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사건명: 채권양수금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나2027027 판결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7. 4. 선고 2014가합501737 판결
결과: 상고기각
관련 판례
채무를 담보하기 위한 집합채권 양도인지, 채무변제에 갈음한 채권양도인지는 계약 내용과 목적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계약 내용이 명확하지 않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담보 목적의 양도로 추정된다.
또한 회사정리계획 인가로 채권양도담보권이 소멸하면 담보 목적으로 양도되었던 채권은 법률상 당연히 양도인에게 복귀하므로, 민법상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다시 갖출 필요가 없다.
채무자회생법은 양도담보권을 회생담보권에 포함한다. 따라서 회생절차의 포괄적 금지명령이나 개시결정에 따라 금지·중지되는 회생담보권의 강제집행 등에는 양도담보권의 실행행위도 포함된다.
관련 법령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8조 ― 회생절차개시 후 개별적 권리행사의 금지·중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41조 제1항 ― 양도담보권으로 담보된 채권의 회생담보권 해당 여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49조 ― 회생담보권의 신고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51조 ― 회생계획인가에 따른 면책과 담보권 소멸
민법 제450조 ― 지명채권양도의 대항요건
사실관계
1. 중소기업은행과 두산중공업의 협력기업대출 업무협약
중소기업은행은 2009년 12월 28일 두산중공업과 협력기업대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협약의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았다.
두산중공업과 물품 또는 용역 공급계약을 체결한 협력기업이 생산·구매자금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은 협력기업이 두산중공업에 대해 보유하는 매출채권을 포괄적으로 양도받아 담보를 확보한 후 대출을 실행한다.
두산중공업이 지급할 납품대금은 은행으로 직접 지급되어 협력기업의 대출원리금 상환에 충당되고, 대출원리금을 초과한 잔액이 있으면 협력기업에 지급되는 구조였다.
2. 협력기업의 물품공급
협력기업 A의 대표 B는 두산중공업의 협력기업으로서 2010년 3월경부터 두산중공업과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B는 이후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을 때까지 두산중공업에 계속하여 물품을 공급하였다. 이에 따라 B에게는 두산중공업에 대한 계속적·반복적인 매출채권이 발생하였다.
3. 플러스네트워크론 대출
B는 물품공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2010년 3월 24일 중소기업은행과 플러스네트워크론 약정을 체결하고 2억 원을 대출받았다.
최초 약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여신금액: 2억 원
최초 여신만료일: 2011년 3월 24일
두산중공업이 은행에 발주정보를 통보하면 B가 이를 토대로 대출을 신청한다.
은행은 발주금액의 80% 범위에서 대출을 실행한다.
대출금은 원칙적으로 만기에 일시 상환한다.
만기 전에 두산중공업이 납품대금을 지급하면 은행은 별도 통지 없이 그 대금으로 대출금을 자동 상환받는다.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또는 네트워크론이 남아 있으면 두산중공업의 결제대금으로 은행이 대출금을 우선 회수한다.
이러한 구조상 은행은 두산중공업의 발주와 협력기업의 납품으로 발생할 매출채권을 기초로 대출하고, 납품대금이 지급되면 그 대금에서 대출금을 직접 회수하였다.
4. 현재 및 장래 매출채권의 포괄적 양도
B는 대출약정을 체결한 2010년 3월 24일, 두산중공업에 대하여 현재 보유하거나 2010년 3월 24일부터 2011년 3월 24일까지 취득할 일체의 매출채권을 은행에 양도하였다.
B는 2010년 3월 31일 두산중공업에 이러한 채권양도 사실을 통지하였다.
이후 B와 은행은 매년 대출만기를 1년씩 연장하면서 다음 기간에 발생할 매출채권도 순차적으로 은행에 양도하였다.
2011년 3월 24일부터 2012년 3월 24일까지 발생할 매출채권
2012년 3월 27일부터 2013년 3월 24일까지 발생할 매출채권
2013년 3월 25일부터 2014년 3월 25일까지 발생할 매출채권
각 채권양도 사실도 두산중공업에 통지되었다. 은행과 B이 작성한 채권양도통지서에는 ‘대출채권 담보취득용’이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었다.
5. 잔여 대출원리금
2014년 1월 8일 기준 은행의 B에 대한 잔여 대출원리금은 총 208,703,022원이었다.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
2012년 9월 28일자 대출원금: 124,370,535원
위 대출에 대한 이자: 9,445,345원
2012년 12월 24일자 대출원금: 69,570,000원
위 대출에 대한 이자: 5,317,142원
원금 합계는 193,940,535원이었다.
은행은 두산중공업을 상대로 208,703,022원과 그중 원금 193,940,535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6. 협력기업 대표 B의 회생절차
B는 창원지방법원 2013회단20호로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하였고, 2013년 7월 24일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다.
