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담보로 맡긴 주권의 무단 양도, 선의취득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가

핵심 결론 주권은 반환청구권의 양도로도 점유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취득 당시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선의취득이 부정됩니다. 담보제공을 위한 주권 교부가 무상양도 권한까지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해당판결

대법원 2000. 9. 8. 선고 99다58471 판결
  • 사건명: 주식인도청구
  • 원심: 서울고등법원 1999. 9. 7. 선고 98나16243 판결
  • 결과: 상고기각. 원고의 주권반환청구를 받아들인 원심판결 확정
대법원은 주권의 점유 취득을 부정한 원심 판단에는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양수인의 중대한 과실을 이유로 선의취득을 부정한 판단은 정당하므로 원심의 결론을 유지하였습니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99. 1. 26. 선고 97다48906 판결

제3자가 보관하는 동산의 반환청구권을 양도받고 지명채권 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추면 선의취득에 필요한 점유 취득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일반 동산에 관한 사건이므로 민법 제249조의 선의·무과실 요건이 적용됩니다. 주권의 선의취득에 적용되는 악의·중과실 기준과 구분해야 합니다.

나. 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다28090 판결

무권대리행위의 추인은 본인이 그 행위를 알고 그 효과를 자신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로 하는 행위입니다. 관련 서류를 교부하거나 거래에 협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추인을 인정하려면, 당시 본인의 인식과 의사를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다. 대법원 1995. 6. 29. 선고 94다47292 판결

관련 민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이므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를 배척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관련법령

가. 민법 제249조 — 일반 동산의 선의취득

평온, 공연하게 동산을 양수한 자가 선의이며 과실없이 그 동산을 점유한 경우에는 양도인이 정당한 소유자가 아닌 때에도 즉시 그 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일반 동산의 거래에서는 양수인이 양도인의 권리 흠결을 알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이를 알지 못한 데 과실도 없어야 합니다.

나. 상법 제359조 및 수표법 제21조 — 주권의 선의취득

상법 제359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수표법 제21조의 규정은 주권에 관하여 이를 준용한다.
수표법 제21조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소지인의 반환의무를 부정하면서, 단서에서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그러나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수표를 취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주권의 선의취득에는 상법 제359조와 수표법 제21조가 특별규정으로 적용됩니다. 일반 동산과 달리 단순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의취득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며,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다. 상법 제336조 — 주식양도와 주권의 교부

제1항은 주식양도 시 주권을 교부하도록 규정하고, 제2항은 주권의 점유자를 적법한 소지인으로 추정합니다.
다만 주권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경우에 소유권이나 처분권한이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라. 민법 제188조·제190조·제450조 — 점유 이전과 반환청구권 양도

  • 민법 제188조: 동산물권의 양도에는 인도가 필요하며, 양수인이 이미 점유하고 있으면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인도에 갈음할 수 있습니다.
  • 민법 제190조: 제3자가 점유하는 동산은 그 제3자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양도하는 방법으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 민법 제450조: 지명채권 양도는 양도인의 통지 또는 채무자의 승낙으로 대항요건을 갖추며, 채무자 이외의 제3자에게 대항하려면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통지 또는 승낙이 필요합니다.

마. 민법 제126조·제130조·제132조 — 표현대리와 무권대리의 추인

  • 민법 제126조: 대리권을 넘은 행위라도 상대방이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본인이 책임질 수 있습니다.
  • 민법 제130조: 무권대리인이 체결한 계약은 본인이 추인하지 않으면 본인에게 효력이 없습니다.
  • 민법 제132조: 추인 또는 거절의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상대방에게 하여야 그 상대방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사실관계

가. 회사의 차입을 위하여 주권을 담보로 제공

원고는 팔공골프장을 운영하는 우경개발 주식회사의 총 50,000주 중 25,500주, 즉 51%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우경개발이 자금난을 겪자 원고는 1993년 9월경 자신의 주권을 회사 대표이사의 배우자이자 부사장인 A에게 교부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를 회사의 차입을 위한 담보제공 목적으로 보았습니다.
우경개발은 주식 전부를 담보로 피고 아세아시멘트공업 주식회사로부터 합계 6억 원을 차용하였고, 피고 회사가 주권을 보관하게 되었습니다.

나.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개인에게 무상양도하기로 약정

A는 1993. 10. 15.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B와 사이에, 우경개발이 차입 원리금을 모두 상환하면 담보로 제공된 주식 중 각 주주 소유분의 10%씩을 B에게 무상양도하기로 약정하였습니다.
원고 소유분에서 문제 된 주식은 25,500주의 10%인 2,550주였습니다. 이는 우경개발 전체 발행주식의 5.1%에 해당합니다.
주권의 보관자는 피고 회사였고, 주식의 무상양수를 약정한 사람은 그 대표이사 B 개인이었습니다.

