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대법원 2022년 3월 31일 선고 2019다274639 판결〔주식양도절차이행〕
주식양도를 위해 다른 출자자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는 주주간협약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우선매수권 부여절차와 별도로 출자자 전원의 양도 동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여, 주식매수인인 원고의 주권인도 및 주식양도절차 이행청구를 모두 기각한 항소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2019년 9월 19일 선고 2019나2006063 판결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항소심에서 추가된 선택적 청구를 포함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출자자 전원의 동의와 이사회 승인을 얻지 못하였으므로, 계약 제6조 단서에 따라 주식양수도계약이 무효가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년 1월 11일 선고 2017가합585996 판결
원고 승소 취지의 제1심판결이다. 피고가 항소하였고, 항소심에서 결론이 변경되었다. 제1심 판결문은 제공되지 않았으므로 구체적인 판단 이유는 확인되지 않는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3년 5월 9일 선고 2013다7608 판결 이 사건 대법원판결이 직접 인용한 선행 판례이다. 주주 사이의 주식양도 제한약정은 투하자본 회수 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않고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다면 당사자 사이에서 원칙적으로 유효하다는 법리의 근거로 제시되었다.
- 대법원 2008년 7월 10일 선고 2007다14193 판결 주주 사이의 주식양도 제한약정의 원칙적 유효성을 인정하였다. 아울러 정관상 필요한 이사회 승인을 얻지 않은 주식양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을 뿐, 양도 당사자 사이의 주식양도계약 자체가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항소심이 인용한 판례이다.
- 대법원 2000년 9월 26일 선고 99다48429 판결 설립 후 5년간 주식양도를 금지한 약정을 투하자본 회수 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보아 무효로 판단하였다. 해당 사건에서는 주주 전원의 동의라는 예외도 사실상 양도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전원 동의 조항의 유효성은 조항의 존재 자체보다 실제 양도 가능성과 제한의 합리성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관련 법령
상법 제335조 제1항·제2항 — 주식의 양도성
항소심판결에 인용된 조문은 다음과 같다.
① 주식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다. 다만, 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발행하는 주식의 양도에 관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할 수 있다.
② 제1항 단서의 규정에 위반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아니한 주식의 양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② 제1항 단서의 규정에 위반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아니한 주식의 양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제1항은 주주간 양도제한약정의 허용 범위를 판단하는 기초가 된다. 제2항에 따른 회사에 대한 효력 부정과, 당사자 사이의 특약에 따른 양수도계약 자체의 무효는 구별해야 한다.
민법 제105조 — 임의규정
법률행위의 당사자가 법령 중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관계없는 규정과 다른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그 의사에 의한다.
이 사건 대법원판결의 참조조문이다. 주주간협약과 개별 주식양수도계약에서 정한 동의 요건 및 그 미충족 효과를 해석하는 데 관련된다.
민법 제150조 제2항 — 조건성취에 대한 반신의행위
②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을 성취시킨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하지 아니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
원고가 항소심에서 원용한 조항이다. 원고는 피고가 신의칙에 반하여 절차를 중단하고 계약 무효사유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사실관계
가. 역할을 분담한 출자자들의 개발사업 참여
주식회사 청주테크노폴리스는 청주시 일대의 첨단 복합 산업단지 개발사업을 위해 2008년 6월 12일 설립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이다.
설립 당시 출자자는 신영 30%, 청주시 20%, 산업은행 15%, 대우건설 15%, 대보건설 7%, 삼보종합건설 5%, 선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 5%, 신영건설 3%로 구성되었다.
출자자들은 단순히 자금을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영은 사업 주간사, 청주시는 공공출자자, 산업은행은 재무적 출자자, 대우건설 등은 건설출자자로서 사업 수행에 필요한 역할을 분담하였다.
나. 주주간협약의 양도 동의 및 우선매수권 조항
출자자들은 2008년 5월 9일 주주간협약을 체결하였다. 협약 제14조는 원칙적으로 협약 종료 전 주식양도를 제한하면서, 다음 경우에는 정해진 조건에 따라 양도할 수 있도록 하였다.
