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쟁점의 요지
이 사건은 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이동통신 시스템 관련 발명 2건에 관한 것이다. 발명의 구체적인 기술 구성보다는, 회사가 해당 특허를 활용하여 이익을 얻었을 때 연구원이 언제까지 보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제1 직무발명은 여러 국가에 등록된 관련 특허들과 함께 다른 회사에 양도되었다. 원고는 회사가 그 대가로 지급할 기술료를 면제받는 등의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하였다.
제2 직무발명에 관한 미국 특허는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에 표준으로 선언되었다. 원고는 회사가 이를 특허 사용허락이나 상호 사용허락에 활용하여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하였다.
특허 활용 이익은 현금으로 받는 양도대금이나 기술료에 한정된다는 주장이 아니었다. 다른 회사에 지급할 기술료를 줄이거나 상대방의 특허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이익도 보상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 원고 주장의 취지였다. 다만 대법원은 그러한 이익의 존재와 액수까지 확정하지는 않았다.
해당 판례
대법원 2026. 6. 24. 선고 2025다220472 판결 [직무발명보상금]
- 원고: 피고 회사에서 이동통신 시스템을 연구·개발한 전직 연구원
- 피고: 원고 등의 직무발명을 승계한 회사
- 대법원 결과: 원심판결 전부 파기·특허법원 환송
첨부 판결문을 기준으로 정리하였다. 법제처의 해당 판례 상세페이지는 확인되지 않아 링크를 붙이지 않았다.
하급심
제1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7. 5. 선고 2019가합534435 판결
원심판결의 기재에 따르면, 제1심은 원고의 법정 직무발명 보상금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원고는 패소 부분 중 97,701,143원 및 지연손해금에 관하여 항소하였다.
원심
특허법원 2025. 11. 13. 선고 2024나10935 판결
원심은 회사가 직무발명을 승계한 때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하였으므로, 소 제기 전에 보상금청구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사내 보상규정에 따라 법정 보상금청구권과 별개의 약정채권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제1심판결에 대하여 원고만 항소하였으므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이미 인정된 부분을 원고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지 않고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따라서 제1심부터 원고가 전부 패소한 사건은 아니다.
관련 판례
다음은 대법원이 판결문에서 직접 인용한 판례이다.
-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다75178 판결 직무발명 보상금청구권의 소멸시효와 근무규정에 따른 지급시기에 관한 법리.
-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1다258463 판결 근무규정 등이 지급요건이나 지급절차를 통하여 지급시기를 정한 경우, 그 지급시기에 보상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법리.
- 대법원 1993. 12. 21. 선고 92다46226 전원합의체 판결 선택적으로 병합된 청구 중 하나에 관한 상고가 이유 있으면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여야 한다는 법리.
-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다35675 판결
-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3다306014 판결 성질상 선택적 관계에 있는 청구에 당사자가 심판 순서를 붙여 예비적으로 병합한 경우에도 같은 파기 범위의 법리가 적용된다는 취지.
관련 법령
- 구 특허법(2006. 3. 3. 법률 제78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 제1항 종업원 등의 직무발명에 관한 규정이다.
- 구 특허법(2006. 3. 3. 법률 제78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1항 종업원 등이 직무발명에 관한 권리를 사용자에게 승계하게 하거나 전용실시권을 설정한 경우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인정한다.
- 구 특허법(2006. 3. 3. 법률 제78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2항 보상액 결정 시 발명으로 사용자가 얻을 이익과 발명의 완성에 사용자 및 종업원이 공헌한 정도를 고려하도록 한다. 원심이 보상금청구권의 성격과 보상액 산정에 관하여 검토한 조항이다.
사실관계
1. 원고의 연구개발 업무와 회사의 발명 승계
원고는 2001년 2월 12일부터 2002년 8월 18일까지 피고 회사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이동통신 시스템 관련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이동통신 시스템에 관한 발명 2건을 완성하였고, 피고는 이를 승계하였다.
원심이 시효 기산점으로 삼은 각 승계일은 다음과 같다.
- 제1 직무발명: 2001년 7월 2일
- 제2 직무발명: 2002년 4월 3일
피고는 제1 직무발명에 관하여 국내외에서 총 6건의 특허권을 등록받았다. 제2 직무발명에 관해서도 국내 출원을 기초로 미국에 출원하여 특허권을 등록받았다.
2. 제1 직무발명에 관한 특허 양도
피고는 2013년 12월 31일 C와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에는 제1 직무발명을 포함한 11개 패밀리 특허를 C에 양도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패밀리 특허는 같은 발명을 기초로 여러 국가 등에 출원된 관련 특허들을 묶어 부르는 말이다.
피고는 계약에 따라 2014년 3월 28일 제1 직무발명에 관한 특허권을 양도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특허 양도의 대가로 C에 지급할 기술료를 면제받는 등의 이익을 얻었다면서, 이를 반영한 처분보상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3. 제2 직무발명의 표준 선언과 활용에 관한 주장
피고는 2009년 3월 12일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에 제2 직무발명에 기초한 미국 특허를 표준으로 선언하였다.
원고는 해당 발명이 표준에 대응하고, 피고가 이를 라이선스나 크로스라이선스 등에 활용하여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하였다.
