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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판결
조합원들이 조합설립인가처분 등의 효력을 다투며 부동산 인도를 거부하였더라도, 잘못된 법률적 판단만으로 채무불이행의 귀책사유를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15. 3. 25. 선고 2014나4844 판결 [손해배상]
파기환송 후 조합이 주장한 시공사에 대한 연체이자 채무가 현실적·확정적으로 발생하였다는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합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환송심 판결의 확정 여부는 미확인이다.
하급심
환송심은 대법원이 배척한 면책 논리를 다시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귀책사유와 별개의 요건인 손해 발생이 증명되었는지를 심리하여 청구를 배척한 것이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0다47361 판결 확정된 채무의 내용에 따른 이행을 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채무불이행의 위법성이 인정된다는 법리로 대상판결이 인용하였다.
- 대법원 2010. 4. 8. 선고 2009다10881 판결 조합설립결의에 하자가 있더라도 조합설립인가처분이 취소되거나 당연무효가 되지 않는 한 정비사업조합은 사업시행자의 지위를 유지한다.
- 대법원 2011. 11. 24. 선고 2009다28394 판결 관리처분계획의 인가·고시에 따른 종전 권리자의 사용·수익 제한을 설명하였다. 다만 임차인에 대한 인도청구에서는 영업손실보상금 등 보상 문제를 별도로 검토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다22833 판결 제3자에 대한 채무 부담을 손해로 청구하려면 그 채무가 현실적·확정적이어서 실제로 변제하여야 할 성질의 것이어야 한다. 그 판단은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합리적으로 하여야 한다.
관련법령
-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과 채무자의 귀책사유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393조 채무불이행으로 배상할 손해의 범위를 정한다.
- 민법 제750조, 제760조 제1항 조합이 예비적으로 주장한 불법행위 및 공동불법행위책임과 관련된다.
-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09. 5. 27. 법률 제97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 제3항, 제6항 관리처분계획 인가의 고시와 그에 따른 종전 토지·건축물의 사용·수익 제한에 관한 규정이다.
-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1조 제1항 현재의 사용·수익 제한 규정이다. 사업시행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와 토지보상법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를 예외로 정하고 있으므로, 현행 사건에 적용할 때에는 해당 요건을 함께 검토하여야 한다.
사실관계
가. 재개발조합은 조합원들의 이주 완료를 전제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서울 중구 일대 51,817㎡에서 주택재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조합이고, 피고들은 사업구역 내 부동산을 소유한 조합원들이다.
조합은 2007. 1. 19.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2007. 10. 19.경 시공사인 대림산업과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관리처분계획은 2008. 6. 26. 인가·고시되었다.
공사도급계약 제13조에는 다음 내용이 정해져 있었다.
- 최초 이주비 대여일부터 6개월 이내에 조합의 책임으로 사업구역 내 거주자의 이주를 완료한다.
- 이주 지연으로 시공사의 착공이 늦어지면, 기본이주비를 포함하여 시공사가 이미 집행한 사업경비에 지연일수와 약정 연체이자율을 적용한 연체이자를 지급한다.
조합 정관도 조합원의 의무로 사업시행계획에 따른 철거 및 이주의무를 규정하고 있었다.
나. 조합원들은 인가처분 등의 효력을 다투면서 부동산 인도를 거부하였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설립결의, 시공자선정결의, 공사도급계약 체결결의 및 관련 인가처분 등에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민사소송과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조합설립 동의 당시 동의서에 건축물 철거 및 신축비용 개산액 등의 기재가 없었다는 점 등이 문제 되었다.
조합원들은 이러한 법률관계가 다투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조합에 부동산을 인도하지 않은 채 점유를 계속하였다.
다. 조합은 시공사에 부담하게 된다는 연체이자를 손해로 청구하였다
조합은 조합원들의 이주 지연으로 착공이 늦어져 시공사에 다음과 같은 연체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구분 | 조합이 주장한 금액 |
|---|
| 2009. 6. 30.까지 발생한 연체이자 | 3,242,245,000원 |
| 2009. 7. 1.부터 추가되는 연체이자 | 1일 34,631,000원 |
| 환송심에서 배상을 구한 금액 | 위 주장 손해 중 일부인 3억 원 |
조합은 처음에는 30억 원을 청구하였다가 환송 전 원심에서 3억 원으로 감축하였다.
주위적으로는 조합원들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각자 배상을 구하였고, 예비적으로는 공동불법행위를 이유로 연대배상을 구하였다. 위 금액들은 조합의 주장 및 청구금액이다.
