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리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17다278187 판결은 타인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부동산담보신탁을 설정한 위탁자와 그 채무의 보증인 사이에서는,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인원수에 따라 내부적인 부담 부분을 정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보증인이 채무를 변제했더라도 곧바로 변제액 전부에 관하여 우선수익권을 대위하는 것은 아니다. 보증인은 자신의 부담 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한 금액에 대해서만 위탁자 측의 우선수익권을 대위할 수 있다.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
보증인의 자기 부담분 = 변제 당시 주채무액 ÷ 보증인과 담보제공자의 총인원수
보증인의 대위 가능액 = 실제 변제액 - 보증인의 자기 부담분
보증인의 대위 가능액 = 실제 변제액 - 보증인의 자기 부담분
실제 변제액이 자기 부담분보다 적거나 같으면 다른 보증인이나 담보제공자에 대한 변제자대위는 인정되지 않는다.
사례 1: 연대보증인 1명과 담보신탁 위탁자 1명
주채무자가 은행에 1억 원을 부담하고 다음과 같이 담보가 설정되어 있다고 가정한다.
- 연대보증인 A: 주채무자의 채무를 연대보증
- 위탁자 B: 자기 소유 부동산을 담보신탁하고 은행을 우선수익자로 지정
A와 B를 합하면 2명이므로 각자의 내부적 부담 부분은 5,000만 원이다.
A가 3,000만 원을 변제한 경우
- 주채무액: 1억 원
- A의 자기 부담분: 5,000만 원
- 실제 변제액: 3,000만 원
A가 변제한 금액은 자신의 부담 부분에도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A는 은행의 우선수익권을 대위하여 B가 제공한 담보신탁 부동산에서 3,000만 원을 우선변제받을 수 없다.
A가 7,000만 원을 변제한 경우
- A의 자기 부담분: 5,000만 원
- 실제 변제액: 7,000만 원
- 자기 부담분 초과액: 2,000만 원
A는 자신의 부담 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한 2,000만 원의 범위에서 은행의 우선수익권을 대위할 수 있다.
따라서 A가 담보신탁 부동산을 통하여 우선변제받을 수 있는 금액은 원칙적으로 7,000만 원 전부가 아니라 2,000만 원이다.
A가 주채무 1억 원 전부를 변제한 경우
- A의 자기 부담분: 5,000만 원
- 실제 변제액: 1억 원
- 자기 부담분 초과액: 5,000만 원
A는 5,000만 원의 범위에서 은행의 우선수익권을 대위할 수 있다. 나머지 5,000만 원은 A가 내부적으로 부담해야 할 몫이므로 B가 제공한 담보에서 회수할 수 없다.
사례 2: 연대보증인 2명과 담보신탁 위탁자 1명
주채무액이 1억 2,000만 원이고 다음과 같이 담보가 제공되었다고 가정한다.
- 연대보증인 A
- 연대보증인 B
- 담보신탁 위탁자 C
총인원은 3명이므로 각자의 내부적 부담 부분은 4,000만 원이다.
A가 3,000만 원을 변제한 경우
A가 변제한 금액이 자기 부담분 4,0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므로 A는 B나 C에 대해 채권자의 권리를 대위할 수 없다.
A가 9,000만 원을 변제한 경우
- A의 자기 부담분: 4,000만 원
- 실제 변제액: 9,000만 원
- 자기 부담분 초과액: 5,000만 원
A는 5,000만 원의 범위에서 다른 부담자들에 대해 채권자의 권리를 대위할 수 있다.
별도의 부담 약정이 없다면 나머지 두 사람인 B와 C가 부담할 부분에 대응하여 각각 2,500만 원씩 대위하는 구조로 볼 수 있다.
A가 1억 2,000만 원 전부를 변제한 경우
- A의 자기 부담분: 4,000만 원
- 자기 부담분 초과액: 8,000만 원
A는 B와 C에 대해 각각 4,000만 원씩, 합계 8,000만 원의 범위에서 채권자의 권리를 대위할 수 있다.
