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서울고등법원 2009. 2. 3. 선고 2008나51016 판결〔구상금등〕
대법원 2008. 5. 23. 선고 2006다36981 전원합의체 판결의 환송심이다. 은행의 주의의무 이행을 인정하여 구상금 청구를 받아들이고, 연대보증인 소유 부동산에 관한 매매예약의 취소와 가등기 말소를 명하였다.
가.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4. 21. 선고 2003가합81923 판결
피고 B에 대한 별도의 구상금 119,445,890원 청구는 인용하였으나, 이 사건 어음할인대출과 관련된 구상금 청구는 기각하였다. 원고만 항소하였으므로, 이미 인용된 별도 구상금 청구는 환송심의 심판대상이 아니었다.
나. 환송 전 항소심
할인된 어음이 실제 상업어음이 아니라는 이유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책임을 부정하였다.
다. 대법원 환송판결
은행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상업어음 여부를 확인하였다면, 사후에 융통어음으로 밝혀지더라도 보증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아 환송 전 판결을 파기하였다.
관련판례
가. 보증특약의 해석에 관한 환송판결
상업어음할인 특약은 어음의 실제 성격만으로 보증책임을 결정하는 조항으로 해석할 수 없고, 은행이 정상적인 업무처리절차에 따라 필요한 주의를 다하였는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결은 다음 선행 판결들을 이에 배치되는 범위에서 변경하였다.
- 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0다23952 판결
-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1다57983 판결
- 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다55953 판결
- 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다38108 판결
이 사건 환송심은 변경된 전원합의체 법리를 적용한 판결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나. 장래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는 사해행위취소
재산처분 당시 채권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채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의 채권 발생에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채권이 발생하였다면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이 사건 환송심이 직접 인용한 판례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다. 가등기의 효력에 관한 보충 판례
가등기에 기한 본등기가 이루어지면 본등기의 순위가 보전되는 것이지, 소유권 취득 자체가 가등기 시점으로 소급하는 것은 아니다. 아래에서 이 사건 판결의 가등기 관련 표현을 설명할 때 구별할 법리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법령
가. 보증특약의 해석 및 구상금채무
이 사건 구상금 지급책임의 직접적인 근거는 신용보증약정 및 그에 따른 구상금채무에 관한 연대보증약정이다.
나. 신용보증제도의 목적과 보증업무
판결문은 다음 규정을 인용하면서 별도의 ‘구법’ 표시나 개정 전 법률을 특정하는 괄호를 붙이지 않았다. 따라서 판결에 없는 개정일·법률번호를 판결의 표시인 것처럼 추가하지 않고, 판결 선고 당시의 연혁법령을 연결하였다.
- 신용보증기금법 제1조: 목적
- 신용보증기금법 제23조: 업무
- 신용보증기금법 제27조: 신용조사
- 신용보증기금법 제33조: 보증료 등
- 신용보증기금법 시행령 제24조의2: 보증료 등
다. 사해행위취소
-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라. 은행의 확인절차에 관한 기준
판결은 당시 한국은행 총액한도대출관련 상업어음할인 취급세칙 제2조 제1항·제3항 및 제3조 제1항·제2항을 근거로 은행이 갖추어야 할 확인절차를 검토하였다.
이는 이 사건 당시의 업무처리 기준으로, 현재의 어음할인 업무기준과 구별하여 보아야 한다.
사실관계
가. 당사자들의 관계
B·C의 이 사건 책임은 E회사가 신용보증기금에 갚아야 할 구상금을 연대보증한 데서 발생한다. D는 구상금 지급청구의 상대방이 아니라 사해행위취소 및 가등기 말소청구의 상대방이다.
