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등기 주식양도 제한의 효력 — 주주와 악의의 양수인에 대한 대항

핵심 결론 정관의 주식양도 제한은 등기하지 않아도 회사와 기존 주주 사이에서는 유효하고, 제한을 알고 주식을 취득한 악의의 양수인에게도 주장할 수 있다. 다만 양도인이 주주로서 제한을 알았다는 사정만으로 양수인까지 악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5다71795, 2014다87595

해당 판례

수원지방법원 2022. 8. 10. 선고 2020가단564730 판결 [주식명의개서청구의 소]
  • 원고: 피고 회사의 주식 4,000주를 양수한 회사
  • 피고: 정관으로 주식양도에 주주총회 승인을 요구한 회사
  • 판결 결과: 원고 청구 인용
  • 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주식 4,000주에 관한 주주명의를 원고로 변경하는 명의개서절차를 이행하라.

핵심 쟁점

피고 회사 정관에는 주식을 양도하려면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그러나 피고 회사는 이 주식양도 제한을 법인등기부에 등기하지 않았다.
따라서 다음 사항이 문제 되었다.
  1. 등기하지 않은 정관상 주식양도 제한이 유효한가?
  2. 회사가 그 제한을 기존 주주에게 주장할 수 있는가?
  3. 회사가 제한을 알고 주식을 취득한 양수인에게도 주장할 수 있는가?
  4. 양도인이 제한을 알고 있었다면 양수인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가?
당사자별 효력

1. 회사와 기존 주주 사이

정관의 주식양도 제한은 정관에 적법하게 규정되는 순간 회사와 주주 사이에서 효력이 발생한다. 이를 법인등기부에 등기하지 않았다고 해서 정관 규정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기존 주주는 원칙적으로 “양도제한 규정이 등기되지 않았으므로 나는 그 규정에 구속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없다. 특히 자신이 해당 정관을 채택하거나 변경한 주주총회 결의에 참여하였다면 제한을 몰랐다고 주장하기 더욱 어렵다.
이 사건에서도 주식 양도인 C는 피고 회사의 주주이자 감사로서, 2013년 3월 30일 주식양도 제한이 포함된 정관을 개정하는 주주총회 서면결의서에 직접 날인하였다. 법원은 이를 C가 양도제한 규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으로 인정하였다.

2. 선의의 제3자인 양수인

정관상 주식양도 제한은 등기사항이다. 회사가 이를 등기하지 않았다면 그 제한을 알지 못하고 주식을 취득한 선의의 제3자에게는 주장할 수 없다.
여기서 선의란 주식을 취득할 당시 정관상 주식양도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양수인이 주식양도 제한을 알지 못했다면, 회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할 수 없다.
“정관상 주주총회 승인을 받지 않았으므로 당신은 주주가 될 수 없다.”
이 경우 회사는 양수인을 상대로 미등기 주식양도 제한을 내세워 명의개서를 거절할 수 없다.

3. 악의의 제3자인 양수인

반대로 양수인이 주식을 취득할 때 정관상 주식양도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그 양수인은 상법 제37조 제1항에 따른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상법 제37조 제1항은 등기하지 않은 사항을 모든 제3자에게 주장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것이 아니라, 이를 알지 못한 선의의 제3자에게 주장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는 악의의 양수인에게 다음과 같이 주장할 수 있다.
“당신은 우리 회사의 주식을 양수하려면 주주총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승인 없이 주식을 취득하였다. 따라서 그 주식양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결국 악의의 양수인은 양도인과의 관계에서는 주식매매계약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더라도, 회사에 대해서는 주주의 지위를 주장하거나 명의개서를 청구하기 어렵다.
주주가 알았다는 사실과 양수인의 악의는 별개
이 사건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이다.
피고 회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 양도인 C는 주주이자 감사였다.
  • C는 양도제한 정관을 채택한 주주총회 서면결의서에 직접 날인하였다.
  • 따라서 C는 주식양도 제한을 알고 있었다.
  • 원고도 C 등으로부터 주식을 양수했으므로 그 제한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도인 C가 주식양도 제한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별개의 법인인 원고도 그 제한을 알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즉,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야 한다.
  • 양도인의 악의: 양도인 자신이 정관상 제한을 알았는지
  • 양수인의 악의: 양수인이 주식을 취득할 당시 그 제한을 알았는지
상법 제37조 제1항에 따라 보호 여부를 판단할 때는 원칙적으로 양수인 자신의 인식을 기준으로 한다. 양도인의 지식이 특별한 사정 없이 양수인에게 그대로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관계

