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판례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3다56167 판결〔저작인접권등부존재확인〕
대여권 부분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판결을 취소한 뒤,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소를 각하하였다. 나머지 상고는 기각하였다.
대여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청구를 인용한 것이 아니라, 그 부분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파기자판한 사건이다.
하급심
원심은 음반 제작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진 음반사 운영자를 음반의 저작자로 인정하고, 그로부터 권리를 양수한 피고에 대한 원고의 권리부존재확인 청구를 배척하였다.
대법원은 음반의 저작자, 권리 양도의 효력, 보호기간 및 전송권에 관한 원심 판단을 유지하였다. 다만 대여권은 인정되지 않으며, 그 부존재확인을 구할 이익도 없다고 보아 해당 부분을 직접 재판하였다. 첨부 판결에는 제1심 사건번호가 기재되어 있지 않다.
관련판례
대법원 1982. 3. 23. 선고 80누476 전원합의체 판결〔수시분상속세부과처분취소〕
확인의 소는 원고의 권리나 법률상 지위에 현실적인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이 이를 제거하는 데 필요하고 적절한 경우에 인정된다는 법리와 관련된다. 이 사건 대법원은 대여권 부존재확인 부분의 소송요건을 판단하면서 이를 원용하였다.
관련법령
이 사건은 여러 차례의 법 개정과 경과규정이 결론을 좌우하므로, 구법의 조문과 적용 시점을 구별해야 한다.
- 구 저작권법(1986. 12. 31. 법률 제391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5조 제1항·제2항 제4호: 음반의 저작물성 및 녹음을 통한 별도 저작권의 발생.
- 같은 구 저작권법 제30조 제1항, 제39조: 이 사건 음반의 보호기간과 기산.
- 저작권법(법률 제3916호, 1986. 12. 31. 전부개정, 1987. 7. 1. 시행) 부칙 제2조 제2항 제1호, 제3조: 종전 음반의 보호와 존속기간에 관한 경과조치.
- 저작권법(법률 제6134호, 2000. 1. 12. 일부개정) 제18조의2: 저작자의 전송권 신설.
- 저작권법(법률 제4717호, 1994. 1. 7. 일부개정, 1994. 7. 1. 시행) 제43조 제2항 및 부칙 제2항: 판매용 음반의 대여권과 그 적용을 제한하는 경과조치.
대응하는 현행 규정으로는 저작권법 제2조 제6호의 음반제작자 정의, 제18조의 공중송신권, 제21조의 대여권이 있다. 다만 이 사건의 권리 귀속과 적용 범위는 위 구법 및 경과규정에 따라 판단하였다.
사실관계
원고는 문제 된 음반에 수록된 음악 대부분을 작사·작곡·편곡하였다. 자신이 구성한 악단을 통해 연주하거나 직접 노래하는 등 녹음에도 참여하였으며, 일부 음반 표지에는 원고의 작곡집 또는 작편곡집이라는 표시가 있었다.
한편 음반사를 운영하던 소외인은 작사·작곡비 일부를 미리 지급하고 녹음실 임차료 등 제작비 전부를 부담하였다. 녹음에 참여하여 의견을 제시하고, 녹음된 곡의 길이를 조정하는 편집작업을 하였으며, 원반을 보관하면서 음반 제작과 판매를 자신의 책임으로 진행하였다.
이후 음반에 관한 권리가 피고에게 양도되자 원고는 피고에게 복제권·배포권·대여권·전송권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였다. 원고는 자신이 음반의 저작자이거나 공동저작자이므로 자신의 동의 없는 권리 양도가 무효라는 등의 주장을 하였다.
이 사건 음반들은 1987. 7. 1. 개정 저작권법 시행 전에 공표되었다. 이에 따라 음반제작자의 저작인접권이 아니라 종전 법률에 따른 음반의 저작권이 문제 되었다.
법리
가. 구법은 녹음 자체를 별도의 저작권 발생 근거로 보았다
구 저작권법은 음반을 저작물의 하나로 규정하고, 원저작물을 음반에 녹음하는 행위를 ‘개작’에 해당하는 변형복제로 취급하였다.
따라서 음악에 새로운 창작적 표현을 부가하였는지와 관계없이, 녹음 자체를 창작행위로 간주하여 원저작자의 권리와 별개의 음반 저작권을 인정하였다.
