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판결번호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6다260455 판결【손해배상(기)】
관련 판례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2다60467·2002다60474 판결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임무 위반의 경위, 이사의 공헌도, 이사가 얻은 이익, 회사의 내부통제체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제한할 수 있다.
이사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은 임무 위반의 경위, 이사의 공헌도, 이사가 얻은 이익, 회사의 내부통제체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제한할 수 있다.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다16191 판결
이사의 임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관점에서 책임을 제한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사의 임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액을 정할 때 손해분담의 공평이라는 관점에서 책임을 제한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관련 법령
상법 제382조(이사의 선임, 회사와의 관계 및 사외이사)
상법 제391조의3(이사회의 의사록)
상법 제399조(회사에 대한 책임)
민법 제681조(수임인의 선관의무)
사실관계
카지노사업자인 원고 회사의 이사회는 회사 주주 중 하나인 지방자치단체에 150억 원을 기부하기로 결의하였다.
회사는 이 기부행위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이사회 결의에 관여한 이사들을 상대로 상법 제399조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이사들 가운데 일부는 결의에 찬성하였으나, 2명의 이사는 이사회에 출석하되 해당 의안에 대하여 기권하였다. 이사회 의사록에도 이들이 기권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원심은 기권한 이사들도 의사록에 명시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다른 이사들과 함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핵심쟁점
이사회 의사록에 기권한 것으로 기재된 이사를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가
회사가 주주인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는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이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는가
공익적 목적의 기부행위에도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있는가
이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경우 책임액을 제한할 수 있는가
법리
1. 이사회 결의에 찬성한 이사의 책임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르면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거나 임무를 게을리하여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회사에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그 행위가 이사회 결의에 따라 이루어진 경우에는 상법 제399조 제2항에 따라 결의에 찬성한 이사도 책임을 부담한다.
이는 직접 업무를 집행한 이사뿐만 아니라 위법하거나 부당한 업무집행을 이사회에서 승인한 이사에게도 책임을 지우려는 것이다.
2. 의사록에 이의가 없으면 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법 제399조 제3항은 이사회 결의에 참가한 이사로서 의사록에 이의를 제기한 기재가 없는 사람을 그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규정은 회사가 각 이사의 실제 찬반 태도를 증명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증명책임을 이사에게 전환한 것이다.
따라서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가 책임을 명확하게 회피하려면 결의에 반대하거나 기권했다는 사실이 의사록에 정확히 기재되도록 해야 한다.
3. 의사록에 기권으로 기재된 이사는 찬성으로 추정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의사록에 기권한 것으로 기재된 이사를 ‘이의를 한 기재가 의사록에 없는 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권은 찬성과 구별되는 의사표시이고, 의사록을 통해 해당 이사가 결의에 찬성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권 사실이 의사록에 기재되어 있다면 상법 제399조 제3항의 찬성 추정이 적용되지 않고, 그 이사는 단순히 이사회에 출석했다는 사정만으로 같은 조 제2항의 찬성 이사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다만 이 판결은 기권한 이사가 어떠한 경우에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별도의 감시의무 위반이나 직접적인 임무 위반행위가 증명된다면 상법 제399조 제1항에 따른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기부행위에 대한 이사의 선관주의의무
1. 회사의 기부행위가 당연히 위법한 것은 아니다
회사가 공익적 목적을 위해 기부하는 행위가 그 자체로 위법하거나 이사의 임무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설립 목적, 사회적 책임, 지역사회와의 관계 및 회사가 얻는 직·간접적 이익 등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범위의 기부행위는 정당한 경영판단에 해당할 수 있다.
2. 합리적인 정보수집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사들이 회사의 기부를 결의할 때에는 적어도 다음 사항을 합리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기부금의 성격과 목적
회사의 설립 목적과 기부행위의 관련성
기부가 공익에 미치는 구체적인 효과
기부가 회사에 가져올 직·간접적 이익
회사의 재정상태와 기부금액의 상당성
회사와 기부 상대방의 관계
기부 대상과 자금 사용처의 적정성
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의 존재
기부금의 집행 및 사후관리 방안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기부행위를 승인했다면, 기부 목적이 공익적이거나 금액이 회사의 재정능력 범위 안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선관주의의무 위반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 판단
1. 기권한 이사들
기권한 2명의 이사는 이사회에 출석했지만, 의사록에 해당 기부 의안에 대하여 기권한 것으로 명시되어 있었다.
대법원은 이들을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할 수 없으므로 상법 제399조 제2항에 따른 찬성 이사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기권한 이사들의 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 부분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하였다.
2. 결의에 찬성한 이사들
이 사건 기부는 폐광지역의 경제진흥, 지역 간 균형발전 및 주민 생활 향상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기부금 150억 원도 원고 회사의 재무상태에 비추어 과다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찬성 이사들의 선관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였다.
기부가 폐광지역 전체의 공익 증진에 기여하는 정도가 크지 않았다.
기부를 통해 회사가 얻는 이익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
기부 대상과 사용처를 고려할 때 공익 달성에 적합한 방법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이사들이 이사회 결의 당시 이러한 사항을 충분히 검토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따라서 찬성 이사들이 합리적 정보를 바탕으로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기부를 승인한 것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사의 책임제한
이사의 임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반드시 회사 손해 전액을 배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배상책임을 제한할 수 있다.
회사 사업의 내용과 성격
임무 위반에 이르게 된 경위
임무 위반의 구체적인 태양과 정도
손해 발생과 확대에 관여한 정도
해당 이사의 회사에 대한 기존 공헌도
임무 위반으로 이사가 개인적 이익을 얻었는지
회사의 조직체계와 의사결정 구조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체계의 구축 여부
다른 이사와 실무담당자의 관여 정도
원심은 기부 결의에 찬성한 이사 중 1명의 책임을 손해액의 20%로, 나머지 이사들의 책임을 손해액의 10%로 제한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책임제한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고 보았다.
결론
대법원은 이사회 의사록에 기권한 것으로 기재된 2명의 이사에 대해서는 결의에 찬성한 것으로 추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그들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반면 기부 결의에 찬성한 나머지 이사들은 기부의 구체적인 공익적 효과, 회사가 얻는 이익, 기부대상 및 사용처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으므로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여 이들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이사회에서의 ‘기권’이 단순한 침묵이나 소극적 찬성이 아니라 찬성과 구별되는 독립된 의사표시임을 분명히 하였다.
이사가 기권한 사실이 의사록에 기재되어 있다면 결의 찬성자로 추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사회 의사록에는 각 이사의 찬성·반대·기권 여부를 명확하게 기재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의 기부행위에는 이사의 경영판단이 존중될 수 있지만, 공익적 명분만으로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이사회는 기부금의 목적·규모·사용처·공익적 효과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그 검토과정을 의사록에 남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