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음반 프로듀서와 법률상 음반제작자의 구별 — 제작 관여·수상·등록만으로 권리가 확정되는지

핵심 결론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권은 제작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진 법률상 주체에게 귀속된다. 프로듀싱·가수 섭외·수상 경력만으로는 부족하며, 음반제작자 등록에 따른 추정도 계약·비용·수익 귀속 등의 증거로 번복될 수 있다.
이 자료는 서권식 변호사가 실무를 처리하면서 참조한 판례를 바탕으로, 실무상 유의할 점에 주안점을 두고 법리적 쟁점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의 판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실려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공개되지 않은 하급심·환송심 판결은 판결문을 직접 확보하여 정리합니다.
주요 판례·법령 2023다306182, 2013다56167

해당판례

서울고등법원 2023. 11. 9. 선고 2023나2019202 판결〔손해배상(기)〕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제공된 사건 진행내역에 따르면 대법원 2023다306182 사건에서 심리불속행 상고기각되어 확정되었다.
아래 법리는 서울고등법원이 설시한 판단이다. 대법원이 별도의 이유를 제시하여 동일한 법리를 새로 판시한 것으로 표기하지 않는다.
하급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4. 21. 선고 2020가합575791 판결.
원고를 이 사건 음반의 음반제작자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제1심 패소 후 음반제작자로 저작인접권을 등록하고 항소심에서 이를 추가 근거로 주장하였으나, 항소심도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관련판례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3다56167 판결〔저작인접권등부존재확인〕
구 저작권법상 음반의 저작자는 녹음 과정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지는 법률상 주체이며, 연주·가창·연출·지휘 등 사실적·기능적 기여만으로는 음반의 저작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서울고등법원은 위 판결을 직접 원용하여,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권 귀속에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였다.

관련법령

저작권법 제2조 제5호·제6호: 음반 및 음반제작자의 정의.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7호: 음반제작자를 ‘음을 음반에 맨 처음 고정한 자’로 규정.
저작권법(법률 제8101호, 2006. 12. 28. 전부개정) 제2조 제6호 및 부칙 제3조: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지는 자라는 기준과 종전 음반제작자에 관한 경과조치.
저작권법 제64조의2: 음반제작자의 실명 또는 널리 알려진 이명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표시된 경우의 권리자 추정. 정확한 해당 조문은 제64조의2이다.
저작권법 제90조: 저작인접권 등록에 관한 규정.
저작권법 제53조 제1항·제3항: 등록사항 및 실명 등록에 따른 추정. 제90조에 따라 음반제작자의 등록에도 준용된다.

사실관계

원고는 음반 제작에 관여한 프로듀서로서, 자신이 6개 앨범에 수록된 음반들의 음반제작자라고 주장하며 피고 회사에 약 20억 3,007만 원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원고는 가수들과 전속계약을 체결하였고, 작사가·작곡가·가수의 섭외 등 제작 업무를 수행하였다. 언론에서 음반제작자로 소개되었으며, 음반프로듀서상과 음반제작상도 받았다. 원고는 제작비용도 자신이 부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해당 음반들은 원고가 C 회사의 등기이사이자 ‘제작이사’로 근무하던 기간에 제작·발행되었다. 음원판매대행계약의 당사자는 C 또는 그 자회사였고, 원고 개인은 계약 당사자가 아니었다. CD와 앨범 재킷에도 C의 명칭과 음반 권리를 나타내는 Ⓟ 표시 등이 기재되어 있었다.
원고는 제1심 패소 후인 2023. 6. 13. 한국저작권위원회에 해당 음반의 저작인접권을 등록하였다. 항소심에서는 이 등록에 따른 음반제작자 추정이 다른 증거로 번복되는지도 쟁점이 되었다.

법리

가. 음반제작자는 제작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지는 법률상 주체이다

법원은 음반제작자의 정의에 관한 법 개정이 실제 녹음행위를 한 사람과 법률상 제작자를 구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따라서 음반제작자는 저작인접권을 자신에게 귀속시킬 의사로 제작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지는 주체이다. 음악적 판단, 가수 섭외, 연출 등 제작 과정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더라도, 그것이 회사의 임직원으로 수행한 업무라면 개인에게 음반제작자의 권리가 귀속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나. 회사의 제작이사로서 수행한 업무와 개인의 제작사업을 구별한다

원고는 해당 음반들의 제작 당시 C 회사의 제작이사였다. 음원판매대행계약도 C 등이 음반을 기획·제작하고 원천 콘텐츠를 보유하는 것을 전제로 체결되었다.
법원은 원고가 C와 별개로 음반 제작에 관한 권리·의무의 주체가 되었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가수들과 체결한 전속계약 역시 발매할 앨범 수와 수익분배 등을 정한 것일 뿐, 원고 개인이 법률상 음반제작자가 된다는 점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였다.

