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업인수 양해각서상 실사 협조의무 위반과 실사비용 배상

핵심 결론 기업인수 본계약 체결 전이라도 양해각서에서 정한 실사 협조의무는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다. 자료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면 상대방이 지출한 실사비용을 배상해야 하지만, 우선협상권 침해에 따른 위약벌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5다210801, 2002다2539, 2001다75295, 2015다235766

해당 판례

수원고등법원 2025. 2. 6. 선고 2024나24551 판결 [약정금]
대법원 2025. 7. 3. 선고 2025다210801 판결 [약정금]
대법원이 원고의 상고와 피고들의 부대상고를 모두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여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다. 이하 사실관계와 구체적인 법리는 항소심판결을 기준으로 정리한다. 대법원-2025다210801 자료제공의무 실사의무 위반(…
하급심 및 확정 경과
구분판결판단
제1심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 9. 12. 선고 2024가단210621 판결원고 패소
항소심수원고등법원 2025. 2. 6. 선고 2024나24551 판결주식 매도인과 대상회사에 실사비용 5,5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연대배상 명령. 매도인에 대한 위약벌 3억 원 청구는 기각
상고심대법원 2025. 7. 3. 선고 2025다210801 판결상고와 부대상고 모두 심리불속행 기각
항소심은 실사 협조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인정하면서, 별도 확약서에서 정한 우선협상권 침해에 따른 위약벌 지급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수원고등법원-2024나24551 자료제공의무 실사의무 위반

관련 판례

  • 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계약의 이행으로 얻을 이익의 배상 대신, 계약이 이행될 것으로 믿고 지출한 비용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지출하는 비용은 통상손해에 해당하지만, 신뢰이익의 배상은 이행이익을 초과할 수 없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1다75295 판결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한 통상적인 지출과 특별한 사정으로 지출한 비용을 구분하고, 후자는 상대방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배상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5다235766 판결 지출비용의 배상은 이행이익의 증명이 어려운 경우 증명을 쉽게 하기 위하여 인정된다. 따라서 계약이 이행되었더라도 얻을 이익이 없는 경우에는 지출비용의 배상도 청구할 수 없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 법령

  • 민법 제390조 채무의 내용에 따른 이행을 하지 않은 경우의 손해배상책임.
  • 민법 제393조 제1항, 제2항 통상손해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범위.
  • 민법 제387조 제2항 이행기한이 없는 채무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한다.
  •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3항 제2호, 제5조 이 사건 대법원이 상고와 부대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한 근거 규정.
민법 조항은 항소심의 채무불이행·손해배상 판단에 관련된 규정이고,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조항은 대법원판결에 직접 기재된 규정이다.

