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예비적 죄명: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위반방조)·사기(예비적 죄명: 사기방조)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1. 14. 선고 2016고단7713 판결은 피고인의 유사수신행위 및 사기 정범으로서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고, 유사수신행위 방조와 사기방조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240시간을 선고하였다.
환송 전 원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3. 29. 선고 2017노4331 판결은 전부 무죄를 선고하였다. 특히 해외 운영자들의 국적이 불명확하여 대한민국 법률의 적용 여부가 분명하지 않고, 원금보장약정이나 인허가 여부에 관한 증명도 부족하므로 정범의 유사수신 범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유사수신행위 방조 부분의 판단을 뒤집었다. 국내에서 약정 체결과 출자금 수수가 이루어진 이상 해외 운영자에게도 대한민국 형벌법규가 적용되고, 광고팩 거래의 실질도 출자금을 초과하는 금액의 지급을 약정한 자금모집이라고 판단하였다.
다만 사기·사기방조에 대한 검사의 상고는 기각하여 해당 무죄 부분이 분리·확정되었다. 유사수신행위 정범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이유도 배척하였으나, 예비적 공소사실인 방조 부분과 동일체 관계에 있어 주문상 함께 파기·환송하였다. 따라서 대법원이 피고인의 정범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파기환송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3. 26. 선고 2020노2150 판결은 유사수신행위 방조만을 실질적인 심판대상으로 삼았다.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여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하였다. 정범 부분은 이유무죄로 처리하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도6241 판결, 대법원 2016. 9. 8. 선고 2015도14373 판결 실제 상품거래를 통한 대금 수령과 상품거래를 가장한 자금모집을 구별하는 선행판례이다. 대상판결은 이 기준을 광고팩 구입과 광고보기 용역의 형식을 취한 투자모집에 적용하였다.
- 대법원 2000. 4. 21. 선고 99도3403 판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2도2626 판결 범죄행위의 일부가 국내에서 이루어진 경우 국내범으로 판단하는 법리와 관련된다. 대상판결은 홈페이지 개설지나 최종 자금 수령지가 해외라는 사정만으로 국내법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8478 판결 상고이유가 배척된 부분의 확정력에 관한 판례이다. 환송심이 유사수신행위 정범 부분을 다시 유죄로 판단할 수 없다고 본 근거가 되었다.
- 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0572 판결 환송 후 새로운 증거로 기초 증거관계가 달라지지 않는 한, 환송법원은 상고심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법률상 판단에 기속된다는 판례이다.
관련법령
-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인허가·등록·신고 없이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면서, 장래에 출자금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출자금을 받는 행위.
-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유사수신행위의 금지.
-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유사수신행위 금지 위반에 대한 벌칙.
- 형법 제2조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과 외국인에 대한 형법의 적용.
- 형법 제8조 다른 법령에 정한 죄에 대한 형법 총칙의 적용.
- 형법 제32조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종범의 처벌과 형의 감경.
- 법원조직법 제8조 해당 사건에 관한 상급심 판단의 기속력.
대상판결과 환송심은 위 핵심 적용조문에 관하여 별도의 구법 한정표시를 사용하지 않았다.
사실관계
성명불상의 운영자들은 해외법인 B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회원을 모집하고 ‘광고팩’을 판매하였다. 피고인은 투자자들에게 홈페이지의 사업 내용을 설명하면서 수익 배당과 원금 보장 등을 안내하고 투자를 권유하였다. 또한 투자자들로부터 광고팩 구입비를 받아 외화로 환전한 뒤 회원별 계정에 반영되도록 송금하는 업무를 대행하였다.
사업의 기본 구조는 투자자가 광고팩을 구입하고 88일 동안 광고보기 등의 미션을 수행하면 구입비의 150%를 지급받는 것이었다. 여기서 150%는 구입비를 기준으로 한 지급액이며, 원금 외에 별도로 150%의 이익을 지급한다는 의미로 정리해서는 안 된다.
광고미션은 하루 최대 20회 정도 인터넷 배너 광고를 보고 클릭하는 것으로, 누구나 짧은 시간에 쉽게 수행할 수 있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활동을 실질적인 용역 제공으로 보기보다 투자금에 대한 지급약정을 포장하는 형식으로 평가하였다.
홈페이지에는 회사 자산에 비하여 수익금 지급채무가 과다해지면 지급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쉬프트’ 조건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지급의 일시 유예를 뜻하였고, 약정한 지급채무 자체를 없애는 조건은 아니었다. 유예된 금액도 회원별 전산 화면에 표시되었으며, 피고인과 투자자들 대부분도 같은 의미로 이해하였다.
