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업양수 전 체불임금의 형사책임—근로관계 승계와 단순 채무인수의 구별

핵심 결론 영업양수인이 근로관계와 체불임금채무를 승계한 후 퇴직 시 이를 청산하지 않으면 형사책임을 부담한다. 반면 근로관계 승계 없이 채무만 인수한 경우에는 그 약정만으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8도7691, 2000다18608, 2009도7722, 2012도4230

해당 판결

부산지방법원 2018. 4. 26. 선고 2017노4919 판결
[근로기준법위반·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하급심
부산지방법원 2017. 12. 8. 선고 2017고단2486 판결
상고심 및 확정 경과
대법원 2018도7691 사건에서 상고기각결정으로 확정.
  • A: 벌금 200만 원 유지.
  • B: 제1심의 벌금 600만 원을 변경하여 형의 선고유예. 선고유예할 형은 벌금 200만 원이다.
  • H에 대한 부분: 제1심에서 B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사실관계

가. 상가 관리업무의 양도와 당사자 관계

A는 상가번영회 대표를 자처하면서 상가건물을 사실상 유지·관리하던 사람이다. B는 건물관리업체인 Q회사의 대표이사이다.
Q회사는 2015년 12월 29일 A와 상가 운영·관리업무에 관한 권한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16년 1월 26일부터 실제 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계약에는 다음 사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 상가번영회의 운영관리업무권한 일체를 Q회사에 인도한다.
  • 기존 채권·채무는 실사를 거쳐 적법한 내용을 인수하고, 종전 채무를 적법하고 합리적인 범위에서 해결한다.
  • 종전 체불임금은 협의하여 분할 지급한다.
  • A는 직원들의 임금체불 현황을 교부한다.
  • 기존 직원들은 자유의사로 A에게서 퇴사한 후 B의 회사로 이직할 수 있다.

나. 근로자별로 근무 종료와 고용승계 여부가 달랐다

구분근로관계 및 미지급 내용책임 판단
K 등 6명영업 인수 전에 퇴직하였고, 퇴직 후 14일도 인수 전에 경과. 체불임금 합계 8,617,952원A의 형사책임 인정
R·S·T·U·V 5명인수 후에도 Q회사에서 기존 업무를 계속하다가 퇴직. 종전 체불임금과 퇴직금 합계 42,584,978원B의 형사책임 인정
H인수 당일 열쇠와 업무를 인계하고 퇴직. Q회사의 관리 개시 후에는 근무하지 않음B의 형사책임 부정
계속 근무한 5명에 대해서는 B가 직접 밀린 임금을 분할 지급하겠다고 말하며 계속 근무를 요청하였다. Q회사는 인수일 이후의 임금만 지급한 것이 아니라 2016년 1월분 임금 전체를 지급하였다.
H는 종전 상가번영회에서만 근무하였고, 퇴직 무렵 A로부터 퇴직금도 모두 지급받았다고 증언하였다. H와 관련하여 기소된 것은 미지급 임금 부분이었다.

다. 항소심에서 B의 형만 변경

제1심은 A에게 벌금 200만 원, B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하고, B의 H에 대한 임금 미지급 부분은 무죄로 판단하였다.
항소심도 A와 B의 책임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B가 근로자 5명의 미지급 임금·퇴직금을 전액 지급하고 처벌불원 의사를 받은 사정 등을 고려하여, B에 대해서는 형의 선고를 유예하였다.

법리

가. 관리업무 일체의 인수와 실제 근무의 계속을 근거로 영업양도 및 근로관계 승계를 인정하였다

법원은 상가 운영관리업무권한 일체를 이전하는 계약을 영업양도로 평가하였다.
근로관계 승계 여부에 대해서는 계약서에 적힌 ‘퇴사 후 이직’이라는 표현보다 다음과 같은 실제 이행 내용을 중시하였다.
  • 근로자들이 인수 전후에 동일한 업무를 계속하였다.
  •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사직하였다는 자료가 없었다.
  • 일부 근로자는 새로운 근로계약서 작성 없이 계속 근무하였다.
  • 새로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도 종전 근로관계 단절에 관한 내용이 없었다.
  • B는 체불임금 해결을 약속하면서 계속 근무를 요청하였다.
  • Q회사는 인수 전 기간을 포함한 1월분 임금을 지급하였다.
따라서 양도인과 양수인이 계약서에 퇴사·재입사 문구를 넣었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의 계속근로가 단절되지는 않는다.

