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정리
판결번호
대법원 2017. 9. 12. 선고 2015다70044 판결
손해배상(기) / 상고기각
손해배상(기) / 상고기각
관련판례
대법원 1984. 12. 11. 선고 84다카1591 판결
자기거래의 승인을 받으려는 이사는 거래에 관한 자신의 이해관계와 중요 사실을 이사회에 밝혀야 한다고 본 판례
자기거래의 승인을 받으려는 이사는 거래에 관한 자신의 이해관계와 중요 사실을 이사회에 밝혀야 한다고 본 판례
대법원 1996. 5. 28. 선고 95다12101·12118 판결
이사가 거래상대방의 대표자로서 회사와 거래하는 경우에도 이해충돌 위험이 있으면 자기거래에 해당한다고 본 판례
이사가 거래상대방의 대표자로서 회사와 거래하는 경우에도 이해충돌 위험이 있으면 자기거래에 해당한다고 본 판례
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1다57869 판결
이사회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사업기회의 포기 또는 이용을 승인했다면 이사의 책임을 원칙적으로 부정한 판례
이사회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사업기회의 포기 또는 이용을 승인했다면 이사의 책임을 원칙적으로 부정한 판례
관련법령
상법 제382조
회사와 이사의 관계에 민법의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상법 제382조의3
이사가 법령과 정관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충실하게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규정한다.
상법 제397조의2
이사가 회사의 사업기회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려면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한다.
상법 제398조
이사·주요주주 등이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하려면 중요 사실을 미리 밝히고 이사 3분의 2 이상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거래의 내용과 절차도 공정해야 한다.
민법 제681조
수임인이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위임사무를 처리할 의무를 규정한다.
※ 이 사건 주식매매에는 2011년 개정 전의 구 상법 제398조가 적용되었다.
사실관계
한화는 한화에스앤씨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화의 이사인 피고 1의 장남이 해당 주식의 매수인으로 나섰고, 피고 1이 주식매매를 주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었다.
당시 한화에스앤씨는 유상증자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한화는 출자총액제한으로 증자에 참여하기 어려웠다. 이에 한화는 보유 주식을 피고 1의 장남에게 매각하기로 하였다.
이사회에서는 매수인이 피고 1의 장남인 특수관계인이라는 사실, 주식의 매매가격 및 주요 거래조건이 공개되었다. 담당 임원은 한화에스앤씨의 유상증자 필요성, 한화가 주식을 처분할 필요가 있는 사정 및 회계법인의 주식가치 평가 결과를 이사들에게 설명하였다.
경제개혁연대와 주주들은 이 사건 주식매매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한 저가 매각이자 회사의 사업기회를 지배주주의 장남에게 이전한 행위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피고 1과 매각을 승인한 이사들을 상대로 회사가 입은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였다.
핵심쟁점
회사가 이사의 특수관계인과 거래한 경우 구 상법 제398조의 자기거래에 해당하는지
이사회 승인에 앞서 공개되어야 하는 이사의 이해관계와 중요 사실은 무엇인지
이사회가 특수관계인에 대한 주식매각을 승인하면 회사 사업기회 유용책임이 배제되는지
주식매각 가격에 일부 평가상 오류가 있는 경우 이사들의 선관주의·충실의무 위반이 인정되는지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경영판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한 요건은 무엇인지
법리
1. 이사의 자기거래 범위
구 상법 제398조에 따라 이사회 승인이 필요한 자기거래는 이사가 직접 회사의 거래상대방이 되는 경우에 한정되지 않는다.
이사가 상대방의 대리인이나 대표자로서 회사와 거래하는 경우와 같이 회사와 이사 사이에 이해충돌이 발생하거나 회사에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있는 거래도 자기거래에 포함된다.
따라서 회사가 이사의 자녀 등 특수관계인과 거래하는 경우에도 그 거래가 실질적으로 이사와 회사 사이의 이해충돌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면 이사회 승인이 필요할 수 있다.