다. 제작에 대한 책임은 성공의 이익과 실패의 위험을 누가 부담하는지로 구체화된다

법원은 음반 제작에 대한 책임을 음반의 성공에 따른 이익을 누리고 실패에 따른 위험을 직접 부담하는 관계로 설명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음원 판매수익의 분배, 선급 제작비의 회수, 추가 제작비 부담 등의 관계가 피고와 C 등을 중심으로 정해져 있었다. 원고 개인이 음반의 성공이나 실패에 따른 이익·손해를 부담한다는 계약 내용은 없었다.
다만 피고도 일정한 경제적 위험을 부담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를 공동 음반제작자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법원은 계약과 제작 경위 등을 종합하여 C 등을 전체적인 기획·책임의 주체로 보았다.

라. 제작비 부담은 객관적인 자금자료로 확인해야 한다

원고는 모든 제작비를 지출하였다고 주장하고 관련자들의 확인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금융거래내역, 세금계산서, 영수증 등 직접 비용 부담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는 제출하지 못하였다.
반면 관련 증언과 확인서에는 C가 자회사를 통하여 선급금을 지급하였다는 내용이 있었다. 법원은 원고가 제작 과정에서 자금을 집행한 사정과 원고 개인이 제작비를 실질적으로 부담한 사정을 구별하였다.

마. 저작인접권 등록은 반증으로 번복할 수 있는 추정이다

원고는 음반제작자로 실명을 등록하였으므로 일단 음반제작자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법원은 계약 당사자, 앨범의 권리자 표시, 회사 내 직위, 비용 부담 및 수익 귀속 등을 종합하여 그 추정이 깨졌다고 판단하였다.
제1심 패소 후 등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등록의 효력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등록에 따른 추정을 인정한 다음 실질적인 제작관계에 관한 반대 증거로 이를 번복한 것이다.

바. 수상 경력이나 업계의 호칭은 결정적 근거가 아니다

원고가 음반제작자로 보도되거나 관련 상을 수상한 사실은 인정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평가와 수상은 프로듀싱 등 사실적·기능적 업무를 수행한 사람에게도 가능하다.
따라서 업계에서 ‘프로듀서’나 ‘음반제작자’로 불리는 것과 저작권법상 저작인접권을 보유하는 음반제작자가 되는 것은 구별된다.

사. 대법원 2013다56167 판결과의 비교

두 판결의 공통점은 실제 제작에 기여한 사람과 제작의 권리·의무를 부담하는 법률상 주체를 구별한다는 데 있다.
대법원 2013다56167 판결은 1987년 개정법 시행 전에 공표된 음반에 관한 ‘구 저작권법상 저작권’의 귀속을 판단하였다. 음악을 작사·작곡하고 직접 연주·가창한 사람보다 제작비와 제작·판매 책임을 부담한 음반사 운영자를 음반의 저작자로 인정하였다.
반면 이 사건은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권’ 귀속을 판단하였다. 회사의 제작이사로서 프로듀싱한 개인과 그 업무의 법률상 주체인 회사를 구별하고, 등록에 따른 추정까지 계약·회계·권리표시 자료로 번복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은 앞선 대법원 판결과 다른 기준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동일한 기획·책임 기준을 회사와 프로듀서 개인 사이의 권리분쟁에 구체적으로 적용한 사례이다.
주석서 역시 앞선 대법원 판결을 인용하면서 구 저작권법상 음반의 저작자와 음반제작자의 판단에 통일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사실적·기능적 기여와 법률상 기획·책임을 구별한다고 설명한다(저작권법 주석서, 제78조, 각주 33 참조). 이 설명은 두 판결의 공통 법리를 이해하는 근거이며, 이 사건 항소심에 대한 직접 해설은 아니다.

실무적 유의점

음반제작자의 권리를 주장하려면 제작 참여 경력뿐 아니라 자신의 명의와 책임으로 제작사업을 수행하였음을 입증해야 한다. 제작계약, 유통계약, 제작비 지급자료, 수익정산 자료, 초과비용과 손실의 부담 약정 등이 중요하다.
회사 임원이나 프로듀서 개인이 권리를 보유하려는 경우에는 회사 업무와 개인의 제작사업을 계약상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제작 담당’이라는 직함이나 성과보수 약정만으로 저작인접권의 개인 귀속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저작인접권 등록과 앨범의 권리자 표시는 중요한 증거이지만 실체적 귀속을 확정하지는 않는다. 등록·표시·계약·자금 흐름이 서로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은 원고의 음반제작자 지위가 부정되어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반환의 범위까지 판단하지 않은 사건이다. 원고가 제작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았다거나 별도의 보수·정산청구권도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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