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교체된 작가의 극본을 후속 작가가 완성한 경우 공동저작물의 성립과 무단 소설화의 책임 — ‘김수로’ 사건

핵심 결론 작가가 순차적으로 집필했더라도 공동창작의 의사가 없으면 공동저작물이 아니다. 교체된 작가가 독자적으로 완성하려던 극본을 후속 작가가 완성한 경우, 기존 극본을 이용한 소설화에는 원저작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4도16517, 2012도16066

해당판례

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4도16517 판결〔저작권법위반〕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피해 작가의 극본을 이용한 소설 출판에 관하여 저작권법 위반을 인정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 11. 14. 선고 2014노378 판결.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원심은 피해 작가의 극본에 관한 저작재산권 침해와 피고인들의 고의를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공동저작물이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였다. 첨부된 대법원 판결에는 제1심 사건번호와 구체적인 선고형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관련판례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도16066 판결〔저작권법위반〕
공동저작물이 성립하려면 공동창작의 의사, 창작적 표현에 대한 공동 기여, 각 기여 부분의 분리이용 불가능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공동저작자가 다른 공동저작자의 합의 없이 공동저작물을 이용하더라도, 저작재산권의 행사방법을 위반한 것일 뿐 다른 공동저작자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법리의 적용에 앞서 공동저작물 자체가 성립하는지가 문제 되었다.

관련법령

저작권법 제2조 제21호: 공동저작물의 정의.
저작권법 제5조: 2차적저작물의 보호 및 원저작자의 권리와의 관계.
저작권법 제22조: 2차적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
저작권법 제48조 제1항: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 행사방법.
저작권법 제136조: 저작재산권 침해에 대한 벌칙. 이 판결의 참조조문은 당시 제136조 제1항 제1호이다. 제136조

사실관계

피고인들은 사극 드라마의 총괄·기획자와 제작회사 대표자로서 드라마 제작 및 홍보에 관한 주요 사항을 함께 처리하였다.
피고인들은 피해 작가와 총 32회분의 극본집필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은 제작·방송 일정 위반 등 일부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피해 작가가 극본을 완성하는 것을 전제로 하였다. 극본을 소설화하여 출판할 경우에는 사업내용과 수익분배조건을 작가와 사전에 협의하도록 정하였으며, 극본의 저작재산권을 제작회사 등에 양도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피해 작가가 극본 일부를 집필한 상태에서 피고인들은 계약 해지를 통지하였다. 작가는 자신의 기존 작업성과를 이용하지 말라고 통보하고 계약 해지에 따른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소송에서는 제작회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을 해지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어 확정되었다.
이후 다른 작가들이 피해 작가의 창작 부분을 기초로 전체 32회분의 극본을 완성하였다. 피고인들은 이를 각색한 소설의 출판 예정 사실을 알면서도 피해 작가에게 알리거나 출판 중단을 요청하지 않았고, 원작자를 방송사의 드라마 명의로 표시하도록 요구하였다.
결국 피해 작가가 작성한 제1회부터 제6회까지의 극본을 각색한 부분이 포함된 소설이 출판되었다. 피고인들은 전체 극본이 피해 작가와 후속 작가들의 공동저작물이므로 피해 작가와 별도로 합의하지 않았더라도 저작재산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법리

가. 공동저작물에는 공동창작의 의사가 필요하다

공동저작물은 여러 사람이 창작에 관여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공동창작의 의사를 가지고 창작적인 표현 자체에 공동으로 기여하여, 각자의 기여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하나의 저작물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공동창작의 의사는 법률상 공동저작자가 되겠다는 의사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창작적 기여를 결합하여 분리이용이 불가능한 단일한 저작물을 만들려는 의사를 의미한다.

나. 순차적으로 창작한 경우에도 공동저작물이 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같은 시기와 장소에서 함께 작업해야만 공동저작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집필한 작가에게 자신의 창작 부분을 후속 작가가 수정·보완하여 하나의 완결된 저작물로 완성하도록 하려는 의사가 있고, 후속 작가에게도 이를 기초로 상호 보완하여 완성하려는 의사가 있다면 공동창작의 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작가 교체나 순차 집필이라는 작업 방식 자체가 공동저작물의 성립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각 작가가 어떠한 의사로 창작에 참여하였는지가 중요하다.

다. 선행 작가가 독자적으로 완성하려던 경우에는 공동저작물이 아니다

선행 작가에게 자신의 창작으로 완결된 저작물을 만들려는 의사만 있었다면, 후속 작가가 이를 수정·증감하여 최종 결과물을 완성하였더라도 공동창작의 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
최종 결과물에서 각자의 기여 부분을 분리하기 어렵다는 객관적 사정만으로 부족한 공동창작의 의사를 대신할 수는 없다. 이 경우 최종 결과물은 선행 작가의 창작 부분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저작물로 볼 수 있을지언정, 선행 작가와 후속 작가의 공동저작물로 볼 수는 없다.
주석서도 이 사건을 순차적 창작에서 공동창작의 의사를 판단한 사례로 소개하면서, 선행 작가가 후속 작가의 수정·보완을 통해 전체 저작물을 완성하려 하였는지와 스스로 완결하려 하였는지를 구별한다(저작권법 주석서, 제129조, ‘Ⅲ. 조문 해설’ 중 ‘1. 공동저작물-가. 정의 및 인정 요건-1) 공동창작의 의사’, 문단번호 4 참조).

라. 이 사건에서는 계약 내용과 작가의 이용금지 통보가 중요했다

집필계약은 원칙적으로 피해 작가가 전체 극본을 완성하는 것을 전제로 하였다. 피해 작가는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계약 해지를 통지받았고, 기존 작업성과를 이용하지 말라고 명확히 통보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피해 작가에게 후속 작가와 상호 보완하여 극본을 완성하려는 공동창작의 의사가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전체 극본이 공동저작물이라는 전제에서 피해 작가의 동의 없는 소설 출판도 저작재산권 침해가 아니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마. 제작 및 홍보 목적만으로 소설화 권한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계약에는 피해 작가의 저작재산권을 양도한다는 내용이 없었고, 소설 출판에 관해서는 사전 협의를 하도록 정하고 있었다.
피고인들은 작가와의 관계, 계약 내용, 출판 경위 등에 비추어 기존 극본의 이용에 관한 권리 문제가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에게 저작권 침해의 고의가 인정되며, 침해가 아니라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작가 교체가 예정되거나 발생한 경우에는 기존 원고를 누가 어떤 범위에서 수정·보완하고 이용할 수 있는지 계약으로 정해야 한다. 계약 해지의 효력과 기존 창작물의 이용권한은 각각 검토할 문제이다.
공동저작물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최종 결과물의 결합 정도와 함께 집필계약, 작업지시, 수정 협의, 원고 인계 경위, 이용금지 통보 등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원고를 넘겨주었다는 사실과 후속 작가와 공동으로 완성할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은 구별해야 한다.
드라마 제작·방송에 관한 권한과 소설·웹툰 등으로 각색하여 이용할 권한도 구분하여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에서는 소설화에 관한 사전 협의 조항과 저작재산권 양도 조항의 부재가 중요한 판단자료가 되었다.
공동저작자의 합의 없는 이용에 관한 판례를 원용하려면 먼저 공동저작물의 성립을 입증해야 한다. 이 사건처럼 공동창작의 의사가 부정되는 경우에는 후속 창작자의 기여가 크더라도 원저작자의 권리를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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