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피용자의 행위가 외형상 사용자의 업무와 관련되면 사용자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핵심 결론 사실확인 없이 교사를 해고하고 무릎 꿇는 사과를 강요한 운영자와 폭행한 아동의 이모, 운영법인의 공동책임을 인정하였다. 다만 사망과의 상당인과관계는 부정하고, 불법행위 자체에 대한 위자료 5,000만 원을 인정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4다280232, 2020다270503, 2006다17355, 2010다74416

해당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년 7월 25일 선고 (인천)2021나12887 판결〔손해배상(기)〕
보육교사에 대한 폭행·사과 강요·부당해고를 공동불법행위로 평가하고, 운영법인의 사용자책임까지 인정한 사례이다.
하급심·상고·확정
구분사건판단
제1심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1년 5월 21일 선고 2020가합104544 판결아동의 이모 B에 대한 5,000만 원 배상책임 인정. 운영자 C와 법인에 대한 청구는 기각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24년 7월 25일 선고 (인천)2021나12887 판결운영자 C와 법인도 B와 공동하여 5,000만 원을 배상하도록 추가 인정
상고심대법원 2024다280232첨부 사건 경과상 상고이유서 미제출로 상고기각·확정
항소심은 배상원금 총액을 늘린 것이 아니라, 같은 5,000만 원에 대하여 책임지는 주체를 운영자와 법인까지 확대한 것이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1년 11월 25일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
  • 대법원 2006년 7월 28일 선고 2006다17355 판결 부당해고가 언제나 불법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없는 해고권 남용에 해당하면 별도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한다.
  • 대법원 2011년 1월 27일 선고 2010다74416 판결 업무상 잘못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려면,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다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예견가능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1992년 6월 23일 선고 91다33070 전원합의체 판결 사용자의 책임과 피용자의 공동불법행위 상대방이 부담하는 책임은 부진정연대관계에 있다는 법리이다. 이 사건은 이를 근거로 운영법인과 다른 가해자들의 책임관계를 설명하였다.

관련 법령

판결이 부당해고 관련 선례를 인용하면서 표시한 구법은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 제1항이다. 이는 선례의 법령 표기이며, 이에 대응하는 규정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다.

사실관계

어린이집 야외수업 중 발생한 사고를 계기로 교사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이어졌다.
망인은 보육교사로 약 9년간 근무하였고, 그중 약 2년 7개월 동안 피고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일하였다.
야외수업 중 아동 H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후, 망인이 아동을 밀쳐 넘어뜨렸다는 내용의 게시글들이 인터넷 카페에 올라왔다.
그러나 항소심은 망인의 실수로 사고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고의로 아동을 밀었다는 사실이나 취업규칙상 해고사유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운영자는 별다른 조사 없이 해고하고, 아동의 어머니 앞에서 무릎을 꿇도록 강요하였다.
어린이집의 실질적 운영자 C와 법인은 사고 당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해임을 결의하고 망인에게 해고를 통지하였다. 법원은 이 과정에서 별다른 사실조사가 없었고, 해고예고나 해고사유의 서면통지 등 절차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
다음 날인 2018년 10월 12일 오전, C는 어린이집을 방문한 아동의 어머니 I 앞에서 망인에게 즉시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고 다그쳤다.
I는 항소심에서 망인이 몸을 떨며 무릎을 꿇었고, 자신을 뒤따라 나와 사고를 해결하지 못하면 어린이집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하면서 도와달라고 호소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같은 날 오후에는 아동의 이모가 망인의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
아동의 이모 B는 어린이집을 찾아와 망인을 질책하였고,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망인의 얼굴에 컵 안의 물을 끼얹었다.
B는 이 행위에 관하여 폭행죄의 유죄판결을 받았고,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민사재판에서도 우연히 물을 쏟았을 뿐이라는 B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망인이 사망한 후 어머니가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망인은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어머니인 원고는 B, C 및 운영법인을 상대로 사망에 따른 일실손해와 망인·원고 자신의 위자료 등 총 457,862,957원을 청구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사망으로 인정하였고, 항소심에서는 심리부검감정도 이루어졌다. 다만 법원은 이러한 자료와 별도로 민사상 사망책임의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하였다.

