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사건명: 조세범처벌법위반
판결 결과: 파기환송
판결 결과: 파기환송
생산설비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일부를 약속어음으로 받은 상태에서 계약금 전액에 대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가, 이후 설비를 완성하여 납품하지 못한 사건이다. 대법원은 이를 실물거래 없는 가공 세금계산서 발급으로 처벌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하급심
원심은 대구지방법원 2004. 1. 14. 선고 2003노2109 판결이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실제 공급계약이 있더라도 세금계산서 발급시기를 위반하여 상대방이 현실적인 재화 공급 없이 부가가치세를 환급받게 하였다면 처벌대상에 포함된다고 해석하였다.
특히 세금계산서 발급 당시 계약금 일부만 받았고, 기계 제작에 착수하지 않았으며, 공급회사의 자금사정도 어려웠다는 점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하였다. 진정한 납품 의사가 있었더라도 당시 실제 재화를 공급하지 않은 이상 범죄가 성립한다는 취지였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세금계산서 발급시기 위반과 실물거래 없는 가공 세금계산서 발급을 구분하였다.
납품계약의 내용, 계약금으로 받은 약속어음, 실제 설비 제작 진행, 어음 부도와 자금조달 실패, 매출세액 신고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가공 세금계산서를 발급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법리오해와 채증법칙 위반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하였다. 공개자료에서 파기환송심의 사건번호와 최종 결과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무죄 확정으로 표시할 수는 없다.
관련판례
구속력 있는 공급합의가 필요하다는 후속 판결
이 사건 판결을 인용하면서 ‘실물거래’의 의미를 구체화하였다. 당사자 사이에 공급품목·단가·수량·공급가액 등에 관한 구속력 있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계속 거래하던 상대방으로부터 선급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체적인 발주나 공급합의 없이 공급품목 등을 임의로 정하여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경우에는 이 사건 판결의 법리로 정당화할 수 없다.
형식적인 거래관계와 실질적인 공급합의를 구분한 판결
거래조건과 가격에 관한 실질적인 교섭, 계약 체결 경위, 당사자의 역할과 이익 귀속 등을 통해 구속력 있는 공급합의가 있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 판결이 실제 납품계약과 제작 진행을 근거로 고의를 부정하였다면, 후속 판결은 외형상 거래서류가 존재하더라도 실질적인 공급합의가 없으면 가공거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관련법령
판결 당시의 구법
이 판결은 조문을 인용하면서 개정 기준일을 별도로 붙이지 않았다. 아래 개정정보는 구법을 식별하고 현행 조문과 구분하기 위해 보충한 것이다.
부가가치세법 링크는 판결 이유에서 인용·설명한 조문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 사건 세금계산서 발급일은 2000. 10. 31.이므로, 위 2003년 개정법을 행위 당시의 법률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현행법과 개정 시점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제1호
현재 재화·용역의 공급 없이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는 행위의 처벌 근거이다. 2010. 1. 1. 법률 제9919호 전부개정으로 종전의 세금계산서 관련 처벌 규정이 제10조로 재편되었다.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1항 제1호
세금계산서 발급의무자가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기재하여 발급하는 행위를 처벌한다. 실제 거래가 있어 무거래 세금계산서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거짓 기재에 관한 별도의 구성요건 해당 여부는 구분하여 판단해야 한다.
부가가치세법 제17조
현재 공급시기 전 세금계산서 발급의 특례를 규정한다. 대가를 먼저 받고 발급하는 경우, 발급일부터 7일 이내 대가를 받는 경우, 계약상 청구·지급시기 등 별도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를 나누어 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법상 선발급의 적법성은 이 조문의 구체적인 요건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현행 조문
부가가치세법은 2013. 6. 7. 법률 제11873호로 전부개정되어 조문 체계가 변경되었다. 종전 제9조의 공급시기 규정은 현행 부가가치세법 제15조, 부가가치세법 제16조, 부가가치세법 제17조로 구분하여 보아야 한다.
사실관계
당사자의 지위와 납품계약
피고인은 생산설비 공급회사 A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상무이사였다. 거래상대방 B회사는 설비를 주문한 구매회사였다.
A회사는 2000. 10. 4. B회사에 재생화이바 생산설비를 12억 4,050만 원에 납품하기로 계약하였다. 대금은 계약금 40%, 중도금 30%, 시운전 후 잔금 지급으로 정하였고, 납품기한은 계약일부터 4개월 이내였다.
계약금 일부 수령과 세금계산서 발급
계약금은 4억 9,620만 원이었지만, A회사는 2000년 10월 초 그중 1억 6,500만 원만 약속어음으로 받았다.
