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남의 토지를 자기 토지로 알고 사용한 경우, 과거 사용료도 모두 반환해야 할까

핵심 결론 점유할 권리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과거의 선의점유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정당한 근거가 있는 선의점유자는 사용이익을 보유하지만, 본권소송에서 패소하면 소 제기 때부터 악의점유자로 봅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와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로 연결되지 않는 판례·법령은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 등을 판결문과 원문을 직접 확보·확인하여 정리한 것입니다.

해당판결

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3350 판결
사건명: 대지인도등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여, 선의점유를 인정한 원심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대구지방법원 1999. 9. 29. 선고 98나15345 판결
시설물 철거와 토지 인도 의무는 인정하면서, 임료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 범위를 소 제기일 이후로 제한하였습니다. 반환액은 3,389,400원으로 인정되었으며, 대법원의 상고기각으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관련판례

대법원 1995. 8. 25. 선고 94다27069 판결
선의점유자로서 과실을 취득하려면 과실수취권을 포함하는 권원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소유자가 오랫동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그러한 근거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1992. 12. 24. 선고 92다22114 판결
건물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는 사정이 있다고 하여, 다른 사람 소유의 대지를 무상으로 사용하고 그 이익을 보유할 권리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점유를 계속할 수 있는 근거와 사용이익을 취득할 수 있는 근거를 구별해야 합니다.

관련법령

가. 민법 제197조 — 점유의 태양

제1항은 점유자가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제2항에 따르면 선의점유자라도 본권에 관한 소송에서 패소하면, 그 소송이 제기된 때부터 악의점유자로 봅니다.

나. 민법 제201조 — 점유자와 과실

제1항은 “선의의 점유자는 점유물의 과실을 취득한다.”라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토지의 임료 상당 사용이익에도 이러한 보호가 인정되었습니다.
제2항은 악의점유자의 과실 반환 및 일정한 경우의 가액 보상의무를 정합니다.

다. 민법 제741조 — 부당이득

법률상 원인 없이 다른 사람의 재산이나 노무로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해 손해를 입힌 사람은 그 이익을 반환해야 합니다. 다만 선의점유자의 사용이익에 관해서는 제201조에 따른 보호 여부를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라. 민법 제213조·제214조 — 소유물 반환 및 방해제거

소유자는 점유할 권리가 없는 사람에게 물건의 반환을 청구하고, 소유권을 방해하는 시설물 등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마. 민법 제245조 제1항·제247조 제2항·제174조 — 점유취득시효와 중단

부동산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20년간 점유한 사람은 등기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그 취득기간에는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규정이 준용됩니다.
최고에 의한 시효중단의 효력을 유지하려면 6개월 이내에 재판상 청구 등 법정 조치가 뒤따라야 합니다.

사실관계

가. 기존 담장을 경계로 인도받은 토지

원고는 1986. 6. 26. 대구 소재 대지 132㎡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피고는 1988. 8. 26. 인접한 토지와 건물을 매수하면서, 전 소유자가 기존 담장을 경계로 점유하던 상태 그대로 인도받았습니다. 그런데 피고가 소유하여 임대한 식당 홀 11.9㎡와 뒤안 1.4㎡가 원고의 토지에 걸쳐 있었습니다. 침범 면적은 합계 13.3㎡였습니다.

나. 토지 반환 요구와 소송

원고는 자신의 건물을 개축하려고 하면서 1996년 11월경부터 피고에게 여러 차례 토지 반환을 요구하였습니다. 당사자들은 1997. 5. 6. 경계를 확인하기 위한 측량도 의뢰하였습니다.
원고는 1997. 8. 2. 소를 제기하여 시설물 철거, 토지 인도 및 과거 사용에 따른 임료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다. 피고의 두 가지 항변

피고는 전 소유자가 점유를 시작한 1977. 5. 12.부터 자신의 점유기간을 합하면 20년이 지났으므로 토지를 시효취득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선의점유자로서 과실수취권이 있으므로, 토지 사용이익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리

가. 토지를 반환할 의무와 과거 사용이익을 반환할 의무는 구별됩니다

점유할 권리가 없다면 소유자에게 토지를 반환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사실만으로 과거의 모든 사용이익까지 반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201조 제1항에 따라 선의점유자로 보호되는 기간에는 임료 상당 사용이익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철거·인도 청구가 인정되면서도 과거 사용료 청구는 일부 제한될 수 있습니다.

