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배임 이득액 산정과 범죄수익 발생원인 가장죄

핵심 결론 배임 이득액은 실제 실현 여부와 무관하게 취득시킨 이익 전액이며, 범죄수익 발생원인 가장죄는 전제범죄와 구별되는 별도의 가장행위가 있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4도11042, 2006도1614, 2008도2236, 2014도4408

판결번호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4도11042 판결
공문서변조·변조공문서행사·사문서변조·변조사문서행사·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인정된 죄명: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관련판례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6도1614 판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의 이득액은 범죄행위로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합계액을 의미하며, 그 이익이 최종적으로 실현되었는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도2236 판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이득액은 범죄행위의 결과 불법영득의 대상이 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도4408 판결
범죄수익의 취득 또는 발생원인을 가장하는 행위는 범죄수익을 발생시킨 전제범죄 그 자체와 별도로 평가할 수 있는 행위여야 한다.

관련법령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5조 제2항

형법 제356조

※ 이 판결은 위 조문을 구법으로 특정하여 인용하지 않았으므로 판결문에 표시된 법령명과 조문에 따라 정리하였다.

사실관계

1. 피고인들의 지위

피고인들은 전기부품을 취급하는 피해 회사에서 부장과 차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부품의 수입·판매 및 거래처 관리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와 거래처 사이의 거래구조와 납품가격, 매입원가 등 영업정보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따라서 회사의 거래기회와 이익을 보호하고 회사에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해야 할 업무상 임무를 부담하였다.

2. 페이퍼컴퍼니의 설립과 거래 개입

피고인들은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다음, 피해 회사가 직접 수행하던 부품거래 과정에 페이퍼컴퍼니를 중간업체로 개입시켰다.
외형상으로는 페이퍼컴퍼니가 부품을 매입하여 최종 거래처에 다시 판매하는 정상적인 중간유통 거래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페이퍼컴퍼니는 실질적인 인력·설비나 독립적인 영업활동 없이 피해 회사의 거래기회와 영업조직을 이용하여 중간 이익만 취득하는 구조였다.

3. 거래차익의 취득

피고인들은 페이퍼컴퍼니를 통하여 거래처에 부품을 공급하고 거래처로부터 물품대금을 지급받았다.
그중 부품 매입대금 상당액만 실제 매입처 또는 피해 회사에 지급하고, 거래처로부터 받은 물품대금과 매입대금 사이의 차액은 페이퍼컴퍼니의 이익으로 귀속시켰다.
원심은 거래처로부터 지급받은 물품대금에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었고, 그 전체 금액에서 부품 매입대금 상당액을 공제한 차액을 배임으로 취득한 재산상 이익으로 산정하였다.

4. 구체적인 자금흐름

범죄수익은닉 혐의와 관련된 공소사실 중 한 거래에서는 다음과 같은 자금흐름이 문제 되었다.
거래처가 페이퍼컴퍼니의 명의상 대표자 계좌로 105,050,000원을 송금
같은 날 피해 회사 계좌로 89,100,000원을 송금
차액 15,950,000원을 페이퍼컴퍼니의 영업이익으로 귀속
검사는 이와 같은 방식을 반복하여 합계 1,145,639,000원을 페이퍼컴퍼니의 정상적인 영업이익인 것처럼 가장하였다고 기소하였다.

5. 문서변조와 세금계산서 문제

피고인들은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거래를 정상적인 거래처럼 보이게 하는 과정에서 수입 관련 공문서와 품질보증서 등 사문서를 변조·행사한 혐의도 받았다.
또한 거래과정에서 작성·교부된 세금계산서와 관련하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함께 기소되었다.

핵심쟁점

페이퍼컴퍼니를 거래 중간에 개입시켜 거래차익을 취득하게 한 행위가 업무상배임에 해당하는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의 이득액을 어떻게 산정하는지
페이퍼컴퍼니가 취득한 이익이 최종적으로 실현되거나 피고인들에게 귀속되어야 이득액으로 볼 수 있는지
거래처로부터 받은 물품대금에 포함된 부가가치세까지 이득액 산정에 포함되는지
전제범죄가 최종적으로 기수에 이른 경우, 범죄수익 발생원인을 가장한 행위가 그보다 앞서 이루어졌더라도 범죄수익은닉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허위 거래구조를 만든 행위가 배임죄와 별도로 범죄수익 발생원인 가장죄를 구성하는지

법리

1. 특정경제범죄법상 이득액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의 이득액은 횡령·배임 등의 범죄행위로 다음과 같이 취득된 재산적 가치의 합계액을 의미한다.
피고인이 직접 취득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
피고인이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
중요한 것은 범죄행위로 불법영득의 대상이 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다.
그 이익이 이후 피고인에게 최종적으로 분배되었는지, 실제로 소비되었는지 또는 궁극적으로 확정적인 이익으로 실현되었는지는 이득액 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 제3자인 페이퍼컴퍼니가 얻은 이익

피고인이 자신 또는 관련자가 지배하는 페이퍼컴퍼니를 거래 중간에 개입시켜 회사가 취득해야 할 거래이익을 페이퍼컴퍼니에 귀속시켰다면, 그 이익은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페이퍼컴퍼니의 자금을 개인적으로 인출하거나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페이퍼컴퍼니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때 배임 이득액에 포함될 수 있다.