사례 3: 보증인과 물상보증인의 지위를 겸하는 사람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07다61113, 61120 판결은 동일인이 보증인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부동산도 담보로 제공한 경우, 그 사람을 2명이 아니라 1명으로 계산한다고 판시하였다.
주채무액이 1억 원이고 다음과 같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한다.
- A: 연대보증인이면서 자기 부동산도 담보로 제공
- B: 별도의 물상보증인
A가 인적보증과 물적 담보를 모두 제공했더라도 총인원은 3명이 아니라 2명이다.
따라서 각자의 부담 부분은 다음과 같다.
- A의 부담 부분: 5,000만 원
- B의 부담 부분: 5,000만 원
A가 주채무 1억 원을 모두 변제하면 자기 부담분을 초과한 5,000만 원에 대해서만 B가 제공한 담보에 대위할 수 있다.
사례 4: 주채무가 일부 변제된 뒤 보증인이 변제한 경우
대법원 2007다61113, 61120 판결은 자기 부담분을 계산할 때 보증인이 실제로 변제한 당시의 주채무액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당초 주채무가 1억 5,000만 원이었으나, 주채무자가 먼저 5,000만 원을 갚아 보증인이 변제할 당시 1억 원만 남았다고 가정한다.
보증인 A와 물상보증인 B가 각각 1명이라면 부담 부분은 당초 채무 1억 5,000만 원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변제 당시 남은 1억 원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 변제 당시 주채무액: 1억 원
- 총인원: 2명
- A의 자기 부담분: 5,000만 원
A가 7,000만 원을 변제했다면 대위할 수 있는 금액은 2,000만 원이다.
반대로 보증인이 변제할 당시 이자나 지연손해금이 발생하여 주채무가 증가했다면 증가한 채무액을 기준으로 자기 부담분을 계산해야 한다.
2017다278187 판결에 적용
대상 사건의 관계자는 다음과 같다.
- 주채무자: 동림산업개발
- 연대보증인: 원고 청산종합건설
- 담보신탁 위탁자: 동림개발
- 채권자 겸 우선수익자: 경남은행
동림개발은 동림산업개발의 대출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해 자기 소유 토지를 신탁하고 경남은행을 우선수익자로 지정하였다. 원고는 같은 대출금채무를 연대보증하고 그중 이자 합계 184,620,507원을 대신 변제하였다.
대법원은 동림개발이 법률상 물상보증인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담보신탁에서는 부동산 소유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되고 채권자는 담보물권이 아니라 신탁계약상의 우선수익권을 취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제자대위의 범위를 정할 때는 동림개발과 원고 사이에 다른 기준이나 별도 약정이 없는 이상, 연대보증인과 물상보증인 사이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두 사람의 인원수에 따라 부담을 나누어야 한다고 보았다.
원고가 변제한 184,620,507원은 인원수에 따라 산정되는 원고 자신의 부담 부분을 초과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는 그 변제액을 근거로 경남은행의 우선수익권을 대위하여 담보신탁의 잔여 정산금에서 우선배당을 받을 수 없었다.
판례에 따른 정리
대법원 판례가 말하는 ‘인원수에 따른 자기 부담분’은 보증인에게 주채무 자체가 분할되어 귀속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채권자에 대해서는 연대보증인이 여전히 보증채무 전액을 부담한다.
이는 보증인과 담보제공자 사이에서 누가 최종적으로 채무자의 무자력 위험을 얼마나 부담할 것인지를 정하기 위한 내부적 계산기준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채권자는 보증인에게 보증한 범위에서 채무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
- 보증인이 변제했더라도 자신의 내부적 부담 부분까지는 스스로 부담한다.
- 자기 부담 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한 경우에만 다른 보증인이나 담보제공자에 대해 채권자의 권리를 대위할 수 있다.
- 보증인과 물상보증인 또는 담보신탁 위탁자 사이에서는 특별한 약정이 없으면 담보가액이나 각자의 자력이 아니라 인원수에 따라 부담 부분을 정한다.
- 보증인과 물상보증인의 지위를 겸하는 사람은 2명이 아니라 1명으로 계산한다.
- 부담 부분은 최초 채무액이 아니라 해당 보증인 또는 담보제공자가 실제로 변제할 당시의 주채무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