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담보물 과대평가에 따른 손해배상액의 산정

핵심 결론 부당한 감정으로 과다대출이 이루어진 경우, 손해액은 실제 대출금이 정당한 담보가치를 초과한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담보가치는 실제 적용한 합리적인 담보평가요율과 우선변제 임차보증금 공제액을 반영해야 하며, 내부 기준의 상한 요율을 일률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0다97556, 2003다24840, 2006다64627

해당 판례

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다97556 판결 [손해배상]
  • 원고: 구리농업협동조합 — 담보감정을 의뢰하고 대출을 실행한 금융기관
  • 피고: 주식회사 한국감정원 — 담보물의 감정평가를 수행한 회사
  • 결과: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환송하고, 피고의 상고는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감정평가사의 과실과 피고의 사용자책임, 원고의 과실비율 40%는 수긍하였다. 다만 손해액을 계산할 때 적용한 담보평가요율과 임차보증금 공제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하급심
  • 제1심: 의정부지방법원 2009. 2. 6. 선고 2008가합4701 판결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0. 10. 20. 선고 2009나29436 판결
원심은 손해액을 396,200,000원으로 산정하고 원고의 과실 40%를 공제하여, 피고에게 237,720,000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다.
대법원은 원심이 손해액을 적게 산정하였다고 보아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첨부된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환송 전 원심이며, 파기환송심의 최종 지급액은 첨부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민법 제750조 고의·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규정이다.
  • 민법 제756조 제1항 피용자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에 대한 사용자책임의 근거이다.
  • 민법 제763조, 민법 제396조 불법행위 손해배상에서 피해자의 과실을 참작하는 근거이다.
위 조문은 판결이 판단한 불법행위·사용자책임 및 과실상계에 대응하는 규정이다.
대법원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임차보증금 상당액의 공제를 인정하였으나, 적용된 당시 법령의 개정 기준일이나 시행령 조문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의 점포당 공제액 1,350만 원을 현행 기준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실관계

가. 금융기관이 상가 2층의 9개 점포를 담보로 대출하기 위해 감정을 의뢰하였다.
차주는 2005년 7월경 자신이 소유한 서울 강서구 소재 주상복합건물 2층 점포들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하였다.
원고는 대출 여부와 담보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2005년 7월 14일 피고에게 시가감정을 의뢰하였다. 피고 소속 감정평가사는 다음 날 현황조사와 감정평가서 작성을 마쳤고, 2005년 7월 15일을 가격시점으로 점포들의 합계 가액을 38억 2,500만 원으로 평가하였다.
원고는 이를 기초로 2005년 8월 11일경 차주에게 18억 5,000만 원을 대출하고, 채권최고액 24억 1,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받았다.
나. 채무불이행 후 경매에서 대출금 상당 부분을 회수하지 못하였다.
차주가 원리금 지급을 연체하자 원고는 2006년 8월경 임의경매를 신청하였다.
경매절차의 감정평가액은 2006년 10월 9일 기준 21억 400만 원이었다. 점포들은 세 차례 유찰된 후 2007년 6월 26일경 합계 824,962,000원에 매각되었다.
원고는 2008년 3월 18일 배당절차에서 747,657,396원을 배당받았다. 원고보다 앞서 지방자치단체들이 교부권자로서 배당받았다.
다. 원심에서 같은 가격시점으로 다시 감정하자 약 24억 원으로 평가되었다.
원심은 두 감정평가법인에 최초 감정과 같은 2005년 7월 15일을 가격시점으로 평가하도록 하였다.
  • 첫 번째 평가액: 24억 2,300만 원
  • 두 번째 평가액: 24억 1,500만 원
피고의 평가액 38억 2,500만 원은 이들 평가액보다 약 60% 높았다.
평가 차이의 핵심은 ‘층별효용비율’이었다. 이는 1층 점포 가격에 비해 2층 점포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평가할 것인지를 뜻한다.
피고는 2층 점포의 가치를 비교대상인 1층 점포보다 높게 평가하였지만, 법원 감정인들은 낮게 평가하였다.
라. 감정평가 과실뿐 아니라 손해액 계산방식도 다투어졌다.
원고는 실제 대출심사에서 감정가격에 52%의 담보평가요율을 적용하고, 9개 점포에 대한 우선변제 임차보증금 상당액 121,500,000원 등을 공제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원심은 담보평가요율을 60%로 적용하고, 실제 임차인이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임차보증금 상당액을 공제하지 않았다. 대법원에서 바로잡은 부분이 이 계산방식이다.

