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임대인이 수리해 주는 동안에도 월세를 전부 내야 할까?

핵심 결론 임대인이 필요한 수선공사를 하더라도 임차인은 사용·수익에 지장이 생긴 범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이미 지급한 차임 중 53,614,723원의 반환채권으로 상계를 인정하고, 남은 채무를 지급받은 다음 근저당권을 말소하도록 한 판결이 확정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6다26754, 2014다65724, 2007다83694, 2024다256116

해당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 5. 18. 선고 2015나12101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다26754 판결에서 원고와 피고의 상고가 모두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어 확정되었다.
사건명은 ‘채무부존재확인’이지만, 환송 후 판결의 청구취지와 주문은 상계를 이유로 한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에 관한 것이다.
청구·상계 주장최종 결과판단 내용
근저당권설정등기 말소청구일부 인용원고가 잔존채무 14,875,365원과 이에 대한 2012. 6. 1.부터 지급일까지 연 6%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면, 피고가 그다음 말소등기절차를 이행
공사기간 중 지급한 차임의 부당이득반환채권에 의한 상계53,614,723원 인정실제 사용·수익이 제한된 기간과 정도에 해당하는 차임을 반환채권으로 인정하여 상계
세차기 설치비 63,345,450원에 관한 부속물매수·비용상환 등 주장배척독립된 세차기는 부속물매수청구 대상이 아니고, 비용상환청구권 등의 포기약정이 인정됨
세차기 무상양도 약정이 거래상 지위 남용이라는 주장배척임차인이 수익성을 계산하여 교체를 요청하고 추가비용 부담에 동의한 사정 등을 고려
구조변경공사에 따른 손해배상·위자료 81,144,075원에 의한 상계배척공사 강행이나 거래상 지위 남용이 인정되지 않고, 주장한 매출이익 감소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음
환송 후 판결은 소송총비용의 20%를 원고, 나머지를 피고가 부담하도록 하였다. 재상고심 비용은 각자가 부담하였다.
하급심 및 소송경과
  •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11. 22. 선고 2012가합103733 판결 원고가 불복하여 항소하였다.
  • 환송 전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4. 8. 21. 선고 2014나1074 판결 세차기 관련 청구와 거래상 지위 남용 주장을 배척하였다. 수선공사 중 일부 시설을 사용하지 못한 것도 필요한 수선에 따른 불가피한 것으로서 임차인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라고 보아 차임 관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 파기환송심: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65724 판결 세차기 관련 판단과 거래상 지위 남용에 관한 판단은 수긍하였다. 그러나 필요한 수선공사로 사용·수익에 지장이 생긴 경우에도 그에 상응하는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 환송 후 항소심: 서울고등법원 2016. 5. 18. 선고 2015나12101 판결 감정결과 등을 토대로 차임 반환액을 53,614,723원으로 산정하고 상계를 인정하였다. 상계 후 남은 채무를 지급받은 다음 근저당권을 말소하도록 제1심판결을 변경하였다.
  • 재상고심: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다26754 판결 양쪽 상고를 모두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하였다. 구체적인 반환액과 상계 계산은 환송 후 항소심의 판단이며, 재상고심이 별도의 상세한 이유를 제시한 것은 아니다.

관련판례

  •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44778, 44785 판결 임대인의 사용·수익 제공의무와 임차인의 차임 지급의무는 서로 대응한다. 목적물을 전혀 사용할 수 없으면 차임 전부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지만, 일부 사용에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범위에서만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다83694 판결 피담보채무가 모두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근저당권 말소를 청구하였으나 일부 채무가 남아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잔존채무를 변제한 다음 말소를 구한다는 취지도 청구에 포함된다고 보았다.
  • 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다256116 판결 차임 지급의무는 임대차계약의 효력으로 발생하지만, 임대인이 사용·수익 제공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임차인은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차임채무의 발생과 지급거절권을 구별한 후속 관련 판례이다.
관련 해설로 ChatByun의 「임대차목적물 인도와 차임 지급의무의 발생」을 함께 참고할 수 있다.