B회사가 나머지 계약금은 나중에 지급하겠다면서 세금계산서 발급을 요청하자, 피고인은 2000. 10. 31. 계약금 전액인 4억 9,620만 원을 공급가액으로 하는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
제작 진행과 계약 해제
A회사는 이후에도 계약금 일부에 해당하는 약속어음을 추가로 받았다. 그러나 B회사가 지급한 어음들이 부도나고 A회사 대표이사까지 구속되면서 추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였다.
A회사는 설비 제작 공정의 약 40%를 진행한 상태에서 작업을 중단하였고, 2001. 2. 23. B회사에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한편 A회사는 그보다 앞선 2001. 1. 26. 문제 된 세금계산서의 매출세액을 포함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였다. 판결은 신고 사실을 인정한 것이므로, 이를 매출세액 전액의 실제 납부 사실로 바꾸어 표현해서는 안 된다.
법리
일반적인 판단 기준
세금계산서의 공급시기·발급시기를 정한 규정은 거래가 어느 과세기간에 귀속되는지와 납세의무의 성립시기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이를 위반하였다는 사정과 거래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정은 구분해야 한다.
실제 재화나 용역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에서 세금계산서를 미리 발급하였다면, 당시 물건이 완성되지 않았거나 인도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공 세금계산서 발급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반면 계약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실제 거래가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후속 판례에 따르면 구체적인 공급 내용에 관한 구속력 있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 계약의 진정성과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거래의 대응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대법원 2010도11382 판결
이 사건에 대한 적용
대법원은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였다.
- 설비의 종류, 총대금, 지급조건, 납품기한이 정해진 계약이 있었다.
- 계약금 명목으로 약속어음을 실제 교부받았다.
- 설비 제작이 약 40%까지 진행되었다.
- 어음 부도와 추가 자금조달 실패로 제작을 중단하였다.
- 상대방의 계약불이행을 이유로 해제 의사를 통지하였다.
- 공급회사도 해당 세금계산서의 매출세액을 신고하였다.
이러한 사정은 처음부터 거래 없이 세금계산서만 발급하려 했다는 판단과 양립하기 어려웠다.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납품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가공 세금계산서 발급의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세금계산서 발급 당시에는 제작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원심의 지적과, 이후 제작이 약 40% 진행되었다는 사정을 구분해야 한다. 대법원은 이후의 실제 이행 경과도 발급 당시 거래 의사와 고의를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하였다.
판결의 적용 범위
이 판결은 계약금 전액에 대한 선발급이 세법상 적법하다고 확정한 판결이 아니다. 해당 행위를 실물거래 없는 세금계산서 발급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다음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
- 실제 공급거래가 존재하는지
- 세금계산서 발급시기가 적법한지
- 공급가액 등 기재 내용이 진실한지
- 매입세액 공제·환급과 가산세 처리가 적법한지
무거래 세금계산서죄의 성립이 부정된다고 하여 나머지 세법상 문제가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발급 당시의 구체적인 공급합의를 입증해야 한다
계약서뿐 아니라 견적서, 발주서, 사양서, 가격 협상 내역, 납기 협의자료를 함께 확보해야 한다. 해당 세금계산서의 품목·수량·가격이 실제 합의한 거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후 납품 실패의 원인을 시간순으로 정리해야 한다
계약 체결, 세금계산서 발급, 자재 발주, 제작 진행, 대금 미지급, 어음 부도, 작업 중단, 계약 해제를 구분하여 제시할 필요가 있다. 거래가 처음부터 가장된 것인지, 실제 이행을 추진하다 중단된 것인지가 드러나야 한다.
제작·이행 자료가 중요한 방어자료가 된다
설계도면, 자재 구매자료, 외주계약, 작업일지, 공정 사진, 인건비 지출자료 등은 계약의 실질과 공급 의사를 뒷받침한다. 이 사건에서도 실제 제작 진행은 중요한 판단자료였다.
계약금 일부 수령과 전액 선발급을 혼동하지 않아야 한다
계약금 일부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계약금 전액에 대한 선발급이 적법해지는 것은 아니다. 계약서에 대금 청구일·지급일·공급일을 명확히 정하고, 현행 부가가치세법상 선발급 특례 충족 여부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무거래와 거짓 기재를 구별하여 방어해야 한다
실제 거래의 존재를 주장하는 것과 공급가액 등 모든 기재 내용이 정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별개이다. 수사·재판에서는 공소사실이 거래 자체의 부존재를 문제 삼는지, 실제 거래의 금액 등을 부풀린 것을 문제 삼는지 먼저 구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