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보험설계사의 집단이직과 유인금지약정 — 부당한 유인행위의 입증 부족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한 사례

핵심 결론 인력 유인금지약정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고려하여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난 유인행위를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경쟁사로의 집단이직만으로 약정 위반을 인정할 수 없고, 부당한 유인행위가 구체적으로 입증되어야 한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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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판결

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5. 27. 선고 2023가단124509 판결 [손해배상(기)]
원고 청구 기각. 항소 없이 확정된 사건.
하급심
해당 판결은 제1심 판결이다.

관련 판례

판결문에 별도로 인용된 판례는 없다.

관련 법령

  • 헌법 제15조: 직업선택의 자유.
  • 관련 약정: 위촉계약 제11조 제9호의 인력 유인금지조항 및 제15조의 서면에 의한 해지조항.

사실관계

가. 당사자 관계와 계약 내용

원고 A 주식회사는 보험대리점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D는 원고와 위촉계약을 체결한 보험설계사이다.
피고는 2019년 9월 17일 원고와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을 체결한 후 지점장으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 9월 8일에는 S사업단의 사업단장으로 위촉되었다.
위촉계약에는 다음 내용이 정해져 있었다.
조항내용
제15조피고는 언제든지 서면으로 위촉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
제11조 제9호원고와 위촉관계 또는 보험관계에 있는 인력을 다른 보험회사로 유인하여 원고의 영업을 방해해서는 안 됨

나. 피고와 보험설계사들의 경쟁사 이동

피고는 2023년 3월 31일 원고와의 위촉계약을 해지하고 경쟁 보험대리점 T로 이동하였다. 같은 시기에 S사업단 지점장 H를 비롯한 보험설계사 12명도 원고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T로 이동하였다.
이들 설계사는 과거 R보험 주식회사에서 H와 함께 근무하던 동료들이었다. 원고가 H에게 정착지원금을 지급하고 위촉하자, 이들도 H를 따라 원고 회사에 들어온 관계였다.

다. 원고의 손해배상청구

원고는 피고가 설계사들을 경쟁사로 유인하여 유인금지약정을 위반하고 원고의 영업을 위법하게 방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설계사 12명의 잔여 약정기간 동안 얻을 수 있었던 수익 505,808,506원을 손해라고 주장하면서, 그중 1억 원을 일부 청구하였다. 이는 원고가 주장한 손해액으로, 법원이 인정한 금액은 아니다.

법리

가. 유인금지약정은 모든 이직 권유를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

법원은 보험설계사도 계약조건을 비교하여 자신이 활동할 회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여러 사람이 같은 시기에 이직하더라도 직업선택의 자유는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 사건 유인금지조항은 경쟁사로 이동하도록 권유하는 행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나는 유인행위를 금지하는 취지로 제한하여 해석하였다.
이는 유인금지약정 자체를 무효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약정으로 금지되는 행위의 범위를 제한한 것이다.

나. 집단이직의 결과보다 유인행위의 방법과 경위를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법원은 유인행위가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났는지를 판단할 때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 이직 권유행위의 형태와 수단
  • 이직자들의 경력·지위·담당 업무 및 상호 인적 관계
  • 집단이직이 종전 회사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영향
  • 종전 회사와 이직 대상 회사 사이의 경쟁관계
  • 여러 사람이 같은 시기에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경위
따라서 경쟁사로의 동시 이동과 그에 따른 수익 감소만으로 곧바로 약정 위반이나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부당한 유인행위가 입증되지 않았다

법원은 다음 사정을 중요하게 고려하였다.
판단 근거구체적 내용
설계사들과 H의 기존 관계설계사들은 종전 회사에서부터 H와 함께 근무하다가 H를 따라 원고 회사로 이동한 사람들이었음
실질적인 관리·영향 관계설계사들은 피고보다는 H의 관리와 영향 아래 있었던 것으로 보임
경쟁사 이동의 동기H가 양사의 수수료·수급률·지원금 지급조건을 비교하여 더 유리한 T를 선택하였고, 설계사들도 H를 따라 이동한 것으로 보임
피고의 부당한 개입에 관한 증거 부족피고가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나는 방법으로 계약 해지를 권유·종용하거나, T와의 위촉계약 체결을 주선하거나, 중도해지에 따른 수수료의 대위변제를 중재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였다고 볼 자료가 부족함
이에 법원은 피고가 유인금지약정을 위반하거나 위법한 유인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핵심은 설계사들이 경쟁사로 이동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이동 과정에서 피고가 부당한 방법으로 개입하였는지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무적 유의점

가. 자신의 계약 해지와 타인에 대한 부당한 유인은 구별해야 한다

이 사건 계약은 피고 자신의 서면 해지를 허용하였다. 따라서 피고가 경쟁사로 이동한 문제와 다른 설계사들을 부당하게 유인하였는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나. 조직상 직책만으로 집단이직의 주도자를 단정할 수 없다

피고가 사업단장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소속 설계사들의 이동을 피고가 주도했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누구와 인적 유대가 있었고, 누가 계약조건을 비교하여 이동을 결정했는지가 중요하다.

다. 손해액 산정에 앞서 구체적인 약정 위반행위를 입증해야 한다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권유 메시지, 계약 협의 내용, 지원금이나 해지 관련 비용의 부담 약정 등으로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난 개입의 내용을 구체화해야 한다. 이 사건은 그러한 행위가 인정되지 않아 청구가 기각된 것으로, 원고의 예상수익 산정이 타당하다고 인정된 사건은 아니다.
이 글이 다룬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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