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가 명의의 무효 등기로 토지를 잃은 경우의 손해배상 — 두 차례 파기환송 끝에 청구가 기각된 사례

핵심 결론 소유권을 상실하면 물권적 등기말소청구권을 이행불능에 따른 전보배상청구권으로 바꿀 수 없다. 국가배상은 공무원의 과실이 별도로 증명되어야 하며, 이 사건은 그 증명 부족으로 청구가 기각되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0다28604, 2012다100395, 2007다36445, 2019다272275, 2007다17161, 2008다53638

해당판결

하급심 및 소송 경과
단계판결판단과 결과
제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8. 18. 선고 2009가합51498등기말소의무의 이행불능에 따른 전보배상으로 파악하여 686,649,600원과 지연손해금 인정
환송 전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0. 3. 18. 선고 2009나85122국가의 항소와 원고의 부대항소 모두 기각
첫 번째 상고심대법원 2012. 5. 17. 선고 2010다28604 전원합의체물권적 청구권의 전보배상 부정 및 처분권주의 위반을 이유로 파기환송
첫 번째 환송심서울고등법원 2012. 10. 18. 선고 2012나41306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고 책임을 70%로 제한하여 686,649,600원과 지연손해금 인정
두 번째 상고심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2다100395공무원의 과실에 관한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다시 파기환송
재환송심서울고등법원 2015. 4. 17. 선고 2014나50236과실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제1심판결 취소, 원고 청구 전부 기각
최종 결과는 국가의 배상책임을 70% 인정한 것이 아니다. 재환송심에서 손해배상청구 전부가 기각되었다. 소송총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정하였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36445 판결

무권리자의 위법한 등기행위와 제3자의 등기부취득시효에 따른 소유권 상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판결이다. 챗변의 「토지를 되찾지 못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앞선 소송에서 인정된 사실을 다시 다툴 수 있을까?」에 정리되어 있다.
그 사건에서는 고의의 불법행위가 인정되었다. 이번 사건에서는 담당 공무원의 과실이 증명되지 않았다.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와 고의·과실을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는 함께 적용된다. 두 사건의 결론이 다른 것은 이 책임요건의 판단이 달랐기 때문이다.

나. 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19다272275 판결

무권리자가 받은 매매대금을 원소유자에게 반환해야 하는지가 문제 된 판결이다. 챗변의 「남의 토지를 팔아 받은 매매대금, 매수인이 시효취득해도 원소유자에게 반환해야 할까」에 정리되어 있다.
그 판결은 매매대금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책임을 부정하였다. 이번 사건의 물권적 청구권에 따른 전보배상 및 불법행위 손해배상과는 청구의 근거가 다르므로, 각각의 성립요건을 구분해야 한다.

관련법령

사실관계

가. 국가가 타인 소유 임야에 보존등기를 마쳤다.

원고의 선대가 사정받은 경기 화성군 소재 임야 5,109㎡에 관하여 대한민국은 1974. 6. 26.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선대의 재산을 최종적으로 단독상속한 사람이었다.

나. 국가로부터 토지를 매수한 사람들이 등기부취득시효를 완성하였다.

국가는 1997. 12. 2. 토지를 두 사람에게 매도하고, 1998. 1. 22. 각 지분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이후 매수인들에게 2008. 1. 22.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

다. 선행 등기말소소송에서 상대방별로 결론이 달라졌다.

원고는 국가와 매수인들을 상대로 각 등기의 말소를 청구하였다.
법원은 국가 명의 보존등기가 원인무효라는 이유로 국가에 대한 말소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매수인들에 대해서는 등기부취득시효를 인정하여 말소청구를 기각하였다. 선행소송은 2009년 4월 확정되었다.

라. 원고는 소유권 상실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원고는 국가의 위법한 보존등기와 매도로 토지 소유권을 잃었다며, 국가에 980,928,000원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하였다.
제1심과 환송 전 항소심은 이를 등기말소의무의 이행불능에 따른 전보배상청구로 파악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실제로 주장한 청구원인은 국가의 불법행위였다.

법리

가. 소유권에 기초한 등기말소청구권은 소유권을 상실하면 존립 근거를 잃는다.