피고는 2001년 4월 26일 설립된 주식회사로, 액면금액 5,000원의 주식 총 10,000주를 발행하였으나 주권은 발행하지 않았다.
피고의 자본금은 5,000만 원이고 이사는 2명이었다. 피고 정관 제12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었다.
주주는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 그 주식을 양도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는 이러한 주식양도 제한을 법인등기부에 등기하지 않았다.
원고는 2020년 9월 17일 피고 회사의 주주명부에 주주로 등재되어 있던 D로부터 3,000주를, C로부터 1,000주를 매수하였다. 매매대금은 1주당 5,000원, 합계 2,000만 원이었다.
원고는 C와 D에게 매매대금 2,000만 원을 지급하고, 이들로부터 주식양도 통지권한을 위임받아 같은 날 피고에게 주식양도 사실을 통지하였다.
원고는 자신을 피고 회사의 주주로 주주명부에 기재해 달라고 청구하였다. 피고는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지 않았으므로 주식양도가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고 맞섰다.
피고는 특히 C가 2013년 3월 30일 피고의 주주이자 감사로서 정관을 개정하는 주주총회 서면결의서에 날인하였으므로, C와 원고 모두 주식양도 제한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C가 제한을 알았다고 볼 사정은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사실만으로 원고까지 제한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피고가 원고의 악의를 증명할 다른 증거도 제출하지 못하였다.
결국 법원은 피고가 미등기 주식양도 제한을 원고에게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명의개서 청구를 인용하였다.

법리

정관상 주식양도 제한의 성립
상법 제335조 제1항은 주식양도의 자유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회사가 정관으로 주식양도에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제한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자본금 총액이 10억 원 미만이고 이사가 1명 또는 2명인 회사에서는 이사회의 승인을 주주총회의 승인으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피고와 같은 소규모 회사는 정관으로 주식양도에 주주총회 승인을 요구할 수 있다.
승인 없는 양도의 회사에 대한 효력
정관이 주식양도에 주주총회 승인을 요구한다면 그 승인을 받지 않은 주식양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여기서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는 것은 주식매매계약 자체가 언제나 무효라는 뜻은 아니다. 양도인과 양수인 사이에서는 계약상 의무가 남을 수 있지만, 양수인은 회사에 자신이 주주라고 주장하거나 주주명부 명의개서를 요구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주식양도 제한의 등기
상법 제317조 제2항 제3호의2는 주식양도에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정한 경우 그 규정을 등기하도록 한다.
소규모 회사에서 이사회 승인을 주주총회 승인으로 대체한 경우에도 그 주식양도 제한은 거래 상대방에게 공시되어야 할 등기사항에 해당한다.
미등기 사항과 선의의 제3자
상법 제37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등기할 사항은 이를 등기하지 아니하면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주식양도 제한을 등기하지 않은 경우의 효력은 상대방에 따라 달라진다.
  • 회사와 기존 주주 사이: 정관 규정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다.
  • 제한을 알고 취득한 악의의 양수인: 회사가 제한을 주장할 수 있다.
  • 제한을 모르고 취득한 선의의 양수인: 회사가 제한을 주장할 수 없다.
악의의 증명책임
회사가 미등기 주식양도 제한을 근거로 명의개서를 거절하려면, 양수인이 주식 취득 당시 양도제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회사가 증명하여야 한다.
양도인이 주주이거나 임원이어서 정관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양수인 자신이 그 내용을 전달받았거나 직접 확인하였다는 등의 추가 사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자료가 악의의 증거가 될 수 있다.
  • 양수인이 주식양도 전에 정관을 열람한 자료
  • 양도제한 규정이 기재된 계약서·확인서
  •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문자나 이메일
  • 양수인이 승인절차를 문의하거나 승인받으려고 한 내역
  • 양수인이 회사의 기존 주주·임원으로서 정관 내용을 알고 있었던 사정

관련 판례

  • 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다71795 판결 주권발행 전 주식의 양도가 회사 성립 후 6개월이 지난 뒤 이루어졌다면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있다. 양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양도인의 협력 없이 주식양수 사실을 증명하여 단독으로 명의개서를 청구할 수 있다.
  • 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4다87595 판결 법률행위가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그 무효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78. 12. 26. 선고 78누167 판결 상법 제37조의 제3자는 대등한 지위에서 이루어지는 보통의 거래관계의 상대방을 의미한다. 또한 등기사항인 정관변경은 등기하지 않았더라도 정관변경 자체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보았다.

관련 법령

  • 상법 제37조 등기할 사항을 등기하지 않으면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상법 제317조 제2항 제3호의2 주식양도에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정한 경우 그 규정을 등기하여야 한다.
  • 상법 제335조 주식은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지만, 정관으로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제한할 수 있다. 승인받지 않은 양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 상법 제383조 제1항 및 제4항 자본금 총액이 10억 원 미만이고 이사가 1명 또는 2명인 회사에서는 이사회의 기능을 주주총회가 담당한다.

결론

이 사건의 결론은 “주식양도 제한을 등기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다.
정관상 제한은 회사와 기존 주주 사이에서는 유효하고, 그 제한을 알고 주식을 취득한 악의의 양수인에게도 주장할 수 있다. 보호되는 사람은 제한의 존재를 알지 못한 선의의 제3자뿐이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양도인 C가 주식양도 제한을 알았다는 사실만 증명되었을 뿐, 양수인인 원고 회사가 이를 알았다는 사실은 증명되지 않았다. 법원은 양도인의 지식을 양수인의 지식으로 그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선의의 제3자로 보호되었고, 피고 회사는 미등기 주식양도 제한을 이유로 명의개서를 거절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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