은행은 회생절차에서 B에 대한 대출금채권을 일반 회생채권으로만 신고하였다. 두산중공업에 대한 매출채권에 설정된 양도담보권을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지는 않았다.
제1심판결이 선고된 2014년 7월 4일 당시에는 회생계획이 아직 인가되지 않았다. 이후 항소심 계속 중인 2014년 7월 23일 회생계획인가결정이 내려졌다.
이와 같이 제1심과 항소심은 서로 다른 시점의 회생절차 상태를 전제로 판단하였다.
핵심쟁점
첫째, B가 두산중공업에 대해 현재 보유하거나 장래 취득할 매출채권을 은행에 포괄적으로 양도한 것이 대출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집합채권 양도담보인지, 대출금 변제에 갈음한 확정적 채권양도인지가 문제되었다.
둘째, B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 은행이 제3채무자인 두산중공업을 상대로 매출채권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이 금지되는 양도담보권 실행행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었다.
셋째, 은행이 대출금채권을 일반 회생채권으로만 신고하고 양도담보권을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지 않은 경우, 회생계획인가로 양도담보권이 소멸하는지가 문제되었다.
넷째, 양도담보권이 소멸하여 매출채권이 B에게 복귀하는 경우 민법 제450조에 따른 채권양도 철회의 통지나 은행의 동의가 필요한지가 문제되었다.
채권양도의 법적 성격
1. 은행의 주장
은행은 매출채권의 추심권한이 은행에 완전히 이전되고 B에게 유보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채권양도를 집합채권 양도담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은행이 채권양수인으로서 두산중공업에 직접 매출채권을 청구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이 사건 채권양도를 집합채권 양도담보로 판단하였다.
첫째, 두산중공업이 발주정보를 은행에 통보하면 B가 이를 토대로 대출을 신청하고, 은행이 발주금액의 80% 범위에서 대출하는 구조였다.
둘째, 은행은 B에게 대출할 때마다 B의 두산중공업에 대한 매출채권을 양도받는 구체적인 절차를 거쳤다.
셋째, 매출채권을 양도하더라도 은행이 두산중공업으로부터 실제 대금을 지급받기 전까지 은행의 B에 대한 대출채권은 소멸하지 않았다.
넷째, 은행이 두산중공업으로부터 납품대금을 지급받으면 이를 대출채권에 우선 충당하고, 남는 금액은 B에게 지급하도록 되어 있었다.
다섯째, 업무협약과 채권양도통지서 자체가 매출채권 양도의 목적을 대출채권의 담보취득이라고 명시하고 있었다.
따라서 채권양도는 대출금 변제에 갈음한 독립적인 채권양도가 아니라, 대출채권 회수를 확보하기 위한 담보 목적의 채권양도였다.
집합채권 양도담보는 비전형담보이므로 추심권한을 반드시 채권양도인에게 유보해야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은행이 직접 추심하도록 약정했다는 사정만으로 양도담보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제1심의 판단
1. 회생담보권 해당 여부
제1심은 은행이 B의 두산중공업에 대한 매출채권을 대출금채권의 담보로 양도받았으므로 채권양도담보권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채무자회생법 제141조 제1항은 회생절차개시 당시 채무자의 재산에 존재하는 양도담보권으로 담보된 채권을 회생담보권에 포함한다. 따라서 은행은 B에 대한 회생담보권자였다.
2. 제3채무자에 대한 지급청구의 성격
은행은 회생절차가 개시된 후 두산중공업을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양도받은 매출채권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제1심은 이러한 청구가 형식상 채권양수인의 이행청구이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담보 목적물인 B의 매출채권으로 대출금의 만족을 얻으려는 양도담보권 실행행위라고 판단하였다.
금전채권을 목적으로 하는 양도담보에서는 제3채무자로부터 직접 돈을 지급받는 행위 자체가 담보권 실행에 해당한다.
3. 회생절차개시 후 개별적 권리행사의 금지
채무자회생법 제58조 제1항 제2호는 회생절차개시 후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등 새로운 개별적 권리행사를 금지한다.
제1심은 양도담보권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담보 목적 채권의 지급을 구하는 소 역시 이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회생절차개시결정 후 제기된 이 사건 소는 법률상 금지된 양도담보권 실행행위이므로 부적법하다고 보아 소를 각하하였다.
원심의 판단
1. 제1심의 판단 인용
원심은 이 사건 채권양도가 집합채권 양도담보라는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인용하였다.
추심권한이 은행에 이전되어 있다는 사정은 집합채권 양도담보의 성립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항소심 계속 중 발생한 회생계획인가
제1심판결이 선고된 뒤인 2014년 7월 23일 B에 대한 회생계획인가결정이 내려졌다.
