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두46458 판결 [시정명령등취소]
-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고려노벨화약
- 피고, 피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 결과: 원고의 상고 기각
하급심
원심은 조사협조자 감면을 인정하지 않은 처분과 시정명령에 대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공동행위의 종료일을 잘못 정하여 관련매출액을 산정했다는 별도의 이유로, 과징금 13,622,000,000원, 즉 136억 2,200만 원의 부과처분은 취소하였다.
대법원에서 판단한 핵심은 원고가 주장한 1순위·2순위 조사협조자 감면요건의 충족 여부이다. 따라서 대법원의 상고기각을 과징금 136억 2,200만 원 전액을 그대로 유지한 판결이라고 설명해서는 안 된다.
관련 판례
임직원이 내부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대비하는 문건이나 대응방안을 마련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성실하게 협조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과 비교하면, 단순한 조사 대비와 실제 증거의 삭제·은폐로 제출자료가 불충분해진 경우를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위 판결은 비교를 위한 관련 판례이며, 이 사건 대법원 판결문이 직접 인용한 판례는 아니다.
관련 법령
구법의 개정 기준일은 공개된 원심판결의 표기를 반영하였다.
① 조사협조자 감면의 근거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의2 제1항 제2호 증거제공 등의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한 자에 대한 과징금 감경·면제의 근거를 규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12. 3. 21. 법률 제114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의2 제4항 감면대상자의 범위와 감면기준·정도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한다.
② 성실협조의무와 순위별 요건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6. 19. 대통령령 제23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1항 제1호 (다)목 공동행위 관련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6. 19. 대통령령 제23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1항 제2호 (가)목, (나)목 공정거래위원회의 증거 확보 상태와 성실협조 등을 포함한 1순위 조사협조자의 요건을 규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6. 19. 대통령령 제23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5조 제1항 제3호 (가)목, (나)목 두 번째로 필요한 증거를 단독 제공한 조사협조자가 성실협조 등 요건을 갖춘 경우 과징금의 50%를 감경하도록 규정한다.
③ 성실협조 판단기준
- 구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시정조치 등 감면제도 운영고시(2012. 1. 3.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1-11호로 개정된 것) 제5조 증거·정보의 파기, 조작, 훼손, 은폐 여부 등을 성실협조 판단요소로 규정한다.
위 고시는 원심판결이 “개정된 것”으로 표시하고 있으므로 그 표현을 그대로 반영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16. 6. 17. 선고 2015누42529 판결
사실관계
① 고려노벨화약과 한화가 산업용 화약시장에서 담합하였다.
두 회사는 국내 산업용 화약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조정하고, 공장도가격을 공동으로 인상·유지하며, 신규 사업자의 진입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하고 실행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사 후 두 회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② 현장조사 당일 담합자료가 삭제되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조사를 실시한 2012년 4월 9일, 고려노벨화약의 직원은 지시를 받아 공동행위 관련 자료가 저장된 자신의 컴퓨터를 포맷하였다.
현장조사 직후에는 고려노벨화약의 임원이 한화 직원을 만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양사로부터 어떤 자료를 확보하였는지 정보를 교환하였다.
③ 한화가 먼저 신청하고 고려노벨화약이 뒤따랐다.
한화는 2012년 4월 18일 먼저 감면신청을 하였다.
고려노벨화약은 증거 삭제 등이 있은 때로부터 한 달 남짓 지난 2012년 5월 18일 두 번째로 감면신청을 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고려노벨화약이 관련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자료를 제출하는 등 성실하게 협조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감면을 인정하지 않았다.
④ 고려노벨화약은 신청 전 행위를 이유로 감면을 거절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고려노벨화약은 자료 폐기가 직원 개인의 우발적 행위이고, 설령 회사의 증거 은폐로 보더라도 감면신청 전에 이루어졌으므로 성실협조의무 위반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먼저 신청한 한화가 조사협조자 감면을 받지 못했으므로 자신을 1순위 조사협조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⑤ 과징금 산정단계의 일반적인 조사협력 감경은 이미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고려노벨화약이 조사 과정에서 위반사실을 인정하고 도움이 되는 진술을 한 점 등을 반영하여 과징금 산정단계에서 30%를 감경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적인 조사협력 감경과 자진신고·조사협조자 제도에 따른 감면은 별개로 판단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16. 6. 17. 선고 2015누42529 판결
법리
① 두 번째로 신청했다는 사실만으로 감경받는 것은 아니다.
