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결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다8097, 2001다8103 판결〔토지인도등〕
원고들과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원심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의 원인무효를 판단하면서도, 원고들의 청구는 점유권에 기한 토지반환·방해제거 등의 청구로 심리하였다. 두 필지 중 1년 안에 청구한 토지에 대해서만 점유회복 등을 인정하였다.
하급심
가. 원심
서울고등법원 2000. 12. 28. 선고 99나55702, 2000나51331 판결〔토지인도등〕
- 11토지 321㎡: 토지인도, 철판펜스·콘크리트 바닥·컨테이너·철제대문 철거 및 점유방해금지 인정
- 15토지 327㎡: 점유회복·방해제거 및 해당 점유침탈 등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는 제척기간 경과로 소 각하
- 15토지의 방해예방청구: 기각
- 11토지의 손해배상청구 및 피고의 손해배상 반소: 배척
원문: 서울고등법원-99나55702.pdf
나. 제1심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 1999. 8. 20. 선고 97가합10113 판결
원심은 제1심판결 중 일부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항소심에서 추가·확장된 청구를 포함하여 위와 같이 판단하였다.
관련판례
가. 이 사건 피고를 상대로 한 선행 등기말소소송
대법원 1996. 7. 30. 선고 94다32122 판결
원고들의 피상속인이 피고 등 59명을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 등 청구소송 중, 이 사건 토지들에 관한 피고 상대 패소 부분이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다만 제공된 판결문에는 이 선행소송의 구체적인 청구원인과 패소 이유가 충분히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패소 이유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나. 명의신탁과 등기부취득시효
명의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명의신탁자의 등기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판단에 관하여 원심이 인용하였다.
명의수탁자로 등기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점유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점유가 인정되더라도 그 권원의 성질상 자주점유로 볼 수 없다는 법리에 관하여 대법원이 인용하였다.
관련법령
판결은 다음 민법 규정에 관하여 별도의 구법 표시를 하지 않았다.
점유보호청구와 소유권 등 본권에 기한 청구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관련 규정은 민법 제208조이다.
사실관계
가. 원고 측은 토지를 매수한 사람의 상속인들이고, 피고는 등기명의자였다
원래 소유자는 1938년 미등기 상태의 토지 2,935평을 매도하고 인도하였다. 원고들의 피상속인은 1950. 4. 1. 그 매수인으로부터 다시 토지를 매수하여 인도받았으나 등기를 마치지 않았다.
이후 토지가 여러 필지로 분할되고 다른 사람들 명의로 등기가 순차 이전되었다.
피고는 그중 이 사건 11토지 321㎡와 15토지 327㎡를 1989. 1. 24. 임의경매에서 경락받아, 1989. 2. 27.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따라서 이 사건은 등기명의자인 피고와, 토지를 매수하여 점유하였다고 주장하는 원고 측 사이의 분쟁이었다. 원고들의 피상속인이 항소심 계속 중 사망하면서 배우자와 자녀들이 소송을 수계하였다.
나. 피고 명의 등기의 출발점에는 반사회적 이중매매가 있었다
1976년 제2매수인은 원래 소유자가 이미 토지를 매도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토지가 미등기 상태이고 구 토지대장에 원래 소유자의 명의가 남아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그 소유자의 장남이자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에게 토지를 자신의 명의로 등기한 뒤 처분하여 이익을 나누자고 제의하였다.
두 사람은 공모하여 제2매수인이 상속인들로부터 토지를 매수하였다는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제2매수인은 이를 근거로 상속인들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 판결이 확정되자 1976. 9. 23. 상속인들 명의의 소유권보존등기를 대위하여 마친 다음, 같은 날 자기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피고의 등기는 이 최초 등기에서 순차로 이어진 등기를 기초로 이루어진 것이다. 피고 자신이 최초 이중매매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인정된 것은 아니다.
다. 원고 측은 피고를 상대로 등기말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패소하였다
원고들의 피상속인은 1989년경 피고 등 59명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 등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그중 이 사건 토지들에 관한 피고 상대 청구에서 패소하였고, 대법원 1996. 7. 30. 선고 94다32122 판결에서 상고가 기각되어 패소가 확정되었다.
즉, 원고 측이 등기말소를 청구하지 않은 채 점유회복만 구한 사건은 아니다. 이미 등기말소소송을 제기하였다가 패소한 경과가 있었다.
라. 원고 측은 별도 인도소송의 집행으로 토지를 점유하고 있었다
한편 원고들의 피상속인은 당시 토지를 점유하던 사람 등을 상대로 별도의 토지인도소송을 제기하였다.
그 소송에서 승소한 부분이 확정됨에 따라 1992. 12. 15. 인도집행으로 이 사건 토지들을 인도받았다. 이후 출입금지 표지를 설치하고 채소 등을 경작하였다.
피고는 그 인도판결의 당사자가 자신이 아니므로 원고 측이 그 집행에 따른 점유취득을 자신에게 주장할 수 없다고 항변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인도판결의 기판력이 피고에게 미치는지와, 원고 측이 집행을 통해 실제 점유를 취득하였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보았다. 원고 측은 집행관을 통하여 토지에 대한 사실상 지배를 취득하였고, 이후에도 경작 등을 통해 점유한 것으로 인정되었다.