소유자가 무효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권리는 민법 제214조에 따른 물권적 청구권이다.
제3자의 시효취득으로 소유권을 잃으면 그에 기초한 물권적 청구권도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기존 채권의 이행불능으로 보아 민법 제390조에 따른 전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
앞선 소송에서 등기말소를 명하는 확정판결을 받았어도 청구권의 성질이 채권적 청구권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전원합의체는 이에 저촉되는 범위에서 종전 2007다17161, 2008다53638 판결 등의 견해를 변경하였다.

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물권적 청구권의 전보배상이 부정되어도, 위법한 등기행위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하다. 다만 그 성립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원고가 불법행위를 청구원인으로 주장했는데 법원이 이를 임의로 등기말소의무의 이행불능에 따른 배상청구로 바꾸어 판단할 수 없다. 첫 번째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처분권주의 위반도 파기사유로 삼았다.

다. 국가 명의 등기의 위법성과 공무원의 과실은 별도로 판단한다.

국유화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보존등기를 촉탁하는 공무원에게는 그 사유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다.
그러나 국가 소유가 아닌 토지에 보존등기를 마쳤다는 결과만으로 담당 공무원의 과실까지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통상의 주의를 기울였다면 국유화 사유가 없음을 알 수 있었는데도 이를 놓쳤다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
그 증명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원고에게 있다. 두 번째 대법원 판결은 보존등기의 위법성에 관한 판단은 유지하면서, 과실을 인정한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라. 공무원의 과실은 보존등기 당시의 법적 판단 기준과 자료를 고려하여 판단한다.

이 사건 보존등기는 1974년에 이루어졌다. 대법원과 재환송심은 다음 사정을 고려하였다.
  • 토지조사부 기재에 따른 사정 및 소유권 추정 법리는 1986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확립되었다. 이를 그대로 전제하여 1974년 담당 공무원의 과실을 판단할 수는 없었다.
  • 법적 근거 없이 복구한 구 임야대장의 소유자 기재에 권리추정력을 부정하는 법리 역시 보존등기 이후에 정립되었다. 당시에는 임야대장 기재의 추정력을 인정하는 판례도 있었다.
  • 토지가 귀속임야대장에 없다는 사정만으로 일본인 소유가 아니었다거나, 담당 공무원이 이를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이는 국가 명의 등기가 유효하다는 판단이 아니다. 등기는 위법하지만, 당시 담당 공무원에게 과실이 있었다는 증명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마. 재환송심은 추가 주장까지 검토한 뒤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다.

원고는 담당 공무원이 산림청장의 1971년 지시를 위반했다는 주장도 하였다. 그러나 재환송심은 제출된 증거만으로 그 지시를 위반한 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결국 국가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에 필요한 과실이 증명되지 않아 원고의 청구가 모두 기각되었다.

실무상 유의점

가. 등기말소 승소판결과 손해배상 승소 가능성을 구분해야 한다.

국가 명의 등기가 무효라는 확정판결을 받았어도 손해배상책임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고의·과실, 손해, 인과관계 등 배상책임의 요건을 따로 검토해야 한다.

나. 과실을 증명할 자료는 등기 당시를 기준으로 확보해야 한다.

국유화 검토자료, 보존등기 촉탁서류, 당시 지적공부, 귀속재산 관련 대장, 업무지침과 실제 처리 경위를 대조할 필요가 있다. 당시 확인할 수 있었던 자료와 담당자가 놓친 구체적인 사정을 밝혀야 한다.

다. 청구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

물권적 청구권, 계약에 따른 채권적 청구권,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성질과 요건이 다르다. 특히 물권적 등기말소청구권이 소멸했다는 사정만으로 이행불능에 따른 전보배상을 구할 수는 없다.

라. 파기환송 전의 배상액을 최종 결론으로 인용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의 686,649,600원 및 책임제한 비율 70%는 이후 파기된 판단이다. 확정사례로 소개할 때에는 공무원의 과실 증명 부족으로 손해배상청구 전부가 기각되었다는 결과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같은 또는 유사한 사안을 다룬 다른 글
남의 토지를 팔아 받은 매매대금, 매수인이 시효취득해도 원소유자에게 반환해야 할까 함께 인용한 판례 2019다272275 토지를 되찾지 못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앞선 소송에서 인정된 사실을 다시 다툴 수 있을까? 함께 인용한 판례 2007다36445 앞선 소송에서 인정된 사실, 다른 소송에서 쉽게 뒤집을 수 있을까? 함께 인용한 판례 2007다36445
이 글이 다룬 조문

목록으로 업무분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