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판결
- 원고: 예금명의자의 채권자로서 예금채권에 관한 압류·추심명령을 받은 회사
- 피고: 예금채무자인 동시에 대출채권자이자 근질권자인 수산업협동조합
- 판단: 피고의 상고 기각
- 확정 여부: 원고 전부승소 확정
- 지급을 명한 금액: 50,628,851원 및 이에 대한 2007. 8.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손해금
위 연 20%는 이 사건 판결에서 지급을 명한 지연손해금률이다.
하급심
가. 제1심 — 근질권의 피담보채권이 없는 상태에서 확정되었다고 보아 청구 인용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08. 8. 22. 선고 2007가단8787 판결
제1심은 근질권설정계약 자체는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보았다. 그러나 피고가 압류·추심명령을 송달받아 압류 사실을 알게 된 때에는 대출채권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근질권은 피담보채권이 없는 상태에서 확정되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다음 날 발생한 대출금채권으로 근질권을 실행하거나 예금채권과 상계하였다는 항변을 배척하고, 원고의 추심금 청구를 전부 인용하였다.
나. 항소심 — 제1심 유지 및 신의칙에 관한 판단 추가
항소심은 제1심의 일부 기재를 바로잡고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추가로, 피고가 압류·추심명령을 송달받은 뒤 대출 발생을 막기 위한 통상적인 조치를 취할 시간이 있었는데도 다음 날 대출을 실행하고 그 채권으로 상계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대법원은 이 신의칙 판단을 가정적·부가적 판단으로 보아 그 당부를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다. 대법원이 직접 인정한 핵심 근거는 압류 사실을 안 때 피담보채권이 확정되었다는 점이다.
관련 판례
가. 후순위 전부채권자에 대한 지급과 선순위 질권자의 권리
질권자가 압류·전부명령보다 먼저 확정일자 있는 문서로 대항요건을 갖추었다면, 제3채무자는 후순위 전부채권자에게 지급하였다는 이유로 질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2009다43621 판결에 관하여 사안이 달라 적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을 근거로 전부금이나 추심금이 지급되면 선순위 질권이 언제나 소멸한다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피담보채권의 확정시기와 이미 성립한 질권의 대항력은 구별해야 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나. 근저당권부 근질권의 확정시기와의 구별
근저당권부 채권에 근질권의 부기등기가 마쳐진 뒤 근질권자가 아닌 제3자의 신청으로 담보 부동산의 경매가 개시된 경우에는,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지급한 때 근질권의 피담보채권이 확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예금채권 자체에 대한 압류가 문제 된 이 사건과 집행 대상 및 담보 구조가 다르다. 근질권이라는 명칭만으로 확정시기를 동일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 법령
- 민법 제334조: 질권이 담보하는 원본·이자·손해배상 등 피담보채권의 범위.
- 민법 제353조: 질권자의 직접청구권과 자기채권액에 따른 청구 한도.
- 민법 제355조: 권리질권에 대한 동산질권 규정의 준용.
- 민법 제498조: 지급금지명령을 받은 후 취득한 채권에 의한 상계의 대항 제한.
- 민사집행법 제227조: 금전채권의 압류와 제3채무자에 대한 송달에 따른 효력 발생.
- 민사집행법 제229조: 추심명령·전부명령에 의한 금전채권의 현금화.
사실관계
가. 다른 사람의 명의로 예금한 돈이 대출 담보로 제공되었다
예금자금을 출연한 A는 자신의 딸을 통하여 딸의 친구인 B의 명의를 빌리기로 하였다.
A의 딸은 B의 주민등록증을 받아 2006. 11. 16. 피고 수협에 B 명의의 정기예탁금 계좌 두 개를 개설하고, A가 출연한 합계 6,000만 원을 예금하였다. 계좌의 거래인감으로는 B의 인장이 아니라 A의 딸의 인장이 사용되었다.
A는 2006. 11. 29. 피고와 대출한도 2억 5,000만 원, 대출기간 만료일 2008. 11. 16.로 정한 마이너스통장대출약정을 체결하였다.
그 담보로 A 자신의 예금채권 합계 2억 원에 근질권을 설정하였고, 별도로 B 명의의 예금채권 6,000만 원에도 근질권을 설정하였다.