마. 피고가 원고 측의 점유를 침탈하면서 이번 소송이 발생하였다
11토지에 대해서는 피고가 1996. 5. 14.경 제3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원고 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으로 사용하게 하였다.
15토지에 대해서는 피고가 1997. 3.경 중장비로 평탄화작업을 하고, 같은 달 19일 철판펜스를 설치하여 원고 측의 출입을 막았다.
원고 측은 이에 점유권에 기하여 토지반환, 펜스 등 설치물 철거, 장래의 방해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바. 두 필지의 청구 시기가 달라 결론도 달라졌다
기존 소송이 진행 중이었더라도, 15토지에 관한 청구를 추가한 시점에는 이미 해당 토지의 점유침탈일부터 1년이 지난 상태였다.
법리
가. 등기말소청구의 패소와 점유회복청구의 인용은 구별된다
선행소송은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 사건이었다.
이번 소송은 원고 측이 실제로 점유하던 토지를 피고가 침탈하였는지, 그에 대한 점유보호청구가 적법한지가 문제 된 사건이었다.
따라서 선행 등기말소소송에서 패소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후 점유침탈에 대한 보호까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판결이 선행 패소판결을 취소하거나 등기말소청구를 다시 인용한 것도 아니다. 점유회복을 인정한 판단과 등기말소를 명하는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
나. 이 사건에서 피고 등기의 무효는 소유권 항변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다루어졌다
피고는 자신이 토지를 정당하게 경락받은 소유자이므로 점유가 정당하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최초 제2매수인이 매도인 측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으므로 그 매매계약과 등기가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기초한 무효의 것이라고 보았다. 이에 터 잡은 피고 명의 등기도 원인무효라고 판단하여 피고의 항변을 배척하였다.
원고들의 토지반환청구가 인정된 직접적인 근거는 점유권이고, 피고 등기의 원인무효는 피고가 내세운 항변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다루어진 것이다.
다. 확정판결에 따라 마친 등기도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는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
피고는 최초 제2매수인 명의의 등기가 확정판결에 따라 이루어졌으므로, 그 판결이 재심으로 취소되기 전에는 등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배척하였다.
제2매수인이 매도인의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여 매매계약이 무효인 경우, 그 등기가 확정판결에 따라 이루어졌더라도 그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는 등기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여기서 구별할 판결은 다음 두 가지이다.
대법원의 위 법리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일반적으로 무시해도 된다는 취지가 아니다. 특히 이번 판결만으로 1996년 패소가 확정된 등기말소청구를 다시 제기하여 승소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라. 공동상속인 한 사람이 관여하였더라도 거래 전부가 무효일 수 있다
이중매매에 직접 관여한 사람은 공동상속인 중 한 사람이었으나, 그는 다른 공동상속인들의 대리인을 자칭하면서 토지 전부에 관한 거래를 하였다.
대법원은 제2매수인이 그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여 거래가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한다면, 무효의 범위가 그 상속인의 지분에만 한정되지 않고 토지 전부에 관한 매매계약과 등기에 미친다고 판단하였다.
마. 점유보호청구의 1년은 소를 제기해야 하는 기간이다
따라서 재판 외에서 반환을 요구하거나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기간 안에 소를 제기하여야 한다.
원심은 이 기간의 준수 여부를 직권으로 심사하였으며, 15토지 관련 청구는 기간이 지난 후 제기되었다는 이유로 각하하였다.
또한 피고가 설치한 펜스가 남아 있다고 하여 기간이 계속 새로 시작하는 것도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펜스 설치 등 방해행위가 종료한 때와 그 결과인 방해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구분하였다.
바. 명의수탁자의 등기만으로 등기부취득시효의 점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피고는 종전 등기명의자들의 등기·점유를 합하면 등기부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중간 등기명의자인 건설회사는 주택조합의 명의수탁자에 불과하였고, 법원은 그 회사의 자주점유나 계속점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명의수탁자로 등기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점유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명의신탁자가 점유하였더라도 수탁자 명의의 등기를 신탁자 자신의 등기로 취급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피고의 등기부취득시효 항변도 배척되었다.
실무적 유의점
가. 판결 후의 등기와 점유 상태를 구분하여 설명해야 한다
이 판결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따라서 “원고들이 소유권을 되찾은 사건”이나 “피고 명의 등기를 말소한 사건”으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
나. 등기말소를 다시 청구할 수 있는지는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
피고 명의 등기가 원인무효라는 판단이 있더라도, 원고 측은 이미 피고 상대 등기말소소송에서 패소하였다.
재소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선행소송의 청구원인·소송물·대위관계와 기판력의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의 점유회복 승소만으로 선행 패소판결의 장애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다. 여러 토지를 둘러싼 분쟁에서는 필지별 제소 시기를 관리해야 한다
하나의 분쟁에서 여러 토지를 다루더라도 점유침탈 시점과 청구 시점은 필지별로 달라질 수 있다.
기존 소송에서 청구를 추가·확장할 때에는 해당 필지의 출소기간이 이미 지났는지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라. 대법원이 실체적으로 심리한 범위를 구분해야 한다
원고들은 본소 중 손해배상청구 부분에 관하여, 피고는 반소청구 부분에 관하여 정해진 기간 내에 상고이유를 제출하지 않았다.
그 부분도 원심 결론이 확정되었지만, 대법원이 원심의 개별 손해배상 판단을 모두 실체적으로 검토하여 승인한 것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