지지 않는다
법원은 계약의 명칭뿐 아니라 부여된 권리, 당사자의 의무, 지급금의 발생 원인을 함께 살폈다.
원고는 계약에 따라 상표 사용권을 얻었고, 품질기준을 준수하면서 해당 상표를 국내 영업에 활용하였다. 계약이 종료되면 그 사용도 중단하여야 했다. 문제 된 금액은 이러한 계약이 정한 정산기준에 따라 지급되었다.
일정한 이익률을 보장하는 정산방식은 높은 매장 운영비용과 브랜드 가치 유지에 따른 당사자들의 이익을 고려한 것이었다. 따라서 B가 원고에게 손실을 보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실제 지급한 금액의 상표 사용대가 성격이 부정되지는 않았다.
이 판결은 모든 이전가격 조정금이 사용료라는 의미가 아니다.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금액을 계산하였더라도, 그 지급금이 무엇의 대가인지는 별도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취지이다.
비공개 매장 운영정보와 노하우의 대가라는 성격도 인정하였다
B는 원고에게 매장 위치 선정, 인테리어, 직원의 활동과 의무, 상품 포장 등에 관한 기준과 정보를 제공하였다. 원고는 이러한 업무정보를 비밀로 유지할 의무도 부담하였다.
대법원은 노하우 사용료가 경영방법 등에 관한 비공개 기술정보의 사용대가를 의미한다는 법리를 제시하였다. 이어 이 사건 지급금이 상표 사용대가일 뿐 아니라 품질기준 등에 관한 정보 또는 노하우의 대가로도 볼 수 있다는 원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따라서 상표 사용대가인지 여부와 함께, 제공받은 비공개 경영정보의 사용대가인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모든 업무지침이나 품질관리 요구가 곧바로 노하우에 해당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
후속 유통계약에 과세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해지지는 않는다
원고는 2016 사업연도부터 적용된 유통계약에 따른 지급금에는 과세하지 않으면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지급금만 사용료로 과세하는 것은 실질과세와 과세형평에 반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거래구조가 달라졌다고 판단하였다.
정산방식 등이 유사하더라도 거래상대방과 계약상 권리·의무의 구조가 달랐으므로 두 지급금의 실질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유지하였다. 상품 매입과 상표 사용을 하나의 계약에 넣으면 항상 사용료 과세를 피할 수 있다고 판시한 것은 아니다.
실무상 유의점
해외 관계회사에 지급하는 금액은 ‘이익조정금’, ‘보상조정금’ 등의 명칭이나 계산방식만으로 소득의 종류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상품 매입대금인지, 상표·노하우 사용대가인지, 실제 용역의 대가인지 거래내용을 구분하여야 한다.
특히 상품 공급자와 상표 사용권 부여자가 다르고 대금도 별도로 지급한다면, 각 지급금의 발생 원인과 대가관계를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항소심은 원고가 지급금을 매출원가가 아닌 지급수수료로 회계처리한 점도 판단자료로 고려하였다.
계약 검토에서는 상표 사용범위, 품질기준, 비밀유지의무, 계약 종료 시 사용중단 의무, 이익조정 산식뿐 아니라 원천징수세액의 부담 주체와 세금 공제 후 지급 여부도 함께 정하여야 한다. 정상가격 산정의 적정성과 사용료소득 해당 여부는 구분하여 검토할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