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원심결정
제1심결정
서울회생법원 2022. 11. 4.자 2013하합104 결정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제1심결정이 독립된 판례 페이지로 수록된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제1심의 사실관계와 판단 내용은 위 원심결정에 기재되어 있다.
관련판례
-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19737 판결
-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다25140 판결
관련법령
- 민법 제168조 제1호
- 민법 제170조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2조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4조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5조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6조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16조 제5항
사실관계
채무자 주식회사 타이거월드는 부천시에서 실외 골프연습장, 실내 스키장 및 워터파크 등을 갖춘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던 회사이다.
채무자는 스포츠센터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금융기관들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차입하였다. 극동건설 주식회사는 채무자가 차입금을 변제하지 못하는 경우 그 채무를 인수하기로 약정하였다.
2009년 1월 19일 하나은행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극동건설에 누적적 채무인수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통지하였다.
2009년 6월 25일 신청인인 채권자는 극동건설로부터 금융기관에 대한 우선수익권 등을 양수하고, 극동건설이 취득할 채무자에 대한 구상금채권과 그 담보권을 양수하기로 약정하였다.
2009년 6월 26일 채권자는 하나은행에 약 1,362억 원을 지급하였다. 이후 채권자는 스포츠센터 부동산을 공매절차에서 매수하고 정산을 거쳐 채무자에 대한 구상금 등 채권이 남아 있다고 주장하였다.
2013년 6월 28일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하여 1,743,146,877원의 구상금 등 채권을 파산채권으로 표시하고, 채무자가 지급불능 및 채무초과 상태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파산을 신청하였다.
서울회생법원은 신청인의 채권과 채무자의 지급불능 또는 채무초과 상태가 소명되었다고 보아 채무자에 대하여 파산을 선고하였다.
채무자는 이에 불복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 신청인의 구상금 등 채권은 존재하지 않거나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 신청인이 채무자 소유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법률상 원인 없이 사용하였으므로 채무자가 갖는 프로그램 사용료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 등으로 상계해야 한다.
- 장기간 계속된 파산절차에서 파산선고 직전에 갑자기 기일을 통지하는 등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
- 이 사건 파산신청은 조세 회피 또는 채무 면탈을 목적으로 한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원심 판단
원심은 채권자가 소멸시효 완성 전에 구상금 등 채권을 파산채권으로 표시하여 채무자에 대한 파산을 신청하였으므로 그 파산신청에 따라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채무자가 주장한 컴퓨터 프로그램 사용료 채권에 관하여 신청인이 프로그램을 법률상 원인 없이 사용하였다거나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사실이 소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상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은 신청인의 채권과 채무자의 지급불능 또는 채무초과 상태가 소명되었고, 파산신청이 권리남용에 해당하거나 파산선고 과정에 결정을 취소할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채무자의 항고를 기각하였다.
대법원 판단
대법원은 재판상의 청구가 반드시 소멸시효의 대상인 권리 자체의 이행청구나 확인청구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소멸시효의 대상인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에 관한 청구이거나 그 권리를 기초로 발생한 후속 법률관계에 관한 청구라 하더라도, 그 절차에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의사가 객관적으로 표시되었다면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채권자가 하는 파산신청은 단순히 채무자의 파산 상태를 확인해 달라는 신청이 아니다. 채권자는 파산절차를 통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보전하고 환가한 다음 그 환가대금에서 배당받아 자신의 채권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파산신청은 채권자가 채권의 존재를 신고하고 파산절차에 참가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 따라서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파산채권으로 표시하여 한 파산신청은 민법 제168조 제1호에서 정한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서 채권자는 구상금 등 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인 2013년 6월 28일 그 채권을 파산채권으로 표시하여 파산을 신청하였다. 이에 따라 해당 채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었다.
대법원은 채무자가 주장한 컴퓨터 프로그램 사용료 채권도 소명되지 않았고, 파산선고 절차에 결정을 취소할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재판상 청구에 따른 소멸시효 중단, 상계 및 파산절차의 하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아 채무자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재항고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하도록 결정하였다.
이 결정은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파산채권으로 특정하여 채무자의 파산을 신청한 경우, 파산신청 자체가 채권 실현을 위한 재판상 권리 행사에 해당하여 소멸시효를 중단시킨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