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5다219007 판결 [유류분반환청구]
원고들의 상고가 모두 기각되어, 유류분반환청구를 배척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대법원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및 제5조에 따라 상고를 기각하였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실인정과 특별수익 제외에 관한 판단은 아래 원심판결을 기준으로 정리한다.
하급심
원심은 손자 명의로 이루어진 부동산 증여를 실질적으로 아들에 대한 증여로 평가하였다.
그러나 그 증여에는 아들 부부가 고령의 부모를 부양하고 여생을 책임지는 데 대한 보상·대가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았다. 이를 상속분의 선급으로 취급하면 공동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형평을 해치므로,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특별수익에서 제외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7. 8. 28. 자 2006스3 결정 상속인의 직계비속·배우자·직계존속 등에게 이루어진 증여라도, 증여 경위와 수증재산의 가치·성질, 해당 상속인이 실제 받은 이익 등을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상속인에게 직접 증여한 것과 다르지 않다면 특별수익으로 고려할 수 있다.
- 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7885 판결 공동상속인이 받은 생전 증여가 특별수익에 해당하면, 상속개시 1년 이전의 증여인지 또는 당사자 쌍방에게 유류분 침해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와 관계없이 유류분 기초재산에 산입된다.
-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다267620 판결 공동상속인의 특별수익과 민법 제1114조의 관계를 설명한 판결이다. 원심은 공동상속인의 특별수익에 해당하는 증여에는 제1114조의 기간 제한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법리의 근거로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다230083, 230090 판결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 유지·증가에 대한 기여의 대가로 이루어진 증여는 그 대가에 해당하는 한도에서 특별수익에서 제외할 수 있다. 다만 유류분제도가 형해화되지 않도록 증여의 목적과 부양·기여의 구체적 내용 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 사건의 특별수익 제외 판단에 직접적인 근거가 된 판결이다.
관련 법령
원심은 당시의 ‘민법’을 인용하였다. 아래에서는 2026년 개정으로 내용이 달라진 조문을 현행법과 구별하여 표시한다.
- 구 민법(2026. 3. 17. 법률 제214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08조 공동상속인의 특별수익을 상속분 산정에 반영하는 근거이다. 이 사건에서는 증여가 상속분의 선급에 해당하는지, 특별한 부양의 대가로서 특별수익에서 제외되는지가 문제 되었다.
- 민법 제1118조 특별수익자의 상속분에 관한 제1008조를 유류분에 준용한다.
- 민법 제1114조 원칙적으로 상속개시 전 1년간의 증여를 유류분 산정에 포함하고,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한 증여는 그 이전의 것도 포함한다.
- 민법 제1113조 제1항 상속개시 당시의 재산에 증여재산을 가산하고 채무를 공제하여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을 정한다.
- 구 민법(2026. 3. 17. 법률 제214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15조 제1항 원고들이 유류분반환을 원인으로 부동산 지분의 이전등기를 청구한 근거이다.
현행법과 관련해서는 민법 제1008조 단서와 민법 부칙(2026. 3. 17. 법률 제21454호) 제2조·제3조를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다만 이 사건은 개정 전에 확정되었으므로, 신설된 단서를 직접 적용한 사건은 아니다.
사실관계
당사자들의 관계와 증여
피상속인은 배우자와 사이에 원고들과 피고의 아버지를 포함하여 자녀 7명을 두었다. 그중 장남은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하였다.
원고들은 피상속인의 자녀들이고, 피고는 다른 자녀인 아들의 아들, 즉 피상속인의 손자이다.
피상속인은 2017년 6월 12일 손자인 피고에게 자신이 소유하던 토지와 2층 주택 등에 관하여 증여를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해당 부동산은 피상속인 부부가 거주하던 곳이었다.
피상속인은 2022년 7월 28일 사망하였고, 배우자는 2023년 6월 16일 사망하였다.
증여 당시 피상속인 부부의 생활상태
증여 당시 피상속인은 만 86세, 배우자는 만 84세였다.
부부는 거주하던 부동산 외에 별다른 재산이 없어 생활비와 병원비 등을 스스로 부담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원심은 부부가 남은 생애의 생활을 피고의 부모에게 의탁할 필요가 있었다는 사정을 중요하게 고려하였다.
아들 부부의 부양과 주택 리모델링
피고의 부모는 1980년경 혼인한 무렵부터 일정 기간 피상속인 부부를 부양하였다.
증여 이후 피고의 아버지는 6,100만 원을 들여 2017년 10월 12일부터 같은 해 12월 18일까지 주택 2층을 리모델링하였다.
피고의 부모는 공사를 마친 2017년 12월경부터 해당 주택에서 피상속인 부부와 함께 생활하였다. 이후 피상속인과 그 배우자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약 5년 6개월 동안 생활비와 병원비 등을 부담하며 부양하였다.
이 기간은 피상속인이 사망한 뒤 배우자를 계속 부양한 기간까지 포함한 것이다.
다른 자녀들의 부양 상황
원심은 위 기간 동안 원고들을 비롯한 다른 자녀들이 생활비나 치료비를 분담하는 등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았다.
원고 중 한 명이 제출한 통화 녹취록에서도 부동산 명의를 피고의 아버지에게 이전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은 반복되었으나, 피상속인의 어려움을 듣고 자신이 부부를 부양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사정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들의 청구와 주장 변경
원고들은 손자인 피고를 상대로 각 부동산 중 각 1/12 지분에 관하여 유류분반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였다. 이는 원고들이 주장한 청구 지분이며, 법원이 유류분액을 계산하여 인정한 비율은 아니다.