2순위 조사협조자로서 감경받으려면 필요한 증거를 단독으로 제공한 두 번째 사업자라는 요건 외에도 성실협조 등 법령상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성실협조는 단순히 담합을 인정하거나 일부 자료를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관련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자료를 제출하며 조사가 끝날 때까지 협조해야 한다.
② 성실협조의무는 원칙적으로 신고 또는 협조 개시 시점부터 발생한다.
대법원은 성실협조의무가 원칙적으로 자진신고 시점 또는 조사에 협조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발생한다고 명확히 하였다.
따라서 신고 전 행위에 성실협조의무를 소급하여 적용하는 방식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
핵심은 신고 전에 한 증거 삭제가 신고 당시 제출자료와 진술의 충실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이다.
③ 신고 전 증거인멸로 신고 당시 자료가 불충분해졌다면 감면을 거절할 수 있다.
증거 삭제·은폐가 신고 전에 이루어졌더라도 그 영향은 신고 당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 결과 신고나 조사협조 개시 시점에 불충분한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평가된다면, 신고 또는 조사협조 자체가 불성실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현장조사 당일 증거를 삭제하고, 그로부터 가까운 시점에 실제 감면신청을 하였으며, 삭제행위로 제출증거가 불충분해졌다고 평가하였다.
따라서 “증거를 삭제한 뒤 자진신고하면 삭제행위는 감면심사에서 제외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④ 모든 과거의 자료 삭제가 자동으로 감면 배제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은 과거의 삭제행위 자체만이 아니라, 그것이 신고 당시 증거제공의 충실성에 미친 영향이다.
따라서 삭제 경위와 시점, 관련 자료의 중요성, 실제 제출자료와 진술의 내용 등을 연결하여 판단해야 한다. 신고 전 삭제행위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감면이 불가능하다고 확대해서는 안 된다.
⑤ 1순위 조사협조자도 독립적으로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1순위가 되려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동행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였거나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사에 협조해야 한다. 성실협조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고려노벨화약이 감면신청을 할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장조사와 한화의 증거제출을 통해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였다. 고려노벨화약의 성실협조도 인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한화가 감면을 받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고려노벨화약을 1순위로 인정할 수 없었다.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두46458 판결
⑥ 감면요건 충족과 담합 종료일은 구분된다.
원심은 조사협조자 감면을 부정하면서도, 고려노벨화약이 2012년 5월 18일 감면신청을 함으로써 공동행위에서 탈퇴하였다고 인정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가 합의파기 공문을 발송하기 전날인 2012년 5월 29일까지를 위반기간으로 보았다. 원심은 이 때문에 관련매출액이 잘못 산정되었다고 판단하여 과징금부과처분을 취소하였다.
즉, 감면제도의 성실협조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판단과, 담합에서 이탈한 시점을 인정하는 판단은 양립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원심의 별도 판단이고, 이 사건 대법원이 직접 설시한 중심 법리는 감면요건에 관한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2016. 6. 17. 선고 2015누42529 판결
결론
대법원은 고려노벨화약이 신고 전 증거 삭제의 영향으로 불충분한 자료를 제출하였으므로 성실협조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하였다. 1순위 조사협조자로 인정해 달라는 주장도 배척하였다.
다만 원심은 별도로 공동행위 종료일 산정의 오류를 이유로 과징금부과처분을 취소하였다. 이 사건은 조사협조자 감면은 부정되었지만 과징금 산정의 적법성은 별개로 다투어 일부 승소한 사건이다.
실무상 유의점
- 조사나 자진신고를 검토하는 단계부터 관련 전자자료·문서의 보존을 확보해야 한다. 신고 전 삭제도 이후 제출자료의 불충분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성실협조를 입증하려면 제출자료 목록, 누락 사유, 보완 경과 및 진술의 일관성을 관리해야 한다.
- 신청 순위와 실질적인 감면요건을 구분해야 한다. 선순위 신청자의 탈락만으로 후순위자의 감면이 보장되지 않는다.
- 일반적인 조사협력 감경과 조사협조자 감면을 구분하여 주장해야 한다.
- 감면 불인정, 공동행위 종료일, 관련매출액 산정은 각각 독립된 쟁점으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