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표이사의 퇴직연금에 대한 압류금지와 상계 제한

핵심 결론 대표이사가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퇴직연금이 직무수행의 대가라면 원칙적으로 일부가 압류금지채권이 되며, 은행은 그 부분을 대여금과 상계할 수 없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주요 판례·법령 2015다51968, 2002다64681, 2012다98720, 2015다213308, 2015다244333, 2008다9952, 2013다26296

핵심정리

판결번호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5다51968 판결
사건명: 퇴직연금

관련판례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 임원 보수·퇴직금의 법적 성격과 근로자성 판단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2다98720 판결 — 이사의 퇴직금도 상법 제388조의 보수에 포함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다213308 판결 — 현저하게 과다한 이사 보수청구의 제한
대법원 2016. 12. 1. 선고 2015다244333 판결 — 근로자가 아닌 임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양도금지 규정이 적용되는지
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8다9952 판결 — 압류할 채권의 표시를 객관적·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법리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다26296 판결 — 피압류채권의 특정과 불명확성에 따른 불이익

관련법령

상법 제388조 — 이사의 보수

민법 제497조 — 압류금지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 금지

민사집행법 제225조 — 압류명령 신청

민사집행법 제246조 — 압류금지채권

민사집행법 제248조 — 제3채무자의 공탁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7조 — 퇴직연금 급여 수급권의 보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6조 — 퇴직연금사업자의 등록

사실관계

에스에스씨피는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고 하나은행 등을 퇴직연금사업자로 선정하였다.
원고는 2002년 10월 1일 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퇴직연금에 가입하였고, 2013년 2월 1일 퇴직한 뒤 하나은행을 상대로 약 6억 5,722만 원의 퇴직연금을 청구하였다.
하나은행은 원고에 대한 대여금채권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퇴직연금채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하였다.
원고는 퇴직연금채권 중 압류가 금지되는 부분은 민법 제497조에 따라 은행이 상계할 수 없다고 반박하였다.
한편 원고의 은행 예금채권에 대한 압류·추심명령이 존재했고, 은행은 압류가 경합되었다는 이유로 14,091,867원을 공탁하였다. 은행은 이러한 압류와 공탁으로 퇴직연금채권도 소멸했다고 주장하였다.

핵심쟁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대표이사의 퇴직연금도 압류금지채권인가
은행이 대표이사의 퇴직연금채권을 자신의 대여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가
‘예금채권’을 대상으로 한 압류명령이 신탁 방식의 퇴직연금채권에도 미치는가
예금채권 압류를 이유로 한 공탁으로 퇴직연금채무까지 소멸하는가
이사의 퇴직연금이 직무수행의 대가인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법리

1. 이사의 보수와 퇴직연금

상법 제388조의 이사 보수에는 월급·상여금뿐 아니라 재직 중 직무수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퇴직금과 퇴직위로금도 포함된다.
이사의 보수청구권과 퇴직연금채권은 다음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사집행법상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할 수 있다.
보수가 직무에 비해 현저하게 과다한 경우
법적으로만 이사일 뿐 실질적인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명목상 이사인 경우
퇴직연금이 직무수행의 대가가 아니라 별도의 이익 제공에 해당하는 경우

2. 근로자가 아닌 대표이사도 보호 대상

민사집행법 제246조가 정한 급여채권은 근로계약에서 발생한 채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대표이사가 회사와 위임관계에 있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퇴직연금이 재직 중 직무수행의 대가이고 생활의 기초가 되는 경제적 수입이라면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한다.
이는 채무자와 가족의 생계를 보장하고 직무수행 의욕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한 압류금지제도의 취지에 따른 것이다.

3. 직무수행의 대가인지 판단하는 기준

대표이사의 퇴직연금이 직무수행의 대가인지는 다음 사항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회사가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경위와 내용
정관·이사회·주주총회 결의의 존재와 내용
대표이사가 실질적으로 수행한 직무의 내용과 성격
퇴직연금액이 직무에 비해 현저히 과다한지
회사가 별도의 퇴직금이나 퇴직위로금을 지급했는지
다른 금융기관에서 지급받는 퇴직연금이 있는지
다른 임원들이 받는 퇴직급여와의 형평성

4. 압류금지와 상계 제한

민법 제497조에 따라 압류할 수 없는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표이사의 퇴직연금채권이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면, 퇴직연금사업자인 은행은 그 보호 범위 내에서 자신의 대여금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
다만 직무수행에 비하여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난 과다한 퇴직연금 부분까지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상계금지는 직무수행의 대가로서 합리적인 범위의 퇴직연금에 한정된다.
채권자인 은행은 필요한 경우 자신을 제3채무자로 하여 퇴직연금채권을 압류하고, 동시에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3항에 따른 압류금지 범위의 축소를 신청할 수 있다.

5. 압류명령 문언의 엄격한 해석

압류·추심명령의 대상은 ‘압류할 채권의 표시’에 적힌 문언에 따라 객관적이고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문언이 불명확하여 특정 채권의 포함 여부가 의심스러우면 그 불이익은 압류를 신청한 채권자가 부담한다. 제3채무자가 통상적인 주의로 보아 포함 여부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압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6. 공탁의 채무소멸 범위

민사집행법 제248조에 따른 제3채무자의 공탁은 실제 압류 대상에 포함된 채권에 대해서만 변제의 효과가 발생한다.
예금채권만 압류되었다면 그 압류를 이유로 한 공탁은 예금채무만 소멸시킬 뿐, 별개의 퇴직연금채무까지 소멸시키지 않는다.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압류·추심명령은 정기예금·보통예금·신탁예금 등 ‘예금채권’을 대상으로 기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은 신탁계약의 방법으로 설정되었다. 예금과 신탁은 법적 성질이 다르므로, 압류목록에 ‘신탁예금’이라는 표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퇴직연금채권까지 압류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는 퇴직연금청구소송을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잃지 않았다. 은행이 예금채권의 압류 경합을 이유로 한 공탁도 퇴직연금채권을 소멸시키지 않았다.
원심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퇴직연금채권이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근로자성이 아니라 퇴직연금이 대표이사의 실질적인 직무수행에 대한 합리적인 대가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원심이 관련 사항을 심리하지 않고 은행의 상계항변을 받아들인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결론

대법원은 대표이사의 퇴직연금도 직무수행의 대가로서 합리적인 수준이라면 민사집행법상 압류금지채권이 되고, 그 범위에서는 은행의 상계도 금지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고, 퇴직연금채권에 관한 압류·공탁을 주장한 하나은행의 상고는 기각하였다.

판결의 의미

이 판결은 급여채권의 압류금지 여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이사나 대표이사도 실질적인 직무수행의 대가로 받는 합리적인 보수와 퇴직연금에 대해서는 생계보호를 위한 압류금지와 상계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예금채권과 퇴직연금채권은 별개의 권리이므로, 압류명령에서 퇴직연금채권을 명확하게 특정하지 않았다면 예금압류나 그에 따른 공탁의 효력이 퇴직연금에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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