이 사건 음반은 개정법 시행 전 공표된 음반에 관한 경과규정에 따라 종전의 저작물로 보호된다. 청구취지에는 ‘저작인접권’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지만, 대법원은 원고의 진정한 의사를 음반에 관한 ‘저작권’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나. 음반의 저작자는 제작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진 주체이다
구법상 음반의 저작자는 저작권을 자신에게 귀속시킬 의사로 녹음 과정을 전체적으로 기획하고 책임진 법률상 주체이다.
연주·가창·연출·지휘 등으로 녹음 과정에 사실적·기능적으로 기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음악의 표현에 대한 창작적 기여와 음반 제작사업에 대한 전체적인 기획·책임은 구별된다.
이 사건에서는 제작비 전부를 부담하고 원반을 관리하며 판매까지 책임진 음반사 운영자가 그 주체로 인정되었다. 원고의 작사·작곡·편곡 및 실연 참여만으로 음반의 단독저작자나 공동저작자가 된다고 볼 수는 없었다.
주석서도 이 판결을 원용하여, 구법상 음반의 저작자를 정할 때에도 현행 음반제작자와 통일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사실적·기능적 기여와 전체적인 기획·책임을 구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저작권법 주석서, 제78조, 각주 33 참조).
다. 음악저작권과 음반의 저작권은 별개로 귀속·양도된다
원고가 음반에 수록된 음악의 작사·작곡자라는 점과 음반 자체의 저작권을 보유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대법원은 음반의 저작자가 음악저작권자인 원고의 동의 없이도 음반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양도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음반 권리의 양도에 원고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음반 권리를 양수하였다는 이유로 수록된 음악저작물의 권리까지 취득하거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라. 이 사건 음반의 보호기간은 종전 규정에 따라 판단한다
대법원은 1987년 개정법의 경과규정에 따라 구법상 보호기간을 적용한 원심 판단을 유지하였다.
원심은 구법 제30조 제1항과 제39조에 따라 음반 저작자가 사망한 다음 해부터 30년간 보호된다고 보았다. 해당 저작자가 2008년 이후 사망하였으므로 판결 당시 음반의 저작권은 존속한다고 판단하였다.
마. 전송권과 대여권은 각 신설법의 경과규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전송권은 2000년 개정법에서 신설되었고, 그 적용을 제한하는 경과규정이 없었다. 대법원은 음반의 성격상 전송권을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도 없으므로 이 사건 음반에도 전송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대여권을 신설한 1994년 개정법은 시행 전에 발행된 저작물이 수록된 판매용 음반의 대여에 관하여 종전 규정을 적용하도록 정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음반에는 새로 신설된 대여권이 인정되지 않았다.
주석서도 이 사건을 전송권과 대여권의 경과규정 차이로 권리 인정 여부가 달라진 사례로 설명한다(저작권법 주석서, 제80조, 각주 4 참조).
바. 대여권이 없더라도 부존재확인청구가 당연히 인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피고에게 대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도, 원고가 그 부존재확인을 구할 이익은 없다고 보았다.
피고의 주장은 법률상 대여권이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자신이 그 권리자라고 주장한 것이지, 법률상 인정되지 않는 권리까지 행사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해석하였다. 이러한 사정에서는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확인판결로 제거해야 할 불안·위험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여권 부분은 청구 기각이 아니라 소 각하의 대상이었고, 대법원은 이 부분을 파기자판하였다.
실무적 유의점
오래된 음반의 권리관계를 검토할 때에는 최초 공표일과 적용 법률부터 확인해야 한다. 현재의 음반제작자 보호체계를 과거 음반에 그대로 적용하면 권리의 성격과 보호기간을 잘못 판단할 수 있다.
권리 귀속은 작곡집이라는 표지나 녹음 참여 사실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제작비 부담, 녹음실 계약, 제작 의사결정, 원반 관리, 유통·판매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제작비 부담은 중요한 증거이지만 전체적인 기획·책임과 함께 평가할 사항이다.
음반 거래에서는 수록 음악의 저작권과 음반 자체의 권리를 구분하여 양도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음반 권리의 유효한 양도와 그 음반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음악저작권 처리는 서로 다른 문제이다.
전송권·대여권 등 후에 신설된 권리는 각각의 개정법 부칙을 확인해야 한다. 이 판결은 과거 음반에 새 권리가 일률적으로 적용되거나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경과규정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부존재확인소송에서는 권리가 없다는 주장 외에 상대방의 구체적인 권리 주장·행사로 어떤 불안이나 위험이 발생하였는지도 밝혀야 한다. 이 사건의 대여권 부분 각하는 상대방의 주장 취지까지 해석한 구체적 판단이다.