B 명의 예금에 관한 근질권은 A가 피고에게 현재 및 장래에 부담하는 모든 거래상 채무를 6,000만 원 한도에서 담보하는 내용이었다. 계약서에는 2007. 5. 17. 확정일자가 부여되었다.
나. 예금명의자의 채권자가 압류·추심명령을 받았다
원고 회사는 B에 대한 집행력 있는 공정증서를 가지고 있었다.
원고는 이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2007. 6. 26. B의 피고에 대한 예금채권 중 50,628,851원에 관하여 압류·추심명령을 받았다.
이 명령은 2007. 6. 28. 오전 11시 47분경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당시 A의 마이너스통장대출약정에 따른 대출금채무는 없었다. 대출약정과 한도는 존재하였지만 실제 대출잔액은 0원이었던 것이다.
다. 명령 송달 다음 날 대출이 발생하고 예금이 상계 처리되었다
피고의 전산기록에는 다음과 같은 거래가 나타났다.
A는 그 후에도 같은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여 피고와 대출거래를 계속하였다.
피고는 근질권이 압류보다 먼저 설정되었고, 그 근질권을 실행하여 대출금과 예금을 상계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지급할 예금채무가 남아 있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라. 근질권설정계약서의 사후 보충도 다투어졌다
근질권설정계약서에는 처음부터 A의 딸의 인장이 날인되어 있었으나, B의 이름과 주소는 자필로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압류·추심명령이 송달된 뒤인 2007. 7. 12.경 피고 직원의 요청에 따라 B가 공란을 자필로 보충하였다.
원고는 이를 근거로 근질권이 압류 후에 설정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제1심은 B가 A에게 예금거래에 관한 포괄적인 권한을 부여하였고 여기에 근질권설정 권한도 포함된다고 보아, 근질권설정계약 자체의 유효성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승소한 이유는 근질권이 처음부터 무효였기 때문이 아니라, 유효하게 설정된 근질권이 피담보채권 없는 상태에서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마. 차명예금이라는 항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피고는 예금자금을 출연한 실제 예금주가 A이므로 B의 채권자인 원고가 예금채권을 압류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하급심은 내부적인 예금 귀속관계를 이유로 선의의 압류·추심채권자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고가 내부적인 차명관계를 알고 있었다는 피고의 주장도 증거 부족으로 배척하였다.
다만 차명예금의 귀속과 제3자 보호는 하급심에서 다룬 쟁점이다. 이 사건 대법원이 직접 제시한 핵심 법리는 근질권의 피담보채권 확정시기에 관한 것이다.
법리
가. 피담보채권은 근질권자가 강제집행 개시 사실을 안 때 확정된다
대법원은 근질권이 설정된 금전채권에 대하여 제3자의 압류로 강제집행절차가 개시된 경우, 근질권자가 그 사실을 알게 된 때 피담보채권이 확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압류 사실을 모르고 거래를 계속한 근질권자를 보호할 필요는 있지만, 압류 사실을 안 뒤 새로 발생시킨 채권까지 담보에 포함시키면 압류채권자의 회수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예금채무자인 동시에 근질권자였다. 따라서 피고가 압류·추심명령을 송달받은 때가 곧 강제집행 개시 사실을 알게 된 때였다.
나. 대출한도와 실제 피담보채권액은 다르다
피고는 근질권의 피담보채권액을 대출약정에서 정한 거래한도액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의 금액들은 각각 의미가 다르다.
대출한도는 향후 대출이 이루어질 수 있는 범위이고, 근질권 한도는 담보책임의 범위이다. 어느 것도 그 금액 상당의 채권이 이미 발생하였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 확정 당시 피담보채권이 없으면 이후 대출을 기존 근질권으로 담보할 수 없다
계속적 거래를 담보하는 근질권은 장래 발생할 채권을 담보할 수 있다. 따라서 거래 도중 일시적으로 대출잔액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언제나 근질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압류 사실의 인식으로 피담보채권이 확정되었고, 바로 그 시점에 담보할 채권이 없었다.
이에 따라 근질권이 소멸한 이상 다음 날 발생한 대출채권은 기존 근질권의 담보 범위에 들어갈 수 없다. 피고가 이를 근질권 실행 또는 상계로 처리하였더라도 원고의 추심금 청구를 배척할 수 없었다.