다만 표준으로 선언되었다는 사실과 실제로 보상 대상이 되는 이익이 발생하였다는 판단은 구별된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그 이익의 구체적인 규모를 판단하지 않았다.
4. 회사의 직무발명 보상규정
피고의 1995년 직무발명 보상규정과 1998년 직무발명 보상심의규칙은 다음과 같이 보상 유형을 구분하였다.
- 등록권리 제품적용 보상금
- 처분보상금
- 크로스라이선스 보상금
해당 규정들은 회사 명의로 등록된 권리를 유상으로 양도하거나 실시를 허락한 경우, 또는 권리행사를 통하여 유형의 이익을 얻은 경우 등 각 유형의 지급요건을 정하였다.
그 요건이 발생하면 직무발명 보상 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 등 지급절차를 거쳐 발명자인 종업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5. 원고의 청구와 소멸시효 항변
원고는 2019년 5월 23일 소를 제기하고, 보상금 중 일부인 100,000,000원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하였다.
청구 근거는 두 가지였다.
- 주위적 청구: 구 특허법에 따라 발생하는 법정 직무발명 보상금청구권
- 예비적 청구: 회사의 보상규정에 따라 별도로 발생한다는 약정 보상금청구권
피고는 보상금청구권이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였다.
원심은 회사가 발명을 승계한 2001년과 2002년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였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사내 보상규정에 따른 지급시기를 검토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하였다.
법리
1. 직무발명 보상금청구권은 법률에 따라 인정되는 채권이다
직무발명 보상금청구권은 종업원의 발명을 장려하고 정당한 보상을 보장하기 위하여 법률이 인정하는 권리이다.
따라서 회사가 보상규정을 두었기 때문에 비로소 권리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구 특허법에 따른 법정채권으로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2. 권리가 발생한 때와 행사할 수 있는 때를 구별해야 한다
직무발명 보상금청구권은 일반적으로 회사가 종업원으로부터 특허를 받을 권리나 특허권을 승계한 때 발생한다.
그러나 근무규정 등이 보상금의 지급시기를 정하고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업원은 그 지급시기에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발명을 승계한 날이 확인된다는 이유만으로 그날부터 곧바로 소멸시효를 계산할 수는 없다. 지급시기를 별도로 정한 계약이나 근무규정이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3. 지급요건과 지급절차를 통하여 지급시기를 정할 수도 있다
보상규정에 지급일이 달력상의 특정 날짜로 적혀 있어야만 지급시기의 정함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 규정은 특허의 유상 양도·실시허락 등 지급요건이 발생하면 보상위원회의 심의·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대법원은 이를 불확정기한의 지급시기를 정한 경우로 판단하였다. 지급할 시점이 특정 날짜로 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규정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정해진다는 것이다.
원심이 이러한 규정을 단순한 보상액 산정기준이나 지급절차로만 보고 지급시기에 관한 정함을 부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하였다.
4. 사내 보상규정은 법정청구권을 구체화하지만 별도의 채권을 당연히 만들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사내 보상규정이 별도의 약정채권을 발생시킨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계약이나 근무규정에서 보상형태, 보상액 결정기준, 지급방법 등을 정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 보상금청구권을 구체화하거나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구별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 사내 규정이 법정청구권과 별개의 새로운 금전채권을 만드는지
- 사내 규정이 법정청구권의 지급시기를 정하는지
대법원은 첫 번째는 부정하면서도 두 번째는 인정하였다. 별도 채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상규정이 소멸시효 판단에서도 의미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5.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을 수긍하면서도 전부 파기한 이유
원고는 법정 보상금청구를 주위적으로, 보상규정에 따른 약정금청구를 예비적으로 제기하였다.
그러나 두 청구는 동일한 보상금을 받으려는 것으로, 성질상 선택적 관계에 있다.
대법원은 이러한 관계에 있는 청구 중 하나에 관한 원심판단을 파기하는 경우 나머지 청구 부분도 함께 파기해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한 것이 별도의 약정채권이 발생한다는 원고 주장까지 인정한 의미는 아니다.
6. 대법원은 정확한 시효 기산일과 보상금 액수까지 확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이 확정한 판단은 이 사건 보상규정에 지급시기의 정함이 있으므로, 발명 승계일부터 일률적으로 시효를 계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각 보상 유형의 지급시기가 구체적으로 언제 도래하였는지, 이를 기준으로 시효가 완성되었는지, 회사가 얻은 이익과 정당한 보상액이 얼마인지는 환송 후 심리·판단할 문제로 남았다.
실무상 유의점
- 승계일만으로 시효를 계산하지 않는다. 발명 승계 당시 적용되는 보상규정과 심의규칙에서 지급요건·지급절차·지급시기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 특허 활용 경위를 보상 유형별로 정리한다. 특허 양도, 제품 적용, 실시허락, 크로스라이선스와 관련된 계약 및 심의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 별도 약정채권 주장과 지급시기 주장을 구별한다. 보상규정의 존재만으로 새로운 채권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규정은 법정청구권의 시효 기산점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 시효 판단과 보상액 판단을 나누어 검토한다. 이 판결은 소멸시효에 관한 원심판단을 바로잡은 것으로, 원고가 주장한 특허 활용 이익이나 청구금액을 그대로 인정한 판결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