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5두48884 판결 [시정명령및과징금납부명령취소]
하급심
원심은 입찰담합의 성립과 경쟁제한성을 인정하여 시정명령은 유지하였으나, 과징금 산정기준을 잘못 적용하였다는 이유로 과징금납부명령을 취소하였다.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두13791, 13807 판결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 법규를 상대방에게 불리하게 지나치게 확장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에 관하여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6. 9. 30. 선고 2015두53961 판결 침익적 행정법규의 엄격한 해석·적용에 관하여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두10471 판결 공동행위의 경쟁제한성 판단에 관하여 원심이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두22054 판결 과징금 산정의 기초사실을 오인한 경우 재량권 일탈·남용이 될 수 있다는 법리에 관하여 원심이 인용하였다.
관련 법령
구법의 개정일과 법령번호는 원심판결에서 확인되는 표기에 따른 것이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09. 3. 25. 법률 제95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 제1항 제8호 입찰에서 낙찰자·투찰가격 등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09. 3. 25. 법률 제95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의 근거와 상한을 규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2009. 3. 25. 법률 제95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5조의3 과징금 산정 시 참작사항 등을 규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9. 5. 13. 대통령령 제214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조 제1항 관련매출액을 규정하면서, 입찰담합 및 이와 유사한 행위는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하도록 정한다.
-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9. 5. 13. 대통령령 제214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1항 [별표 2] 과징금 부과기준을 규정한다.
- 구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2009. 8. 20.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09-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Ⅳ. 1. 다. (1) (마)항 입찰담합에서 계약 체결 여부 등에 따른 관련매출액 산정기준을 정한다. 서울고등법원 2015. 6. 25. 선고 2014누43525 판결
사실관계
가. 자동차 와이퍼시스템 구매입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2008년 8월경부터 2009년 2월경까지 6개 차종의 와이퍼시스템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경쟁입찰을 실시하였다.
입찰은 VAATZ 전산시스템을 통해 진행되었다. 발주회사가 견적요청서인 RFQ를 보내면 공급업체는 평균생산대수, 1대당 견적가격, 가격인하율, 연도별 예상구매금액 등을 기재한 견적서를 제출하였다. 발주회사는 견적가격뿐 아니라 품질·사양·개발능력 등을 평가하여 낙찰자를 선정하였다.
나. 낙찰예정자와 견적가격의 사전 조정
원고 주식회사 보쉬전장은 덴소코리아오토모티브 주식회사의 수주활동과 영업을 대리하는 덴소인터내셔널코리아 주식회사와 낙찰예정자를 사전에 정하기로 합의하였다.
원고가 내부적으로 결정한 견적가격을 전달하면, 상대방은 합의한 업체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견적가격을 조정하였다.
원심은 이를 단순한 시장분할이나 물량배분을 넘어 입찰의 낙찰예정자와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한 입찰담합으로 판단하였다.
다. 입찰 단계에서는 최종 납품가격과 물량이 확정되지 않음
이 사건 입찰은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절차였다. 입찰에서 낙찰되었다고 하여 최종 납품가격과 총 납품물량까지 확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낙찰업체는 이후 발주회사와 협의하여 최종 사양과 도면을 확정한 뒤 납품가격을 정하였다. 실제 납품은 발주회사가 전산시스템에 게시하는 생산계획에 따라 이루어졌다.
따라서 입찰 당시의 견적가격과 예상수량은 향후 실제 계약 및 납품 내용과 달라질 수 있었다.
라. 예상금액을 계약금액으로 보아 과징금을 산정함
공정거래위원회는 2014년 1월 16일 원고에게 시정명령과 과징금 56억 2,800만 원의 납부명령을 하였다.
당시 해당 부품의 납품이 종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음 금액을 향후 전체 매출액에 해당하는 계약금액으로 보았다.
낙찰자가 제출한 견적가격 × RFQ에 기재된 해당 차종의 판매예상수량
원고는 이 금액이 추정치에 불과하므로 법령상 계약금액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서울고등법원 2015. 6. 25. 선고 2014누43525 판결
법리
가. 입찰담합은 일반적인 관련매출액과 구별하여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함
당시 법령은 부당한 공동행위의 과징금 산정에 관련매출액을 사용하되, 입찰담합 및 이와 유사한 행위에는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하도록 정하였다.
이는 입찰담합의 위법성이 중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이 계약금액의 의미를 무제한으로 넓힐 수 있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나. 예상매출액을 계약금액으로 대체할 수는 없음
이 사건의 견적가격과 예상수량은 입찰 당시 잠정적으로 제시된 자료였다. 최종 납품가격과 구체적 물량은 낙찰 후 별도로 정해졌다.
대법원은 이러한 자료를 곱하여 산출한 금액을 법령상 계약금액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명칭을 ‘계약체결예정금액’이라고 붙였더라도 실제 계약에 따라 정해진 금액인지가 중요하다.
다. 침익적 행정법규는 문언의 범위를 벗어나 확장할 수 없음
과징금은 사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정처분이므로 근거 법규를 엄격하게 해석·적용해야 한다.
입법 목적을 고려한 해석은 가능하지만,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 상대방에게 불리하게 지나치게 확장하거나 유추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담합의 이익을 박탈하고 재발을 억제할 필요성이 크더라도, 단순한 예상금액을 계약금액으로 취급할 수는 없다.
라. 실제 계약금액의 존재를 전제로 한 판단임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의일인 2013년 12월 18일 당시 실제로 체결된 물품공급계약금액이 존재한다는 원심의 판단도 수긍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모든 입찰담합 과징금은 실제 매출액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의 핵심은 실제 계약과 구별되는 잠정적 예상금액을 계약금액으로 사용한 데 있다.
마. 과징금 산정의 기초금액을 잘못 인정하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함
과징금 액수의 결정에는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되지만, 그 출발점인 산정기준 금액까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계약금액으로 볼 수 없는 예상금액을 기초로 과징금을 산정한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본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5두48884 판결
결론
입찰담합 자체는 인정되어 시정명령이 유지되었다. 다만 견적가격과 예상수량을 곱한 잠정적 금액을 계약금액으로 보아 산정한 과징금 56억 2,800만 원의 납부명령은 취소되었다.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입찰에서 공급업체만 선정하는지, 단가·수량·총액까지 확정하는지 구분해야 한다.
- RFQ, 견적서, 낙찰통지, 공급계약, 개별 발주서가 각각 어떤 법적 구속력을 갖는지 확인해야 한다.
- 예상수량이 최소구매의무를 수반하는 확정수량인지, 변경 가능한 수요예측치인지가 중요하다.
- 이 판결은 예상금액을 계약금액으로 취급한 산정방식을 부정한 것이다. 입찰담합의 성립이나 과징금 부과 가능성 자체를 부정한 판결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