사실관계

기업인수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
원고는 대상회사의 3대 주주였다. 개인 피고는 대상회사의 대표이사이자 주주였고, 대상회사도 피고로 소송에 참여하였다.
원고는 개인 피고가 보유한 대상회사 주식을 매수하여 최대주주가 되는 거래를 추진하였다. 구체적인 매수 주식 수와 거래조건은 실사를 거쳐 협의하기로 하였다.
이에 원고와 피고들은 2024년 1월 15일 본계약 체결에 앞서 양해각서를 작성하였다.
조항주요 내용
제2조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되, 본계약 체결 자체에 구속되지는 않음. 신의성실에 따라 협력할 의무는 부담
제5조배타적 협상기간 동안 원고에게 우선협상권 부여. 제3자와 유사한 거래를 논의·협상하거나 제안을 권유하고 비공개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등을 금지
제6조원고가 대상회사의 재무·경영·회계·세무·법률 사항을 실사할 수 있도록 피고들이 자료 제출, 인터뷰, 회사 방문 등에 협조
제7조실사자료 등의 비밀유지 및 거래 목적에 따른 사용
제10조제5조부터 제12조까지는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고, 해당 조항 위반으로 손해가 발생하면 배상
실사 협조는 대상회사의 통상적인 사업활동을 중요한 측면에서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지도록 정하였다.
별도 확약서와 위약벌 약정
원고와 개인 피고는 2024년 2월 7일 별도의 확약서를 작성하였다. 확약서에 기재된 날짜는 2월 6일이지만, 법원은 실제 작성일을 2월 7일로 인정하였다.
확약서는 개인 피고가 원고에게 배타적 최우선 협상권과 우선매수권을 보장하고, 이를 위반하면 위약벌 3억 원을 지급하도록 정하였다.
이 권리는 원고가 서면으로 매수를 거절할 때까지 유효하되, 확약서 체결 후 3개월 안에 매수에 동의하지 않으면 거절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하였다. 확약서에는 실사 협조의무 위반 자체를 위약벌 지급사유로 정한 내용은 없었다.
반복된 자료 요청과 미제공
원고는 법률사무소와 회계법인을 실사 자문기관으로 선정하였다.
자문기관들은 2024년 2월 8일부터 2월 15일까지 필요한 자료목록을 보내고, 2월 23일과 2월 26일에도 자료 제공을 거듭 요청하였다.
그런데 피고들은 요청받은 187개 자료 중 6개만 구비한 상태였고, 원고 측에 실제로 제공한 자료는 전혀 없었다.
원고는 실사를 위하여 2024년 2월 16일경 자문기관에 보수 5,000만 원과 부가가치세 500만 원을 합한 5,5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주주들과 대표이사의 분쟁 및 실사 중단
대상회사 주주들은 개인 피고의 경영상 행위에 문제를 제기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주주들은 이후 횡령·배임 혐의에 관한 고소와 대표소송 등을 제기하였다.
2024년 2월 29일 양측 직원의 통화에서 대상회사 직원은 3월 초부터 실사에 협조할 수 있다고 답하였다. 원고 측 직원은 투자자들이 대표이사에 대한 고소와 손해배상청구를 추진하고 있으므로 우선 실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하였다.
피고들은 이를 근거로 원고가 실사를 거절했으므로 자신들에게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원고의 청구
원고는 다음 두 가지를 청구하였다.
  • 개인 피고와 대상회사에 대하여: 양해각서 위반으로 낭비된 실사비용 5,500만 원의 연대배상.
  • 개인 피고에 대하여: 별도 확약서상 최우선 협상권 침해를 이유로 위약벌 3억 원 지급. 수원고등법원-2024나24551 자료제공의무 실사의무 위반

