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4다11888 판결
퇴직금등
퇴직금등
관련판례
대법원 1977. 11. 22. 선고 77다1742 판결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퇴직금과 퇴직위로금은 상법 제388조의 이사 보수에 포함된다.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다49570 판결
상법이 이사의 보수를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한 취지는 이사들의 사익 추구로부터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를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한 경우, 보수의 금액·지급시기·지급방법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없으면 이사는 회사에 보수를 청구할 수 없다.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4915 판결
회사 지배자가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를 이용하여 회사재산을 부당하게 유출한 경우에는 형식적으로 결의를 거쳤더라도 배임행위의 위법성이 없어지지 않는다.
대법원 2007. 6. 1. 선고 2006도1813 판결
주주총회 결의가 존재하더라도 결의 내용이 회사재산을 부당하게 유출하는 배임행위라면 그 행위가 정당화되지 않는다.
관련법령
상법 제382조의3
상법 제388조
※ 이 판결은 위 조문을 구법으로 특정하여 인용하지 않았으므로 판결문에 표시된 법령명과 조문에 따라 정리하였다.
사실관계
1. 행담도 개발사업을 위한 회사 설립
피고 행담도개발 주식회사는 1999년 8월 20일 행담도 해양복합관광 휴게시설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원고 1은 2003년 2월 17일부터 2010년 9월 27일까지 피고 회사의 이사로 재직하고, 2010년 9월 28일부터 2010년 11월 17일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원고 2는 2008년 1월 15일부터 2010년 11월 17일까지 피고 회사의 이사로 재직하였다.
2. 회사의 지배구조
피고 회사 발행주식의 90%는 네덜란드 법인 EKI B.V.가 보유하였고, 싱가포르 법인 EKI Pte가 EKI B.V.의 주식 전부를 보유하고 있었다.
종전 대표이사는 피고 회사뿐만 아니라 위 지배회사들의 이사로서 회사의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종전 대표이사는 행담도 개발사업과 관련한 사기죄 등으로 기소되어 구속된 후에도 자신의 측근인 EKI B.V. 집행이사를 통하여 지배주주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3. 회사의 경영상태
피고 회사는 설립 이후 계속하여 경영실적과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다.
2008년 3월 31일 기준 누적손실은 약 73억 원에 이르렀다.
회사는 휴게소 임대 외에는 별다른 사업이 없었고, 추진 중이던 행담도 2단계 개발사업도 종전 대표이사의 구속으로 사실상 중단되었다.
매출액에 비하여 임원, 특히 대표이사의 급여가 과도하게 높은 것이 누적손실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사업 중단으로 원고들이 실질적으로 경영상 판단을 해야 할 업무도 많지 않았다.
4. 경영권 변동의 예상
지배주주 EKI B.V.가 보유한 피고 회사 주식 90%에는 씨티그룹이 회사채 원리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질권을 설정하고 있었다.
회사채 만기는 2009년 5월 4일이었으나 EKI B.V.가 원리금을 상환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원고들은 씨티그룹이 질권을 실행하여 피고 회사의 지배주주가 변경되고, 그에 따라 자신들도 이사직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5.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의 제정
피고 회사 정관은 이사의 급여·상여금·기타 보수 및 퇴직금은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의 찬성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피고 회사 이사회는 2008년 6월 10일 원고들을 포함한 이사들의 찬성으로 새로운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을 마련하였다.
이 규정은 종전보다 퇴직금 지급률을 크게 인상하였다.
대표이사: 근속연수 1년당 5개월분의 급여, 종전 지급률의 5배
이사: 근속연수 1년당 3개월분의 급여, 종전 지급률의 3배
더욱이 인상된 지급률을 규정 제정 이후의 재직기간에만 적용한 것이 아니라 임원의 전체 근속기간에 소급하여 적용하도록 하였다.
6. 소수주주의 반대와 지배주주의 찬성
2008년 6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제정안이 상정되었다.
