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단으로 심은 농작물도 경작자의 소유이므로 함부로 훼손할 수 없다

핵심 결론 토지를 사용할 권한 없이 재배한 농작물도 경작자의 소유이다. 길이 4~5cm의 어린 모 역시 보호 대상이므로, 논의 경작권자가 모판을 파헤친 행위에 관하여 재물손괴죄를 부정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해당판결

대법원 1969. 2. 18. 선고 68도906 판결
〔재물손괴〕
검사의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하였다.
파기환송심의 판단 및 최종 확정 여부는 미확인이다. 따라서 이 판결을 재물손괴죄의 유죄가 확정된 사례로 표시해서는 안 된다.
하급심

가. 제1심

판결문에는 천안지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구체적인 선고일, 사건번호 및 판단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나. 원심

대전지방법원 1968. 3. 19. 선고 67노522 판결
길이가 4~5cm에 불과한 모는 독립한 물건으로 취급할 수 없고 토지에 부합하여 경작권자인 피고인의 소유가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피고인이 모판을 파헤쳤더라도 타인의 재물을 손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다.

관련판례

가. 대법원 1968. 6. 4. 선고 68다613, 614 판결

이 사건 판결 이유에서 직접 인용한 선행판결이다. 타인의 토지에 권한 없이 경작하였더라도 재배한 농작물의 소유권은 경작자에게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제시되었다.
※ 이 사건의 공개 판례정보 중 ‘참조판례’에는 68다163, 164로 표시되어 있으나, 판결 이유 및 제공된 판결문에는 68다613, 614로 기재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판결 이유의 표기를 따랐다.

나. 대법원 1970. 3. 10. 선고 70도82 판결

타인이 경작한 콩을 뽑아버린 사건에서, 토지를 사용할 권한 없이 재배한 농작물도 경작자의 소유라는 법리를 재확인하였다. 피고인이 토지에 관한 권리를 주장하거나 상대방의 경작 방해 때문에 흥분하여 행동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재물손괴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관련법령

가.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죄에 관한 규정이다. 이 사건의 직접적인 쟁점은 피고인이 훼손한 모가 ‘타인의 재물’에 해당하는지였다.

나. 민법 제98조

물건의 정의에 관한 규정이다. 성장 초기의 모를 독립한 재산권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와 관련된다.

다. 민법 제201조

점유자와 과실의 귀속·반환에 관한 규정으로, 판례의 참조조문에 제시되어 있다. 다만 이 사건은 모를 재배한 사람이 선의의 점유자라는 이유로 보호한 판결이 아니다.

라. 민법 제256조

부동산에 부합한 물건의 소유권 귀속에 관한 규정이다. 이 사건에서는 농작물을 토지의 부합물로 보아 그 소유권을 경작자에게서 배제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다.
법령 표기: 판례는 위 조문에 ‘구’ 또는 ‘개정되기 전의 것’이라는 표시를 붙이지 않았다. 그 표기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만 위 링크는 현행 조문으로 연결되며, 형법 제366조는 판결 이후 개정되었으므로 현재의 조문 문구와 법정형을 당시 적용 내용으로 옮겨 적어서는 안 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사실관계

가. 피고인은 논의 경작권자이고, 모를 심은 사람은 별도의 인물이었다

이 사건의 대상은 논 70평에 조성된 모판과 그곳에서 자라던 모이다.
판결문은 피고인을 해당 논의 경작권자로 기재하고 있다. 다른 사람인 공소외인은 그 논을 경작할 권원 없이 모판을 만들어 모를 심었다.
따라서 당사자 관계는 다음과 같이 구별된다.
구분지위와 행위
피고인논의 경작권자로서, 다른 사람이 만든 모판을 파헤친 사람
공소외인논을 사용할 권원 없이 모판을 만들고 모를 재배한 사람
피고인을 토지소유자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판결문에서 명시적으로 확인되는 지위는 경작권자이다.

나. 피고인이 어린 모가 자라던 모판을 파헤쳤다

피고인이 모판을 파헤칠 당시 모의 길이는 약 4~5cm였다.
이 행위에 관하여 재물손괴죄가 문제 되었다. 쟁점은 모를 심은 사람에게 토지를 사용할 권한이 없고 모가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그 모를 피고인 소유라고 볼 수 있는지였다.