법리

가. 감정가격의 차이뿐 아니라 그 차이를 초래한 평가상 잘못을 살펴야 한다.
감정평가 결과가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과실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현황조사와 층별효용비율 판단에 구체적인 문제가 있었다.
건물이 경사지에 있어 2층으로 접근하는 별도 출입구가 있다는 점은 인정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2층 점포의 가치가 1층보다 높다고 볼 수는 없었다.
또한 국세청 기준시가는 2층을 1층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었지만, 이는 과세 등 행정목적의 참고자료였다. 법원은 해당 점포를 직접 조사하여 시장가치를 평가한 결과보다 기준시가를 더 신뢰해야 한다고 보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에 기초하여 현황조사나 층별효용비율 평가상 과실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하였다.
나. 손해액은 감정가격 차액이나 대출금 미회수액 전부가 아니다.
부당 감정에 따른 손해액은 다음 두 금액을 구분하여 계산한다.
  • 손해액의 한도: 부당 감정에 따른 담보가치 − 정당한 감정에 따른 담보가치
  • 한도 내에서 인정되는 손해: 실제 대출금 − 정당한 감정에 따른 담보가치
따라서 감정평가액의 차이 자체를 그대로 배상하는 것도 아니고, 경매 후 남은 미회수 대출금 전액을 감정평가업자에게 부담시키는 것도 아니다.
부당한 감정 때문에 정당한 담보가치를 초과하여 대출한 부분을 산정하는 것이다.
다. ‘감정가격’과 ‘담보가치’는 구분된다.
감정가격은 부동산의 시장가치를 평가한 금액이고, 이 사건의 담보가치는 금융기관이 대출심사에 반영하는 요율과 공제액을 적용하여 산출하는 금액이다.
따라서 적정 시가가 24억 2,300만 원이라고 하여 그 전액을 금융기관이 확보한 담보가치로 계산할 수는 없다. 실제 대출에 적용한 합리적인 기준을 반영해야 한다.
라. 내부 기준의 상한인 60%가 아니라 실제 적용한 52%를 사용해야 한다.
원고의 여신업무방법서는 상가 등의 담보평가요율을 ‘60% 이내’라고 정하고 있었다. 60%를 언제나 적용하라는 의미가 아니었다.
원고는 지역과 시기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이 사건 대출에 52%를 적용하였다. 대법원은 그 요율이 내부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손해액 산정에서도 52%를 적용해야 한다. 60%를 적용하면 정당한 담보가치가 실제 대출기준보다 크게 계산되어 과다대출 손해가 과소평가된다.
마. 실제 임차인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임차보증금 공제를 배제할 수 없다.
원심은 감정 대상이 시가였고 임대차관계의 조사를 의뢰하지 않았으며, 실제 임차인도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공제를 부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금융기관이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하면서 우선변제 임차보증금 상당액을 공제하는 것이 일반적인 금융거래 기준에 부합한다고 보았다. 원고도 실제 대출심사에서 이를 공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의 정당한 담보가치 산정에는 9개 점포 × 1,350만 원인 121,500,000원을 반영해야 한다.
이는 존재하지 않는 임차인에게 실제 우선변제권이 있다는 뜻이 아니다. 부당 감정이 없었을 경우의 대출가능금액을 산정하면서, 실제 적용된 합리적인 담보 공제기준을 반영한다는 의미이다.
바. 대법원의 기준을 수치에 적용하면 손해액이 달라진다.
원심은 다음과 같이 계산하였다.
  • 정당한 담보가치: 2,423,000,000원 × 60% = 1,453,800,000원
  • 과실상계 전 손해: 1,850,000,000원 − 1,453,800,000원 = 396,200,000원
  • 원고 과실 40% 공제 후: 396,200,000원 × 60% = 237,720,000원
대법원이 제시한 요율과 공제액을 판결에 나온 금액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 정당한 담보가치: 2,423,000,000원 × 52% − 121,500,000원 = 1,138,460,000원
  • 부당 감정에 따른 담보가치: 3,825,000,000원 × 52% − 121,500,000원 = 1,867,500,000원
  • 담보가치 차액에 따른 손해 한도: 1,867,500,000원 − 1,138,460,000원 = 729,040,000원
  • 실제 대출금의 초과액: 1,850,000,000원 − 1,138,460,000원 = 711,540,000원
대출금 초과액 711,540,000원은 위 한도 안에 들어간다. 여기에 원고 과실 40%를 공제하면 426,924,000원이 된다.
이 금액은 대법원의 판단 기준과 판결에 제시된 수치를 적용한 계산 결과이며, 첨부되지 않은 파기환송심의 최종 인용액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사. 금융기관의 독자적인 검토 소홀도 과실상계 사유가 된다.
원심은 감정조사와 평가서 작성이 하루 만에 이루어졌고, 평가 경위도 충분히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였다.
대출업무에 전문성이 있는 금융기관이라면 18억 5,000만 원을 대출하면서 감정평가의 적정성을 더 주의 깊게 검토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심은 원고의 과실을 40%로 정하였고, 대법원은 그 비율이 현저히 불합리하지 않다며 유지하였다. 감정평가업자의 전문적 책임과 금융기관 자신의 대출심사 책임을 함께 인정한 판단이다.

실무상 유의점

  • 과대평가 여부는 최초 감정 당시와 같은 가격시점으로 비교해야 한다. 나중의 경매감정액이나 낮은 낙찰가만으로 당시 과실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 손해액 입증에는 감정서뿐 아니라 여신업무방법서, 실제 대출가능금액 산출표, 적용 요율과 공제내역이 필요하다.
  • 담보평가요율은 내부 규정의 최대치와 실제 적용치를 구분해야 한다. 실제 적용치가 내부 기준과 거래관행에 부합하는지도 함께 입증해야 한다.
  • 임차보증금 공제는 실제 임차인의 배당권 문제와 담보대출 한도 산정 문제를 구분하여 주장해야 한다.
  • 금융기관이 감정서의 이상 징후를 검토한 기록은 과실상계 비율을 다투는 데 중요하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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