관련법령

가. 임대차·부당이득·상계

  • 민법 제618조, 민법 제623조: 임대차의 내용과 임대인의 목적물 인도 및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 유지의무를 정한다.
  • 민법 제624조: 임대인이 임대물의 보존에 필요한 행위를 하는 경우 임차인은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
  • 민법 제627조 제1항: 임차인의 과실 없이 임차물 일부를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된 경우 그 부분의 비율에 따른 차임 감액청구를 인정한다.
  • 민법 제626조, 민법 제646조 제1항: 임차인의 비용상환청구권과 부속물매수청구권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741조: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의 반환의무를 정한다.
  • 민법 제492조 제1항, 민법 제493조: 상계의 요건과 의사표시, 상계적상 시점으로 소급하는 효과를 정한다.
  • 민법 제387조 제2항: 이행기한이 없는 채무의 이행지체 책임은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발생한다.
  • 상법 제54조: 상행위로 인한 채무의 법정이율을 정한다.
  • 민사소송법 제251조: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는 경우 장래이행의 소를 허용한다.

나. 사건 당시 적용된 공정거래 관계 법령

현재의 대응 규정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1항 제6호와 제109조 제1항이다. 이 사건에 적용된 구법의 조문번호와 구별해야 한다.

사실관계

가. 충전소 임대차와 근저당권 설정

원고는 현대오일뱅크로부터 LPG 충전소와 운영에 필요한 시설을 임차하여 운영하였다.
갱신된 임대차기간은 2009. 6. 1.부터 2012. 5. 31.까지였고, 임차보증금은 160,000,000원, 월차임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하여 52,360,000원이었다.
원고는 피고에게 부담하는 차용금채무 등을 담보하기 위하여 제3자 소유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290,000,000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임대차 종료 후 보증금과 선입금 등을 정산하고, 별도로 합의해제된 채권양도 관련 금액 40,000,000원까지 공제한 피고의 채권액은 68,490,088원이었다.

나. 임차인의 요청으로 세차기를 교체함

원고는 기존 문형식 세차기를 터널식 세차기로 교체하면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하여 피고에게 교체를 요청하였다.
피고가 174,000,000원을 부담하고 원고가 나머지 비용을 부담하되, 임대차 종료 시 원고는 비용상환청구권과 공동소유권 등 권리주장을 포기하고 세차기를 피고에게 무상으로 양도하기로 약정하였다.
원고가 실제 부담한 설치비 등은 63,345,450원이었다.

다. 구조변경공사로 사무실·세차기·부지의 사용이 제한됨

원고는 충전소 건물의 노후 상태를 염려하여 보수를 요청하였다. 피고는 현장 확인과 검토를 거쳐 원고와 구조변경공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하였다.
공사는 2011. 11. 15.경 시작되었고, 원고 직원들은 2012. 3. 7.경까지 사무실동 대신 임시 컨테이너에서 업무를 보았다.
세차기용 지하 물탱크실을 철거·이설하는 과정에서는 2012. 2. 23.부터 2012. 3. 7.까지 세차기를 가동하지 못하였다. 충전소의 나머지 부지 일부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었다.

라. 차임은 지급하였으나 종료 후 반환채권으로 상계를 주장함

원고는 공사기간 중 차임을 지급하였다. 이후 피고가 근저당권에 기하여 임의경매를 신청하자, 세차기 설치비, 공사로 인한 손해배상채권, 이미 지급한 차임의 부당이득반환채권 등으로 상계하여 피담보채무가 모두 소멸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환송 후 항소심은 이 가운데 사용·수익이 제한된 부분에 해당하는 차임 반환채권을 인정하였다.

법리

가. 필요한 수선공사라도 사용하지 못한 부분의 차임까지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

임대인은 임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할 의무가 있고, 임차인은 이에 대응하여 차임을 지급한다.
따라서 임대인이 필요한 수선공사를 수행하는 경우에도 그 공사 때문에 사용·수익에 지장이 생겼다면, 임차인은 그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임차인이 보수를 요청하거나 공사에 동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실제 사용하지 못한 부분의 차임까지 당연히 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공사를 받아들일 의무와 공사기간 중 차임 부담의 범위는 구별된다.

나. 영업손실 보상 포기와 차임 지급거절권은 구별된다

계약에는 운영개선을 위한 시설의 설치·철거·변경으로 영업상 손해나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피고에게 배상 또는 보상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약정이 있었다.
대법원은 이 약정이 영업상 손해에 관한 것이므로, 목적물을 사용·수익하지 못한 부분에 관한 차임 지급거절권까지 배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매출 감소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과 사용하지 못한 시설에 대응하는 차임의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법적 근거와 판단 대상이 다르다. 이 사건에서는 전자의 주장이 배척되었지만 후자는 인정되었다.