다. 원심은 모가 토지에 부합하였다고 보았다

원심은 어린 모에 독립한 물건으로서의 존재가치가 없고 거래의 대상도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에 모는 부동산의 부합물로서 경작권자인 피고인의 소유라고 판단하고, 피고인이 모판을 파헤친 행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한 것이 아니라고 결론지었다.

라. 대법원은 모의 소유권이 실제 재배자에게 있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토지를 사용할 권한 없이 경작한 사람이라도 자신이 재배한 농작물의 소유권을 가진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이 사건의 어린 모도 농작물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모를 피고인의 소유라고 보아 재물손괴죄를 부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법리

가. 토지를 사용할 권한과 농작물의 소유권은 별개의 문제이다

타인의 토지에서 적법하게 농사를 지을 권한이 있는지와, 실제로 재배한 농작물이 누구의 소유인지는 구별해야 한다.
이 판결은 토지 사용의 권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농작물의 소유권까지 부정하지 않는다. 무단 경작이라는 사정이 있더라도 농작물은 실제 경작한 사람에게 귀속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논의 경작권자가 따로 존재하더라도, 그 사람이 타인이 재배한 농작물까지 당연히 소유하는 것은 아니다.

나. 농작물에는 부합의 일반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다

민법 제256조는 부동산에 부합한 물건의 소유권 귀속을 규정한다. 그러나 이 판결은 농작물에 관하여 토지에 심어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토지 측 권리자에게 소유권이 귀속된다고 보지 않았다.
특히 경작자에게 적법한 토지 사용권이 있어야만 농작물의 소유권을 인정한 것도 아니다. 권원 없는 경작자에게도 농작물의 소유권을 인정한다는 점이 이 판결의 핵심이다.
이를 단순히 “적법한 권원에 따라 부속시킨 물건이므로 보호된다”는 민법 제256조 단서의 문제로 설명하면 판결의 취지를 충분히 담지 못한다.

다. 아직 어린 모도 독립한 소유권의 대상인 농작물이다

원심은 모가 4~5cm에 불과하여 독립한 물건으로 취급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그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확할 정도로 성장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농작물의 소유권이나 재물성을 부정할 수 없다. 이 사건처럼 모판에서 자라는 어린 모도 경작자의 소유인 농작물에 해당한다.
다만 이 판결이 모판을 구성하는 토지 자체까지 경작자 소유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보호되는 대상은 그곳에서 재배한 농작물이다.

라. 민사상 소유권 판단이 재물손괴죄의 ‘타인의 재물’ 판단으로 연결된다

이 사건에서 재물손괴죄의 판단 구조는 다음과 같다.
판단 단계원심대법원
어린 모의 법적 성격독립한 물건으로 취급할 수 없음농작물에 해당함
모의 소유권토지에 부합하여 피고인에게 귀속실제 재배자인 공소외인에게 귀속
재물손괴죄와의 관계타인의 재물이 아니므로 성립 부정그 이유로 성립을 부정할 수 없음
결론재물손괴죄 부정원심 파기환송
따라서 이 판결의 직접적인 의미는 모가 피고인 자신의 재물이라는 이유로 재물손괴죄를 부정한 판단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직접 형을 선고하거나 유죄를 확정한 것은 아니므로, 판결의 결론은 파기환송으로 정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실무적 유의점

가. 무단 경작이라는 이유만으로 농작물을 직접 제거해서는 안 된다

토지를 소유하거나 경작할 권리가 있더라도, 다른 사람이 재배한 농작물까지 자신의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토지에 관한 권리를 행사한다는 이유로 모판을 갈아엎거나 농작물을 뽑는 행위는 별도의 재물손괴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토지의 반환·방해 제거 문제와 농작물의 처리 문제를 구분하여 대응해야 한다.

나. 농작물의 소유권 인정이 무단 경작의 적법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경작자가 농작물의 소유권을 가진다고 하여 그 토지를 계속 사용할 권한까지 취득하는 것은 아니다.
토지의 권리자는 자신의 권리에 따라 토지 반환이나 방해 제거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이 판결은 그러한 권리행사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무단 경작자의 농작물을 타인의 재물로 보호한 판결이다.

다. 모든 식재물에 같은 결론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

이 판결이 직접 판단한 대상은 모판에서 재배 중인 모이다. 수목·시설물 등 다른 지상물까지 모두 같은 법리로 처리한 판결은 아니다.
구체적인 사건에서는 훼손한 대상이 무엇인지, 누가 재배하거나 설치하였는지, 그 대상에 적용되는 소유권 귀속 법리가 무엇인지를 먼저 구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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