피고인은 B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국내 인허가는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운영자들의 구체적인 신원과 국적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국내 투자자들의 회원가입과 수익금 지급약정 체결, 피고인의 투자금 수령·환전·송금은 대한민국에서 이루어졌다.
법리
일반적인 판단 기준
상품이나 용역이 거래에 등장한다는 사정만으로 유사수신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상품거래의 대가를 받는 경우와, 상품·용역 거래를 가장하거나 빙자하여 사실상 출자금을 받는 경우를 구별하여야 한다.
판단의 핵심은 자금 지급의 실질과 반환·수익 지급약정의 내용이다. 상품·용역이 독립된 경제적 의미를 갖는지, 지급받는 금액이 실제 거래 성과에 따라 달라지는지, 출자금 전액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의 지급이 약정되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출자금 초과 지급을 약정한 경우, 지급 시기를 일시 유예할 수 있다는 조건만으로 유사수신 해당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지급채무 자체가 변동하는 조건과 이미 약정한 금액의 지급 시기만 늦추는 조건은 구별하여야 한다.
해외 운영자의 사업이라도 범죄행위의 일부가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이루어지면 국내 형벌법규가 적용될 수 있다. 운영자의 국적을 알 수 없거나 서버·홈페이지·최종 수령 계좌가 해외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국내법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
모집·송금 대행자의 방조책임은 정범의 유사수신행위와 이를 돕는 행위, 그에 대한 고의를 구분하여 판단한다. 직접 사업을 운영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정범 책임과 관련되지만, 타인의 유사수신행위를 인식하면서 모집과 송금을 도운 경우의 방조책임까지 배제하지는 않는다.
해당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광고보기가 누구나 단시간에 수행할 수 있는 형식적인 활동이고, 이를 수행하면 구입비를 초과하는 금액을 고정적으로 지급받는 구조라는 점에 주목하였다. 광고팩과 광고보기라는 외형에도 불구하고 거래의 실질은 출자금 모집이라고 판단하였다.
‘쉬프트’ 조건도 유사수신 해당성을 부정하지 못하였다. 약정금액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건이 아니라 지급 시기를 늦추는 조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수익금 지급약정 체결과 출자금 수수가 이루어진 점을 근거로 해외 운영자들에게 대한민국의 유사수신행위 규제법이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정범의 범죄 성립에 관한 원심의 부정적 판단을 파기하였다.
환송심은 피고인이 사업의 지급 구조와 국내 인허가 부재를 인식하면서 투자를 권유하고 송금을 대행한 사정을 종합하여, 유사수신행위를 돕는 데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였다.
사기와 사기방조는 별개의 판단이다. 해당 부분은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무죄 판단이 확정되었으며, 유사수신행위 방조의 유죄 판단으로 뒤집히지 않았다. 유사수신 규제 위반에 대한 인식과 사기의 편취범의에 대한 인식은 구별되는 쟁점이다.
실무적 유의점
투자상품 검토에서는 ‘원금보장’이라는 표현의 유무보다 실제 지급약정을 확인하여야 한다. 출자금 초과 지급을 고정적으로 약정하면서 형식적인 미션만 부과하였다면, 광고·용역 사업이라는 명칭만으로 규제를 피하기 어렵다.
모집자의 책임을 검토할 때에는 투자설명 자료, 메시지, 홈페이지 화면, 입금·환전·송금 내역 및 인허가 관련 대화가 중요하다. 단순한 참여자인지, 사업 구조를 인식하면서 타인의 가입과 자금 납입을 도운 사람인지를 구별할 자료가 된다.
해외 사업은 약정 체결지와 국내 자금 수령 과정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최종 수령 계좌가 해외에 있더라도 국내 모집·수수 행위가 존재하면 국내법 적용 문제가 남는다.
변론에서는 정범과 방조범, 유사수신과 사기의 구성요건을 각각 나누어 주장하여야 한다. 이 사건은 정범 책임과 사기 관련 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면서도 유사수신 방조책임은 인정된 사례이다.
환송심에서는 파기 주문의 범위와 실제로 다시 다툴 수 있는 범위를 구별해야 한다. 주위적 공소사실이 예비적 공소사실과 함께 파기되었더라도, 그 부분의 상고이유가 이미 배척되었다면 환송심에서 반대 판단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