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합작계약의 도산해지조항을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는데도 주식인도청구권은 왜 정리채권으로 인정되지 않았나

핵심 결론 출자를 마친 합작계약의 도산해지조항을 일률적으로 무효라 할 수 없다. 다만 매수권 행사로 성립할 주식매매에는 관리인의 선택권이 미치므로, 주식인도청구권 자체는 정리채권이 될 수 없다.

실무적 유의점

① 해지권을 주장하려면 해당 조항이 누구의 어떤 이익을 보호하는지 밝혀야 한다. 이 사건에서 원고 측과 진로는 출자를 마친 뒤에도 의결권 행사와 이사회 구성에 협력해야 했다. 원고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합작 상대방 대신 관리인과 회사를 운영하게 될 상황에 대비할 정당한 이익이 있었다. 원고 측에서는 출자 이행자료, 이사 지명권과 의결권 행사에 관한 약정, 정리절차 신청 후 180일의 유예기간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해지조항이 합작관계에서 갖는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
② 출자가 끝난 합작계약과 대금지급이 남은 주식매매를 구분해야 한다. 원고가 인도받으려 한 것은 자신이 이미 출자해 취득한 주식이 아니라 진로가 보유하고 있고 원고가 앞으로 공정시장가격에 사야 할 주식이었다. 출자 완료는 합작계약에 관한 관리인의 선택권을 부정하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별도 매매에서 원고가 대금지급의무를 이행했다는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각 계약별로 정리절차 개시 당시 남은 채무와 그 대가가 무엇인지 특정해야 한다.
③ 채권신고는 해지 통지나 매수권 행사를 대신하지 않으며, 신고한 액면가가 손해액으로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원고는 주식 액면가 합계 274억 5,000만 원을 신고했지만, 소송에서 확정을 구한 대상은 금전채권이 아니라 조건부 주식인도청구권이었다. 원고 측에서는 해지 통지와 매수권 행사 여부, 관리인의 이행·해제 선택을 차례로 확인해야 한다. 관리인이 이행을 선택하면 대금지급과 상환으로 주식인도를 구할 수 있고, 해제를 선택하면 해제로 입은 손해의 발생과 액수를 따로 입증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05다38263, 2000다54659, 2020다258657

해당판결

대법원 2007. 9. 6. 선고 2005다38263 판결〔정리채권확정〕
원고의 청구제1심항소심최종 결과
진로 소유의 합작회사 주식 274만 5,000주에 관한 정지조건부 주식인도청구권을 정리채권으로 확정해 달라는 청구인용제1심 취소, 청구 기각원고 상고기각, 청구 기각 확정
대법원은 도산해지조항을 무효로 단정한 항소심의 판단에는 법리오해가 있지만, 주식인도청구권을 정리채권으로 확정할 수 없다는 결론은 옳다고 보았다. 관리인이 실제로 매매를 해제했다거나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이 확정됐다는 판결은 아니다.
하급심
  • 제1심 —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 10. 22. 선고 2003가합78569 판결. 양측이 이미 출자를 완료했으므로 합작계약은 관리인의 선택권이 적용되는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정리절차 신청 사유가 180일 이내에 해소되지 않은 이상, 원고에게 해지권과 매수권의 행사를 조건으로 하는 주식인도청구권이 있다고 보아 이를 정리채권으로 인정했다.
  • 항소심 — 서울고등법원 2005. 6. 10. 선고 2004나87017 판결. 도산해지조항이 정리제도의 취지와 관리인의 재산관리처분권에 반해 무효라고 보았다. 별도로, 매수권 행사로 주식매매가 성립하더라도 그 매매에는 관리인의 선택권이 미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받아들인 것은 두 번째 이유였다.

관련판례

  •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0다54659 판결. 주식인수계약과 풋옵션 행사로 성립한 주식매매계약을 별개의 계약으로 보았다. 옵션을 이미 행사했어도 주식인도와 대금지급이 모두 남아 있으면 관리인의 선택권이 문제된다. 관리인에게 이행 여부의 확답을 최고할 때에도 대상 계약을 특정해야 한다.
  • 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0다258657 판결. 임차인의 우선분양약정에 관하여, 매매를 성립시키는 형성권과 그 행사로 발생할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구분했다. 관리인이 선택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정리절차가 종결된 경우에는 장래 매매에 따른 권리가 그대로 존속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도 정리채권 확정청구의 기각과 매수권 자체의 소멸을 구분해야 한다.