2. 중요 사실의 사전 공개
자기거래에 이사회 승인을 요구하는 목적은 다음과 같다.
이익상반거래가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것
거래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
이사회의 적정한 직무감독권 행사를 보장하는 것
따라서 이해관계가 있는 이사는 승인 전에 자신의 이해관계와 거래의 중요 사실을 이사회에 밝혀야 한다. 상대방과의 관계, 거래대상, 매매가격, 가격산정 근거와 주요 거래조건 등이 이에 해당한다.
3. 회사의 사업기회와 이사의 충실의무
이사는 회사에 이익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기회를 회사에 제공하여 회사가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회사의 승인 없이 그 사업기회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이사회가 사업기회에 관하여 충분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다면 그 판단은 원칙적으로 존중된다.
회사가 사업기회를 이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우
특정 이사 또는 제3자가 그 사업기회를 이용하도록 승인한 경우
의사결정 과정에 현저한 불합리가 없다면, 결과적으로 이사나 특수관계인이 사업기회를 이용하게 되었더라도 해당 이사와 승인에 참여한 이사들의 선관주의·충실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
4. 경영판단의 존중 기준
이사의 경영판단이 보호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형식적인 이사회 결의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음 요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수집·분석할 것
이해관계와 거래조건을 이사회에 공개할 것
이해관계 없는 이사들이 실질적으로 심의할 것
법령과 정관에 따른 절차를 거칠 것
회사의 이익을 고려하여 판단할 것
의사결정 과정에 현저한 불합리가 없을 것
구체적 판단
대법원은 회사와 제3자 사이의 거래가 자기거래에 해당하려면 그 거래가 실질적으로 이사 자신의 이익이 되어야 한다고 제한적으로 판단한 원심의 이유설시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였다.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라도 회사와 이사 사이에 이해충돌의 염려가 있으면 구 상법 제398조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건 이사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공개·검토되었다.
매수인이 피고 1의 장남이라는 특수관계
주식 매매가격과 주요 거래조건
한화에스앤씨의 유상증자 필요성
출자총액제한으로 한화가 증자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정
한화가 보유 주식을 처분할 필요성
회계법인이 수행한 주식가치 평가 결과
이에 대법원은 이 사건 주식매매가 자기거래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이사의 이해관계와 중요 사실이 공개된 상태에서 이사회의 승인이 이루어졌으므로 승인 없는 자기거래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주식가치 평가에 일부 오류가 있었지만 평가 과정과 결과 자체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었고, 한화에는 주식을 처분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보았다.
설령 주식매매로 인하여 한화가 사업기회를 포기하고 피고 1의 장남이 그 기회를 이용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사회가 충분한 정보를 수집·분석한 뒤 정당한 절차로 거래를 승인하였고 의사결정 과정에 현저한 불합리가 없었다.
따라서 피고 1이나 매각 승인 결의에 참여한 다른 이사들이 선관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대법원은 이 사건 주식매매에 필요한 이사회 승인이 있었고, 주식매각과 사업기회 포기에 관한 이사회의 판단도 경영판단으로서 존중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에 피고 이사들의 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한 원심을 유지하고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이사의 특수관계인이 거래상대방인 경우에도 자기거래 규제가 적용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유효한 이사회 승인을 위해서는 이사의 이해관계와 거래에 관한 중요 사실이 실질적으로 공개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였다.
한편 중요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고 정당한 심의절차를 거쳤으며 의사결정 과정에 현저한 불합리가 없다면, 특수관계인에게 사업기회가 이전되는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이사회의 경영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보았다.
다만 현행 상법 제398조는 이 사건에 적용된 구법보다 요건이 강화되어 있으므로, 현재는 중요 사실의 사전 공개와 이사 3분의 2 이상의 승인뿐 아니라 거래 내용과 절차의 공정성까지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