법리

가. 사실확인 없이 이루어진 해고가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없는 권한 남용이면 불법행위가 된다.
해고가 무효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위자료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해고사유가 없음을 쉽게 알 수 있는데도 해고하는 등, 해고권 남용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이 함께 인정되었다.
  • 사고 당일 별다른 사실조사 없이 해고한 점
  • 교사의 실수로 발생한 사고일 가능성이 있었던 점
  • 고의적인 가해행위나 취업규칙상 해고사유가 증명되지 않은 점
  • 해고예고·서면통지 및 취업규칙상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점
법원은 이를 종합하여 해고의 효력이 부정되는 데 그치지 않고, 망인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나. 민원 수습을 위한 사과라도, 지위의 우위를 이용해 무릎을 꿇도록 강요하면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다.
C는 별다른 절차 없이 교사를 즉시 해고할 수 있을 정도로 우월한 지위에 있었다. 망인은 해고와 손해배상청구 등에 대한 심리적 압박 속에서 그 지시를 거부하기 어려웠다.
법원은 충분한 사실조사도 없이 학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게 하는 것이 교사의 적정한 업무범위에 속하지 않고, 자발적인 사과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직장 내 지위의 우위를 이용한 사과 강요 자체가 독립된 불법행위가 되었다.
다. 운영법인은 사고 수습 과정에서 이루어진 운영자의 행위에 사용자책임을 진다.
사과 강요와 해고는 야외수업 중 발생한 사고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운영자의 행위가 위법하더라도, 객관적·외형적으로 법인의 업무수행과 관련된 행위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법원은 이에 따라 운영법인의 민법 제756조상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였다.
원고는 법인에 대하여 근로계약상 보호의무 위반도 주장하였지만, 법원은 사용자책임을 인정하였으므로 그 선택적 청구원인을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라. 사과 강요와 폭행을 사전에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C의 사과 강요와 B의 폭행은 같은 사고에 관하여 망인의 책임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연속하여 이루어졌다. 오전의 강요로 발생한 정신적 충격은 오후의 폭행으로 심화되었다고 평가되었다.
법원은 이러한 행위들이 객관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보아 공동불법행위를 인정하였다.
따라서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가해자별 관여 정도에 따라 위자료를 나누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된 손해 전부에 대하여 공동책임을 부담한다. 운영법인의 사용자책임도 이들과 부진정연대관계에 있다. 서울고등법원인천-2021나12887
마. 불법행위와 사망 사이의 사실적 관련성만으로 사망에 따른 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폭행·사과 강요·해고가 위법하다는 판단과, 그 행위 때문에 발생한 사망손해까지 배상해야 하는지를 구별하였다.
사망손해를 인정하려면 단순한 사실적 인과관계를 넘어, 가해자들이 그러한 사망 결과를 예견하였거나 예견할 수 있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는 자살가능성을 인지할 외부적 징표가 확인되지 않은 점, 폭행이 지속·반복되지 않은 점 등 판결이 든 사정에 비추어 그러한 예견가능성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다음 두 자료도 사망에 대한 민사책임을 바로 인정할 근거로 보지 않았다.
자료법원의 평가
업무상 사망에 대한 산재 인정산업재해보상과 민사상 손해배상은 요건과 기능이 다르므로, 산재 인정만으로 피고들의 사망 예견가능성이 증명되는 것은 아님
심리부검감정사고 이후 여러 사건이 사망의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적 관련성을 뒷받침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법률상 상당인과관계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님
그 결과 사망에 따른 일실손해 청구는 배척되었다. 이 판단은 폭행·괴롭힘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일반적으로 부정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의 증거에 따른 판단이다.
바. 사망책임을 부정하더라도, 생전의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책임은 남는다.
법원은 피고들의 행위로 망인이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어머니인 원고도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보았다.
위자료와 원고의 실제 청구 인정액은 다음과 같다.
구분금액
망인에게 인정한 위자료 총액60,000,000원
원고가 상속한 부분: 60,000,000원 × 1/230,000,000원
어머니인 원고 자신의 위자료20,000,000원
원고에게 지급할 합계50,000,000원
5,000만 원은 사망에 대한 배상금이 아니라, 폭행·사과 강요·부당해고로 인한 위자료 중 원고에게 귀속되는 금액이다. 피고 세 명에게 각각 5,000만 원씩 지급하도록 한 것도 아니다. 서울고등법원인천-2021나12887

실무적 유의점

  • 민원 내용과 확인된 사실을 구별해야 한다. 인터넷 게시글이나 보호자의 항의만으로 고의적 가해행위를 단정하여 해고하면, 해고무효를 넘어 불법행위책임이 문제 될 수 있다.
  • 민원 해결을 위한 지시에도 한계가 있다. 공개적인 굴욕을 수반하는 사과를 강요하거나 손해배상 부담을 압박하는 방식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
  • 외부 민원인의 행위와 내부 관리자의 행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같은 사안을 둘러싼 연속된 가해행위라면 사전 공모가 없어도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 사망손해와 불법행위 자체의 손해를 구분하여 청구해야 한다. 사망과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생전의 정신적 손해와 그 상속, 가족 자신의 손해는 별도로 판단될 수 있다.
  • 산재 인정이나 심리부검감정의 증명 범위를 구체화해야 한다. 업무와 사망 사이의 관련성뿐 아니라, 개별 피고가 당시 인식할 수 있었던 위험징표까지 구분해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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