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귀책사유 없는 일부 이행불능과 매매대금 반환 — 채무자위험부담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책임

핵심 결론 계약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일부 채무가 이행불능이 되면, 채무자는 해당 부분의 대금을 청구하거나 보유할 수 없다. 이미 받은 대금은 별도의 계약해제 없이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5다209624, 2008다98655, 2010다25698

해당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년 12월 18일 선고 2024나2018114 판결〔부당이득반환 등 청구의 소〕
주식·경영권·가수채권을 일괄 양도하는 계약에서 일부 가수채권의 이전이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불가능해지자, 매도인들과 연대보증인이 그 부분에 대응하는 매매대금 108,057,533원 및 지연손해금을 연대하여 반환하도록 판결하였다.
대법원 2025다209624 사건의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년 3월 13일 선고 2022가단5299365 판결
제1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와 피고 D가 각각 항소하였고, 항소심은 양측의 항소를 각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변경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9년 5월 28일 선고 2008다98655, 98662 판결 쌍방의 귀책사유 없는 이행불능으로 채무자가 급부의무를 면하면 반대급부도 청구하지 못하고, 이미 이행된 급부는 부당이득 법리에 따라 반환하여야 한다. 이 사건의 직접적인 근거 판례이다.
  • 대법원 2011년 1월 27일 선고 2010다25698 판결 민법 제538조의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는 채권자의 작위·부작위가 급부의 실현을 방해하고, 이를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신의칙상 비난받을 수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사건에서는 그러한 매수인의 귀책사유가 인정되지 않았다.

관련 법령

민법 제537조 — 채무자위험부담주의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당사자쌍방의 책임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
이 사건의 핵심 근거 조항이다. 이행불능이 된 급부에 대응하는 대금도 받을 수 없다는 위험의 배분을 정한다.
  • 민법 제538조 제1항: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채무자가 반대급부를 청구할 수 있다.
  • 민법 제572조 제1항: 매매목적 권리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하여 매도인이 이를 취득·이전할 수 없는 경우, 매수인은 해당 부분의 비율로 대금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
  • 민법 제741조: 법률상 원인 없이 보유하게 된 기지급 대금의 반환에 관한 일반 규정이다.

사실관계

당사자와 채무관계
구분지위와 역할
원고 A 회사H 회사와 함께 대상회사의 주식·경영권·가수채권을 양수한 매수인. 이 사건에서는 이전받지 못한 채권에 대응하는 대금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피고 D매도인 중 한 사람. 문제 된 가수채권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여 A에게 이전할 계약상 의무를 부담하였다.
피고 L·C·F다른 매도인들. 계약상 연대책임 조항에 따라 D와 함께 반환책임이 문제 되었다.
피고 E매도인들의 계약상 의무를 연대보증한 사람이다.
대상회사 G매매대상 주식의 발행회사이자 가수채권의 채무자. 제3자 I에게 대여금을 변제하였다.
제3자 I문제 된 가수채권의 실제 권리자. G를 상대로 대여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여기서 이행불능이 문제 된 채무자는 A에게 권리를 이전해야 하는 D이다. I에게 대여금을 갚아야 하는 채무자는 대상회사 G로서, 두 채무관계를 구별해야 한다.
주식·경영권·가수채권의 일괄 양수도
A와 H는 2019년 7월 30일 피고 매도인들과 대상회사 G의 주식·경영권 및 G에 대한 대여금채권을 합계 11억 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판결은 이 대여금채권을 ‘가수채권’이라고 부른다.
양도대상에는 I가 보유한 가수채권 중 절반에 해당하는 215,570,615원 부분도 포함되었다.
D는 종전의 I와의 약정에 따라 출자전환 등의 절차를 거쳐 해당 부분을 취득할 예정이었다. 양수도계약 제1조 제3항은 출자전환으로 취득할 주식을 A에게 이전하는 방식과, 이를 위하여 D가 필요한 절차를 이행할 의무를 정하였다.
법원은 이를 단순히 장래 발행될 주식만을 매매한 것으로 보지 않고, 해당 가수채권에 관한 권리를 최종적으로 A에게 귀속시키기 위한 약정으로 해석하였다.
제3자 채권자의 소송과 변제로 인한 채권 소멸
A는 매매대금 중 1,089,000,000원을 지급하였고, 매도인들도 문제 된 가수채권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이전의무를 이행하였다.
그런데 I는 G를 상대로 해당 가수채권을 포함한 대여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G와 D가 소송에 대응하였으나 I의 승소판결이 확정되었고, G가 I에게 판결금채무를 모두 변제하면서 가수채권이 소멸하였다.
이에 따라 D가 해당 권리를 취득하여 A에게 이전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A는 피고들을 상대로 그 부분에 대응하는 기지급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하였다.

