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가. 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5다60689 판결
〔구상금〕
제척기간의 직권조사 법리를 밝히면서, 누락된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과 함께 제척기간 내 제소 여부 및 기간 연장 합의 여부를 심리하도록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준거법 약관의 계약 편입에 관한 증거판단 잘못도 파기사유로 인정하였다.
나.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7. 16. 선고 2019나22448 판결
〔구상금〕 — 파기환송심
당사자 사이의 제소기간 연장 합의를 인정하고, 연장된 기간의 마지막 날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제척기간을 준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본안에서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66,302,184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환송심 판결의 확정 여부는 첨부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다. 앞선 심급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7. 8. 선고 2012가단36065 판결: 제1심.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8. 19. 선고 2014나41390 판결: 환송 전 항소심. 중국법을 준거법으로 보아 제척기간 도과를 이유로 소를 각하하였으나, 대법원에서 파기되었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00. 10. 13. 선고 99다18725 판결
제척기간 도과 여부는 직권조사사항이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때까지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상고심에서 새로 주장·증명할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인용되었다.
나.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28490 판결
해상운송인의 책임에 관한 단기 제소기간을 제척기간으로 보았다. 운송물이 인도되지 않았다면 통상 인도가 이루어졌어야 할 날을 확인하여 기간 도과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다. 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0다62490 판결
계약운송인과 실제운송인이 화주에게 연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일방이 먼저 배상한 뒤 다른 일방에게 구상하는 경우에는 해상운송의 단기 제척기간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환송심이 별도로 인용한 판례이다.
관련법령
가. 상법 제814조 제1항
운송인의 송하인 또는 수하인에 대한 채권·채무는 청구원인을 불문하고,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1년 이내에 재판상 청구가 없으면 소멸한다. 다만, 당사자의 합의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나. 민사소송법 제134조
변론의 필요성에 관한 규정으로, 대법원이 제척기간의 직권조사 쟁점과 관련하여 참조조문으로 제시하였다. 제척기간의 직권조사에 관한 구체적 기준은 이 판결이 밝힌 법리이다.
※ 제척기간 쟁점에 직접 관련된 조문만 정리하였다. 해당 판결은 위 조문에 별도의 구법 표시를 하지 않았다.
사실관계
가. 보험회사·계약운송인·실제운송인·화주의 관계
- 대한항공: 네덜란드산 냉동 돈육을 수입한 화주.
- 한진: 대한항공으로부터 운송을 맡은 계약운송인.
- 피고 코스코: 한진과 해상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실제 운송을 담당한 회사.
- 원고 케이비손해보험: 한진의 화물배상책임보험 보험자.
원고는 화물 손해에 대한 보험금을 대한항공에 지급한 후, 한진 또는 대한항공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대위 행사하였다.
나. 화물 멸실과 보험금 지급
화물을 실은 선박은 2010년 11월 13일 부산항에 도착하였다. 하역 과정에서 컨테이너의 봉인 탈락이 확인되어 검역을 통과하지 못했고, 화물은 2011년 1월 5일 전량 소각되었다.
원고는 2011년 3월 17일 대한항공에 화물 구입가격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하였다.
다. 제소기간 연장 합의와 소 제기
환송심에서 인정한 핵심 사실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부산항 입항일부터 1년이 지난 뒤 소가 제기되었다며 제척기간 도과를 주장하였다. 그러나 환송심은 기간 연장 합의와 연장된 기간 내 제소 사실을 근거로 이를 배척하였다.
법리
가. 제척기간 도과 여부는 당사자가 주장해야만 판단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대법원은 상법 제814조 제1항의 1년을 제척기간으로 보고, 그 도과 여부는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라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당사자가 제척기간 도과를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법원은 이를 조사하여 판단해야 한다. 상대방이 기간 도과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그 쟁점이 심판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나. 사실심에서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상고심에서 새로 주장·증명할 수 있다
이 판결은 직권조사사항이라는 성질에 따른 소송상 효과를 분명히 하였다.
당사자가 제척기간 도과 여부를 사실심 변론종결 때까지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상고심에서 이를 새로 주장하고 증명할 수 있다.
따라서 제척기간 문제는 사실심에서 제기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상고심 심리에서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 법리는 제척기간이라는 직권조사사항에 관한 것이므로, 모든 본안 사실이나 증거를 상고심에서 새로 제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다. 기간 도과뿐 아니라 기간 연장도 함께 심리해야 한다
이 사건의 중요한 특징은 제척기간의 직권조사가 권리 소멸에 유리한 사정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새로운 주장·증명이 가능하다는 법리가 제척기간이 연장되었음이 밝혀진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
이에 따라 법원은 다음 사항을 함께 판단해야 한다.
- 해당 청구에 제척기간이 적용되는지
- 제척기간의 기산점과 만료일이 언제인지
- 법률상 허용되는 기간 연장 합의가 있었는지
- 연장된 기간을 기준으로 재판상 청구가 이루어졌는지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곧바로 기간 준수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기간 연장 합의까지 심리하도록 환송하였다.
라. 환송심은 연장된 기간을 기준으로 제소의 적법성을 인정하였다
환송심은 2011년 10월 24일의 연장 합의를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제소기간은 2012년 2월 13일까지 연장되었고, 원고는 바로 그날 소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부산항 입항일부터 단순히 1년을 계산하여 기간 도과를 판단할 수 없었다. 유효한 연장 합의를 반영한 결과, 제척기간을 준수한 소 제기로 인정된 것이다.
이는 법원이 제척기간을 재량으로 늘려 준 것이 아니라, 상법이 허용한 당사자 간 연장 합의의 효력을 인정한 것이다.
마. 직권조사에 앞서 청구권별로 제척기간의 적용 여부를 구분해야 한다
환송심은 계약운송인인 한진이 실제운송인인 피고에 대하여 갖는 구상권을 원고가 대위 행사하는 청구도 별도로 검토하였다.
이러한 운송인 상호 간 구상권에는 상법 제814조의 단기 제척기간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는 다음 두 근거를 구분해야 한다.
실무상 핵심은 ‘직권조사사항이니 법원이 알아서 판단한다’는 데 그치지 않고, 청구권의 성질·기산점·기간 연장 합의와 증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 있다. 이 사건에서는 연장 합의의 존재가 제척기간 판단을 바꾼 핵심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