관련법령

규율 내용이 사건의 구법 조문현행 대응 조문
정리절차의 목적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조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조
관리인의 재산관리처분권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53조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절차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 청구권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02조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8조 제1호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관리인의 선택권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03조 제1항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제1항
상대방의 이행 여부 확답 최고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03조 제2항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제2항
관리인의 해제·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04조 제1항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21조 제1항
관리인이 이행을 선택한 경우 상대방의 공익채권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208조 제7호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9조 제1항 제7호

사실관계

  1. 합작회사 설립과 계약 인수. 1999. 9. 17. 원고 얼라이드 도멕 (홀딩스) 피엘씨의 완전자회사인 J. Lyons, Inc.와 진로가 주류 제조·판매를 위한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같은 해 12. 14. 진로발렌타인스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J. Lyons는 현금출자로 지분 70%를, 진로는 이천공장 등의 현물출자로 지분 30%를 취득했다. 2002. 12. 23. 원고는 진로의 동의를 받아 J. Lyons가 보유한 합작회사 주식 전부와 합작계약상 지위를 인수했다.
  2. 해지와 매수는 별도의 절차였다. 합작투자계약 제23조 제2항 제3호에 따르면 진로 또는 그 채권자가 회사정리절차 등을 신청하고 그 사유가 180일 이내에 해소되지 않으면 원고 측이 서면통지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다. 합작투자계약 제24조 제3항 제2호에 따르면 이 사유로 해지한 원고 측은 진로의 비용으로 주식의 공정시장가격을 감정한 뒤, 진로 소유 주식의 매도를 요구할 수 있었다. 정리절차 신청 자체만으로 계약이 종료되거나 주식이 이전되는 구조는 아니었다.
  3. 원고는 두 권리를 행사하기 전에 채권을 신고했다. 2003. 4. 3. 진로의 채권자가 정리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5. 14. 개시결정이 내려졌다. 원고는 6. 28. 장차 해지권과 매수권을 행사할 것을 조건으로 보통주 57만 4,500주와 우선주 217만 500주의 인도청구권을 신고했다. 관리인이 9. 24. 조사기일에 주식인도청구 사유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전부 이의하자 원고가 정리채권확정의 소를 제기했다.
  4. 별도로 주장한 해지사유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고는 진로가 합작회사 주식 250만 주를 은행에 담보로 제공하면서 약정 절차를 지키지 않은 점을 중대한 계약위반으로 주장했다. 하급심은 담보 제공이 현물출자할 이천공장의 기존 근저당권을 말소하기 위한 것이었고 원고 측도 그 경위를 알고 있었다는 점을 들어, 절차 위반만으로는 중대한 의무위반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법리

1. 도산해지조항의 효력은 계약별로 판단한다. 도산해지조항에는 정리절차 개시신청 등을 이유로 상대방에게 해지권을 주는 유형과 그 사실만으로 계약이 당연히 종료되도록 하는 유형이 있다. 이 사건은 서면통지로 해지권을 행사하는 유형이었다. 대법원은 정리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조항을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 계약의 성격과 이행 정도, 약정한 해지사유, 상대방이 보호받을 이익, 정리회사에 미칠 실제 영향을 살펴야 한다. 부인권의 대상이 되거나 공서양속에 위반되는 경우에는 효력이 부정될 수 있다.
2. 쌍방에 의무가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03조 제1항이 적용되려면, 양측 채무가 성립·이행·존속 면에서 법률상·경제상 연결되어 서로의 이행을 담보하고, 그러한 대가적 채무의 전부 또는 일부가 양쪽에 남아 있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출자가 끝났고 남은 의결권 행사와 이사회 구성에 관한 협조는 공동사업 운영을 위한 의무였다. 한쪽의 이행과 다른 쪽의 이행을 맞교환하는 관계가 아니었으므로 합작계약 자체에는 관리인의 선택권이 미치지 않았다.
3. 매수권 행사로 장차 성립할 주식매매에는 관리인의 선택권이 미친다. 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02조에 따르면 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 청구권은 그 내용이 미확정이거나 변제기가 개시 후에 도래해도 정리채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원고 패소의 결정적 이유는 신고 당시 매수권을 아직 행사하지 않았다는 데 있지 않다. 매수권을 행사하더라도 별도 매매에서 원고의 대금지급과 진로의 주식인도가 모두 남는다는 점에 있다. 대법원은 개시 후 매매가 이미 성립한 경우뿐 아니라 장차 성립할 수 있는 경우에도 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법리를 유추적용했다.
관리인의 선택원고의 권리
선택 전관리인에게 일방적으로 주식매매의 이행을 청구할 수 없다.
이행 선택주식인도청구권은 공익채권으로 취급된다.
해제 선택주식인도청구권은 소멸하고, 해제로 생긴 손해배상청구권을 정리채권으로 신고할 수 있다.
결국 관리인이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원고가 신고한 주식인도청구권 자체가 정리채권으로 남는 경우는 없었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도산해지조항에 관한 항소심의 판단을 바로잡으면서도 청구 기각의 결론을 유지했다.
검토대상 판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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