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번호
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0다44002 판결
사건명: 계약상대자구성원으로서의지위확인
사건명: 계약상대자구성원으로서의지위확인
관련판례
- 대법원 1980. 3. 25. 선고 77누265 판결 회사분할이나 분할합병이 이루어지면 분할계획서 또는 분할합병계약서가 정한 권리·의무는 사법상 관계와 공법상 관계를 불문하고 포괄승계된다는 법리의 기초가 된 판례이다.
- 대법원 1981. 7. 28. 선고 81다145 판결 민법상 조합원의 지위는 다른 조합원들의 동의가 없으면 이전되거나 상속되지 않는 귀속상 일신전속적 권리라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두11782 판결 회사분할 시 분할계획서에 따라 성질상 이전이 허용되지 않는 것을 제외한 사법상·공법상 권리의무가 포괄승계된다는 법리를 확인하였다.
관련법령
- 상법 제530조의10 분할 또는 분할합병으로 설립되는 회사나 존속하는 회사는 분할계획서 또는 분할합병계약서가 정하는 바에 따라 분할회사의 권리와 의무를 승계한다고 규정한다.
- 민법 제703조 2인 이상이 상호출자하여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하면 조합계약이 성립한다고 규정한다.
사실관계
영림이엔씨는 대우건설과 공동수급체를 구성하여 2004. 7. 30. 한국전력공사와 ‘756kV 신안성-신가평 송전선로 건설공사’에 관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공동수급협정서에는 구성원이 협정에 따른 권리와 의무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영림이엔씨는 2007. 6. 4. 발행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당좌거래정지처분을 받았다.
한편 태영건설은 2007. 5. 15. 영림이엔씨와 전기공사업 및 전문소방시설공사업 부분을 승계하는 분할합병계약을 체결하였고, 2007. 7. 12. 분할합병등기를 마쳤다.
공동수급체 탈퇴와 계약변경 거부
대우건설은 2007. 7. 30. 영림이엔씨의 재무상태에 비추어 공사를 기한 내에 완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공동수급협정에 따라 영림이엔씨를 공동수급체에서 탈퇴시킨다고 통지하였다.
대우건설은 다음 날 한국전력공사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
태영건설은 분할합병을 이유로 한국전력공사에 공사도급계약의 공동수급체 구성원을 영림이엔씨에서 태영건설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러나 한국전력공사는 다른 공동수급체 구성원인 대우건설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변경계약 체결을 거절하였다.
대우건설은 영림이엔씨의 탈퇴를 수차례 통지한 뒤 2009. 5. 8. 한국전력공사에 탈퇴 승인을 요청하였다. 한국전력공사는 2009. 5. 13. 이를 승인하고, 다음 날 대우건설을 단독 계약상대자로 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태영건설은 영림이엔씨의 전기공사업 부문을 분할합병으로 승계했으므로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서도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를 승계하였다고 주장하며 지위확인을 청구하였다.
핵심쟁점
회사의 전기공사업 부문이 다른 회사에 분할합병된 경우, 그 사업 부문에 속하는 공사도급계약상 권리·의무와 함께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도 당연히 포괄승계되는지가 문제 되었다.
특히 다음 사항이 쟁점이 되었다.
첫째,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가 상법 제530조의10에 따른 포괄승계 대상인지 여부이다.
둘째,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가 민법상 조합원 지위로서 일신전속적 성격을 갖는지 여부이다.
셋째, 공동수급협정서가 구성원 지위의 양도를 금지하고 다른 구성원도 승계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 분할합병으로 지위가 이전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분할합병의 포괄승계 원칙
상법 제530조의10에 따라 회사의 분할합병이 이루어지면 분할합병계약서에 정해진 분할회사의 권리와 의무는 분할합병을 받는 존속회사에 포괄승계된다.
포괄승계의 대상에는 원칙적으로 사법상 권리·의무뿐만 아니라 공법상 권리·의무도 포함된다.
