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례
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다92039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대법원은 매도인들의 명백하고 종국적인 이행거절을 인정하여, 매수인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하였다. 대법원-2011다92039 이행거절(6)
하급심
- 제1심: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2011. 1. 4. 선고 2009가단4907 판결
- 원심: 전주지방법원 2011. 9. 30. 선고 2011나972 판결
제1심은 원고에게 유리한 판단을 하였으나, 원심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원심도 매도인들의 계약해제가 적법하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였다. 다만 매도인들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잘못 믿었을 뿐, 잔금을 받더라도 소유권을 이전하지 않겠다는 의사까지 명백히 표시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대법원은 해제통지뿐 아니라 그 후의 대응과 소송에서 반복한 주장까지 종합하면, 매도인들의 확정적인 이행거절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다50690 판결 의사표시는 당사자의 내심보다 표시된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를 중심으로 해석하되, 의미가 명확하지 않으면 계약의 경위·목적·거래 관행 등을 함께 고려한다.
- 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5다63337 판결
-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2560 판결 채무자가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면 채권자는 이행기 전이라도 최고 없이 계약을 해제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행거절 여부는 당사자의 행동과 계약 전후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다77385 판결 묵시적인 이행거절도 가능하지만, 최고와 자기 채무의 이행제공 없이 해제할 수 있는 만큼 그 거절 의사가 정황상 분명해야 한다.
-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다94646, 94653 판결 동시이행관계에서 과거에 한 차례 이행을 제공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의 동시이행항변권이 계속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관련 법령
아래는 판결의 쟁점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관련 조문이다.
- 민법 제536조 제1항 쌍무계약의 당사자는 상대방이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 민법 제544조 이행지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원칙적으로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해야 한다. 다만 채무자가 미리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최고가 필요하지 않다.
- 민법 제543조 제1항 계약해제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한다.
- 민법 제548조 제1항 계약이 해제되면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게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한다.
- 민법 제551조 계약해제는 손해배상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민법 제398조 당사자는 채무불이행에 관한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할 수 있다.
사실관계
매수인은 토지 10필지를 사고, 매도인들은 잔금을 받으면서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했다.
원고와 영농조합법인은 공동으로 피고 두 사람에게 토지 10필지를 매수하였다. 9필지는 피고 한 사람의 소유였고, 나머지 1필지는 다른 피고의 소유였다.
2009년 3월 26일경 체결한 매매계약의 대금은 다음과 같다.
매도인들은 잔금을 받는 동시에 토지의 제한물권 등을 말소하고 소유권이전등기와 인도를 이행하기로 하였다.
계약에는 매도인이 위약하면 계약금의 배액을 배상하고,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중도금까지 계약금으로 취급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매수인 측은 계약금과 중도금 합계 1억 7,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첫 잔금일에는 매수인도 잔금을 준비하지 못했고, 일부 토지의 담보등기도 남아 있었다.
2009년 4월 30일 양측은 법무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매도인들은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와 남아 있던 근저당권 등의 말소서류를 준비했지만, 매수인 측은 잔금 4억 8,000만 원을 준비하지 못하였다.
매수인 측은 토지 3필지에 근저당권과 지상권 등기가 남아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담보채무는 이미 변제되었으나 일부 말소등기가 누락된 상태였다.
양측은 잔금일을 2009년 5월 7일로 연기하였고, 남아 있던 담보등기는 2009년 5월 1일 말소되었다.
연기한 잔금일에 매도인들은 계약해제와 1억 7,000만 원의 몰취를 통지했다.
매도인들은 매수인 측이 잔금을 지급할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하여, 2009년 5월 7일 계약을 해제하고 이미 받은 1억 7,000만 원을 돌려주지 않겠다는 통지서를 보냈다.
그러나 매도인들은 이날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 등을 이행제공하지 않았다. 원고에게 보낸 통지서도 반송되었고, 원고는 2009년 5월 20일경에야 그 내용을 알게 되었다.
한편 매도인 중 한 사람은 해제통지일인 2009년 5월 7일, 매매대상 토지 일부 지분에 관하여 다른 피고와 제3자 앞으로 소유권 일부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쳐 주었다.
매수인은 처음부터 돈을 돌려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계약대로 토지를 넘겨 달라고 요구했다.