나. 신용보증약정과 상업어음할인 특약
E회사는 2002. 5. 15. 신용보증기금과 보증원금 1억 6,000만 원, 보증기한 2003. 5. 14.로 정한 신용보증약정을 체결하였다. B·C·F·G은 그 약정에 따른 E회사의 구상금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채무를 이행하면 E회사는 대위변제금, 약정 지연손해금, 위약금 및 구상채권 행사·보전 비용 등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보증서에는 대출과목이 ‘할인어음’으로 기재되어 있었고, 정상적인 재화·용역 거래에 수반하여 발행된 세금계산서가 첨부된 상업어음의 할인에 대하여 보증책임을 부담한다는 특약이 있었다.
다. 실제 거래 없이 매입한 어음으로 대출을 받은 경위
E회사는 위 보증서를 A은행에 제출하고 2억 원 한도의 어음할인 대출약정을 체결하였다. 이후 J회사가 발행한 액면금 9,850만 원, 지급기일 2003. 3. 5.인 약속어음을 배서하여 은행에 교부하고 대출받았다.
그러나 당시 E회사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상업어음을 보유하지 않았다. 이에 기존 거래가 전혀 없었던 J회사로부터 약속어음을 약 150만 원 내지 180만 원에 매입한 뒤, 이를 할인받았다.
따라서 이 어음은 실제 물품·용역 거래의 대가로 받은 상업어음이 아니라, 자금조달을 위한 융통어음이었다.
라. 은행이 대출 전에 거친 확인절차
은행은 대출을 실행하기 전에 다음 사항을 확인하였다.
- E회사로부터 어음거래 관련 세금계산서를 제출받았다.
- 기존 금융거래 과정에서 이미 확보한 E회사의 사업자등록증을 기초로 확인하였다.
- 전산망에 등록된 J회사의 사업자등록증 내용을 확인하였다.
- E회사와 J회사가 서로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인지 확인하였다.
이러한 확인조치가 있었음에도 어음의 실제 발행 경위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환송심 판단의 핵심이었다.
마. 부도 발생과 신용보증기금의 대위변제
E회사는 2002. 12. 5. 당좌수표 부도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였다. 이후 약속어음도 지급기일에 지급거절되었다.
은행이 보증채무의 이행을 청구하자 신용보증기금은 2003. 10. 23. 다음 금액을 대위변제하였다.
B·C는 실제로 융통어음이었으므로 신용보증기금에 보증책임이 없고, 기금이 책임 없이 임의로 지급한 금액을 자신들에게 구상할 수 없다고 다투었다.
바. 연대보증인 C의 부동산 가등기
C는 채무가 재산을 초과하는 상태에서 E회사가 부도난 날인 2002. 12. 5.,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에 관하여 D와 매매예약을 체결하고 D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를 마쳐 주었다.
신용보증기금은 이 처분이 구상금채권의 회수를 어렵게 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매매예약의 취소와 가등기 말소를 청구하였다.
법리
가. 상업어음할인 특약은 은행의 확인절차와 주의의무를 고려하여 해석한다
상업어음과 융통어음은 어음의 외형만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은행이 필요한 확인조치를 모두 취하더라도 실제 거래가 없는 어음임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까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책임을 일률적으로 부정하면, 은행은 신용보증서를 신뢰하지 못하고 별도의 담보를 요구하게 된다. 이는 담보능력이 부족한 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려는 신용보증제도의 목적과 맞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특약은 은행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고 정상적인 절차로 상업어음 여부를 확인하여 실행한 대출에 대하여 보증책임을 부담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였다.
나. 환송심은 은행이 실제로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인정하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판단기준을 제시하였고, 환송심은 그 기준에 따라 은행의 구체적인 업무처리를 심리하였다.
당시 취급세칙은 사업자등록증과 세금계산서의 확인을 요구하면서, 필요한 경우 물품공급계약서 등 추가 자료를 확인하도록 정하였다. 일정한 경우에는 사업자등록증을 다시 제출받는 절차를 생략할 수도 있었다.