개별 채권·채무에 관하여 별도의 양도·인수 절차를 밟지 않더라도 분할합병의 효력에 따라 법률상 당연히 이전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모든 권리와 의무가 예외 없이 승계되는 것은 아니다. 그 권리·의무의 성질상 이전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는 분할합병계약서에 승계 대상으로 기재되었더라도 포괄승계되지 않는다.
공동수급체의 법적 성격
건설공사 공동수급체는 여러 건설회사가 공동으로 공사를 수급하고 수행하기 위해 결성한 단체로서 기본적으로 민법상 조합의 성질을 가진다.
조합은 조합원 상호 간의 신뢰관계와 인적 결합을 기초로 한다. 발주자와 다른 구성원은 각 구성원의 자격, 시공능력, 신용도 및 재무상태 등을 고려하여 공동수급체를 구성하고 공사계약을 체결한다.
따라서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는 일반적인 채권이나 계약상 권리와 달리 구성원 개인의 자격과 신뢰관계에 결부되어 있다.
구성원 지위의 일신전속성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이 구성원 지위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다고 약정하지 않은 이상, 구성원 지위는 상속되지 않고 다른 구성원들의 동의 없이는 이전되지 않는다.
이는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가 단순한 재산권이 아니라 귀속상 일신전속적인 권리·의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의 사업 부문이 분할합병으로 이전되더라도 다른 공동수급체 구성원의 동의가 없다면 구성원 지위까지 당연히 승계되지는 않는다.
다만 공동수급협정에서 구성원 지위의 양도를 허용하거나 다른 구성원들이 지위 이전에 동의한 경우에는 승계 가능성을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
이 사건에 대한 판단
영림이엔씨와 대우건설 사이의 공동수급협정서는 구성원이 협정에 따른 권리와 의무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였다.
대우건설은 태영건설의 구성원 지위 승계에 동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영림이엔씨를 공동수급체에서 탈퇴시키고 대우건설을 단독 계약상대자로 변경할 것을 요청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 관한 영림이엔씨의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는 성질상 이전이 허용되지 않는 귀속상 일신전속적인 권리·의무에 해당한다.
태영건설이 영림이엔씨의 전기공사업과 전문소방시설공사업 부분을 분할합병으로 승계했더라도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까지 포괄승계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원심판단
원심은 영림이엔씨의 전기공사업 부분이 태영건설에 분할합병되었으므로 해당 사업에 관한 권리와 의무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의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도 태영건설에 승계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이 공사계약상 계약상대자 구성원 지위를 승계하였다는 확인청구를 인용하였다.
대법원판단
대법원은 원심이 분할합병의 포괄승계 원칙만을 적용하고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의 일신전속적 성격을 간과했다고 판단하였다.
공동수급체는 민법상 조합이고, 협정서에서 구성원 지위의 양도를 금지하고 있으며, 다른 구성원인 대우건설도 승계에 동의하지 않았다.
따라서 영림이엔씨의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는 분할합병에 의한 포괄승계 대상이 아니다.
대법원은 태영건설이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를 승계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에 분할합병의 효과와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의 법적 성격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한국전력공사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하였다.
이 판결은 태영건설의 지위확인청구를 직접 기각한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구성원의 동의가 없는 한 태영건설이 분할합병만으로 영림이엔씨의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를 승계할 수 없다는 법리를 명확히 하였다.
판결의 의의
회사분할이나 분할합병에 따른 포괄승계에도 권리·의무의 성질에 따른 한계가 있음을 확인한 판결이다.
사업 부문과 관련된 자산·채권·채무가 분할합병으로 승계되더라도, 상대방이나 다른 구성원과의 인적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계약상 지위까지 반드시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공동수급체 구성원 지위를 승계하려면 분할합병계약서의 기재만으로는 부족하고, 공동수급협정에서 지위 이전을 허용하는지와 다른 구성원 및 발주자의 동의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