법리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는 객관적·후발적 일부 이행불능
문제 된 가수채권은 계약 당시 제3자 I에게 귀속되어 있었으나, 계약 체결 후 변제로 소멸하였다. 따라서 D가 이를 취득하여 A에게 이전하는 것은 객관적·후발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법원은 이 부분의 이전불능이 A와 D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귀책사유가 없어도 해당 부분의 대금을 보유할 수는 없다
D는 대상회사의 소송 패소가 자신과 무관하므로 대금을 반환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민법 제537조에 따르면, 쌍방의 귀책사유 없는 이행불능의 경우 채무자는 자신의 급부의무를 면하는 대신 그에 대응하는 반대급부도 청구하지 못한다.
이 사건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 D는 소멸한 가수채권에 관한 권리를 A에게 이전할 의무를 면한다.
  • 동시에 그 권리에 대응하는 매매대금을 받을 근거도 없어진다.
  • 이미 지급받은 해당 부분의 대금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따라서 D에게 이행불능에 대한 귀책사유가 없다는 사실은 대금반환의무를 부정하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
반환의 근거는 계약해제가 아니라 위험부담이다
이 사건에서 인정된 것은 민법 제537조에 따라 이행불능 부분의 반대급부를 보유할 근거가 없어져 발생하는 부당이득반환의무이다.
따라서 채무자의 귀책사유를 전제로 하는 민법 제546조의 이행불능 해제와 구별된다. 계약 전체를 해제하거나 D의 고의·과실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이전받지 못한 권리에 대응하는 대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
법원은 민법 제572조 제1항도 함께 제시하여, 매매목적 권리 일부를 취득·이전할 수 없게 된 경우 그 비율에 따른 대금감액이 가능하고, 이미 지급된 대금은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매수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예외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D는 A의 책임 때문에 출자전환과 권리이전이 불가능해졌다고도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A의 작위·부작위가 신의칙상 비난받을 정도로 출자전환을 방해하였다는 증거가 없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채권자의 귀책사유를 이유로 대금을 유지할 수 있는 민법 제538조의 예외도 적용되지 않았다.
반환액은 소멸한 채권의 액면액이 아니라 그에 대응하는 매매대금이다
반환 대상은 가수채권 액면액 215,570,615원 전액이 아니다. 일괄 매매대금 중 해당 채권을 취득하기 위하여 지급한 부분이다.
법원은 주식과 가수채권의 거래대금을 구분하여 산정한 결과, 108,057,533원을 반환액으로 인정하였다. 이는 채권을 이전받지 못하여 발생한 손해 전액을 배상하도록 한 판단과도 구별된다.
다른 매도인과 연대보증인도 계약 내용에 따라 반환책임을 부담한다
계약 제12조 제1항은 매도인들과 연대보증인 E가 계약상 모든 의무를 연대하여 부담한다고 정하였다. 다른 조항들도 원상회복과 초과대금 반환 등 파생 의무의 연대책임을 규정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계약 내용과 거래 목적을 근거로 일부 이행불능에 따른 대금반환의무까지 연대책임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채무자에게 잘못이 없다”는 판단과 “이미 받은 대금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은 별개이다. 쌍방의 귀책사유 없는 이행불능에서는 손해배상책임과 구별하여, 민법 제537조에 따른 대금청구권의 소멸 및 기지급 대금의 반환을 검토해야 한다.
일괄 양수도계약의 일부만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는 이전받지 못한 권리의 범위, 그에 대응하는 거래대금, 다른 매도인과 보증인의 책임 범위를 계약 문언에 따라 특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건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주식·경영권·가수채권을 일괄 양수하는 계약에서 일부 가수채권이 당사자 쌍방의 귀책사유 없이 변제로 소멸하여 그 이전이 불가능해진 경우, 양도인은 민법 제537조의 위험부담 법리에 따라 해당 권리에 대응하는 기지급 매매대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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