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담보신탁 해지 후 대물변제와 사해행위

핵심 결론 담보신탁을 해지해 부동산이 채무자에게 돌아오면 종전 우선수익권도 소멸한다. 이후 채무자가 그 부동산을 우선수익자에게 대물변제한 것은 별도 처분이므로, 일반채권자를 해치는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6다223357, 2014다225809, 2006다35766

해당 판례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6다223357 판결
  • 사건명: 사해행위취소
  • 원심판결: 서울고법 2016. 4. 8. 선고 2014나2022961 판결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하급심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6. 10. 선고 2012가합536265 판결
제1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1. 채무자인 디엠산업개발과 피고 회사 사이의 대물변제계약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2. 대물변제계약을 294,694,449원의 범위에서 취소한다.
  3. 피고 회사는 원고 대한민국에 원상회복으로 294,694,449원을 가액배상해야 한다.
  4. 디엠산업개발이 대표이사와 그 아들에 대해 보유한 채권에 관한 원고의 채권자대위청구도 일부 인용하였다.
환송 전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6. 4. 8. 선고 2014나2022961 판결
환송 전 원심은 피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원심은 대물변제된 아파트의 시가가 선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과 피고 회사의 우선수익권으로 담보되는 대여금채권의 합계에 미치지 못하므로, 그 아파트는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또한 신탁 해지, 위탁자 명의로의 소유권 환원 및 피고 회사에 대한 대물변제가 담보신탁에 따른 일련의 정산·환가 절차에 해당하므로 피고 회사의 우선수익권도 소멸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파기환송심
서울고등법원 2019. 1. 11. 선고 2018나2020079 판결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환송 취지에 따라 신탁계약 해지와 그 후의 대물변제를 별개의 법률행위로 판단하였다.
  1. 2012년 7월 23일 신탁계약이 해지됨으로써 피고 회사의 우선수익권은 소멸하였다.
  2. 2012년 7월 30일 부동산 소유권이 디엠산업개발에 환원되면서 그 부동산은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가 되는 책임재산으로 회복되었다.
  3. 채무초과 상태인 디엠산업개발이 이를 피고 회사에 대물변제로 넘긴 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4. 부동산 가액 800,000,000원에서 피고 회사가 변제하고 말소한 선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 합계 505,305,551원을 공제한 294,694,449원의 범위에서 대물변제계약을 취소하였다.
  5.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원상회복으로 294,694,449원을 가액배상해야 한다.
파기환송심은 별도의 채권자대위청구에 관해서도 디엠산업개발의 대표이사였던 피고 B가 원고에게 121,609,599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하고,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기각하였다.

관련 판례

대법원 2017. 6. 22. 선고 2014다225809 전원합의체 판결
  • 담보신탁의 우선수익권은 경제적으로 금전채권을 담보하지만, 법적으로는 담보물권이 아니라 신탁계약상의 권리라고 판시하였다.
  • 우선수익권의 발생·내용·이전·소멸은 담보물권의 법리가 아니라 신탁계약의 내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대법원 1982. 8. 24. 선고 82다카317 판결
  • 사실인정이 사실심의 권한에 속하더라도 논리와 경험칙에 따른 합리적인 증거판단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다35766 판결
  • 자유심증주의는 법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며, 사실인정은 적법한 증거와 논리·경험칙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1999. 9. 7. 선고 98다41490 판결
  •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관한 사해행위 후 근저당권이 말소되었다면,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부동산 가액에서 말소된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잔액을 가액배상하도록 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관련 법령

사실관계

디엠산업개발은 아파트 신축·분양사업을 시행하면서 2006년 4월 5일 금융기관으로부터 사업자금 80억 원을 대출받았다.
원고 대한민국은 디엠산업개발에 대하여 3,862,008,450원과 지연손해금의 반환을 명하는 확정판결을 받은 채권자였다.
피고 회사는 2010년 7월 5일 디엠산업개발의 대출금채무 중 503,216,166원을 대신 변제하였다. 양사는 이를 피고 회사가 디엠산업개발에 대여한 것으로 처리하고, 그 대여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해 피고 회사를 우선수익자로 하는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디엠산업개발은 피고 회사의 동의를 받아 2012년 7월 23일 신탁계약의 해지를 요청하였다. 이에 따라 해당 아파트의 소유권은 2012년 7월 30일 수탁자에서 위탁자인 디엠산업개발로 환원되었다.
디엠산업개발은 같은 날 피고 회사와 대물변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에 대한 대여금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아파트 소유권을 피고 회사에 이전하였다. 당시 디엠산업개발은 채무초과 상태였다.
원고는 신탁 해지로 디엠산업개발의 책임재산이 된 아파트를 특정 채권자인 피고 회사에 대물변제한 행위가 일반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였다.