원고들의 법적 주장은 심급에 따라 달라졌다.
피고는 증여가 자신의 부모가 과거 피상속인 부부를 부양한 데 대한 보상이자, 앞으로 부부의 여생을 책임지는 데 대한 대가이므로 특별수익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법리
손자 명의의 증여라도 실질적으로 아들에게 한 증여로 평가할 수 있다
증여받은 사람의 명의만으로 특별수익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인의 자녀나 배우자 등에게 이루어진 증여라도 증여 경위, 재산의 가치와 성질, 해당 상속인이 실제로 받은 이익 등을 종합하여 상속인에게 직접 증여한 것과 실질적으로 같다고 인정되면, 그 상속인의 특별수익 문제로 평가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부동산의 증여 경위와 실제 사용 용도, 피상속인 부부와 아들 부부의 생활관계 등을 고려하여 손자 명의의 증여를 실질적으로 아들에 대한 증여로 보았다.
이는 해당 증여를 상속관계에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관한 판단이다. 원심이 아들의 소유권이나 명의신탁관계를 별도로 인정한 것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실질적으로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이라도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 추가로 판단해야 한다
상속인에 대한 생전 증여를 특별수익으로 취급하는 이유는 그 재산이 장차 받을 상속분을 미리 지급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상속인이 이익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이익이 상속분의 선급인지, 특별한 부양이나 기여에 대한 보상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특별한 부양에 대한 보상까지 모두 상속분의 선급으로 취급하면, 부양을 담당한 상속인과 그렇지 않은 상속인 사이의 실질적 형평이 오히려 깨질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보상·대가에 해당하는 한도에서 특별수익에서 제외할 수 있다.
특별한 부양의 대가인지는 증여 목적과 실제 이행을 함께 살핀다
원심이 고려한 주요 사정은 다음과 같다.
- 증여 당시 피상속인 부부가 고령이고 생활비와 병원비를 마련하기 어려웠다.
- 피고의 부모에게 부부의 여생을 의탁할 필요가 있었다.
- 증여 후 피고의 아버지가 6,100만 원을 지출하여 주택을 리모델링하였다.
- 피고의 부모가 실제로 동거하면서 생활비와 병원비 등을 부담하였다.
- 다른 자녀들은 같은 기간 부양비용을 분담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였다.
원심은 이를 종합하여 증여에 피고 부모의 부양에 대한 보상·대가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단순히 장래에 부양하겠다는 약속만으로 증여재산을 제외한 것이 아니라, 증여 후 실제로 이루어진 동거와 비용 부담까지 확인하여 증여의 성격을 판단한 것이다.
이 사건의 배제 근거는 특별수익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판결의 판단 구조는 다음과 같다.
손자 명의의 증여를 실질적으로 아들에 대한 증여로 평가하고, 그 증여가 아들 부부의 특별한 부양에 대한 보상이라는 이유로 특별수익에서 제외하였다.
원심은 제3자에 대한 상속개시 1년 이전의 증여라는 이유로 제외하거나, 증여 당사자 쌍방에게 유류분 침해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판단하여 청구를 기각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을 제3자 증여에 관한 민법 제1114조 후문의 ‘손해를 가할 것을 안 경우’가 부정된 사례로 소개하면 판결의 판단 근거와 달라진다.
특별수익 제외와 기여분 공제는 구별된다
원심은 피고의 아버지에게 일정 금액이나 비율의 기여분을 정한 다음 이를 유류분에서 공제하지 않았다. 리모델링비 6,100만 원만을 공제한 것도 아니다.
증여 자체가 특별한 부양에 대한 보상으로서 상속분의 선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증여재산을 특별수익에서 제외하였다.
또한 다른 자녀들이 부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들의 유류분권 자체를 상실시킨 판결도 아니다. 다른 자녀들의 부양 상황은 증여의 보상적 성격과 공동상속인 사이의 형평을 판단하는 사정으로 고려되었다.
현행 민법과의 관계
2026년 3월 17일 신설된 민법 제1008조 단서는 특별한 부양이나 재산 유지·증가에 대한 기여의 보상으로 이루어진 증여·유증을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도록 명문화하였다.
부칙 제2조는 이 단서를 2024년 4월 25일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에도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사건은 2022년에 상속이 개시되고 개정 전에 확정되었으므로, 원심은 신설 단서가 아닌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판단하였다.
한편 현행 민법 제1115조 제1항의 가액지급 방식은 부칙 제3조에 따라 2026년 3월 17일 시행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부터 적용된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부동산 지분의 이전등기를 청구한 것은 구법에 따른 것이다.
실무상 유의점
- 손자·며느리 등 상속인 외의 가족이 증여받은 경우에는 명의상 수증자와 실질적으로 이익을 받은 상속인을 구별해야 한다.
- 실질적으로 상속인에 대한 증여라고 판단한 뒤에도, 그 증여가 상속분의 선급인지 특별한 부양·기여의 보상인지 따로 검토해야 한다.
- 부양의 대가라는 주장은 동거 기간, 생활비·병원비 지급자료, 간호 내역, 주택 수선비 지출 및 증여 당시의 의사 등을 통해 구체화해야 한다.
- 부양 사실이 일부 있다는 이유만으로 증여재산 전부가 자동으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증여재산의 가치와 부양·기여의 정도 사이의 상응관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 이 사건을 인용할 때에는 원심의 구체적인 사실판단과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확정된 결과를 구별하여 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