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만기 회사채 상환을 위한 제3자 배정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의 효력

핵심 결론 만기 회사채 200억 원의 상환자금 조달을 위한 제3자 배정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은 경영권 방어 목적이나 현저한 불공정 발행으로 볼 수 없어 유효하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5다202919, 2008다50776, 2000다37326, 2011다67651

관련 판례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다202919 판결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4. 12. 19. 선고 2014나2013141 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다50776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0다37326 판결
대법원 2012. 12. 27. 선고 2011다67651 판결

판결번호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다202919 판결
신주인수권부사채발행무효확인

관련 법령

상법 제398조 ― 이사 등과 회사 간의 자기거래
상법 제418조 ― 주주의 신주인수권과 제3자 배정
상법 제429조 ― 신주발행무효의 소
상법 제516조의2 ―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 원심은 2013. 9. 17. 금융위원회고시 제2013-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2조 제1항 및 제5-24조를 적용
※ 마지막 행정규칙은 판결문이 사용한 연혁 표기를 그대로 구분하여 적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 회사는 1946년 설립된 도료 제조·판매회사로, 두 공동창업자 가문이 영업·생산 부문과 회계·경영 부문을 나누어 공동으로 경영해 왔습니다.
공동경영자 중 한 사람은 건강 악화로 2007년 이사와 대표이사에서 퇴임한 뒤 2008년 사망하였습니다. 원고는 그 배우자로서 피고 회사 주식 1,165,639주, 약 5.20%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2012년 말 기준 현 대표이사 측 지분은 약 30.34%, 원고 측 친족을 합한 지분은 약 26.91%였습니다.
피고는 2013년 7월 8일 만기가 도래하는 제12회 회사채 200억 원을 상환해야 했습니다. 피고는 이에 앞서 2012년 10월 일반 회사채 발행을 시도했으나 기관투자자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전액 미매각되는 등 일반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피고의 정관은 사채 액면총액 300억 원 범위에서 긴급한 자금조달을 위하여 국내외 금융기관 또는 기관투자자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피고 이사회는 2013년 4월 19일 권면총액 200억 원의 제15회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제3자 배정방식으로 발행하였습니다.
시너지파트너스: 100억 원
산은캐피탈: 50억 원
신한캐피탈: 50억 원
같은 날 피고의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는 인수회사들로부터 권면가액 100억 원에 해당하는 분리형 신주인수권증권을 1개당 173원, 합계 3억 5,000만 원에 매수하였습니다.
신주인수권의 행사가격은 주당 4,952원으로 정해졌습니다. 피고는 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200억 원 전액을 종전 제12회 회사채의 만기상환에 사용하였습니다.
원고는 이 발행이 대표이사의 지분 확대와 단독 경영권 강화를 위한 것이고, 자기거래 승인도 없었으며, 신주인수권 가격도 지나치게 낮아 현저하게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면서 발행 무효를 청구하였습니다.

핵심쟁점

피고에게 정관이 정한 ‘긴급한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있었는가?
사채 발행의 실질적인 목적이 대표이사의 경영권 방어·강화였는가?
대표이사의 신주인수권 취득이 상법 제398조의 자기거래에 해당하는가?
신주인수권 가격과 행사가격이 현저하게 불공정하여 사채 발행을 무효로 할 정도인가?
신주발행무효의 소에 관한 상법 제429조가 신주인수권부사채에도 유추적용되는가?

법리

회사가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려면 정관에 근거가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여야 합니다.
따라서 경영상 필요가 없는데도 현실화된 경영권 분쟁에서 현 경영진의 지배권을 방어할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면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합니다. 이 법리는 제3자에게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이므로 회사의 물적 기초와 기존 주주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에 따라 신주발행무효의 소에 관한 상법 제429조와 신주발행 무효사유에 관한 법리가 유추적용됩니다.
다만 이미 발행된 신주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사후적으로 무효로 하면 거래 안전이 침해될 수 있으므로 무효사유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법령·정관 위반이 회사법의 기본원칙에 반하거나 기존 주주의 이익과 회사 지배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무효가 인정됩니다.

원심판결의 판단

1. 긴급한 자금조달의 필요성

원심은 다음 사정을 근거로 긴급한 자금조달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피고는 2013년 7월 8일까지 회사채 200억 원을 상환해야 했고, 2012년 회사채 공모가 전액 미매각되는 등 신용등급 BBB+ 회사의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공주 탄천공장 건설대금 183억 5,000만 원 등 대규모 지출이 예정되어 있었고, 현금성 자산도 2012년 말 273억 8,000만 원에서 2013년 3월 말 171억 원, 6월 말 145억 6,000만 원으로 계속 감소했습니다.
실제로 사채 발행대금 200억 원 전액이 기존 회사채 상환에 사용됐으므로, 발행은 정관이 정한 긴급 자금조달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 경영권 방어·강화 목적

원심은 양측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경영권 분쟁이 임박하거나 현실화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측은 이 사건 소 제기 전까지 임시주주총회 소집, 회계장부 열람, 주식 추가 매수, 이사 선임 요구 등 경영권 행사나 경영 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2007년부터 사채 발행 당시까지 이사진과 양측 지분율에도 큰 변화가 없었고, 현 경영진은 지분 10% 이상을 보유한 전략적 제휴회사의 지지도 받고 있었습니다.
신주인수권은 사채 발행 후 1년이 지나야 행사할 수 있었으므로, 당면한 경영권 분쟁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3. 자기거래 여부

사채 발행계약의 당사자는 피고 회사와 인수회사들이었습니다. 대표이사는 사채가 발행된 후 인수회사들로부터 분리된 신주인수권증권을 매수했을 뿐이므로, 피고 회사와 대표이사 사이의 직접 또는 간접 자기거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설령 자기거래에 해당하더라도 상법 제398조 위반을 이유로 거래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주체는 원칙적으로 회사이므로, 회사의 주주에 불과한 원고가 이를 독자적인 사채발행 무효사유로 주장하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4. 현저한 불공정 발행 여부

신주인수권 행사가격 4,952원은 당시 적용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됐습니다.
대표이사가 지급한 3억 5,000만 원은 인수회사들로부터 분리된 신주인수권을 매수한 가격일 뿐, 피고 회사에 납입되는 사채대금과는 별개의 금액이었습니다. 피고에게는 권면총액 200억 원이 전액 납입되었습니다.
따라서 신주인수권 매수가격이 낮다는 주장만으로 사채 발행 자체가 현저하게 불공정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발행무효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을 모두 수긍했습니다.
이 사건 사채는 만기가 임박한 회사채 200억 원의 상환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정관상 긴급 자금조달 요건을 충족했고, 경영권 분쟁이 임박하거나 현실화된 상황에서 대표이사의 지배권을 방어하기 위해 발행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현저하게 불공정한 발행이나 상법 제398조의 자기거래 규정 위반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유효하다고 본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판결의 의미

제3자 배정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당시 최대주주가 분리된 신주인수권을 취득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경영권 방어 목적이나 현저한 불공정 발행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발행 무효 여부는 자금조달의 구체적인 필요성, 발행대금의 실제 사용처, 경영권 분쟁의 현실화 정도, 신주인수권의 행사 가능 시점, 행사가격의 산정 방식 및 회사가 실제로 받은 사채대금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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