라. 환송심에서도 시공사에 대한 채무 부담을 뒷받침할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환송심은 조합에 실제 손해의 발생 여부와 금액에 관한 설명 및 증거 제출을 여러 차례 요구하였다.
조합은 시공사에 실제로 지급한 돈은 없고 채무만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조합 해산 무렵 손해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하였으나, 이후에도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였다.
결국 조합은 더 제출할 증거가 없다고 진술하였고, 시공사로부터 해당 금액의 지급청구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답변하지 못하였다.
법리
가. 채무가 없다는 법률적 판단이 잘못되었다면 소송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면책되지 않는다
채무자는 자신에게 채무가 없다고 믿었고 그렇게 믿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귀책사유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의 발생원인이나 존재에 관하여 스스로 법률적 판단을 한 뒤 이행을 거부하였는데 그 판단이 잘못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의·과실을 부정할 수 없다.
환송 전 원심은 조합원들이 인도의무의 존부에 의문을 가질 만한 이유가 있었고, 소송 제기나 응소가 권리보호를 빙자한 가해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중시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만으로 인도의무 불이행에 관한 귀책사유를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소송 제기·응소 자체가 위법한지와, 이미 발생한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 귀책사유가 있는지는 구별하여야 한다.
나. 결의의 하자와 인가처분의 효력도 구분하여야 한다
조합설립결의는 조합설립인가처분에 필요한 절차적 요건 중 하나이다. 결의에 하자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조합의 사업시행자 지위가 곧바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조합설립 동의 당시 동의서에 일부 기재가 빠져 있었으나, 인가신청 당시 제출된 동의서에는 관련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 등을 고려하여 조합설립인가처분 및 관리처분계획인가처분을 당연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조합설립인가처분의 무효를 구한 별도 행정소송도 2012. 5. 10.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관리처분계획의 인가·고시가 이루어졌고 그 처분이 당연무효이거나 취소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 사건에서는 조합원들의 인도의무가 인정되었다. 정관에 따른 이주의무도 그 근거가 되었다.
다. 귀책사유가 인정된다고 손해 발생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인도의무 불이행에 관한 귀책사유를 부정한 원심의 판단을 바로잡았다. 그러나 조합이 주장한 연체이자 전액이나 청구액 3억 원의 지급을 명한 것은 아니다.
환송심에서는 조합이 주장하는 손해가 실제로 발생하였는지가 별도로 문제 되었다.
| 판단 단계 | 핵심 쟁점 | 판단 내용 |
|---|
| 대법원 | 인가처분 등을 다투며 인도를 거부한 조합원에게 귀책사유가 있는가 | 잘못된 법률적 판단만으로 귀책사유를 부정할 수 없음 |
| 환송심 | 조합이 시공사에 부담한다는 연체이자가 현실적·확정적인 손해인가 |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함 |
| 환송심 결과 | 조합의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 | 주위적·예비적 청구를 배척하고 항소 기각 |
따라서 이 사건은 단순히 손해액 계산이 부족하여 패소한 사례가 아니다. 배상 대상으로 주장한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는 사실 자체의 증명이 부족했던 사례이다.
라. 제3자에 대한 채무도 손해가 될 수 있지만, 실제로 부담할 확실한 채무여야 한다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피해자가 제3자에게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다면, 아직 돈을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그 채무액 상당의 손해가 인정될 수 있다.
다만 그 채무는 현실적·확정적이어서 실제로 변제하여야 할 성질의 것이어야 한다. 계약에 지급조항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 조항에 따라 구체적인 채무가 확실하게 발생하였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환송심이 중요하게 본 것은 다음과 같다.
- 조합이 시공사에 해당 금액을 지급하였다는 증거가 없었다.
- 시공사로부터 지급청구소송을 제기당하거나 조합 재산에 보전처분을 당하였다는 자료도 없었다.
- 시공사가 조합에 해당 금액의 지급을 요구하였다는 증거조차 없었다.
- 반복된 석명과 입증촉구에도 채무의 발생 및 금액을 구체화할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이는 실제 지급, 소송 또는 가압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러한 사정을 포함하여 제3자에 대한 채무 부담이 객관적으로 현실화되었는지를 판단한 것이다.
마. 시공사에 대한 연체이자와 금융기관에 지급한 이주비 이자는 다른 손해항목이다
조합은 환송심에서 금융기관에 지출한 이주비 이자 상당액도 별도로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변론종결일까지 이를 추가하는 청구취지·청구원인 변경서면을 제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은 시공사에 대한 약정 연체이자 상당의 손해를 중심으로 판단되었다.
이를 금융기관에 실제 지급한 이주비 대출이자까지 모두 배상 대상에서 제외한 판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