원심은 이 새로운 사정을 반영하여 은행이 회생절차에서 어떠한 권리신고를 하였는지 추가로 심리하였다.
은행은 대출금채권을 일반 회생채권으로만 신고했고, 매출채권 양도담보에 기초한 회생담보권은 신고하지 않았다.
3. 양도담보권의 소멸
회생담보권자는 회생담보권자 목록에 기재되거나 법원이 정한 신고기간에 회생담보권을 신고하고, 채권조사절차를 통해 그 권리를 확정받아야 한다.
은행은 회생담보권을 신고하지 않았으므로 회생계획인가결정이 확정됨에 따라 회생담보권자의 지위를 상실하였다.
채무자회생법 제251조 본문에 따라 은행의 양도담보권은 소멸하였다.
4. 담보 목적 채권양도의 효력 상실
은행의 양도담보권이 소멸하면 그 양도담보를 설정하기 위해 이루어진 매출채권 양도 역시 효력을 상실한다.
은행에 이전되었던 두산중공업에 대한 매출채권은 원래 채권자인 B에게 다시 이전되었다.
원심은 은행이 더 이상 매출채권자가 아니므로 두산중공업은 은행의 지급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은행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1. 집합채권 양도담보 해당 여부
대법원은 기존 매출채권뿐 아니라 장래 발생할 매출채권까지 대출금채권의 담보로 일괄 양도한 이 사건 약정이 집합채권 양도담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추심권한이 은행에 이전되고 B에게 유보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변제에 갈음한 확정적 채권양도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2. 매출채권 양도담보권의 회생담보권 해당 여부
회생채무자의 채권에 설정된 양도담보권도 채무자회생법 제141조 제1항의 회생담보권에 포함된다.
따라서 은행은 대출금채권을 일반 회생채권으로 신고하는 것과 별도로, 매출채권 양도담보에 기한 권리를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했어야 한다.
3. 회생계획인가에 따른 담보권 소멸
은행이 회생담보권을 신고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생계획이 인가되었으므로, 채무자회생법 제251조 본문에 따라 양도담보권은 소멸하였다.
담보 목적의 채권양도는 양도담보권과 별도로 존속할 수 없으므로 그 효력도 함께 상실하였다.
4. 매출채권의 법률상 복귀
양도담보권 소멸에 따라 은행에 양도되었던 매출채권은 채권양도인인 B에게 다시 이전되었다.
이러한 권리복귀는 은행과 B 사이의 새로운 채권양도계약에 따른 것이 아니라 채무자회생법의 규정에 따라 발생하는 법률상 이전이다.
따라서 민법 제450조의 지명채권양도 대항요건은 적용되지 않는다.
다음과 같은 절차가 없어도 매출채권은 B에게 복귀한다.
은행이 두산중공업에 채권 복귀를 통지하는 것
B가 은행의 동의를 받아 종전 채권양도 통지를 철회하는 것
두산중공업이 채권 복귀를 승낙하는 것
두산중공업은 이러한 통지나 승낙이 없더라도 채권자 지위를 상실한 은행의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
대법원은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은행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결론
이 사건의 판단은 회생절차 진행 단계에 따라 두 단계로 이루어졌다.
제1심 당시에는 회생절차가 개시되었지만 회생계획이 아직 인가되지 않았다. 제1심은 은행의 제3채무자에 대한 지급청구가 회생절차개시 후 금지되는 양도담보권 실행행위라고 보아 소를 각하하였다.
항소심 계속 중 회생계획이 인가되자, 원심은 은행이 양도담보권을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을 추가로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양도담보권과 담보 목적의 채권양도가 모두 소멸했고, 은행은 매출채권자의 지위를 상실했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원심판단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결국 두산중공업은 별도의 채권양도 철회 통지나 은행의 동의가 없어도 은행의 208,703,022원 지급청구를 거부할 수 있게 되었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대기업의 발주정보와 협력기업의 매출채권을 연계한 네트워크론도 그 실질이 대출금 회수를 위한 구조라면 집합채권 양도담보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특히 회생절차에서 피담보채권인 대출금채권을 일반 회생채권으로 신고하는 것과 그 채권을 담보하는 양도담보권을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는 것은 서로 구별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금융기관이 대출금채권만 일반 회생채권으로 신고하고 매출채권 양도담보권을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지 않으면, 회생계획인가로 담보권뿐 아니라 매출채권 양도의 효력까지 상실한다.
제3채무자 입장에서도 회생계획인가 후에는 종전 양수인에게 채권 복귀 통지가 이루어졌는지만 형식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양도담보권이 회생절차에서 존속하는 권리로 인정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