원고는 2009년 5월 20일 잔금 대출에 협조할 조합의 대표이사와 함께 매도인들을 만났다. 그러나 매도인들은 대출 협조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리를 떠났다.
원고는 같은 해 6월 25일 다시 내용증명을 보내, 가등기 문제 등을 지적하면서 소유권이전 서류를 준비하고 잔금을 수령할 것을 요구하였다. 매도인들은 이에 응대하지 않았다.
이후 원고가 처음 제기한 소송의 내용도 다음과 같았다.
매수인에게서 잔금을 받는 동시에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달라.
그런데 매도인들은 소송과 조정 과정에서도 “계약은 이미 해제되었다”는 입장을 반복하였다. 자신들의 해제가 적법하지 않다면 잔금을 받고 계약을 이행하겠다는 의사는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매수인은 결국 계약이행 청구를 대금반환과 손해배상 청구로 변경했다.
원고는 매도인들이 더 이상 계약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정적으로 표시했다고 보고, 2010년 12월 7일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의 송달로 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이에 따라 다음 금액을 청구하였다.
이는 원고의 청구금액이다. 대법원이 직접 이 금액 전부의 지급을 명한 것은 아니다. 전주지방법원-2011나972 (대법원 2011다92039… 대법원-2011다92039 이행거절(6)
법리
매도인의 해제가 적법한지와 그 통지가 이행거절에 해당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 사건에서는 두 번의 해제 의사표시를 구분해야 한다.
따라서 매도인의 해제통지가 적법하지 않다고 해서 아무런 법적 의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통지와 이후 행동이 계약을 더 이상 이행하지 않겠다는 확정적인 의사표시에 해당할 수 있다.
매수인이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매도인이 곧바로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잔금 지급과 소유권이전등기가 동시이행관계라면, 매도인도 원칙적으로 자신의 의무를 이행할 준비를 갖추어 제공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 매도인들이 최초 잔금일에 등기서류를 준비했던 사실은 인정되었다. 그러나 잔금일을 연기한 뒤 해제통지를 할 때까지 이행제공을 계속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
대법원은 2009년 5월 7일의 해제통지가 자신의 의무를 이행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적법하지 않다고 보았다.
이행거절은 해제통지의 문구와 이후 행동을 함께 보아 판단한다.
대법원이 주목한 것은 다음 사정이었다.
- 매도인들은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뿐 아니라 중도금까지 몰취한다고 통지하였다.
- 그 후 매수인이 계약이행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 매수인이 잔금 지급과 동시에 소유권이전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뒤에도 계약이 이미 끝났다는 주장을 반복하였다.
- 해제가 인정되지 않으면 계약을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 제3자 등의 가등기도 잔금을 받으면 말소하겠다는 설명을 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를 종합하여 매도인들이 기존 해제 입장을 철회하지 않고 오히려 확고히 했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부적법한 해제통지를 보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언제나 이행거절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통지 내용, 이행 요구에 대한 대응, 이후 협의와 소송에서의 태도를 함께 보아야 한다.
명백한 이행거절이 있으면 매수인은 잔금을 먼저 제공할 필요가 없다.
원심은 매수인이 실제로 잔금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매도인들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명백하고 종국적으로 표시한 이상, 매수인이 잔금을 제공하지 않고도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여기서 잔금 제공이 필요 없다는 것은 매수인이 잔금 없이 토지를 취득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계약이행을 명백히 거절하는 매도인을 상대로 계약을 해제하기 위해 불필요한 잔금 제공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다.
대법원은 이러한 법리에 따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실무상 유의점
- 해제 요건을 갖추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동시이행관계에서는 상대방의 미이행뿐 아니라 자신의 이행제공 여부도 중요하다.
- 부적법한 해제통지도 이행거절의 증거가 될 수 있다. 계약 종료와 대금 몰취를 단정하고 이후 이행 요구까지 거절하면, 오히려 자신이 채무불이행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 통지 이후의 대응을 함께 기록해야 한다. 내용증명, 면담 내용, 계약이행 요청, 답변서와 조정 과정에서의 입장이 이행거절 판단의 자료가 된다.
- 반환금과 손해배상금을 구분해야 한다. 이 사건의 2억 2,000만 원은 지급대금 1억 7,000만 원의 반환과 손해배상 예정액 5,000만 원을 합친 청구액이며, 대법원의 확정 지급액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