“⑴ 어느 출자자가 보유주식을 계속하여 보유하는 것이 관련법령상 위법하게 되는 경우”
“⑵ 어느 출자자의 보유주식 양도에 대하여 나머지 출자자 전원이 동의하는 경우”
“⑵ 어느 출자자의 보유주식 양도에 대하여 나머지 출자자 전원이 동의하는 경우”
제14조 제2항은 위 예외에 따라 주식을 양도하려는 경우 다른 출자자들에게 지분비율에 따른 우선매수권을 부여하였다.
제3항은 주식 수와 주당 매도희망가격을 통지하고, 정해진 기간 내 매수의사를 통지하지 않으면 우선매수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하였다. 제4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양도 희망 출자자는 다른 출자자들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주식이 있는 경우, 양도 희망 출자자는 동 주식을 매수의 의사표시를 통지한 다른 출자자들이나 제3자에게 임의로 양도할 수 있다.”
위 ‘임의로 양도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전원 동의 요건까지 배제하는지가 핵심적인 해석 쟁점이었다.
다. 원고의 두 차례 주식매수계약
원고 에스피엔지니어링은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2013년 8월 22일 대보건설로부터 회사 주식 7%인 70,000주를 7억 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거래는 출자자 동의절차를 거쳐 2013년 11월 18일 이사회 승인을 받았다.
별도로 원고는 2013년 9월 3일 피고 신영으로부터 회사 주식 5%인 50,000주를 5억 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5,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두 거래가 모두 완료되면 원고의 지분은 12%가 되는 구조였다.
라. 개별 양수도계약에서도 전원 동의와 이사회 승인을 요구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 제6조는 주주간협약상 절차를 이행하고 출자자 전원의 동의를 받은 다음 이사회 승인이 이루어지면 3일 이내에 잔금을 지급하도록 정하였다. 단서에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출자자 전원의 동의 및 발행회사의 이사회 승인이 이행되지 아니할 경우에는 본 계약을 무효로 하고, ‘갑’은 계약금(오천만원정)을 ‘을’에게 지체없이 반환지급한다.”
계약 제7조는 양수인인 원고가 주주간협약 및 관련 계약의 규정을 준수하도록 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은 양수인이 주주간협약상 제한을 몰랐거나 그 적용에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취득한 사안이 아니었다.
마. 일부 출자자의 반대와 절차 중단
2013년 12월 16일 실무자 회의에서 산업은행 등 일부 출자자가 이 사건 주식양도에 반대하였고, 출자자 동의절차와 이사회 승인절차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하였다.
항소심은 그 배경으로, 이미 2013년 11월 25일 PF대출이 실행되어 주주구성 변경에 관한 대주단의 동의를 받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과, 주간사인 피고의 지분 감소 및 원고의 지분이 10%를 초과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들었다.
피고는 계약이 무효가 되었다고 통보하고 2014년 2월 7일 계약금 5,000만 원을 반환하였다. 원고는 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하면서 5억 원 지급과 동시에 주권을 인도하거나 주식양도절차를 이행하라고 청구하였다.
법리
가. 주주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는 양도제한약정도 유효할 수 있다
대법원은 주주 사이의 주식양도 제한약정이 다음 기준을 충족하면 당사자 사이에서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 주주의 투하자본 회수 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않을 것
-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을 것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이 중요하게 고려되었다.
첫째,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거쳐 양도할 수 있으므로 주식양도가 전면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었다.
둘째, 주주가 8명으로 제한되어 있어 다른 주주의 동의를 받는 것이 양도를 금지하는 정도라고 보기 어려웠다.
셋째, 회사의 존립기간이 설립등기일부터 13년으로 정해져 있어 투하자본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넷째, 주간사·공공출자자·재무적 출자자·건설출자자의 역할이 사업 수행에 중요하므로, 주주구성의 변동을 제한할 합리적인 필요성이 있었다.
나. 우선매수권 불행사와 주식양도 동의는 서로 다른 의사표시이다
우선매수권은 다른 출자자가 제시된 수량과 가격으로 주식을 먼저 매수할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이다.
반면 양도 동의는 해당 양수인이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적법한지, 새로운 주주로서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타당한지 등을 심사하는 절차이다.
