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제1심
제1심은 원고 주주의 신주발행무효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심
원심은 제1심의 결론을 유지하여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대법원
대법원은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다만 원심이 신주배정방식과 새로운 무효사유의 주장기간에 관하여 일부 부적절한 이유를 설시하였다고 지적하면서도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관련판례
신주발행무효사유의 주장기간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0다37326 판결은 신주발행무효의 소의 출소기간이 경과한 후 새로운 무효사유를 추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대상판결은 이 법리를 신주발행무효소송에서 다시 확인하였다.
주주배정과 제3자배정의 구별
대법원 2009. 5. 29. 선고 2007도4949 전원합의체 판결은 주주에게 지분비율에 따라 신주 등을 인수할 기회를 부여하였다면, 주주가 인수를 포기하여 발생한 실권주를 제3자에게 배정하더라도 전체 발행방식은 주주배정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관련법령
상법 제416조
상법 제416조는 회사가 설립 후 발행할 신주의 종류와 수, 발행가액과 납입기일, 신주인수 방법 등 신주발행 사항을 원칙적으로 이사회가 결정하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418조
상법 제418조 제1항은 주주가 원칙적으로 보유주식 수에 따라 신주배정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정관에 정하는 바에 따라 신기술 도입,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도록 한다.
상법 제419조
상법 제419조 제4항은 신주인수권자가 정해진 기일까지 청약하지 않으면 그 권리를 잃는다고 규정한다.
상법 제429조
상법 제429조는 주주·이사 또는 감사가 신주를 발행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사실관계
피고 주식회사 나노씨앤씨는 2008년 1월부터 3월까지 다음과 같이 네 차례에 걸쳐 신주를 발행하였다.
- 보통주식 800,000주
- 보통주식 400,000주
- 보통주식 800,000주
- 보통주식 156,000주
신주의 액면가액은 모두 1주당 500원이었다. 신주인수자 중 일부는 기존 주주가 아닌 제3자였지만, 대부분은 피고 회사의 기존 주주였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주주로서 이 사건 신주발행 전에는 지분 12.3%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신주발행 후 지분율이 7.5%로 감소하였다.
피고 회사에서는 2007. 1. 4. 원고를 포함한 이사들이 회사 자본금을 30억 원까지 증액하고 증자와 관련된 사항을 상근 경영진에게 포괄적으로 위임하기로 하였다. 2007. 9. 15. 이사회에서도 내부 주주에 대한 유상증자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찬성하고, 증자배수·증자금액·일정 등 세부사항을 경영진에게 위임하였다.
이후 회사는 기존 주주들로부터 신주인수포기서를 받은 다음 일부 기존 주주와 제3자에게 실권주를 배정하였다.
원고는 2008. 4. 14. 피고 회사를 상대로 네 차례 신주발행의 무효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 사유를 들어 신주발행이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첫째, 신주발행을 위한 이사회에 원고가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참석한 것처럼 회의록이 작성되었고, 회사가 원고에게 신주인수권 행사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둘째, 기존 주주들의 신주인수 포기로 발생한 실권주를 특정 주주와 제3자에게 배정한 것은 실질적으로 제3자배정에 해당하므로 정관에 근거 규정이 있어야 한다.
셋째, 원고가 신주발행 절차를 경영진에게 위임한 것은 특정 외부 회사에 신주를 배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기존 주주 중 일부에게 집중적으로 신주를 배정한 것은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
넷째, 원고는 항소심에서 회사가 일부 주주에게 회사자금을 송금하여 그 자금으로 신주를 인수하게 하였으므로 현저하게 불공정한 신주발행이고 자본충실의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무효사유를 추가하였다.
핵심쟁점
이 사건의 핵심쟁점은 다음 세 가지였다.
-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기간 내에 제기한 경우에도 6개월이 지난 후 새로운 무효사유를 추가할 수 있는지
- 주주들에게 우선적으로 신주인수 기회를 부여한 후 발생한 실권주를 제3자에게 배정하면 전체 발행이 제3자배정으로 바뀌는지
- 실권주를 제3자에게 처분하려면 정관에 제3자배정의 근거 규정이 있어야 하는지
법원의 판단
1. 신주발행무효사유도 6개월 내에 주장해야 한다
상법 제429조가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신주발행일부터 6개월 이내에 제기하도록 한 것은 신주발행에 따라 형성된 복잡한 법률관계를 조기에 확정하기 위한 것이다.
소송 자체만 6개월 내에 제기하면 그 후 언제든 새로운 무효사유를 추가할 수 있다고 해석하면 신주발행을 둘러싼 법률관계가 계속 불안정하게 된다. 따라서 상법 제429조는 소의 제기기간뿐 아니라 무효사유의 주장기간도 제한한다.
