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업담당 직원의 계약체결권과 표현대리·사용자책임의 구별

핵심 결론 영업업무를 담당하거나 ‘영업팀장’ 명칭을 사용했다는 사정만으로 계약체결권이 인정되지는 않는다. 부분적 포괄대리권에는 실제 법률행위 권한이 필요하고, 표현지배인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도 없다. 다만 표현대리가 부정되어도 회사의 사용자책임은 별도로 성립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7다23425, 2001다31264

해당 판결

대법원 2007년 8월 23일 선고 2007다23425 판결 — 물품대금.
원고와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계약에 따른 물품대금 청구는 배척하되,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80% 인정한 원심이 확정되었다.
하급심
서울고등법원 2007년 2월 6일 선고 2005나37682 판결
직원의 대리권 및 표현대리에 기초한 물품대금 청구를 배척하였다. 다만 회사가 직원의 감독과 사용인감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인정하고, 거래 상대방의 대리권 확인 소홀을 20% 과실상계하였다.
대법원은 일부 판단 이유를 보완하면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2년 1월 25일 선고 99다25969 판결: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사용인이 되려면 담당 업무에 영업주를 대리한 법률행위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 대법원 1998년 6월 12일 선고 97다53762 판결, 대법원 2001년 8월 21일 선고 2001다31264 판결: 대리권 수여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의 성립요건에 관한 참조판례이다.

관련 법령

사실관계

원고는 피고 회사의 지사 영업부서 직원과 단말기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 해당 직원은 ‘과장’으로 불리는 3급사원으로서, 거래처를 방문하여 통신수요를 파악하고 서비스를 제안한 뒤 그 내용을 팀장에게 보고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그러나 회사 명의로 영업계약을 체결할 권한은 없었다. 실제 영업팀장도 1,000만 원 이상의 거래에는 담당임원이나 대표이사의 결재를 받아야 했다.
원고는 직원에게 대리권이 있거나 표현대리가 성립한다고 주장하면서 회사에 물품대금을 청구하였다. 아울러 직원의 무권한 계약체결에 관한 회사의 사용자책임도 주장하였다.

법리

영업업무 수행과 법률행위 대리권은 구별된다
상법 제15조의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사용인은 특정한 종류 또는 사항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다.
따라서 그 지위가 인정되려면 담당 업무에 영업주를 대리하여 법률행위를 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이 사건 직원은 수요 파악·서비스 제안·내부 보고를 담당하였을 뿐, 계약체결권은 없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업무만으로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기본대리권이 없으면 민법 제126조의 표현대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권한을 넘은 표현대리에는 다음 요건이 필요하다.
  • 행위자에게 일정한 기본대리권이 있을 것.
  • 상대방에게 해당 행위의 권한이 있다고 믿을 정당한 이유가 있을 것.
이 사건에서는 첫 번째 요건인 기본대리권이 인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법원은 원고가 계약체결권을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는 판단할 필요도 없다고 보았다.
상대방의 신뢰가 합리적이었다는 주장만으로 기본대리권의 부재를 보충할 수는 없다.
민법 제125조의 표현대리에는 회사의 대리권 수여 표시가 필요하다
대리권 수여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는 본인과 행위자 사이의 기초적인 법률관계의 성질이나 효력과 관계없이, 본인이 상대방에게 대리권을 수여하였다는 표시를 하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 사건에서는 회사가 원고에게 해당 직원의 계약체결권을 표시하였다는 증거가 없었다. 이에 민법 제125조에 따른 주장도 배척되었다.
민법 제126조의 기본대리권과 제125조의 본인에 의한 수권 표시는 서로 다른 요건이다.
‘영업팀장’ 명칭만으로 표현지배인 규정을 유추적용할 수 없다
원고는 해당 직원이 ‘지사 영업팀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였으므로, 표현지배인에 관한 상법 제14조를 유추적용하여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배인의 권한과 달리 부분적 포괄대리권의 범위는 업무별로 다양하여 획일성·정형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명칭에 대한 신뢰만으로 권한을 인정하면 회사의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부분적 포괄대리권을 가진 사용인처럼 보이는 명칭을 사용하였다는 이유로 상법 제14조를 유추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이 판결의 핵심 법리이다.
표현대리가 부정되어도 사용자책임은 별도로 인정될 수 있다
계약의 효과를 회사에 귀속시키는 대리 법리와, 직원의 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회사가 배상하는 사용자책임은 구별된다.
이 사건에서는 회사가 직원에 대한 감독과 사용인감 관리를 소홀히 하여 권한 없는 계약체결을 방치한 과실이 인정되었다. 반면 원고에게도 대리권을 조사·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어 회사의 배상책임은 손해의 80%로 제한되었다.
회사는 원고가 거래의 가공성 및 사무집행 관련성의 결여를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었다. 사용자책임을 배제할 악의·중과실과, 배상액을 줄이는 일반적인 과실은 구별해야 한다.

실무적 유의점

거래 담당자의 직함이나 영업활동만으로 계약체결권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권한, 회사의 수권 표시, 담당 업무의 범위를 각각 확인해야 한다.
또한 이 판결은 물품대금의 80%를 계약상 채무로 인정한 판결이 아니다. 계약에 따른 대금청구는 배척하고, 별도의 사용자책임에 따라 손해의 80%를 배상하도록 한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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