따라서 “내가 그 주식을 사지 않겠다”는 의사와 “그 사람에게 주식을 넘기는 데 동의한다”는 의사는 동일하지 않다.
협약 제14조 제4항의 ‘임의로 양도할 수 있다’는 문구도 앞선 조항들과 함께 해석해야 한다. 그 문구만으로 제1항의 전원 동의 요건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다. 계약 문언뿐 아니라 당사자의 인식과 실제 거래절차도 해석 근거가 된다
항소심은 원고가 작성한 ‘주주지분 변경에 대한 절차’ 문서에 우선매수권 절차 외에도 제3자 선정, 출자자 전원 동의서, 이사회 승인이 별도로 기재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원고가 대보건설의 주식을 취득할 때에도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 확인 후 별도의 양도동의서를 받고 이사회 승인을 거쳤다.
이러한 사정은 원고 역시 우선매수권 부여와 출자자 동의를 별개의 절차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뒷받침하였다.
라. 동의·승인 미취득 시 무효로 하는 특약에 따라 계약의 효력이 부정되었다
이 사건 계약은 출자자 전원의 동의와 이사회 승인을 계약의 효력이 유지되기 위한 적극적 요건으로 정하고, 이를 얻지 못하면 계약을 무효로 하도록 명시하였다.
항소심은 동의나 승인을 얻지 못한 경우가 반드시 정식 동의 요청에 대한 명시적 거절이나 이사회에서의 부결에 한정되지는 않는다고 해석하였다. 이 사건과 같이 일부 출자자의 반대로 동의·승인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절차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았다.
이는 이 사건의 계약 문언과 절차 중단 경위를 종합한 해석이다. 매도인이 임의로 승인절차를 중단하기만 하면 계약을 무효로 만들 수 있다는 일반적 법리는 아니다.
마. 계약금 반환과 합의해제는 구별된다
피고는 계약금을 반환하고 원고가 이를 수령하였으므로 계약이 합의해제되었다고 주장하였다.
항소심은 계약금 반환이 ‘계약이 이미 무효가 되었다’는 피고의 통보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것만으로 당사자 사이에 계약을 해제하려는 의사가 합치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원고의 청구가 기각된 이유는 계약금 수령에 따른 합의해제가 아니라, 동의·승인 미취득 시 무효로 하는 특약의 적용이었다.
바. 신의칙에 반한 조건성취 주장은 증거 부족으로 배척되었다
원고는 피고가 절차 진행을 중단하고 자신을 기망하여 계약 무효사유를 발생시켰다고 주장하면서 민법 제150조 제2항을 원용하였다.
항소심은 일부 출자자의 반대 때문에 절차가 중단된 것으로 인정하였고, 피고가 동의·승인절차를 방해하거나 원고를 기망하였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도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우선매수권 포기서와 주식양도 동의서는 구별하여 확보해야 한다. 우선매수권 행사기간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양수인에 대한 동의까지 받은 것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 양도 동의, 우선매수권 포기, 이사회 승인을 각각 충족하였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주간협약의 제한과 개별 양수도계약의 효력 조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양수도계약 자체가 주주간협약을 준수하도록 정하고, 동의·승인 미취득 시 계약을 무효로 하는 조항까지 두었다. 따라서 이 판결을 주주간협약 위반 양도가 모든 제3자와의 관계에서도 당연히 무효라는 근거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이사회 승인 누락과 계약 자체의 무효를 구분해야 한다. 상법 제335조 제2항에 따른 회사에 대한 효력 부정과 달리, 이 사건 계약 자체의 무효는 별도의 명시적 특약에 근거하였다.
전원 동의 조항은 실제 투자금 회수 가능성과 사업상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제한된 주주 수, 유한한 존립기간, 출자자별 역할 분담이 중요하였다. 존립기간이나 회수수단이 불명확한 회사에 동일한 조항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결론을 보장할 수는 없다.
승인절차의 진행 의무와 종료 기준을 계약서에 정할 필요가 있다. 동의 요청 주체, 협력 의무, 승인 취득기한, 미취득 시 종료 방식 및 귀책사유가 있는 당사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면, 단순한 절차 지연인지 계약 종료사유가 발생한 것인지에 관한 분쟁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