나. 양도 전에 이미 성립한 A의 형사책임은 이후의 채무인수로 이전되지 않는다

A는 양수도계약에 따라 체불임금 책임이 B에게 이전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K 등 6명에 대한 금품청산의무 위반죄는 영업 인수 전에 이미 퇴직 후 14일이 경과하여 성립하였다. 따라서 이후 B 측이 해당 채무를 인수하였는지와 관계없이 A의 형사책임은 유지된다.
민사상 지급채무의 인수와 이미 성립한 범죄에 대한 형사책임의 귀속은 별개의 문제라는 취지이다.

다. 근로관계가 승계된 뒤 퇴직하였다면, 양수인은 종전 체불임금을 포함한 금품청산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

R 등 5명에 대한 B의 책임은 영업양도 전에 발생한 임금까지 포함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법원은 근로관계 및 체불임금채무가 승계되었고, 이들이 퇴직한 후 14일이 경과할 당시 지급권한을 가진 대표자가 B라는 점을 근거로 책임을 인정하였다.
이는 A의 과거 범죄를 B에게 이전한 것이 아니라, B가 승계한 사용자 지위에서 퇴직 시 금품청산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이다.
여기서 퇴직 후 14일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36조의 금품청산의무 위반이다. 재직 중 정기 지급일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의 책임과 구별하여 이해해야 한다.

라. 근로관계가 승계되지 않았다면, 체불임금채무 인수 약속만으로 사용자로 처벌할 수 없다

H는 Q회사의 관리업무 개시 후에는 근무하지 않았으므로, Q회사로 고용이 승계되었다는 공소사실의 전제가 증명되지 않았다.
제1심은 Q회사 측이 H의 체불임금을 인수하겠다고 말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Q회사나 B를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주체인 사업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채무인수자까지 형사처벌 대상인 사업주에 포함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확장해석·유추해석이라는 이유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민사상 채무인수 책임의 가능성은 열어 두면서 형사책임은 부정한 판단이다. 법원이 H에 대한 민사상 책임까지 확정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마. 관리권한의 적법성 분쟁만으로 실제 사용자의 임금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B는 A에게 적법한 관리권한이 없어 양수도계약이 무효이므로 지급책임도 없다고 주장하였다.
제1심은 Q회사가 구분소유자들에게 계약의 구속력을 주장할 수 있는지와 근로자에 대한 책임을 구별하였다. 근로자들이 Q회사를 위하여 관리비 부과·수납, 주차료 징수, 시설보수 등의 업무를 계속 수행한 사실을 중시하였다.
이는 관리권 양수도계약의 대외적 효력을 전면적으로 인정한 판단이 아니라, 실제 고용·근로 제공 및 승계 관계에 기초하여 노동법상 책임을 인정한 판단이다.

실무적 유의점

  • 근로자별로 판단해야 한다. 인수 전 퇴직자, 인수 후 계속 근무한 사람, 인수 시점에 근로관계를 종료한 사람을 나누고 퇴직일·고용승계 여부·14일 경과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
  • 종전 체불임금도 인수 실사의 핵심 대상이다. 인수 후 발생한 임금을 모두 지급했더라도, 승계한 종전 체불임금을 퇴직 시 청산하지 않으면 별도의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
  • 퇴사·재입사 조항만으로 계속근로 단절을 전제해서는 안 된다. 근로자의 자발적 의사, 실제 퇴직 처리, 정산 및 근무의 연속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 선고유예는 무죄와 다르다. B는 유죄 판단이 유지되었으며, 항소심에서 전액 지급 등 사후 사정을 고려하여 형의 선고가 유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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