다. 사용 제한의 기간과 정도를 구분하여 반환액을 산정하였다

환송 후 항소심은 감정결과 등을 토대로 사무실동, 세차기, 부지의 사용 제한을 평가하였다.
기간사용 제한 내용인정된 차임 지급거절 비율반환액
2011. 11. 15.~2012. 2. 22.사무실동 및 부지 일부 사용 제한26.04%44,884,291원
2012. 2. 23.~2012. 3. 7.사무실동·부지 일부 및 세차기 사용 제한35.69%8,730,432원
합계월차임 52,360,000원을 기준으로 기간별 일할 계산—53,614,723원
위 비율은 이 사건 시설과 사용 제한 정도에 관한 감정 및 증거를 토대로 인정된 수치이다. 모든 수선공사에 적용되는 정률 기준은 아니다.
법원은 원고가 위 범위의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피고가 차임 전부를 지급받았으므로, 그 부분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라. 반환채권과 피담보채무를 상계한 결과 일부 채무가 남았다

법원이 인정한 상계 계산은 다음과 같다.
항목금액
정산 후 피고의 채권액68,490,088원
원고의 차임 부당이득반환채권53,614,723원
상계 후 잔존채무14,875,365원
법원은 양 채권을 상계하여 2012. 5. 31.을 기준으로 잔존채무를 산정하였다.
원고의 반환채권은 그 전에 성립하였지만, 원고가 2012. 5. 31.까지 이행청구를 하지 않았으므로 그 시점까지 반환채권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채권의 이행기 도래와 이행지체 책임의 발생 시점을 구별한 것이다.
남은 피담보채무에는 2012. 6. 1.부터 지급일까지 연 6%의 지연손해금이 붙는다.

마. 채무가 일부 남았더라도 근저당권 말소청구를 전부 기각하지 않았다

원고는 상계로 채무가 모두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근저당권 말소를 청구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일부 채무가 남아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원고의 청구에는 확정된 잔존채무를 변제한 다음 근저당권 말소를 구한다는 취지가 포함된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가 잔존채무와 지연손해금을 지급받은 다음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도록 명하였다. 채무가 이미 전부 소멸하였다고 확인하거나, 즉시 무조건 말소하도록 명한 판결은 아니다.

바. 세차기 비용과 공정거래법 위반 주장은 별도로 배척되었다

터널식 세차기는 기존 건물이나 캐노피 등에 물리적으로 부속되지 않은 독립된 물건이었다. 따라서 민법 제646조의 부속물매수청구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다.
비용상환청구에 대해서는 임대차 종료 시 관련 권리를 포기하고 무상으로 양도하기로 한 약정이 인정되었다. 원고가 남은 임대차기간 동안 투자비를 회수하고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계산하여 교체를 요청한 사정 등으로 볼 때, 피고가 우월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구조변경공사 역시 원고의 보수 요청과 합의에 따라 진행되었다. 공사기간의 LPG 월평균 판매량은 직전 3년의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원고가 주장한 매출이익 감소도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
이러한 판단은 실제 사용·수익이 제한된 부분의 차임 반환을 인정하는 것과 양립한다.

실무상 유의점

  • 공사 동의와 차임 부담 약정을 구분해야 한다. 공사를 요청하거나 동의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공사기간 중 차임을 전액 부담하기로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 사용 제한을 시설별·기간별로 입증해야 한다. 공사일지, 사진, 출입 제한 자료, 임시 사무실 사용 내역, 설비 가동중단 기록과 감정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일부 사용 제한을 이유로 차임 전부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영업손실과 차임 반환을 나누어 검토해야 한다. 매출 감소나 거래상 지위 남용이 증명되지 않더라도, 실제 사용하지 못한 부분에 대응하는 차임 반환이 인정될 수 있다.
  • 면책·포기약정의 대상을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영업손실 보상, 시설비 상환, 부속물매수, 차임 지급거절은 서로 다른 권리이므로 약정의 문언과 체결 경위를 각각 살펴야 한다.
  • 이미 지급한 차임은 반환채권과 상계 요건을 검토해야 한다. 반환 대상 기간과 금액, 상대방 채권의 변제기, 상계 의사표시 및 소급효과를 정리하고, 반환청구 시점에 따른 지연손해금도 구분해야 한다.
  • 근저당권 말소에는 잔존 원리금 정산이 필요하다. 상계가 일부 인정되더라도 남은 원금과 지연손해금까지 소멸하여야 한다. 이 사건처럼 잔존채무를 먼저 지급한 다음 말소하도록 하는 장래이행 판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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