환송심은 은행이 세금계산서, 기존에 확보한 사업자등록증, 전산에 등록된 발행회사 정보 및 두 회사의 사업 관련성을 확인한 사정을 종합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 판결을 ‘세금계산서만 받으면 언제나 면책된다’는 의미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확인된 여러 조치를 종합하여 판단하였다.
다. 보증책임이 인정되므로 연대보증인에 대한 약정상 구상청구도 인정된다
B·C의 항변은 “기금이 은행에 지급할 의무가 없었으므로 우리에게도 구상할 수 없다”는 구조였다.
그러나 은행의 주의의무 이행이 인정되면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책임도 인정되었다. 기금의 지급은 보증채무의 이행이므로, E회사에는 약정상 구상금채무가 발생하고 이를 연대보증한 B·C도 책임을 부담한다.
이에 법원은 B·C에게 E회사 및 F·G과 연대하여 82,817,063원 및 대위변제금 82,556,493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하였다.
대위변제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2003. 10. 23.부터 환송심 선고일까지 연 18%,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로 정하였다. 이는 이 사건 약정과 당시 적용 법령에 따른 판단이다.
라. 대위변제 전에 한 재산처분도 장래 구상금채권을 해하는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
C가 D에게 가등기를 설정한 때는 2002. 12. 5.이고, 기금이 대위변제한 때는 2003. 10. 23.이다. 재산처분 당시에는 대위변제로 발생하는 구상금채권이 아직 성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법원은 다음 사정에 따라 피보전채권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대위변제보다 재산처분이 먼저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사해행위취소를 피할 수는 없다.
마. 채무초과 상태에서 유일한 부동산에 설정한 가등기도 취소 대상이 된다
C는 이미 채무초과 상태였고, 해당 부동산은 유일한 재산이었다. 그 부동산에 D의 소유권이전청구권을 보전하는 가등기를 설정하면 일반채권자들의 채권 회수가 어려워진다.
법원은 매매예약 및 가등기 설정이 공동담보의 부족을 초래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고, C의 사해의사와 수익자 D의 악의도 인정된다고 보았다. D가 선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그 결과 매매예약을 취소하고 D에게 가등기 말소등기절차의 이행을 명하였다.
바. 앞선 전원합의체 판결과 이 사건 환송심의 관계
이 사건의 의의는 전원합의체가 제시한 보증특약 해석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적용하여, 보증책임에서 구상금채무 및 사해행위취소까지 연결하였다는 데 있다.
사. 실무적 유의점 및 판결문 표기의 정리
첫째, 실제 융통어음이라는 사실과 은행의 주의의무 위반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어음의 실제 성격뿐 아니라 대출 당시 은행이 확보한 자료와 확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둘째, 구상금채무의 연대보증인은 기금의 보증책임 자체를 다툴 수 있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은행이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인정되어 그 항변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셋째, 장래 구상금채권의 보전에서는 보증약정일·보증사고일·재산처분일·대위변제일의 순서가 중요하다. 이 사건은 부도일과 재산처분일이 같았다는 사정이 채권 발생의 고도의 개연성을 뒷받침하였다.
넷째, 첨부 판결문에는 다음과 같은 표기상 불일치가 있다. 홈페이지 게재 시에는 이를 그대로 옮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 대위변제일: 사해행위 판단 부분에는 ‘2002. 10. 23.’이라고 적혀 있으나, 기초사실과 지급명령의 기준일은 **2003. 10. 23.**이다.
- 위약금: 기초사실에는 ‘270,570원’이라고 적혀 있으나, 원고 주장과 지급책임 판단에는 260,570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주문의 합계액 82,817,063원도 260,570원을 더한 금액이다.
- 가등기의 효력: 판결문에는 소유권변동의 효력이 가등기 시점으로 소급한다는 표현이 있으나, 일반적인 가등기 법리에 따르면 소급하여 보전되는 것은 본등기의 순위이다. 이 사건의 사해성은 가등기의 순위보전으로 일반채권자의 채권 회수가 어려워진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