법리

양해각서도 실사 협조의무에 관해서는 구속력을 가질 수 있다
기업인수에서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다음 실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인수가격과 거래조건을 조정한 후 본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양해각서에는 본계약 체결을 강제하지 않는 내용과, 협상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가 함께 들어갈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제10조가 실사 협조의무를 정한 제6조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본계약이 아직 체결되지 않았더라도 피고들은 약정한 실사에 협조해야 했다.
본계약을 체결할 의무가 있는지와, 본계약 체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실사에 협조할 의무가 있는지는 구분된다.
실사 협조의무는 말로 협조 의사를 밝히는 것만으로 이행되지 않는다
피고들은 실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법원은 요청자료 중 상당수가 정관, 사업자등록증, 주주총회·이사회 의사록 등 기본자료이거나, 상장 준비·외부감사·전환사채 발행 과정에서 이미 작성하거나 제공했던 자료라고 보았다.
자료의 내용과 수가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고, 모든 자료의 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도 아니었다.
일부 자료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더라도 제공 가능한 자료부터 제출하고, 나머지 자료의 제공 일정과 범위를 협의할 수 있었다. 피고들은 이러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
영업상 기밀이라는 사정만으로 모든 자료 제공을 거절할 수는 없다
실사자료에 중요한 경영정보나 기밀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료를 전혀 제공하지 않은 행위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양해각서는 비밀유지의무를 두면서 거래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의 정보 제공을 예정하고 있었다. 피고들은 거래 목적에 맞는 자료를 선별하여 제공하거나 제공 방식과 범위를 협의할 수 있었다.
원고가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하려 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고가 경쟁업체에 인수된 것은 실사 요청 이후의 일이었고, 실사 요청 당시 부당한 목적이 있었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매수인이 나중에 실사 중단 의사를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의무 위반이 면책되지는 않는다
법원은 원고 측의 실사 중단 발언만 떼어 판단하지 않았다.
그 전에 피고들이 아무런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고, 대부분의 자료를 준비하지도 않았으며, 실제 이행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고 보기 어려웠다는 점을 함께 살폈다.
또한 실사 중단은 피고들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던 중 대표이사와 주주들 사이의 분쟁이 발생한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이러한 경위에 비추어 법원은 원고가 실사를 거절했기 때문에 피고들이 협조하지 못했다는 항변을 배척하였다.
실사를 신뢰하고 지출한 자문비용은 배상대상이 될 수 있다
원고가 청구한 것은 기업인수로 얻을 예상 수익이 아니라, 피고들이 약속한 실사에 협조할 것으로 믿고 지출한 비용이었다. 이는 신뢰이익의 배상에 해당한다.
법원은 다음 사정을 들어 5,500만 원 전액을 통상손해로 인정하였다.
  • 법률·회계 실사는 인수 여부와 조건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절차였다.
  • 거래 규모, 실사 업무의 전문성과 난이도 등을 고려할 때 보수가 과도하지 않았다.
  • 피고들은 원고가 보수를 지급하기 전에도 실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원고가 비용 지출 당시 피고들의 의무 불이행을 예상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이는 기업인수가 성사되지 않으면 언제나 상대방이 실사비를 부담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실사 협조의무를 위반했고, 그 의무의 이행을 신뢰하여 합리적인 비용이 지출되었다는 점이 배상의 근거가 되었다.
신뢰이익 배상에는 이행이익이라는 한계가 있다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었더라도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면, 지출비용을 모두 배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뢰이익 배상은 이행이익의 범위를 초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피고들은 대상회사에 여러 문제가 있었고 원고가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려 했으므로, 거래가 이루어졌어도 원고에게 이익이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항소심은 이행이익이 신뢰이익보다 적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측이 증명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원고는 실사에서 문제점을 확인하면 가격 등 거래조건을 유리하게 조정할 수 있었고, 인수 후 경영을 통하여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었다. 따라서 피고들의 주장만으로 이행이익이 없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실사 협조의무 위반과 우선협상권 침해는 별도로 판단한다
개인 피고가 실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제3자와 협상하거나 비공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원고의 우선협상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는 없다.
확약서의 위약벌은 배타적 최우선 협상권과 우선매수권을 위반한 경우에 지급하도록 정해져 있었다.
원고가 제시한 진술서와 대화 내용은 다른 회사와의 거래를 계획·검토하고 있다는 정도였고, 개인 피고가 실제로 제3자와 주식 매도 협의를 시작하거나 기밀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했다.
따라서 위약벌 3억 원 청구는 기각되었다. 위약벌이 지나치게 크다는 이유로 감액한 것이 아니라, 약정된 지급사유가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양해각서에 따른 실사비용 청구는 실사 협조의무 위반만으로 인정되었으므로, 법원은 그 청구와 관련하여 양해각서상 우선협상권 침해 여부까지 추가로 판단하지 않았다. 수원고등법원-2024나24551 자료제공의무 실사의무 위반

실무상 유의점

  • 본계약 체결의 자유와 협상 과정의 의무를 구분해야 한다. 양해각서에서 자료제공, 실사 협조, 비밀유지, 배타적 협상 조항의 구속력을 명확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
  • 자료를 즉시 제공하기 어렵다면 구체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제공 가능한 자료부터 제출하고, 지연 사유·제공 일정·기밀 보호방안을 협의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 위약벌의 적용대상을 정확히 정해야 한다. 우선협상권 침해에만 위약벌을 정하면 실사 비협조까지 당연히 포함되지는 않는다.
  • 실사비용의 지출과 필요성을 함께 증명해야 한다. 자문계약, 지급증빙, 업무 범위, 자료 요청과 독촉 내역이 핵심 자료가 된다.
  • 이 사건을 인용할 때는 항소심의 구체적 판단과 대법원의 확정을 구분해야 한다. 실사비용 배상과 위약벌 기각의 이유는 수원고등법원판결에 제시되어 있고, 대법원에서는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그 결론이 확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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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 기업인수합병 대우건설·대우인터내셔널 매각 등 대형 M&A와 국내외 기업인수 경험을 바탕으로 주식매매, 영업양수도, 경영권 양도, 법률실사, 계약협상 및 M&A 분쟁을 자문합니다. 해당 분야 전체 자료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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