법리

우선수익권의 법적 성질
부동산담보신탁의 우선수익권은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우선수익자가 신탁재산의 처분을 요청하고, 처분대금에서 다른 수익자보다 우선하여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우선수익권은 경제적으로 담보 기능을 하지만 저당권이나 근저당권과 같은 담보물권은 아니다. 신탁계약에 따라 발생하고 그 내용과 존속기간이 정해지는 신탁계약상의 권리이다.
신탁 해지와 우선수익권의 소멸
이 사건 신탁계약은 우선수익권의 유효기간을 우선수익자의 채권 발생일부터 신탁계약 종료일까지로 정하였다.
디엠산업개발이 피고 회사의 동의를 받아 신탁계약을 해지한 이상, 신탁계약이 종료된 때 피고 회사의 우선수익권도 계약에 따라 소멸하였다.
피고 회사의 디엠산업개발에 대한 대여금채권 자체는 남아 있지만, 신탁재산에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신탁상의 우선수익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다.
신탁계약상 환가와 신탁 해지 후 대물변제의 구별
담보신탁에 따른 정상적인 환가절차라면 수탁자가 신탁부동산을 매도하고, 수탁자가 매수인에게 직접 소유권을 이전하며, 매매대금도 수탁자가 받아 우선수익자에게 정산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거래가 이루어졌다.
  1. 디엠산업개발이 우선수익자의 동의를 받아 신탁계약을 해지하였다.
  2. 수탁자가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고 위탁자인 디엠산업개발에 소유권을 돌려주었다.
  3. 디엠산업개발이 자신의 이름으로 피고 회사와 대물변제계약을 체결하였다.
  4. 디엠산업개발이 직접 피고 회사에 소유권을 이전하였다.
  5. 수탁자는 대물변제나 대금 정산에 관여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대물변제는 담보신탁에 따른 환가가 아니라 신탁이 종료된 후 채무자가 되찾은 자기 재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넘긴 별개의 처분행위이다.
사해행위의 성립
신탁계약이 종료되고 소유권이 디엠산업개발에 환원된 순간 해당 아파트는 디엠산업개발의 일반채권자들이 강제집행할 수 있는 책임재산으로 회복되었다.
이미 채무초과 상태인 디엠산업개발이 그 부동산을 특정 채권자인 피고 회사에 대물변제로 넘긴 것은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행위이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가 되고, 채무자의 사해의사도 인정되며 수익자인 피고 회사의 악의는 추정된다.
피고 회사는 자신이 종전에 우선수익자였으므로 해당 부동산이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가 아니었다고 주장할 수 없다. 대물변제 전에 신탁계약과 우선수익권이 이미 소멸했기 때문이다.
가액배상 범위
대물변제 당시 부동산에는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고, 피고 회사가 대물변제 후 그 피담보채무를 변제하여 근저당권을 말소하였다.
이 경우 부동산 자체를 반환시키면 원래 일반채권자의 공동담보가 아니었던 선순위 근저당권 상당액까지 회복시키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원상회복은 부동산 반환이 아니라 가액배상으로 이루어진다.
파기환송심은 가액배상액을 다음과 같이 산정하였다.
  1.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부동산 가액은 800,000,000원이다.
  2. 피고 회사가 변제하고 말소한 선순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는 합계 505,305,551원이다.
  3. 부동산 가액에서 선순위 피담보채무를 공제한 가액배상액은 294,694,449원이다.
따라서 대물변제계약은 294,694,449원의 범위에서 취소되고,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같은 금액을 가액배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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