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동저작자의 합의 없는 저작물 이용과 저작재산권침해죄의 성립 — ‘친정엄마’ 사건

핵심 결론 공동창작의 의사는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하나의 저작물을 함께 만들려는 의사이다. 공동저작자가 다른 공동저작자와 합의 없이 저작물을 이용하더라도 저작재산권 행사방법 위반에 그칠 뿐 저작재산권침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2도16066, 2014도16517

해당판례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도16066 판결〔저작권법위반〕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여 무죄 취지의 원심판결을 유지하였다.
하급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12. 12. 6. 선고 2012노979 판결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원심은 피고인과 고소인을 최종 연극대본의 공동저작자로 인정하고, 피고인의 합의 없는 이용이 저작재산권침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고의에 관한 판단은 부가적인 판단으로, 대법원은 그 당부를 따로 심리하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 원문

관련판례

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4도16517 판결
이 사건의 공동창작 의사에 관한 법리를 인용하면서, 순차적으로 집필한 경우 공동저작물이 성립하는 범위를 구체화하였다. 선행 저작자가 스스로 작품을 완결하려고 하였고 다른 작가의 후속 작업을 통한 공동 완성을 의도하지 않았다면, 후행 작가가 기존 창작 부분을 이용하여 작품을 완성하더라도 공동저작물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여러 사람이 같은 작품의 집필에 관여했다거나 최종 결과물의 각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하기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의 비침해 법리를 적용할 수는 없다. 공동창작의 의사가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관련법령

가. 구 저작권법(2011. 6. 30. 법률 제108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제2호, 제21호
저작물·저작자·공동저작물의 정의.

나. 구 저작권법(2011. 6. 30. 법률 제108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 제1항

공동저작물의 저작재산권 행사에 관한 전원 합의 원칙.

다. 구 저작권법(2011. 6. 30. 법률 제108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6조 제1항

저작재산권 침해에 대한 처벌규정. 판결의 참조조문

사실관계

가. 연극대본의 공동 작성

자전적 수필 『친정엄마』의 작가인 피고인은 공연기획사와의 계약에 따라 연극의 초벌대본을 작성하였다. 이후 공연기획사의 의뢰를 받은 고소인이 피고인 및 연출가와 협의하면서 초벌대본을 수정·보완하여 최종대본을 완성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연극이 공연되었다.

나. 뮤지컬대본의 작성과 분쟁

피고인은 이후 혼자 뮤지컬대본을 작성하였다. 이 대본에는 연극대본의 등장인물과 대사 등 표현이 상당 부분 이용되었다. 고소인과의 합의 없이 이루어진 이러한 이용이 고소인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지가 문제되었다.
주석서도 이 사건을 초벌대본 작성자와 수정·보완자의 공동저작자 지위 및 공동저작물의 단독 이용에 관한 사례로 설명한다(저작권법 주석서, 제129조, Ⅲ. 1. 가. 1) ‘공동창작의 의사’, ‘친정엄마’ 연극대본 관련 분쟁 참조).

법리

가. 공동저작물의 성립요건

공동저작물이 성립하려면 공동창작의 의사, 창작적인 표현에 대한 공동의 기여, 각 기여 부분의 분리 이용 불가능성이 필요하다.
공동창작의 의사는 저작권을 공동으로 보유하겠다는 법률적 합의를 뜻하지 않는다. 각자의 창작적 기여가 합쳐진 하나의 작품을 만들려는 의사로 충분하다. 주석서는 이러한 의사의 유무가 순차적으로 작성된 결과물을 공동저작물과 2차적저작물로 구분하는 중요한 기준이라고 설명한다(저작권법 주석서, 제48조, Ⅰ. 2. 나. ‘공동창작의 의사’ 참조).

나. 초벌대본 작성자와 수정·보완자의 공동저작자 지위

피고인은 고소인이 초벌대본에 새로운 창작성을 보태는 것을 용인하면서 최종 공연까지 대본작업에 관여하였다. 고소인 역시 별개의 작품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기존 대본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의사로 참여하였다.
또한 고소인은 전체적인 방향에 관한 통제를 일부 받았지만, 상당한 창작의 자유를 가지고 새로운 인물·장면·대사를 창작하였다. 주석서는 이러한 협업 과정과 최종대본의 분리 이용 불가능성을 공동저작자 인정의 근거로 소개한다(저작권법 주석서, 제129조, Ⅲ. 1. 가. 1) ‘공동창작의 의사’, ‘친정엄마’ 연극대본 관련 분쟁 참조).

다. 전원 합의 원칙 위반과 저작재산권 침해의 구별

대법원은 공동저작자 사이의 전원 합의 규정을 저작재산권의 행사방법에 관한 규정으로 해석하였다. 이에 따라 다른 공동저작자의 동의 없는 이용도 행사방법 위반에 그치며, 저작재산권침해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판결 원문

라. 주석서의 평가

주석서는 이 판결을 소개하면서, 행사방법 위반과 권리침해를 구별하는 논리 및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의 관계에 관한 비판적 견해도 함께 다룬다. 따라서 주석서가 판결의 논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정리해서는 안 된다(저작권법 주석서, 제48조, Ⅱ. 3. ‘공동저작자의 법 제48조 위반행위와 저작재산권 침해 여부’, 각주 16~19 참조).

실무적 유의점

가. 공동저작자 지위를 먼저 입증해야 한다

계약상 ‘작가’나 ‘각색자’라는 명칭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초고, 수정 이력, 협의 내용 등을 통해 실제 창작적 기여와 공동 완성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 아이디어 제공이나 단순 교정만으로 공동저작자 지위를 인정받기는 어렵다.

나. 형사상 비침해를 자유로운 단독 이용의 허용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 판결로 전원 합의 원칙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무죄라는 결론과 별개로, 이용에 관한 약정 위반이나 수익 정산 등 민사상 쟁점은 따로 검토해야 한다. 이 형사판결에서 민사상 배상책임이나 배상액까지 확정한 것도 아니다.

다. 후속 이용 조건을 계약으로 정해야 한다

연극대본의 뮤지컬화·영상화, 재공연, 제3자 이용허락 등에 관하여 동의 절차와 수익 배분을 미리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가 교체가 예정되어 있다면 기존 원고의 후속 수정·이용 범위도 명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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