원고는 항소심에 이르러 2009. 11. 30.자 준비서면을 통해 비로소 회사가 주주들에게 신주인수대금을 제공하여 회사자금으로 신주를 인수하게 했다는 무효사유를 주장하였다.
이는 해당 신주발행일부터 6개월이 지난 후 새롭게 제기된 무효사유이므로 허용되지 않는다.
원심은 출소기간이 지난 뒤에도 새로운 무효사유를 추가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그 주장에 관한 증거를 판단하였는데,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의 이유 설시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였다. 다만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2. 배정방식은 주주에게 인수 기회를 부여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주주배정과 제3자배정은 최종적으로 누가 신주를 인수했는지가 아니라 회사가 기존 주주들에게 지분비율에 따라 신주를 우선적으로 인수할 기회를 부여했는지를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구별한다.
따라서 기존 주주가 실제로 신주를 인수하지 않고 대부분 실권하였으며, 그 실권주가 특정 주주나 제3자에게 배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신주발행이 제3자배정으로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주주들의 주식 보유비율로 신주를 안분하여 우선 배정한 다음, 주주들이 인수를 포기하거나 청약하지 않아 발생한 실권주를 기존 주주와 제3자에게 배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신주발행은 제3자배정이 아니라 주주배정방식에 의한 신주발행이다.
3. 명시적으로 인수를 포기하지 않아도 청약·납입하지 않으면 실권된다
원고는 다른 주주들과 달리 신주인수권을 포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신주인수권을 명시적으로 포기하지 않았더라도 소정의 기간 내에 신주인수를 청약하고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않았다면 상법 제419조 제4항에 따라 신주인수권을 상실한다.
원고가 정해진 기간 내 신주인수를 청약하고 인수대금을 납입하였다는 자료가 없으므로 원고에게 배정된 신주도 실권되었다. 따라서 회사가 그 실권주를 다른 주주나 제3자에게 배정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
4. 실권주 처분에는 정관의 제3자배정 규정이 필요하지 않다
주주배정방식으로 신주를 발행하였으나 주주가 인수를 포기하거나 청약하지 않아 실권주가 발생한 경우, 회사는 이사회 결의로 실권주를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있다.
이는 처음부터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하고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상법 제418조 제2항의 제3자배정과 구별된다.
따라서 주주배정 후 발생한 실권주를 제3자에게 발행하기 위해 정관에 제3자배정의 근거 규정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신주인수자 대부분이 기존 주주였다는 이유로 정관의 근거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신주인수자가 기존 주주인지 여부가 아니라 해당 신주가 주주배정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라는 점을 근거로 정관 규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해야 한다고 정리하였다.
5. 신주배정 대상자를 특정하지 않은 포괄적 위임
원고는 특정 외부 회사에 신주를 배정할 것으로 알고 증자절차를 경영진에게 위임하였으므로 기존 주주 일부에게 신주를 배정한 것은 위임 범위를 벗어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특정 회사만을 신주배정 대상자로 한정하여 위임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였다. 법원은 원고가 회사의 자본조달 필요성을 인식하고 증자금액·일정·배정 등 구체적인 절차를 경영진에게 포괄적으로 위임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 사건 신주발행이 주주배정방식이므로 제3자배정 대상자를 특정하여 위임하였는지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다.
결론
대법원은 이 사건 신주발행이 기존 주주들에게 지분비율에 따른 우선적 신주인수 기회를 부여한 주주배정방식이라고 판단하였다.
주주들이 신주인수를 포기하거나 청약·납입을 하지 않아 발생한 실권주는 이사회 결의로 기존 주주 또는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정관에 별도의 제3자배정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신주발행무효의 소를 6개월 내에 제기했더라도 그 기간이 지난 후에는 종전 주장과 별개의 새로운 무효사유를 추가할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주주배정과 제3자배정을 최종 인수자의 신분이나 실제 인수 결과가 아니라, 기존 주주들에게 지분비율에 따른 우선 인수 기회가 부여되었는지를 기준으로 구별하였다.
특히 다음 두 절차를 명확히 구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 처음부터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배제하는 제3자배정은 상법 제418조 제2항에 따른 정관상 근거와 경영상 필요성이 요구된다.
- 주주배정 후 청약이 없어 발생한 실권주의 제3자 처분은 주주배정 절차의 후속 처리이므로 정관상 제3자배정 근거가 필요하지 않다.
다만 이 판결이 실권주 처분을 무제한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형식적으로만 주주배정의 외관을 갖춘 채 특정 주주의 실권을 의도적으로 유도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가액으로 특정인에게 실권주를 집중 배정한 경우에는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 신주발행유지청구, 손해배상책임 또는 형사상 배임책임이 별도로 문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