나. 권원 없는 점유로 밝혀졌다는 이유만으로 선의의 추정이 깨지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선의점유자를 과실수취권을 포함하는 권원이 있다고 잘못 믿은 점유자로 보면서, 그러한 믿음에 정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점유자는 법률상 선의로 추정됩니다. 나중에 점유할 권리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사실만으로 그동안의 점유까지 곧바로 악의였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토지를 인도받아 점유하게 된 경위와 지상 건물의 건립 상황 등을 고려하여 선의점유를 인정하였습니다.

다. 본권소송에서 패소하면 소 제기 때부터 악의점유자로 봅니다

선의점유자라도 소유권에 기한 토지 인도소송 등 본권에 관한 소송에서 패소하면, 민법 제197조 제2항에 따라 그 소가 제기된 때부터 악의점유자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 인정된 반환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간판단
1988. 8. 26.부터 1997. 8. 1.까지선의점유자의 과실수취권을 인정하여 임료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책임을 부정
1997. 8. 2.부터 1998. 2. 17.까지소 제기 때부터 악의점유자로 보아 3,389,400원의 반환책임을 인정
인도 대상 토지는 13.3㎡였지만, 위 금액은 원고가 금전 청구 대상으로 삼은 10.5㎡를 기준으로 산정되었습니다. 또한 1998. 2. 17.은 원고가 청구한 기간의 마지막 날이지, 토지 반환이 완료된 날로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라. 취득시효 중단과 선의점유 판단도 별개입니다

원심은 1997년 2월 하순경의 반환 최고와 그로부터 6개월 이내인 1997. 8. 2.의 소 제기로 취득시효가 중단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의 시효취득 항변을 배척하였습니다.
한편 소 제기 전까지의 선의점유는 인정하였습니다. 취득시효를 중단시키는 반환 최고가 있었는지와, 점유자가 권원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는지는 서로 다른 판단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반환 요구를 받았다는 사정은 선의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으나, 그 요구의 내용과 당시 점유 경위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마. 가정적인 주장을 악의점유의 자백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피고는 부당이득 반환의무가 인정되는 경우를 가정하여, 반환 요청을 받은 날 이후의 이익만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원고가 주장하는 반환 요청 시기를 인정한 자백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원고의 주장을 가정적으로 인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이는 반환 요구가 없었다는 판단이 아닙니다. 원심은 다른 증거를 통해 실제 반환 요구가 있었음을 인정하였습니다.

실무적 유의점

가. 과거 사용료를 청구하려면 선의점유에 대한 반박 자료가 중요합니다

소유권과 무권원 점유를 입증하는 것만으로 과거 전 기간의 사용료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점유자가 자신의 점유에 권원이 없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계측량 결과, 매매계약 내용, 반환 요구서와 답변, 당사자 사이의 협의 자료 등이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됩니다.

나. 선의점유를 주장하는 쪽도 믿음의 근거를 구체화해야 합니다

단순히 남의 토지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는 데 그쳐서는 부족합니다. 기존 경계의 형성 경위, 매수 당시 현황, 전 소유자로부터 인도받은 범위 등 정당한 믿음을 뒷받침할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

다. 청구 면적과 기간을 분명히 나누어야 합니다

철거·인도를 구하는 면적과 사용이익 반환을 구하는 면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실제 점유 개시일, 선의가 부정되는 시점, 소 제기일 및 금전 청구의 종기를 각각 특정해야 합니다.

라. 선의점유의 보호는 소유권 취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은 선의점유자가 과거의 사용이익을 보유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 사례입니다. 선의점유가 인정되더라도 토지를 계속 사용할 권리나 소유권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토지 반환의무와 과거 사용이익의 반환 범위를 나누어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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