3. 범죄수익 발생원인에 관한 사실의 가장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3조 제1항 제2호의 범죄수익 발생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는 다음과 같은 행위를 의미한다.
존재하지 않는 범죄수익의 발생원인을 존재하는 것처럼 꾸미는 행위
실제로 존재하는 범죄수익의 발생원인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숨기는 행위
범죄로 취득한 이익을 정상적인 매매대금·용역대금·수수료 또는 영업이익인 것처럼 꾸미는 행위

4. 전제범죄와 구별되는 별도 행위의 필요성

범죄수익 발생원인 가장죄가 성립하려면 가장행위가 범죄수익을 발생시킨 배임·횡령 등의 전제범죄와 별도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전제범죄를 실행하기 위해 허위 거래형식을 만들고 그 형식에 따라 돈을 지급받은 것 자체가 배임행위의 내용이라면, 동일한 행위를 다시 범죄수익 발생원인 가장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
반면 전제범죄가 완성된 후 허위 계약서나 세금계산서를 추가로 작성하거나 별도의 자금세탁 거래를 통해 범죄수익을 정상적인 수익처럼 꾸민 경우에는 별도의 가장죄가 성립할 수 있다.

5. 가장행위와 전제범죄의 시간적 선후

범죄수익 발생원인을 가장하는 행위가 시간적으로 전제범죄의 기수보다 먼저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수익은닉죄가 당연히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전제범죄가 종국적으로 기수에 이르렀다면 그 이전부터 계획·실행된 가장행위도 범죄수익 발생원인 가장죄를 구성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해당 가장행위가 전제범죄 자체와 별도로 평가할 수 있는 독립된 행위여야 한다.

원심의 판단

1.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은 유죄

원심은 피고인들이 피해 회사의 거래기회를 페이퍼컴퍼니로 이전하고 거래차익을 취득하게 한 행위가 업무상 임무에 위배된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에 귀속되어야 할 거래이익을 페이퍼컴퍼니에 취득하게 하고 피해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발생시켰으므로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2. 배임 이득액 산정

원심은 페이퍼컴퍼니가 거래처로부터 받은 물품대금에서 매입처에 지급한 부품대금을 공제한 차액 전부를 배임 이득액으로 인정하였다.
거래처에서 받은 물품대금에는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원심은 이를 포함한 거래차액을 이득액으로 산정하였다.

3. 범죄수익은닉죄는 무죄

원심은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돈을 송금받은 시점에는 검사가 전제로 삼은 업무상횡령죄가 아직 기수에 이르지 않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당시 해당 자금은 범죄수익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범죄수익 발생원인 가장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1. 배임죄의 성립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업무상 임무를 위반하여 페이퍼컴퍼니에 거래이익을 귀속시킨 행위를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다.

2. 이득의 최종 실현 여부는 중요하지 않음

대법원은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 제1항의 이득액이 범죄행위로 피고인 또는 제3자가 취득한 불법영득 대상의 가액이라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페이퍼컴퍼니가 얻은 이익이 이후 피고인들에게 실제로 분배되거나 최종적인 경제적 이익으로 실현되었는지는 이득액 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법원은 거래처로부터 받은 물품대금에서 매입처에 지급한 부품대금을 공제한 차액 전부를 이득액으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였다.

3. 전제범죄의 기수 전 가장행위도 처벌 가능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배임행위가 종국적으로 기수에 이르렀으므로, 범죄수익 발생원인을 가장한 행위가 시간적으로 배임죄의 기수 이전에 이루어졌더라도 범죄수익은닉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행위 당시 횡령죄가 아직 기수에 이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수익은닉죄를 부정한 원심의 이유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였다.

4. 그러나 별도의 가장행위가 없어 범죄수익은닉죄 불성립

피고인들은 피해 회사의 물건을 페이퍼컴퍼니가 매입하여 거래처에 판매한 것처럼 거래구조를 만들고, 거래처로부터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대금을 송금받았다.
대법원은 이 일련의 행위가 바로 페이퍼컴퍼니에 거래이익을 취득하게 한 배임행위 자체라고 판단하였다.
즉, 허위 거래구조와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대금을 받은 행위를 제외하면 배임행위와 별도로 평가할 수 있는 추가적인 범죄수익 가장행위가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죄는 별도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5. 원심의 이유는 잘못되었으나 무죄 결론은 정당

원심은 전제범죄가 아직 기수에 이르지 않아 범죄수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죄수익은닉죄를 무죄로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 이유는 잘못이지만, 전제범죄와 구별되는 별도의 가장행위가 없으므로 범죄수익은닉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6. 횡령 및 허위세금계산서 부분

대법원은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과 특정범죄가중법상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도 유지하였다.

결론

대법원은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원심의 결론이 유지되었다.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하여 거래차익을 취득하게 한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유죄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무죄
특정범죄가중법상 허위세금계산서 교부 등: 무죄
범죄수익 발생원인 가장죄: 무죄
공문서 및 사문서 변조·행사 부분: 원심 판단 유지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회사기회 유용 사건에서 배임 이득액과 범죄수익은닉죄의 범위를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첫째, 페이퍼컴퍼니가 취득한 거래차익은 피고인에게 최종적으로 분배되지 않았더라도 특정경제범죄법상 이득액에 포함된다.
둘째, 허위 거래형식을 이용하여 페이퍼컴퍼니에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 자체가 배임의 실행행위라면 이를 동일하게 범죄수익 발생원인 가장행위로 중복 평가할 수 없다.
셋째, 배임죄와 별도로 범죄수익은닉죄를 인정하려면 배임행위가 완성된 후 허위 계약, 차명 송금, 자금세탁 거래 등 범죄수익의 발생원인을 새롭게 위장하는 독립된 행위가 추가로 존재해야 한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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