다. 원리금 상환 후 주권반환을 둘러싼 분쟁

우경개발은 1996. 6. 17. 원리금을 모두 상환하였습니다. 원고가 주권 반환을 요구하자 피고 회사는 B가 원고 소유 주식 중 2,550주를 취득하였으므로 그 부분은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피고는 A의 처분권한, 표현대리, B의 선의취득 및 원고의 묵시적 추인을 주장하였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리

가. 담보제공을 위한 주권 교부와 무상양도 권한의 부여는 구별됩니다

주권을 교부한 목적과 경위에 따라 위임된 권한의 범위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회사의 차입을 돕기 위하여 주권을 교부하였습니다.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거나 이후 개인인감이 날인된 백지 문서를 교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주식을 포기하거나 A에게 무상양도 권한까지 부여하였다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나. 반환청구권 양도로 주권의 점유를 취득할 수 있습니다

주권의 점유 취득에는 현실적인 교부뿐 아니라 간이인도와 반환청구권의 양도도 인정됩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약정을 차입 원리금의 상환 완료를 정지조건으로 하는 주권반환청구권 양도로 해석하였습니다. 원리금 상환이 완료된 1996. 6. 17. 조건이 성취되어 양도의 효력이 발생하였습니다.
또한 B가 주권반환채무자인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에서는 피고 회사에 대한 조건부 양도통지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 대항요건도 인정하였습니다.
쟁점원심 판단대법원 판단
주권의 점유 취득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반환청구권 양도와 대항요건 구비에 따라 인정
주권의 선의취득점유를 취득했더라도 중대한 과실이 있어 부정중대한 과실을 인정하여 부정

다. 점유 취득과 선의취득에 따른 권리 취득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주권의 점유를 취득하였더라도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선의취득으로 보호받지 못합니다.
그 판단 시점은 무상양도 약정일인 1993. 10. 15.이 아니라, 주권의 점유를 취득한 1996. 6. 17.입니다. 중대한 과실은 거래에서 필요한 주의의무를 현저히 결여한 경우를 말합니다.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B의 중대한 과실을 인정하였습니다.
  • A가 주권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정 외에 무상양도 권한을 확인할 위임장 등 증빙이 없었습니다.
  • 담보제공 시에는 원고 개인의 인감과 담보제공승낙용 인감증명서를 받았으면서, 무상양도 약정에서는 원고 개인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 무상양도 특약은 주식 소유자와 양수인 개인이 아닌 두 회사 사이의 문서로 작성되었고, 회사 대표이사의 법인인감이 날인되었습니다.
  • 당사자들이 친인척 관계여서 원고에게 확인할 수 있었고 주식의 가치도 상당하였는데, 약정 후 주권 취득 시까지 원고에게 직접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라. 표현대리의 정당한 이유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표현대리는 A에게 무상양도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가 문제됩니다.
B는 원고에게 조금만 확인하였더라면 A에게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담보제공보다 중대한 무상양도를 받으면서도 원고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은 이상, A에게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표현대리와 주권의 선의취득은 서로 다른 요건을 가진 제도이므로 각각 검토해야 합니다.

마. 무권대리행위를 알기 전의 행동은 추인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추인이 성립하려면 본인이 무권대리행위를 알고 그 효과를 자신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원고가 백지위임장을 교부한 시기는 1993년 12월경이었지만, 무상양도행위를 알게 된 것은 1996년 3월 이후였습니다. 따라서 앞선 백지위임장 교부나 경영에 관여하지 않은 사정으로 묵시적 추인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바. 관련 확정판결이 실제로 판단한 쟁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관련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은 유력한 증거이지만, 그 판결이 무엇을 판단하였는지가 중요합니다.
피고가 원용한 관련 민사판결은 원고가 원고적격에 필요한 5% 이상 주주인지를 판단한 사건이었습니다. 원고의 실질적인 주식 소유비율이 51%가 아니라고 확정한 판결로 볼 수는 없었습니다.

실무적 유의점

가. 선의취득의 대상과 적용 규정을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일반 동산에는 민법 제249조의 선의·무과실 요건이 적용됩니다. 주권에는 상법 제359조와 수표법 제21조에 따른 악의·중과실 기준이 적용됩니다.
이 판결은 실물 주권이 발행되어 담보로 보관된 사안이므로, 먼저 주권 발행 여부와 보관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나. 주권의 소지와 처분권한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무상양도 권한까지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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