라. 거래종료 의사의 추정은 대법원 판단의 필수 근거가 아니다
하급심은 약관에 따른 기한의 이익 상실과 피고의 거래종료 의사를 근거로도 피담보채권의 확정을 설명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에게 거래관계를 종료할 의사가 있었다고 추정한 판단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압류 사실을 안 때 피담보채권이 확정된다는 독립된 법리에 따라 결론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이 판결을 압류명령을 받으면 대출거래계약이 당연히 종료된다는 취지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대출거래의 존속과 기존 근질권이 담보하는 채권의 범위는 별개의 문제이다.
마. 신의칙 위반 여부에 관한 하급심 판단까지 모두 승인된 것은 아니다
항소심은 피고에게 대출 발생을 막을 시간이 있었는지까지 검토하여 신의칙 위반을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이 부분을 더 판단하지 않았다. 대출채권이 발생하기 전에 이미 근질권의 피담보채권이 확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결론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무에서는 담합이나 권리남용 여부를 다투기에 앞서, 압류 인식 시점과 대출채권 발생 시점의 선후관계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무상 유의점
가. 압류의 효력 발생 시점과 근질권자의 인식 시점을 구분해야 한다
채권압류는 제3채무자에게 명령이 송달되면 효력이 발생한다. 이 사건의 근질권 확정 기준은 근질권자가 강제집행 개시 사실을 안 때이다.
이 사건처럼 금융기관이 제3채무자와 근질권자를 겸하면 두 시점이 일치할 수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사람이라면 제3채무자에 대한 송달일만으로 근질권자의 인식 시점까지 단정해서는 안 된다.
송달자료와 함께 근질권자에 대한 통지, 관련 문서의 수령, 실제 인지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
나. 거래내역은 날짜뿐 아니라 시간까지 확보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명령 송달 시각, 대출 발생 시각, 예금 해지·상계 처리 시각이 모두 확인되었다.
마이너스통장 거래에서는 같은 날짜에도 입출금에 따라 잔액이 달라질 수 있다. 일별 잔액증명서만으로 판단하기보다 거래별 전산내역과 명령 접수기록을 확보하여 확정 당시 실제 채권액을 특정해야 한다.
다. 선순위 근질권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추심을 거절할 수는 없다
근질권이 압류보다 먼저 설정되었더라도 그 근질권으로 실제 담보되는 채권이 존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검토 대상은 근질권설정계약과 대항요건뿐 아니라 피담보채무의 범위, 확정사유, 확정시점 및 그 당시 채권잔액까지 포함한다.
이 사건에서는 선행 근질권의 존재가 인정되었지만, 확정 당시 피담보채권이 없었으므로 원고의 추심금 청구를 막지 못하였다.
라. 담보 범위에서 제외된 대출과 대출채권 자체의 효력은 구별해야 한다
압류 인식 후 발생한 대출이 기존 근질권으로 담보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그 대출채권 자체의 무효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은 대출채무자에 대한 채권의 존부와 다른 담보의 유무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도 A가 별도로 제공한 예금담보가 있었지만, 그 담보에 관한 최종 회수·정산까지 판단된 것은 아니다.
마. 피담보채권의 확정과 기존 질권의 대항력은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이 사건은 확정 당시 대출채권이 없었던 경우이다. 이미 존재하는 피담보채권을 담보하는 선순위 질권자가 있는 경우에는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제3채무자가 후순위 전부채권자에게 지급하였더라도 선순위 질권자에 대한 책임이 남는다는 2018다21326 판결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바. 기존 ChatByun 칼럼과의 연결
ChatByun의 「전부채권자에게 보증금을 지급해도 선순위 질권자에 대한 책임은 남는다」는 기존 질권자의 직접청구권이 유지되는 경우를 다룬다. 이 사건과 연결하면, 새로운 채권이 담보 범위에 들어오는 문제와 이미 담보되는 채권에 관한 질권이 보호되는 문제를 구별할 수 있다.
ChatByun의 「근저당권부 근질권의 피담보채권 확정시기」는 담보 부동산의 경매에서 매각대금 지급 시점을 기준으로 피담보채권이 확정되는 경우를 다룬다. 예금채권 자체의 압류와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의 경매는 집행 대상이 다르므로, 각 사건의 확정시기를 구분하여 적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