발행주식의 10%를 보유한 한국도로공사는 퇴직금규정 제정에 반대하였다.
그러나 발행주식의 90%를 보유한 EKI B.V.가 찬성하여 규정이 가결되었다. EKI B.V.를 대리하여 의결권을 행사한 집행이사는 종전 대표이사의 측근인 원고 1의 요청을 받고 제정안에 찬성하였다.
7. 과다한 퇴직금의 실제 효과
새 퇴직금규정에 따라 종전 대표이사는 2010년 10월 4일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면서 약 6억 763만 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원고 1은 대표이사로 재직한 기간이 51일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새 규정에 따르면 2002년 2월 15일 입사 이후 105개월의 전체 근속기간에 대표이사 지급률이 소급 적용되어 퇴직금이 5억 원 이상 증가하게 되었다.
원고 2 역시 전체 근속기간에 3배로 인상된 이사 지급률이 적용되어 퇴직금이 약 3,500만 원 증가하게 되었다.
8. 퇴직 직전 연봉 인상
원고들을 포함한 임직원 10명은 2010년 9월 30일과 10월 1일 피고 회사와 연봉인상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 1: 연봉 1억 4,500만 원에서 1억 8,000만 원으로 약 29.7% 인상
원고 2: 연봉 4,800만 원에서 8,000만 원으로 약 66.7% 인상
연봉인상은 경영권 변동과 원고들의 퇴임이 임박한 시점에 이루어졌다. 인상된 연봉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도 되므로 연봉 인상은 퇴직금 증가로도 이어지는 구조였다.
9. 경영권 변동과 원고들의 퇴임
씨티그룹은 2010년 10월 12일 질권을 실행하여 피고 회사 발행주식의 90%를 취득하였다.
씨티그룹은 2010년 11월 17일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새로운 이사들을 선임하였고, 원고들은 같은 날 이사직에서 사임하였다.
원고들은 인상된 퇴직금규정과 연봉인상계약을 근거로 피고 회사에 퇴직금 및 보수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핵심쟁점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 이사의 보수도 직무와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갖추어야 하는지
경영권 상실을 앞둔 이사들이 지배주주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과도한 퇴직금규정을 제정한 행위가 충실의무 위반인지
소수주주의 반대에도 주주총회에서 가결되었다는 이유로 과다한 퇴직금규정이 유효한지
전체 근속기간에 인상률을 소급 적용하는 퇴직금규정에 따라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총액의 한도를 정한 것만으로 개별 이사의 연봉 인상을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법리
1. 이사의 퇴직금도 보수에 포함
상법 제388조의 이사 보수에는 정기적인 급여뿐만 아니라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퇴직금과 퇴직위로금도 포함된다.
따라서 이사의 퇴직금은 정관에 그 액수를 정하거나 주주총회 결의로 정해야 한다.
2. 이사의 직무와 보수 사이의 합리적 비례관계
이사의 보수와 직무 사이의 상관관계가 상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다음 사항 사이에는 합리적인 비례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사가 실제로 수행한 직무의 내용과 난이도
회사에 기여한 정도
지급되는 급여·퇴직금 등 보수의 규모
회사의 재무상태와 채무 상황
회사의 매출과 영업실적
이사의 보수는 회사의 재무상황이나 영업실적에 비추어 합리적인 수준을 현저히 벗어나 균형성을 잃을 정도로 과다해서는 안 된다.
3. 주주총회 결의의 한계
상법 제388조가 이사의 보수를 정관 또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한 것은 이사들이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하여 과다한 보수를 정하는 사익 추구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주주총회 결의를 거쳤다는 형식만으로 보수 지급이 항상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다.
퇴직을 앞둔 이사가 지위를 이용하여 현저히 과다한 보수기준을 만들고 지배주주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이를 가결시켰다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상법 제382조의3의 충실의무 위반
회사재산의 부당한 유출
회사와 소수주주의 이익 침해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
이러한 배임행위는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쳤더라도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
4. 보수총액 한도와 개별 이사의 보수 결정
주주총회가 이사 전체의 보수총액 한도만 정하였다고 하여 그 한도 안에서 이루어진 모든 개별 보수 결정이 당연히 승인되는 것은 아니다.
정관이 이사의 보수를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한 경우에는 구체적인 보수의 금액·지급시기 및 지급방법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대법원의 판단
1. 퇴직금규정은 충실의무에 위반된 배임행위
피고 회사는 누적손실이 약 73억 원에 이르고 별다른 신규사업도 없어 재무상태와 영업실적이 좋지 않았다.
원고들의 실질적인 경영업무가 많지 않았는데도 퇴직금 지급률은 대표이사 5배, 이사 3배로 인상되었다.
특히 인상된 지급률을 전체 근속기간에 소급 적용함으로써 대표이사로 51일간 재직한 원고 1의 퇴직금이 5억 원 이상 증가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퇴직금규정이 이사의 직무내용과 회사의 재무상황에 비추어 지나치게 과다하고 합리적인 수준을 현저히 벗어난 것으로 판단하였다.
2. 경영권 상실을 예상하고 마련한 사익 추구 행위
원고들은 지배주주가 회사채 원리금을 상환하기 어려워 질권이 실행되고 자신들이 이사직에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종전 대표이사의 측근과 지배주주의 의결권을 이용하여 퇴직금 지급률을 크게 인상하고 이를 전체 근속기간에 소급 적용하도록 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행위가 퇴직을 앞둔 이사들이 회사에서 최대한 많은 보수를 받으려 한 사익 추구 행위라고 판단하였다.
3. 주주총회 결의가 있어도 퇴직금규정은 무효
퇴직금규정은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결의를 모두 거쳤다.
그러나 발행주식의 10%를 보유한 한국도로공사가 반대하였고, 지배주주인 EKI B.V.의 의결권은 원고 1의 요청을 받은 종전 지배자의 측근이 행사하였다.
대법원은 회사재산의 부당한 유출을 초래하는 충실의무 위반 및 배임행위는 주주총회 결의를 거쳤다는 사정만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원고들은 무효인 퇴직금규정에 근거하여 증액된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었다.
4. 연봉 인상에는 적법한 주주총회 결의가 없음
2010년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이사들의 보수를 전년도와 동일하게 정한 사실이 인정되었다.
원고들은 연봉 인상 후 보수액도 주주총회에서 정한 이사 보수총액 27억 원의 한도 안에 있으므로 주주총회 승인이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보수총액 한도가 정해졌다는 사실만으로 원고들의 개별 연봉 인상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연봉인상계약에 따른 인상분도 청구할 수 없었다.
결론
대법원은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원고들은 다음 금액을 회사에 청구할 수 없게 되었다.
현저히 과다하고 배임적으로 제정된 퇴직금규정에 따른 증액 퇴직금
적법한 주주총회 결의 없이 체결된 연봉인상계약에 따른 보수 인상분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이사의 보수에 관한 주주총회 결의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보수청구권이 무조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이사의 보수는 실제 직무와 회사에 대한 기여도, 회사의 재무상태 및 영업실적 사이에서 합리적인 비례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 수준을 현저히 벗어난 보수는 상법 제388조의 형식적 절차를 거쳤더라도 상법 제382조의3의 충실의무를 위반한 배임행위로서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특히 경영권 변동이나 퇴임을 앞둔 경영진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퇴직금을 증액하는 경우에는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퇴직 직전 지급률을 급격히 인상하는 경우
인상률을 과거 전체 근속기간에 소급 적용하는 경우
퇴직금 산정기준이 되는 연봉까지 함께 인상하는 경우
지배주주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하여 소수주주의 반대를 무력화한 경우
회사의 재무상태나 이사의 실질적 업무와 비교해 보수가 현저히 과다한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